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의 나날들] 사진.글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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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는 방식 <어떤 책이든> 두드리며 읽는다(정독하기).
수 년전 그 해 내가 한참 동안을 홍차에 심취해. 홍차 강의를 열심히 듣던 그 시절.
강의가 끝나고 티타임에서, 지극히 홍차를 닮은 그 우아한 여인(입회원)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는 지금껏 정독을 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익히 아는 홍차이야기로만 여겼기에
그냥 대충 들춰 보는(눈으로 읽는)그 정도로 책장 속에 몇 해를 소장함이다.
그런데 그저께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놓고, 책상 위에서 몇날을 또 방치해 뒀다.
그런데 이 책이자꾸만 나를 유혹한다.
나도 정독(나만의 책읽는 방식 - 두드리며 읽기) 해 달라며 웃고 있지 않는가 -
책을 만지작이며 다시 펼치다 내려 놓기를 몇 번을 반복하며
(돋보기를 낀 시간과 손가락이 아리는 생각에)고심을 함이다.
지금껏 하고 있는 매일 차학습 내용으로 [차고전] 읽기도 미룰 수는 없음인데, 그래
겸해서 해볼까의 각오가 섰다. 비로소 이 책을 두드리며 읽기(정독)를 한다.
( 이 책은 내게 있어 보통 인연이 아닌가 보다, 이제부터 함께 할 시간들의 소중한 벗이 될 것이다.)
혹여, 저자에게 민폐(나무라시면)라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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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특별한 홍차의 기억 p354~363
햇살과 바람을 담아, -- 피크닉 티타임
인상주의 화가 끌로드 모네는 점심을 먹기 위해 때때로 대가족을 이끌고 소풍을 나섰다고 한다.
양손 가득 모자와 양산, 피크닉 바구니를 챙겨들고 집을 나서는 모네의 가족들을
마을 사람들은 이해 할 수 없는 눈으로 보곤 했다고 ,
하지만 나는 모네야말로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멋진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빛이 움직임을 쫒아 화폭에 담아내듯,
그는 삶 속에서 무심코 스쳐가는 행복의 순간들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무 그림자 사이로 햇살이 반짝이는 정오의 들판에서
무르익은 계절의 바람을 만끽하며 즐기는 소풍의 즐거움을
어찌 한 끼니 때우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모네가 그랬듯 나도 대대로 친구들과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나선다.
보온병에는 꽃향이 달콤한 홍차를 가득 담고 민트잎과 레몬조각 넣은 레모네이드도 챙긴다.
간단한 점심으로 바게뜨 한 덩이와 샌드위치, 치즈와 꿀도 담는다,
까망베르 치즈와 꿀을 바른 바게뜨는 소풍날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점심이 된다.
정성을 들인다면 따끈하게 구운 스콘이나 티샌드위치로 애프터눈티를 준비하거나,
솜씨 좋게 만 김밥이나 오니기리로 든든한 런치티를 준비해도 좋다.
기왕 제대로 소풍을 즐기기로 했다면 일회용 컵과 포크 대신
티팟과 찻잔, 접시와 커트러리도 챙긴다.
점심에 어울리는 와인까지 한 병 준비하면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 속 풍경이 부럽지 않다.
봄날, 흐드러지는 벚꽃 나무 아래에서라면 더 좋을 것이다.
햇살은 눈이 부시고 이따금 바람이 불어와 벚나무 가지를 흔들면
하얗게 꽃눈이 내리는 봄날,
느긋하고 여유롭게 보내는 한나절의 피크닉 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어느 계절이라도 좋다, 여름날,
레몬에 얼음 가득 넣은 아이스티에 샌드위치 하나 달랑 들고 나서는 마실도 좋고,
주먹밥에 햇과일까지 푸짐하게 챙겨든 가을날 단풍 아래에서의 소풍도 좋다.
계절이 지나는 순간을 그저 눈앞에서 흘러보내는 대신, 조금은 번거롭게,
또 조금은 유난스럽게 그 시간 속으로 한 발 내딛는다면 일상은 훨씬 더 풍요롭고 즐거워진다.
