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12는 주로 동물성 단백질(간, 달걀, 고기 우유, 콩 등)에 풍부히 존재하며, 음식물 조리과정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위벽세포에서 분비되는 내인자(intrinsic factor)와 결합된 형태로 회장점막에서 흡수되는 경로를 취하게 되며, 거의 대부분이 간에 저장된다. 비타민 B12의 주된 기능은 엽산의 대사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서 세포의 DNA 합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의 결핍시 세포핵의 미성숙을 초래함으로서 비효율적인 혈구생성, 점막이상 및 신경계의 변성을 유발하게 된다.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은 비타민 B12 혈청농도가 200 pg/㎖ 미만, 혈색소가 성인 남자의 경우 13 g/Dl 미만, 여자의 경우 12g/Dl 미만이면서, 혈액자동분석기에 의한 검사상 대구성 적혈구지수[평균적혈구용적(MCV>100fL)]를 보이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대부분 위장관에서의 흡수장애에 기인되며, 이중 특히 부적절한 내인자 생성 조건[악성 빈혈(pernicious anemia), 위절제술후]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외 회장부위의 질환(염증, 종양, 수술후 등), 일부 약제(ρ-aminosalicylic acid,colchicine, neomycin) 및 드물게는 채식주의자에서 비타민 B12 섭취량의 부족으로인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임상양상으로는 빈혈과 관련된 제반 증상들(전신쇠약막. 피로감, 두통, 빈맥, 호흡곤란 등), 피부창백, 혀의 통증 및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대부분의 증상들은 비타민 B12의 보충요법에 의해 회복되지만, 신경학적 증상들은 비가역적으로 회복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임상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다. 초기증상으로는 사지의 말초부위의 따금거리거나 저린 느낌, 근육통 및 근무력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질환이 진행함에 따라 신경학적 손상이 촉수후주 및 뇌를 침범하여 보행장애 및 심할 경우 정신이상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예방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진단은 말초혈액 및 혈청감사를 통하여 가능하며, 발병원인의 감별을 위해 추가적으로 골수검사, 자가항체검사, 위내시경검사 및 동위원소를 이용한 비타민 B12의 흡수율을 측정하는 검사등을 시행한다. 말초혈액검사상 대구성 빈혈 및 과분엽 백혈구가 관찰되며, 일부 중증인 경우에서는 백혈구 및 혈소판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혈청학적 검사상 비타민 B12 수치의 감소와 methylmaonic acid의 증가, 그리고 질환의 정도에 따른 LDH 및 간접빌리루빈 수치의 증가 소견이 관찰되며, 골수에서는 정상이거나 증가된 세포충실도 및 적혈구계 세포들의 증식 소견을 보인다.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을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경우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악성 빈혈 및 위절제술 후이다. 악성 빈혈은 일종의 자가면역기전에 의해 내인자의 분비가 결핍됨으로서 비타민 B12의 흡수가 저하되어 초래되는 빈혈로, 주로 40대 이후에서 호발하고, 내인자 및 위벽세포에 대한 자가항체가 검출되며, 위 내시경 검사상 위축성 위염소견이 관찰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이들 환자에서는 자가항체검사 및 위내시경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서는 5-6년 경과시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비타민 B12의 결핍으로 인한 빈혈이 초래되며, 부분 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서도 상당수에서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이 동반될 수 있는 바, 진단시 위절제술을 경력의 유무를 확인함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치료는 부족한 비타민 B12를 보충해 주는 것인데, 환자의 대부분이 위장관에서의 흡수경로에 문제가 있는 바 경구투여보다는 근주(근육주사를 이용한 체내투여방법)가 바람직하다. 전형적인 투여 일정은 진단 후 첫 2주동안은 매일 100㎍의 비타민 B12 제제를 근주하며, 이후 주1-2회의 빈도로 혈색소가 정상화 될 때까지 투여한 후, 월 1회씩 평생동안 투여함으로서 부족한 비타민 B12를 보충해야 하며,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이보다 약2배 용량의 투여가 권장되고 있다. 이들 환자에 대한 치료시 의료진은 비타민 B12 제제 투여에 따른 합병증, 즉 저칼륨혈증 및 염분저류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악성 빈혈인 경우에서는 위암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바, 이에 대한 적절한 추적관찰이 반드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