MJNAIP 2기 공개 프리젠테이션
일시 : 2008. 5. 3(토)
장소 : MJ갤러리 3층
창작과 감상사이
김옥렬(MJ갤러리 수석큐레이터)
MJ갤러리는, 2008년 4월과 5월 두 달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 ‘MJ갤러리 작가인큐베이션프로젝트(MJNAIP)2기’를 모집하였다. 첫 기획이 섭외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 새롭게 시작된 2기는 공모에 의해 이루어졌다. 참여 작가공모기간은 2007년 10월부터 12월까지였으며 ‘서울아트가이드’와 MJ갤러리 홈페이지(www.MJgallery.co.kr)를 통해 공고 했었다. 2008년 2월 중순에 MJNAIP에 관심을 보내온 스무명의 지원자 중에 다섯명을 선정하였다.
MJNAIP은 갤러리 내에서 창작과정과 전시가 함께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다. 작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짧은 기간 동안에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새로운 작업을 창출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완성된 작업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들의 열망과 작업과정자체를 통해 젊은 정신의 실험성과 도전을 이끌어내려는 프로젝트팀의 목적은 서로 부딪히고 보충하면서 완결되어 나간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작가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진정한 아티스트로 나아갈 수 있는 정신을 배우게 된다.
작가들의 공개 프리젠테이션과 작업과정은 2008년 5월부터 시행된다. 2008년 3월 13일 첫 번째 전체미팅이후, 공개프리젠테이션 이전까지, 작가들은 각자 일주일에 한번씩 김옥렬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통해 프로젝트 준비기간을 가진다. 작업방향, 주어진 테마, 작가적 고민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는 동안 작가들과 프로젝트팀은 준비를 완료한다. 이렇듯 갤러리에서 창작을 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작품의 방향을 설정한다. 2008년 5월 3일, 기존의 작업과 새롭게 시도하는 작업에 대한 작가의 스테이트먼트를 공개적으로 프리젠테이션한다.
PT가 끝난 다음날부터 작가들은 갤러리에 입주해 창작을 시작한다. 준비기간을 통해 공간 과 프로젝트팀과의 허울 없는 논쟁에 익숙해진 입주 작가들에겐 창작 외에 또 다른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정기적으로 단체 워크샵을 진행하고 작가와 비평가의 1:1 집중 크리틱이 작업에 활력을 가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은 작품을 완성해 간다.
MJ갤러리의 MJNAIP프로젝트는 갤러리가 추구하는 방향의 일면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기획이다. 이 기획의 방향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전시형태 즉, 전시장 바깥에서 완성되고 난 후에 갤러리로 옮겨지는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위한 시도다. 이 시도는 다양한 실험정신을 담고 있는 작가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방법론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전시가 이루어지는 장소인 갤러리에서 창작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을 전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공간을 해석하는 작가의 작품과 큐레이터와의 워크샵 그리고 집중크리틱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술품이 생산되고 소통되는 지점을 새롭게 구성해 보고자하는 적극적 기획이다.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갤러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는 MJ갤러리의 이러한 시도는 전시기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미래지향적 전시방향이다. 그리고 MJ갤러리가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대상은 생리적 나이에 연연하지 않으며, 젊은 정신을 지향하는 작가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 MJNAIP. Vol II 의 방향 : →창작과 감상사이←
○ 갤러리공간에 대한 인식개선 :
갤러리공간에 대한 인식은 작가나 감상자 모두에게 그리 편한 공간은 아니다. 아직도 갤러리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기에 다소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이는 아마도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해오던 행위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갤러리는 소통의 공간이라고 한다. 작가이든 감상자이든 이 공간에서 창작과 감상이 만나는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창작과 감상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가치실현 :
우리의 문화는 과정보다 결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교육에서 조차도 점수나 등수에 따라 모든 관심 혹은 의혹의 눈길이 가 닿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숙된 의식과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였으며 국제적인 문화의 발전에서 오히려 도태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작가들은 창작과정을 통해 결과적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찾는 노력을 더하여야 한다.