아주 오래전, 점심 한 끼를 위해 소풍을 나서곤 했던 모네의 가족들이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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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함과 한가로움 사이. -- 일요일의 티브런치
노릇하게 구워낸 프렌치토스트와 로즈마리 넣어 구운 감자,
토마토를 넣어 만든 그크램블 에그와 구운 소시지,
슈거파우더가 뿌려진 팬케익 위로 달콤하게 졸여낸 블루베리 소스,
구운 버섯과 시금치, 리코타 치즈가 듬뿍 들어간 오믈렛과 따끈한 호밀빵,
그리고 큼직한 티팟 가득 우려낸 홍차를 곁들이는 달콤한 디저트.
늦잠 자고 일어난 아침.가가운 사람들과 함께 테이블 가득 좋아하는 음악들을 차려 놓고
느긋하게 먹고 마시는 일요일의 티브런치 풍경은 더없이 나른하고 달콤하다.
티브런치는 이름처럼 홍차를 곁들인 즈런치이다.
일상의 분주한 틈에서 혼자 즐기는 매일의 티타임도 좋지만 대로는 여럿이 함께 모여 주말의 한가로움을 만긱하는 것도 즐겁다.
요즘은 어딜 가나 주말 브런치르 하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 마음에 드는 브런치 전문점이 있어 언제라도 아무렇게나 편한 옷을 걸쳐 입고
나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굳이 먼 곳까지 차려 입고 나서는 수고를 할 필요는 없다.
휴일의 브런치를 제대로 즐기려면 모름지기 주말의 여유로움을 잃지 말아야하는 법이니까.
가까이에 마땅한 곳이 없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을 초대해 집에서 티브런치를 즐기면 된다.
특별한 준비랄 것도 없다.
토스트와 스크램블 에그, 또는 오믈렛처럼 쉽고 간단한 몇 가지 메뉴에 너넉하게 우린 차만 있으면 된다.
티브런치가 에프터눈 티파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격식은 최소화 하고 메뉴의 실속을 차리는 것이다.
화려한 테이블과 모양낸 디저트로 차려진 에프터눈 티파티와 달리
티브런치는 든든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기기 위한 티타임이다.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에 자신이 없다면 두툼한 식빵을 노릇하게 구워
얇게 슬라이스한 햄과 반숙으로 프라이한 달걀을 올린 뒤
과일과 샐러드를 곁들여 내거나, 접시 가득 팬케익을 쌓아 놓고 버터와 메이플 시럽을 내도 좋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재료를 넣어 오니기리를 잔뜩 만들고 과일 한두 가지를 곁들여도
멋진 티브런치가 된다.
마른 빵에 토마토와 아보카도, 치즈와 올리브를 섞어 먹는 판자넬라 샐러드를
아이스티와 곁들이면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티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p357 사진>
여름날의 주말 아침이라면
음식을 굽고 볶고 조리하는 번거로움 대신 샌드위치 재료만 몇 가지 준비한다.
식빵이나 바게뜨, 치아바타 등 폭신한 빵에
슬라이스 헴이나 소시지, 치즈, 샐러드와 과일 등을
풍성하게 차려놓고 각자 원하는 대로 접시에 담아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추운 겨울날에은 테이블 가운데
커다란 냄비 가득 뜨거운 수프를 끓여 따끈한 빵과 버터만 곁들여도 충분하다.
음식 준비가 끝나면 곁들일 차를 우린다.
어떤 홍차라도 좋다, 우유를 곁들여 내는 진한 브렉퍼스트티나
레몬 조각을 곁들인 산뜻한 얼그레이, 화사하고 달콤한 플레이버티도 좋다.
차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몇 가지 홍차를 번갈아 낸다.
신경 쓸 일이라고는 그저 이 느긋한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빈 티팟을 채우는 일 뿐.
요리에 소질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티브런치르 가장 맛있게 만들어주는 재료는 뭐니뭐니 해도
일요일의 여유로운 공기 속에서 함께 나누는 길고 긴 수다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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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의 티파티 할로원
팀 버튼의 우울하면서도 기괴한 판타지를 좋아하는 나는 할로원이 다가오면
10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을 어떻게 보낼까, 즐거운 궁리에 빠진다.
촛불을 잔뜩 켜 놓은 방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잔뜩 쌓아놓고 밤새 볼까,
아니면 다들 가만 옷을 입고 모여 커다란 단호박 파이르 만들어 먹을까.
