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서 막 부화한 새끼 흰물떼새. 번식기가 지났기 때문에 사람으로 치면 늦둥이다. -인천=김용해기자
전국 중고교 과학교사로 구성된 자연생태계 탐사팀이 알에서 막 부화된 흰물떼새 새끼의 모습을 포착했다.
탐사팀은 7월 29일 인천 송도 일대 습지의 바닥에서 흰물떼새 둥지를 발견했다. 물새 둥지는 산새와 달리 작은 나뭇가지 몇 개로 울타리 정도만 만든 단출한 형태. 흔히 떠올리는 ‘수북한’ 둥지와는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자칫 지나칠 수 있다.
둥지 안에는 크림색 바탕에 갈색 또는 회색 얼룩무늬가 있는 알이 세 개 있었다. 이미 알을 깨뜨리고 나온 새끼 한 마리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중이었다. 나머지 알에서도 세상과의 첫 만남을 위한 힘겨운 몸짓이 한창이었다. 알을 깨고 나오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새끼는 몸이 마른 후 걸어 다니며 곤충을 잡아먹다가 약 한달 뒤에는 날 수 있게 된다. 성체 흰물떼새는 몸길이가 약 17cm. 다리가 검고 부리부터 눈까지 검은 줄이 이어져 있다. 도요목 물떼샛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텃새이자 나그네새다.
탐사팀을 이끈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김수일 교수는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지금은 이미 번식기가 지난 때라 이들은 사람으로 치면 늦둥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와 동아일보문화센터가 주최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해 7월 28일부터 4박5일 간 서해안 일대의 물새를 탐사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23번째를 맞았다. 탐사에 참가한 과학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새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이들이 서식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