○ 젊은 정신과 열린 마음 갖기 :
기존에 해오던 창작과정을 답습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선 의미가 없다. 신진작가 혹은 이미 프로작가이더라도 자신의 창작방식에서 다소 벗어난 실험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야만 한다. 작가들에게 혹독한 비평을 하기는 쉽지가 않다. 자칫 작가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들에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 자신을 안주하게 하여 진정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는 순진한 악이다. 미술문화 소통방식의 생산과 소비의 자유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작가와 비평가는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 프로젝트 진행
○2008. 3. 13(목) ~ 2008. 5. 31(토) : 프로젝트 전체기간
○2008. 3. 13 : 토론을 통한 방향설정(전체미팅)
○2008. 3. 14 - 5. 2 : 큐레이터와 작가와의 1:1 미팅, 작업방향 토론(일주일에 한 번씩 작가별 미팅)
○2008. 5. 3(10:30am - 6:00pm) : 확정된 방향과 이전 작업에 대한 프리젠테이션-공개
○2008. 5. 4(일) - 5. 18(일) : 워크샵/작업/집중크리틱-비공개
○2008. 5. 19(월) : 과정 혹은 완성작 디스플레이
○2008. 5. 22(화) 7시pm : 전시 오프닝-MJNAIP.Vol,II ‘창작과 감상사이’
○2008. 5.22-5.31(토) 전시기간
▣ 프로젝트 구성원
○총괄기획 : 김옥렬(MJ갤러리 수석큐레이터)
○코디네이터 : 정명주(프리랜서 아트디렉터)
○참여작가 : 김승현, 김윤경, 이도현, 이재원, 최나리
○멘토(mentor) : 김혜원, 서진은, 손파, 이민경, 조경희, 주영
주최 : MJNAIP
주관 : MJ갤러리
후원 : MJ갤러리
문 의 : MJ갤러리 수석큐레이터 김옥렬(053-256-2111, 011-526-9416)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정명주(010-3931-2533, innerart@naver.com)
작가노트>>이도현>>김윤경>>최나리>>김승현>>이재원
이도현
공간, 우리는 항상 어떠한 공간 속에서 머문다.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공간에서 먹고, 자고, 배설하고, 느끼고, memory 한다. 폐쇄된 공간은 현대인의 소통을 단절 시키고 무력감, 고립감, 소외감 등을 야기 시킨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공간의 유일한 비상구로서 ‘상상’을, ‘꿈’ 꾸는 게 아닐까?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공간으로 ‘관객 시선’의 공간이동을 이끌어 내어 또 다른 소통의 비상구를 제시한다. 내면의 공간(비현실의 공간)이라는 상상의 공간을 평면회화로, 다시 입체로 가시화 시킨 작업을 통해 감상자(앨리스)는 작가(흰토끼)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로의 모험을 하게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공간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공간으로 ‘비밀의 방’, ‘비밀의 정원’이라는 은밀한 공간, 판타지 공간으로 재현된다.
표현재료 및 전시방향 : 나의 작업은 주로 캔버스에 페인팅을 하는 전통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하지만 캔버스를 꺾는 다든지 BOX 형태로 만들어 새로운 구조로서 설치를 곁들인다. BOX는 MDF위에 캔버스 천을 앞뒤로 붙인 뒤, 아크릴로 그린다든지, 캔버스 자체를 서로 연결시켜서 box형태로 입체화 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문 크기의 캔버스를 제작하여 페인팅과 설치, 그리고 영상(사운드설치)을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감상자와 만날 계획이다. 감상자의 체험을 통해 작가의 감정과 교류하고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
김윤경
Welcome to the dollhouse, 나는 작업을 통해 그런 두 개의 혹은 세 개, 네 개의 현실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또 다른 방의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에서 과거의 나 혹은 미래의 나 자신과 마주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만화 속의 세상은 떠올리고 추억할 만한 낭만적인 사색의 대상이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꿈과 현실. 어떻게 보면 그 사이의 경계를 가위로 오린 듯 정확히 긋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건들은 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터무니없고, 어떤 생각들은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정교하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지각이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테지만 어떤 현실도, 빛나는 이성이나 신념도 몸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나면 그것들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시시각각으로 죽어가는 생물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한갓 꿈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의식 이면의 세계가 나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러므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어느 순간 현실을 압도하고 그 경계를 흐리게 한다. 나의 작업에서 그런 현실은 만화의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만화 속 세상은 현실보다 더 견고한 질서를 가진 판타지이다. 우리가 어떤 꿈을 절대로 잊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현실의 사건과 마찬가지로 강하고 생생한 리얼리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는 누구도 쉽게 단언할 수는 없다.