테이블에는 매운 칠리소스를 곁들인 나쵸와 블러드메리를 놓아볼까,
올해는 꼭 무시무시한 표정의 잭오랜턴을 만들어야 할텐데, 하면서,
하지만 단호박 파이 만들기는 늘 다음해로 미뤄지고,
잭오랜턴도 제대로 만들어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빠질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할로원티를 맛보는 것이다.
9월 즈음이 되면 벌써 몇몇 홍차 브랜드에서는 할로원티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가을날 마시기 좋은 밀크티용 홍차부터 할로원 밤을 위한 달콤한 허브티까지,
풍류도 다양해서 딱 하나만 고르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
지난해에는 친구들과 함께 보낼 할로원 밤을 위해 일찌감치 할로원티로
실버팟의 할로원티인 '스윗 마론'과
마리나 드 부르봉의 '마롱글라세', 그리고
루피시아의 할로원티인 '이모쿠리카보차'를 골라 두었다.
'이모쿠리카보차는 루이보스에 밤과 고구마, 단호박을 블렌딩한 디카페인티로,
특히 늦은 밤에 마시기에 좋았고,
'스윗 마론'과 '마롱글라세' 역시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달달한 마른향이 핫티로도, 밀크티로도 그만이이었다.
10월의 마지막 밤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고 할로원 티파티가 시작되엇다.
저녁 메뉴는 쿠스쿠스와 매콤한 고추절임을 곁들인 모로코식 스튜,
식사가 끝나자 케익과 쿠기가 테이블 위로 올라오고
찻잔에는 달콤한 마른 티들이 번갈아 채워졌다.
솜씨 좋은 친구가 직접 만들어온 할원 컵케익을 곁들인 '스윗 마론'과
밀크티로 마시는 '이모쿠리카보차', 럼을 넣은 '마롱글라세' 까지.
하나같이 달달하다 못해 사랑스런 맛이다.
그리고 보면 무시무시하거나 으스스한 맛을 내는 할로원티는 없다.
한결같이 따스하고 달콤하다. 이 날의 할로원티들 역시 그랬다.
그나마 할로원다웠던 것이라면
다리가 사라진 유령 쿠키와 할로원 코스프레를 한 친구의 다친 손가락 정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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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팟 '스윗 마론' Silver Pot - Sweet Narron
화사한 골든 팁 섞인 아삼 찻잎 사이로 큼직한 밤조각과 복숭아 나뭇잎,
그리고 마리골드가 풍성한 '스윗 마론'은 달콤하게 졸인 밤향이 귀엽고 발랄한 마론티다,
우러난 뒤의 밤향은 밤으로 엿을 만들면 딱 이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게 찐득하고 달작하다.
부드렁ㅂ고 매근한 차맛 뒤로는 너티한 고소함이 살아나 밤향이 풍미를 더욱 살린다.
우유를 부르는 향을 가졌으나 밀크티로 마시기에는 베이스의 무게감이 아쉽다.
대신 CTC 아쌈과 섞어 로열 밀크티로 끓이면 제법 맛있는 마른 밀크티가 된다.
마리나 드 부르봉 '마롱글리세' Marina de Bourbon - Marron Glace
까맣게 마른 찻잎에 마리골드 찻잎이 심플한 '마몽글리세'는
'스윗 마론'에 비해 한결 우아하고 어른스런 달콤함을 품고 있다.
뜨거운 물에 우러나면서 한층 시원스럽게 찻잎 고유의 향이 살아나는데
은은한 곷향과 함께 독한 술잔에 코를 댔을 대처럼 톡 쏘는 달콤함을 가졌다.
제법 까슬하게 혀를 슬고 가는 맛과 코끝에 남는 산듯한 햐이 절로 독주를 부른다.
브랜디 잔에 담아 고냑이나 럼을 몇 방울 덜어뜨려 마시면 좋다.
루피시아 '이모쿠리카보차' Lupicia - Lmo Kuri Kabo Cha
군 고구마향에 럼에 졸인 밤향이 달콤한 '이모쿠리카보차'는
스트레이트티로도 좋지만 달콤한 미크티로 마시기에 좋다.
밤과고구마, 호박 조각이 든 붉은 루이보스 찻잎을 밀크팬에 넣고
우유와 함께 끓여내면, 온 부엌에 달콤한 마른 밀크티향이 가득퍼진다.
