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在美교포 사업가 金燦球(김찬구)씨가 16년 동안 북한에 들어가 사업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들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국립 부산수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원양어선 선장으로 일하다가 1976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1988년 한국 정부가 해외거주 교포들에게 북한 방문을 허가하면서 對北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 시도한 사업은 선박 수리 공작소 건설사업이었다. 대성총국 측과 제안서·합의서까지 쓰고 기본적인 일을 모두 마무리한 상태에서, 북한 쪽에서 철판 조달이 안 되어 이 사업을 포기했다.
그 이후에도 그는 신발사업, 가리비 양식 개발사업, 봉제완구 사업 등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다. 특히 신발사업을 할 때에는 북한 측에서 「남한 기계를 사용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무산될 뻔했다.
봉제완구 사업을 할 때에는 임가공료를 올려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북한 측에서 선적을 거부했다. 그 바람에 북한에 있는 金燦球 사장의 봉제완구 회사에서 제품을 들여오던 국내 회사가 부도를 당했다. 그는 이에 대해 『참으로 허무하고, 괘씸하고, 배신감 느끼게 하는, 다른 민족보다도 훨씬 못한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본성 그대로였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鄭周永(정주영) 前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의 방북,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 평양시민들의 일상생활 등에 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김달현 前 북한 부총리, 작곡가 윤이상의 며느리, 그 밖에 북한에서 만났던 각계 각층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저자는 북한에서의 사업경험에 대해 『(북한측에서) 장소만 제공하면 모든 걸 다 가져가서, 기술도 가르치고 외화벌이 방법까지 최선을 다해 가르쳐 주는데, 뭐가 그리도 불편하고 사업에 마음이 안 맞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일반적 상식이 안 통하는 그곳. 논리적인 해석을 거부하는 나라. 너무나 고통스런 경험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저자는 북한에서 사업하면서 수없이 좌절을 맛보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정부나 일부 지식인, 기업인들이 주장하는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북한의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과 결합시켜 南北의 共榮을 추구한다」는 남북경협觀이나, 감상적 「동포애」에 기초한 對北사업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저자의 북한사업 체험담은 작년 月刊朝鮮 7월호에 소개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