현대인의 일상과 관계에 대해 표현하는 내 작업의 캐릭터는 일정하고 획일화된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도구이자 대상이 된다. 두 가지 다른 성질의 캐릭터가 한 화면 안에 함께 존재함으로서 사회를 대변하고 우리의 일상의 단면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은 실제 우리가 겪는 일상적인 이야기이지만, 머리카락이 뻗어 나가는 모양과 서로 엉켜있는 모습들은 인간들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심리적 관계들을 은유하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새것이 금방 헌것이 되어버리는 세상이지만, 지금의 것은 과거의 어떤 것으로 부터의 영향을 받은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여 평면적인 방법으로 대중과 좀 더 쉽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추상화나 엄청난 내용의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그림보다는 나와 대중에게 친숙한 평면의 요소로서 색감과 라인의 변화감으로 우리의 일상을 대하듯 그때그때의 장면들을 가볍고 경쾌하게 바라봐줬으면 한다. 한 화면 안에 둘 이상의 성질이 서로 엉키고 엮어져있는 것을 보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우리의 위치에서 잠시 나의 주변사람과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틈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시에 소통될 수 있는 여유와 웃음을 주고자 한다.
[[ sensibility ]] 몇 가지 단어로 대표되는 사회의 주류영역에 포함된 사람들과 그 영역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은. 사회가 다양화 되었다고 믿어지는 요즘까지도, 양극화된 모습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어떠한 부분에서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압축된 모습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번 작업의 동기가 되었다.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외부 대상을 물질적인 것으로 인식하는데 익숙해져있다. 이러한 인식은 현대인 특유의 감수성을 만들어냈다. 현대인이 몇 가지 단어들로 압축된 시대가치를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경향이, 내가 작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일반적 감수성이다. 이는 현대인의 맹목적 선호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사회구성원 전체를 압도하고 있다. 현대인이 가진 이러한 감수성을 작업의 주제로 하여, 앞에서 말한 시대가치를 대표하는 단어들을 부피가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위해 포장한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은 실체를 알 수 없고, 단지 소외감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감상자가 전시장에서 보여 질 구분된 두 영역의 체험을 통해 현대사회의 양극화와 소외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sign from city ]] 시대가 흐름에 따라 사회의 가치판단들도 변화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도시공간에 축적된 물질의 반응모습은, 시대의 변화된 모습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동시에 미래에 다가올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도시의 변화모습으로 부터 도시인의 시각을 통해 볼 수 있는 징후(sign) 들이 있다. 그런 징후로부터 간과하는 정보의 양은 넘쳐나지만, 매스컴을 통한 주입식 정보에만 익숙한 현대인은, 도시의 징후가 내포하고 있는 시각정보를 읽어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학습된 대중은 독립된 개인의 인식 체계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작업은 사진과 드로잉을 연결하여 만든 짧은 이야기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가는 도시변화의 징후를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서, 도시의 개발에 있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뉴질랜드에서 생활할 때 마트에서 굉장히 다양한 치즈들이 진열된 것을 보고 호기심에 하나 집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집에 와서 그것을 열었을 때의 시큼한 냄새와 함께 푸른곰팡이가 주는 시각적인 거북함으로 인해 치즈는 지금 생각해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이었다. 그 기억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양의 독특한 문화로 각인되어 나의 작품에 있어서도 서양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치즈'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블루치즈'란 우리전래의 음식문화와 이질적인 어떤 특징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나아가 우리와 가까운 동양의 여러 가지 도상들을 차용하여 치즈와 함께 이용한다. 예컨대 해태가 치즈 위에 넙죽 엎드려 있는 모습이라던가, 사천왕이 치즈덩어리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연꽃 위에 부처 대신 치즈가 자리하고 있다. 배경이 되는 기하학은 특정한 시공간을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써 불안한 심리상태로 나타나고, 이와 함께 물(바다)이라는 유동적인 소재를 통하여 자연스러운 듯 이질적인 것들의 융합과 분리되기 쉬운 특성이 상황을 고조시킨다. 이종교배와도 같은 이러한 풍경은 현 시대를 문화적 공황상태라는 작가의 주관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여 이미지화 시킨 것으로 동․서양의 혼재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