여느 고구마티나 마른티처럼 '이모쿠리카보차' 역시 각설탕 한 알 넣어 달콤하게 마시는데,
진한 아쌈 찻잎이 부럽지 않을만큼 온 몸 가득 가을의 풍요로운 기운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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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 티파티
크리스마스티 하면 떠오르는 향들이 있다. 생강과 오렌지, 계피, 말린 사과와
히비스커스, 매콤한 향신료와 새콤한 시트리스, 달콤하고 화사한 꽃과 허브가 더해진
붉은 빛깔의 크리스마스티는 그 향기 속에 따스하고 행복한 기운을 가득 담고 있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티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달는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좋아하는 브랜드의 새 차 소식을 눈여겨 본다.
이번에는 어떤 블렌딩의 크리스마스티를 만나게 될가 기대하면서.
몇 가지 허브와과일만으로 크리스마스티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생강이나 게피, 오렌지 껍질처럼 쉽게 구할 수 잇는 향신료부터 히비스커스와 로즈힙,
루이보스와민트잎 등 익숙한 허브 등이 좋은 재료가 된다.
특히 말린 오렌지 껍질과 시나몬 조각, 스타아니스, 콜로브 등을 넣어
'크리스마스 스파이스 티백'을 만들어두면, 실론이나 아쌈, 루이보스 등과
블렌딩 해 크리스마스티로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백을 따로 와인에 넣고 끓여 글루바인을 만들 수도 있다,
프랑스어로 뱅쇼, 영어로는 밀드 와인이라고도 하는 글루바인은
겨울에 마시는 뜨거운 독일식 와인 음료로,
감기 기운이 있을 때나 비타민이 듬뿍 필요한 겨울날 오후에 마시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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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 앤 메이슨 '크리스마스 스파이스티' Fortnum & - Christmas Spice Tea
포트넘 앤 메이슨의 '크리스마스 스파이스티' 는
이름에서 느겨지는 매콤한향신료가 블렌딩 된 크리스마스티 이다.
오렌지필과 생강, 카카오닙과 발간 크리스마스 장식을 떠오르게 하는 벚꽃잎이 뒤섞여 있는데,
찻잎 위로 달콤한 오렌지향과 메콤한 계피향이 두드러진다.
스파이스티라고는 하지만 여느 매콤한 크리스마스티에 비하면 비교적 순한 맛을 가졌다.
물론이고 겨울밤 밀크티를 끓여 설탕을 덤뿍 넣고 달콤하게 마시면 온 몸에 따뜻한 기운이 가득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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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쥬 프레르 '에스쁘리 드 노엘' Mariage Freres - Esprit de Noel
수정과를 더올릴 만큼 진한 시나몬에 시트리스와 바닐라, 아몬드와 사과가 블렌딩 된
마리아쥬 프레르의 '에스쁘리 드 노엘'은 지난 겨울 손에 꼽는 밀크티용 홍차 중 하나였다.
제법 까슬한 맛을 내는 베이스와 코 끝을 톡 쏘는 계피의 매운향이
밀크티로 끓여내면 한결 향긋하고 부드러워지는데,
각설탕을 두 알 넣어 달콤하게 마시면 외출해 돌아온 몸속의 한기도 저만치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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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G '크리스마스 라이트' TWG - Christmas Light
12월이 되면 마을 길에는 크리스마스 전구가 걸린다.
밤마다 반짝이는 전구의 불빛을 보여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는 마음은 늘 설렘으로 가득하다.
TWG의 '크리스마스 라이트'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닮았다.
일본식 센차에 붉은 잇꽃과 오렌지팔이 화사한 찻잎에서는시럽에 붙인 체리처럼
새콤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
우리고 난 뒤에는 녹차의 풋풋함과 함께 초콜릿향도 은은하게 살아나는데,
감귤쨈을 넣은 초콜릿처럼 입 안 가득 새콤한 과일향이 남는다.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나는 체리향과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아기자기하면서도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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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티 만드는 법
1. 티백 하나에 오렌지 껍질 1작은 술,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시나몬 조각 1개.
스타아니스 1개, 클로브 3개를 넣어 만든다.
그 밖에도 카다멈이나 말린 크랜베리 등 과일과 향신료를 더해도 좋다.
