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이야기
海光김희목
4월의 끝자락 토요일 점심때 지인들이 방문했다.
점심 식사 후 날씨도 좋은데 강에 다녀 다녀오자고 아내가 말했다. 다 함께 “좋아요!” 한다. 지인 차에는 항상 낚시 도구 일체가 실려있다고 한다. 우리는 잘됐다 하며, 집에서 가까운 홍천강 노일리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공터에 주차하고, 견지낚시와 어항을 들고 강으로 향하는데, 마을에서 운영하는 안전요원이 우리를 부른다.
“어디 가세요?” “강으로 가는데요.” 하자 손짓으로 오라고 한다. 안전요원은 강에 들어가기 전 “안전수칙”교육을 하였다. 매년 홍천강에서 부주의, 수영 미숙, 음주로 여러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니 조심 또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2022년7월16일까지 82건의 수난 구조 상황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안전요원이 건네는 무료대여 구명조끼를 입고 강물로 들어갔다. 강 근처 현수막에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쏘가리 포획금지” 포획금지 체장(18cm 이하)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기간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강 건너편에는 현수막에는 적색 큰 글귀로 “수영금지” 문구가 보였다. 홍천강에서 쏘가리 불법포획과 각종 물놀이 사고를 홍천군에서 예방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심은 깊지 않아 무릎에 닿는 정도였다. 강태공들이 여기저기서 견지낚시를 하는가 하면, 공갈 미끼로 물고기를 유혹하며 바늘을 꽉 물기만을 지켜보는 모습이 매섭게 느껴졌다. 우리도 견지 낚싯줄을 풀어 인조미끼가 흐르는 물속에서 아래위로 손으로 낚시를 움직여 주면 물고기들이 그것을 먹으려고 움직이는 낚시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여 본다. 나는 낚시보다는 어항 설치에 관심이 있어서 자리를 찾아 나섰다. 예전에 처음 어항 설치법을 잘 몰라서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은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자식들이 어렸을 시절에 어항을 들고나서 아빠 물고기가 한 마리도 안 보여~ 하는 소리에 실망감을 보여줬던 지난 일들을 떠올리는 사이에 지인과 아내가 몇 마리를 낚았다고 자랑한다. 약 1시간 후 우리는 강에서 나와 휴식을 취했다.
홍천강은 생각보다 긴 강이다. 강의 발원지는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에서부터 서면 마곡 홍천강의 가장 끝 줄기 하류까지 이어지는 장장 143km이다. 춘천에서 만나 내려오는 소양강, 북한강 강물이 경기도 가평군 청평호를 걸쳐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합쳐서 한강, 서해로 이어진다. 강 주변에는 명소와 유원지가 참으로 많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팔봉산, 약 1km에 이르는 밤톨만 한 자갈과 모래로 덮힌 밤벌유원지, 반곡, 통곡, 개야, 수산, 모곡에는 남궁억 선생묘역 및 기념관도 있고, 마곡유원지에서는 수상스키와 제트스키를 즐기는 레포츠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 유원지는 서울 양양 고속도로 강촌 IC에서 내려가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이러한 명소와 관광지역이 많은 홍천강을 잘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였다.
강 건너편에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가 떠올랐다. 반짝이는 수많은 금빛 보석 같은 모래를 간직한 채, 오늘도 아무 말 없이 유유히 흐르는 홍천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퍼뜩 생각에 잠겼다.
오랜 세월, 이 강물따라 수많은 사연과 전설들이 물 흐르듯 흘러갔겠지...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호기심 속에 나도 언젠가 저 강물처럼 흘러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홍천강에 가끔 나가봅니다.
강의 사계를 느낌이 나갈때 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냇가에 텐트 쳐 놓고 하늘을 바라보면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에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공동 주제 "강" 에대한 글을 써보았습니다.
강원내륙을 가로지르는 보물같은 강이지요
근데 살짝 불만있어요왜 홍천강으로 명명 됐을까 발원지인 미약천 이라든지 반곡천 모곡천 수산천 노일강등 강물이 들려가는 곳마다 예쁜이름 많은데 평상시 엉뚱하게 생각해 봤었습니다
아무튼 홍천 춘천지역민들은 이강 없으면 못살아요
홍천강은 글에서 쓰신대로 서석 미약골에서 발원하여 내면을 제외한
홍천군 9개 읍면을 거쳐 서면 마곡리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장장 400리를 흐르는 긴 강입니다.
홍천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함께한 홍천강에 얽힌 사연을 필설로 다하기야 어렵겠지만
이렇게 해광 작가의 천렵 이야기를 통해 한 일면을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매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강이라는 점에서 안전을 함께 일깨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해광님의 글을 읽으며 나도 홍천강 사백 리 물길 따라 그리운 고향산천을 돌아봅니다.^^
인류문명의 발상지라는 강! 귀한 글을 읽으며 옛추억에 잠겨 봅니다. 그리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산 날도 많다는 뜻이겠지요. ㅎ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을 채운 다음에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강의 모습을 보며 닮지 못하는 제 자신을 한 번 돌아봅니다. ^^
오늘 지인을 만나 홍천강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글을 만나네요.
매년 다슬기 잡다가 명을 달리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했었어요.
홍천강이 엄청 긴 강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