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래다!/광주대교구 월곡동성당 사랑의 모후 Pr.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해마다 외국인 주민이 증가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의 50% 정도가 거주하는 곳이다. 광산구에는 20여개 동에 약 15개국 출신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마침 다문화 가정 소년 레지오 단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월곡동성당(주임신부 오재선 토비아) 교회의 어머니 Cu.(단장 박영희 프란치스카) 직속 사랑의 모후 Pr.(성인 단장 임나영 그레이스)을 찾았다. 취재에 월곡동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마리아 Cu. 단장(김재호 요셉)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5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주회와 미사가 있을 예정이지만 지금까지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은 주일에 가족과 함께 미사참례를 하도록 되어 있어 단원들이 조금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1999년 4월에 설립된 사랑의 모후 Pr.은 단장 장준 요셉, 부단장 구강민 비오, 서기 김예린 안젤라, 회계 이유리 소화 데레사 등 복사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소년 Pr.이다. 2015년에는 단원이 7명으로까지 줄었으나 주임 신부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교리교사들의 사랑이 깃든 헌신으로 현재는 단원이 14명으로 늘어났다.
성당에서의 활동사항으로는 여느 소년 Pr.처럼 어린이미사 때 복사, 해설과 독서, 성가 선창 등 전례를 담당하고 있으며, 아치에스 행사와 연차 총 친목회 그리고 성탄전야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청소 및 동생 돌보기와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의 일손 돕기 등을 통하여 의젓한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
다문화 가정 단원들과 어울리며 도와줘
작년 가을에는 본당 신부님의 배려로 정해박해의 진원지 옥터성지인 곡성성당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옴으로써 우리나라의 역사와 천주교 박해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인근에 있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에 들러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보내기도 하였다. 연차 총 친목회 때는 첫 무대로 로사리오 기도라는 성가를 모든 단원들이 합창하여 성인 단원들과 함께 친교의 시간을 가졌고, 성탄전야축제 때에는 촛불 춤을, 그리고 아치에스 행사에는 성인 단원들과 함께 성모님 군대의 일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소년 레지오 단원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각종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4월15일에는 세월호 3주기 추모행사의 일환으로 고사리 손으로 기도지향을 담은 종이배를 만들며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도 하였다. 4월23일 광주 가톨릭대학교 강당과 운동장에서 소년 단원의 친교를 위해 실시된 소년 쁘레시디움 어울림 한마당에 10명의 단원이 참가하여 타 본당 어린이들과 한 조를 이루어 재미있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단원들에게 레지오 단원으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냐고 물었더니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묵주기도를 할 수 있어 성모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를 꼽았다. 또 스스로 집안일을 도와 부모님께 기쁨을 드리고,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이 필요한 것을 도와줄 때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함으로써 철이 빨리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기를 맡고 있는 김예린 안젤라는 매일 묵주기도 5단씩을 바치고 있어 주변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 다문화 가정 친구들도 세례 받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
월곡동 지역은 근처에 공단이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어서 아시아 각 지역 출신 부모를 둔 아이들이 학교에서 함께 생활한다.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단원이 있다하여 방문하였으나 다리를 다쳐 입원하는 바람에 만나질 못했다. 그 단원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위축된 마음에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놀이를 통해 친교를 이루다보니 이제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한다.
한편 본당 차원에서 다문화 가정과 자매결연 하여 장보기 등 한국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 밖에 러시아나 중국 출신의 어린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단원들은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러나 그 친구들을 성당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의 모범을 보여 그들이 세례를 받고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글로벌 시대에서는 세계 모든 지역 시민들이 공존하여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곡동 사랑의 모후 Pr. 단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이웃들을 배척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고 함께 생활함으로써 이미 글로벌 시대의 주역으로서의 마음가짐이 갖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