2. 완성된 크리스마스 티백을 실론 티백 2개와 함께 500ml의 뜨거운 물에 3분간 우린다.
티백을 건져낸 뒤 찻잔에 따르고 각설탕을 넣어 마신다.
시나몬 스틱이나 말린 오렌지 조각으로 장식해도 좋다.
3. 밀크티로 마실 때에는 아쌈 티백과 함께 로열 밀크티를 끓이듯 밀크팬에 끓여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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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바인(뱅쇼, 또는 멀드 와인) 민들기
1. 크리스마스 스파이스 티백 1개, 레드 와인350ml, 각설탕 2개,
오렌지와 레몬 슬라이스를 각각 1조각씩 준비한다.
2. 밀크팬에 위의 재료를 모두넣고 레드 와인 1컵과 각설탕 2개를 넣어 약한 불에 끓인다.
3. 뜨거운 김이 나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려 티백과 과일을 건져내고 큼직한 머그에 담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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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오후를 위한 -- 에프터눈 티파티
신선한 훈제 연어가 올라간 카나페, 폭신한 식빵 사이에
고소한 마요네즈를 바르고 얇게 선 오이를 넣어 만든 티샌드위치,
달콤한 초콜릿 타르트와 파삭하게 부서지는 크렘브륄레, 그리고
갓 구워낸 따끈한 스콘까지, 온갖 화려한 티푸드로 가득한 3단 트레이는 늘 홍차의 로망이다.
기왕 3단 트레이를 준비하기로 했다면 그 옆에는 잘 우려낸 뜨거운 홍차가 가득 든
큼직한 티팟과 따듯하게 예열된 찻잔을 놓아둔다.
밀크 저그와 슈거볼, 그리고 얇게 슬라이스한 레몬이 담긴 작은 접시도 챙긴다.
아껴두었던 은제 티스트레이너에 린넨 테이블보도 꺼낸다.
마지막으로 색이 고운 곷으로 장식된 화병까지 준비되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티셋을 갖춘 애프터눈 티타임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진다.
보통날의 에프터눈티가 한두 가지 티푸드를 곁들인 소박한 모습이라면,
애프너눈 티셋6은 홍차를 즐기는 가장 귀족적이고 화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에프터눈티가 홍차 문화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프너눈 티셋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솜씨 좋은 티마스터가 있는 티품을 찾는 것이다.
이름난 홍차 전문점과 호텔 티룸을 비롯해 애프터눈 티셋을 하는 곳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애프터눈티를 비교하며 맛보는 것도 티셋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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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사루비아 다방
삼청동 길을 걷다보면 길 끝자락의 작은 골목을 따라 '사루비아 다방' 이 있다.
'차' 라고 쓴 다정한 간판을 단 이곳은 홍차뿐 아니라 중국차와 허브티 등 다양한 차를 갖춘 차 전문점이다
사루비아 다방에서는 두 가지 티셋을 맛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홍차를 위한 '에프트눈 티셋' 이고,
또 하나는 중국차를 위한 '오리엔탈 티셋'이다.
세로로 층층이 놓인 3단 트레이 대신 길고 멋스런 우리 접시에 꽂감말이며 오메기떡, 다식과 양갱이
담겨 나오는 '오리엔탈 티셋'은 무이암차나 철관음과 같은 중국차를 곁들이기에 그만이다.
까만 접시 위에 놓인 다과들은 생김도 곱거니와 하나하나가 곁들인 차와 어울리는 맛이 일품이다.
늘 단정하기만 하던 전통 찻상이 이렇게 화려해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오리엔탈 티셋'이 전통차를 위한 찻상이었다면
'에프터눈 티셋'은 사루비아 다방 안의 레시피가 돋보이는 영국식 티테이블이다.
화려함을 벗고 실속을 차린 다방 식 티푸드는 하나 같이 예사롭지가 않다.
파스타로 이름난 박찬일 셰프의 비법이 담긴 치즈타로트와
진한 맛이 일품인 브라우니, 견과류가 송송 박힌 비스킷과
마스카포네 치즈를 곁들인 큼직한 요거트 스콘,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맛이다.
특히나 포슬포슬 담백하면서도 고소함이 살아나는 요거트 스콘과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
그리고 향긋한 업그레이의 마리아쥬 프레르는 두고두고 절대 잊을 수 없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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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의동 에 마미 살롱 드 떼
고통스런 나무 테이블이 놓인 살롱 우아한 3단 트에이에 담겨 나온 화려한 디저트,
큼직한 티팟을 가득 체운 신선한 홍차와 솜씨 좋은 마스터의 친절한 미소,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봄직한 상상이다.
통이동 에마미살롱 드 떼는
이런 에프터눈티에 대한 욕망을 실현하기에 좋은 우아하고 고급스런 티룸이다.
까만 외장에 화려한 금색 필체로 '에 마미'라 쓰인 티룸의 외관은
파리 어느 골목의 살롱 드 떼<프랑스식 티룸> 를 보는 듯 하다.
티룸 안으로 들어서 벽장 한쪽에 나란히 진열된 마리아쥬 프레르 틴과
실내 곳곳의 독특한 소품들을 보고 나면 그 느낌이 더하다.
에 마미 살롱 드 떼의 '티트레이셋'은 이미 디저트 전문점인 '가또 에 마미'와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인 '마미 인 더 키친'을 통해 입소문난
마미 스타일의 디저트로 채워진 에프터눈 티셋이다.
연보라색 꽃잎을 얹어 놓은 듯 하늘하늘 색이 고운 바닐라빈 컵케익과
마스터의 솜씨가 돋보이는 라즈베리 & 카파멜 셔벗,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풍미가 일품인 카스테라와 달콤하게 졸인 바나나,
그리고 갈릭버터크림을 발라 먹는 브레드스틱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마리아주 포레르의 대표 홍차들로 구성된 마미의 홍차는
프렌치 살롱답게 부드러운 맛과 섬세한 향이 잘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감과 더불어 우아한 티셋을 꿈꾸는 여인들의 판타지르 충족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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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티셋의 가장 큰 매력은 직접 구운 따끈한 스콘을
무한정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p370 사진>
에프터눈 티셋을 즐기는 두 번째 방법은 홈페이드 티셋이다.
좋아하는 몇 가지 디저트만 준비한다면 얼마든지 집에서도 에프터눈 티셋을 즐길 수 있다.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스콘과 깔끔하고 산뜻한 맛의 티샌드위치,
그리고 과일 한두 가지만 있으면 전문점의 티셋이 부럽지 않다.
따근하게 구워낸 스콘은 늘 최고의 티푸드이다.
여기에 클로티드 크림까지 갖출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영국에서는 스콘이 곁들여진 홍차를 크림티라 하는데,
접시 위에 따끈한 스콘 두 개와 함께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쨈이 나온다.
영국의 데본과 콘월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클로티드 크림은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우유로 만드는데, 버터보다 담백하면서도 단단한 질감을 가졌다.
보통 쨈과 함께 스콘에 발라 먹는데, 클로티드 크림은
마스카포네 치즈처럼 첫 맛은 심심한듯 하지만 어느새 그 진한 고소함에 반하게 된다.
따끈한 스콘의 크렉을 따라 반으로 자른 뒤 고소한 클로티드 크림과 달콤한 달기쨈을 발라
한입 베어 문 다음 마시는 향긋한 홍차 한 모금은 언제나 티타임 최고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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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스콘 만들기
스콘은 베이킹에서도 비교적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뿐만 아니라 재료를 첨가하기에 따라 건포도, 무화과, 얼그레이 스콘 등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클로티드 크림 역시 우유와 생크림, 레몬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비슷한 식감의 무염버터나 마스카포네 치즈를 대신 써도 좋다.
기본 스콘 재료 : 박력분 200g, 설탕 30g, 소금 1/2 작은술,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버터 65g , 우유 80g, 바닐라 익스트랙 1작은술.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생크림 스콘 재료 : 박력분 200g, 설탕 30g, 소금 1/2 작은술,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버터 50g, 생크림 40ml, 우유 40ml, 바닐라 익스트랙 1작은술.
1. 박력분과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늠 모두 섞어 체에 두 번 쳐서 내린다.
2. 냉장고에 차갑게 해 두었던 버터를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크기로 설어 1과 섞는다.
3. 차가운 우유와 바닐라 익스트랙을 넣고 적당히 뭉친다. 스콘 반죽은 차가울 수록
바삭하게 부풀기 때문에 되도록 손이 열기가 반죽하는 동안 닿지 않도록 한다.
4. 반죽은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1시간 이상 휴지한다.
5. 꺼낸 반죽을 밀대로 밀어 적당한 크기의 틀로 찍어 낸다,
(이때 뒷면에 우유나 달걀들을 바르면 노릇한 색감을 살릴 수 있다.)
6. 예열한 오븐에 넣고 180도C에서 20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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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트레이의 맨 아래 칸에는 토스트나 샌드위치를 곁들인다.
삶은 감자나 계란으로 속을 채운 애그 샌드위치나,
크림치즈와 연어를 올린 오픈 샌드위치를 비롯해 어떤 샌드위치라도 좋다.
그 중에서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오이로 만드는 티샌드위치이다,
굽지 않은 말랑한 식빵에 마요네즈를 얇게 펴서 바르고
그 사이에 슬라이스해서 소금에 살짝 절인 오이를 넣어 만드는데,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홍차의 맛과 향을 전혀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고 맛있는 간식이 된다.
팁이라면 오이의 수분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인데,
슬라이스 한 오이의 수분을 제거하면 샌드위치 맛이 훨씬 좋아진다.
티푸드가 화려할수록 차는 심플한 쪽이 좋다,
산뜻한 실론이나 은은한 훈연향의 기문, 아껴두었던 다질링 햇차를 꺼내도 좋겠다.
푸짐한 다과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두어 가지 이상의 차를 우려 마시게 되는데
이때 맛과 향이 은은하고 섬세한 차 일수록 먼저 맛을 보고
향이 강한 플레이버티나 진한 맛의 밀크티는 티타임의 후반에 내도록 한다.
오븐에서 노릇하게 익은 스콘을 꺼내고 티샌드위치는 먹기좋게 잘라 접시에 담는다.
아껴두었던 린넨 메트를 테이블에 갈고 홍차가 담긴 티팟 위에는 티코지를 씌운다.
그 사이 에프터눈 티파티를 함께 할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채운다.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예열해 둔 찻잔을 향긋한 홍차로 가득 채우고 나면
이제 달콤한 오후의 티타임을 즐길 시간이다.
오래전 푸른 응접실에서 안나 마리아 공작부인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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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나에게는 비슷한 시기에 두 개의 놀이터가 생겼다.
하나는 핑를 하고 생활을 해 나가는 작업실이자 삶의 공간이었고,
또 하나는 그 일상의 시간들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 놓는 가상의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늘 홍차를 마셨다.
작은 찻잔 속에 담긴 홍차의 향기는 언제나 두 공간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여덟 번의 겨울과 여름을 지나, 나는 이제 놀이터에서 아홉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늘 차를 마시는 테이블 위로 다정하게 햇살이 넘어드는 오후,
찻잔에 담긴 홍차가 유난히 붉고 향긋하다.
이 따뜻한 고요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나는 더 외로웠을 것이다.
더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을 보냈을지 모른다.
홍차의 날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모여 일상의 풍경은 더욱 따스하고 향기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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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3월 22일에 펼친 [홍차의 나날들] 4월 11일 새벽에 책을 덮는다.
유난히 녹차를 즐기는 한 사람이 한시절 [홍차]를 공부하며 맺은 인연에 주어진 이 책.
모든일에 연이 닿는 순간이 있음이니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이렇게 정독함에있어 [오심지홍차] 할 줄이야... 보통인연은 아닌거야며 끄덕인다.
진작에 해버린 소감을 가만히 옮겨놓으며 = 박서영 작가와의 인연에 진솔한 감사를 드립니다.
인연이 닿는 그 날에는 홍차 테이블이 아닐런지요....!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앞 페이지(스리랑카) 편에서 옮겨온 댓글(진작에 했던 소감)으로 -
오늘도 吾心이 마음으로 마시는[吾心之紅茶] 입니다
여러 홍차의 그 느낌들이 참 좋습니다. 유난히 차분한 저녁시간.
이렇게도 홍차를 즐길 수 있도록 상세 집필해 주신 작가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을 내게 선물해 준 그 여인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책거리 할 쯤에 얘기하려 함인데, 인내가 부족한 듯,
매 번 쓰다 지운 느낌들을 한 줄로 압축한 미리소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