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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국민학교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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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료.♣ 스크랩 시조 쓰는 방법
청운 추천 0 조회 21 12.09.24 21: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시조 쓰는 방법
 
 
 
時調란 무엇인가?
 
時調時節短歌音調, 그 시대의 짧은 노래라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명칭에 글 자가 아닌 때 자를 쓰고 있는 것에 주의하자.
 
광의의 정의 ; 시조는 한국인의 性情과 시대정신을 율격적 또는 산문적으로 표현하는 3장의 정형시이다.
 
협의의 정의 ; 시조는 한국인의 性情과 시대정신을 4음보율로 표현하는 3장의 서정시이다.
 
 
시조란 어떤 글인가?
 
우리 민족이 만들어 낸 고유하고 독특한 정형시입니다.
우리 겨레만이 옛날부터 짓고 불러온 고유한 형식의 노래입니다.
우리 민족의 얼과 생활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학 형식입니다.
 
 
시조의 형식
 
우리가 홀소리 닿소리 24자를 깨우치면, 한글을 마음대로 읽고 쓸 수 있듯이 시조의 정형을 익힌다면, 시조를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첫째, 시조는 3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초장, 중장, 종장
둘째, 시조는 각 장마다 네 걸음(음보)을 걷습니다.
셋째, 종장의 첫걸음은 반드시 '석 자' 입니다.
넷째, 종장의 둘째 걸음은 5 ~ 7자가 좋습니다.
 
 
시조 바로 쓰기
 
제목 정하기 - 마인드 맵 만들기 - 비슷한 생각끼리 묶기 - 초장, 중장, 종장으로 앉혀 초안잡기 - 퇴고하기
 
 
퇴고하기
 
첫 째, 각 장마다 네 걸음이 되었는가?
둘 째, 종장의 걸음걸이(첫걸음 - 석 자, 둘째걸음 - 5 ~ 7)가 맞는가?
셋 째, 어색하게 읽혀지는 부분이 없는가?
넷 째, 다른 것으로 빗대어 표현할 부분은 없는가?
다섯째, 자기의 생각이 잘 나타났는가?
 
 
시조 풍의 구분
 
의고파 ; 고시조의 태를 못 벗고 고어와 숙어를 많이 쓰는 고전 영역의 시조임.
 
기교파 ; 신 고풍이 겹친 작품임. 고시조의 을 알고 현대어의 을 잘 살려서 새로우면서도 고풍스러운 신경지의 시조임.
 
감각파 ; 섬세한 관찰과 감각으로 일상생활을 있는 데로 그려보는 시조임.
 
혁신파 ; 신시의 영역에 육박하면서 시조재래의 자유율을 충분히 구사하여 창작시로서 현대시와의 대결의 위치에 있는 시조임.
 
 
시조의 종류
 
시조의 종류 : 홑시조, 단시조, 연시조, 엇시조, 사설시조, 혼합시조(옴니버스시조) .
홑시조 ; 단시조에서 초중장을 한 장으로 한 시조. 양장시조라고도 함.
단시조 ; 초장(3, 4, 3, 4), 중장(3, 4, 3, 4), 종장(3, 5, 4, 3)45자 전후의 형식.
연시조 ; 단시조의 형식에 충실하되 단시조가 2수 이상 연속되는 형식.
엇시조 ; 단시조의 초??종장에서 어느 장이든지 더 길게 늘어나는 형식.
사설시조 ; 사설(사슬)형식으로 엮어지는 형식인데 보통 중장이 늘어나는 형식.
옴니버스 시조 ; 홑시조, 단시조, 연시조, 엇시조, 사설시조의 모든 형식을 수용하는 형식.
 
 
단시조의 형식
 
보통,
초장 ; 3 : 4, 3 : 4,
중장 ; 3 : 4, 3 : 4,
종장 ; 3 : 56, 4 : 3 이나,
1구를 2박자로 보아 6덩이로 얽으면 된다. , 자수에 구애됨 없이 7자내외의 구를 4개 만들어 초?중장으로 하고, 종장 2구는 붙여서 그 1구에서 상을 전환시키고 2구에서 결론을 지으면 된다.
 
시조는 3612음보이다.
3장인 초??종장은 천??三才,
6구는 주역의 6(六爻),
12음보는 12개월을,
각장의 4음보는 4계절을 나타낸다.
시조의 음수율이나 음보율이 정형시이면서도 자유롭게 변화하는 것은 주역의 육효가 음양의 위치가 바뀌면서 천변만변화를 일으키는 원리와 같다. 이러한 주역의 대원리에 따라 시조의 형식도 초장에서 상을 일으켜 놓고, 승구인 중장에서 그 상을 이어받아 부연 또는 확장시키고, 종장 전구인 첫구에 와서는 3?5조로 껑쭝 뛰면서 절정에 이르러 다른 생각으로 바꾸어 놓은 후, 결구인 둘째구에 와서는 4?3조로 자연스럽게 내리막을 달리면서 결론을 제시하면 된다.(원용문;시조문학원론-백산출판사, 1999. 190-194). 그러므로 종장이 가장 긴장과 변화를 가져오고 또 생각을 결론짓는 대목이 된다. 초중장은 요식적 구성을 할 수 있어도(-묘사), 종장은 눈이요 심장이요 금고요 태양이다(-진술)(장 순화)
 
定形而非定形(이병기). 不完全 定形詩(김춘수).
시조는 불완전한 정형시이지만 그 율격의 특징을 구별하는 학설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운율의 기본단위를 글자(字數), 음보(音步), ()중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구수율(句數律), 자수율(字數律), 음보율(音步律)로 나뉜다. 그러나 그 속에 우리민족의 공동체의식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신명처럼 독특한 내재율(內在律)이 살아 있어야 한다.
 
3612音步 :
音步한 걸음을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허용되는 범주까지 가능하다, 68자가 될 수도 있음에 유의하자. 시조란 그냥 걷는 것처럼 쉬운 리듬이다.
 
時調(묘사)(진술)의 조화이다. ?중장에 (묘사)을 종장에 (진술). 그리고 보이는 과 보이지 않는 사이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가며 그 여백의 美學的인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時調團의 과제이다.(김 만수 - “다섯 빛깔의 언어 풍경의 해설에서)
. 묘사(Description) : 묘사는 언어를 회화적인 방향으로 명료화시킨다. 可視的, 提示的, 感覺的이다. 수채화를 그리듯이 그려라.
F.S Flint의 이미지즘의 3대원칙 : . 주관?객관을 불문하고 事物을 근접하여 다룰 것. . 표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언어는 사용하지 말 것. . 리듬에 관하여 메트로늄에 의하지 않고 음악의 프레이즈에 의하여 시를 쓸 것.
. 진술(statement) : 진술은 언어를 사고의 깊이로 체험화 시킨다. 思考的, 告白的, 解釋的이다. 진술은 시적 대상에 대한 시인의 해석이다.
. 에 있어서 묘사와 진술은 매우 중요한 두 축이다. 좋은 시는 묘사와 진술의 절묘한 조화에서 탄생된다. 즉 묘사-진술, 또는 묘사-진술-묘사-진술, 진술-묘사-진술 등으로 얼거보라. 묘사에 치중한 시는 산 듯해서 보기에 좋지만 깊은 맛이 덜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진술로 그 깊이를 파야 한다.(이지엽 교수의 시조에 있어서 묘사와 진술의 문제중에서)
 
3장에 각각 다른 을 표현하면서도 3장이 서로 呼應되어야 한다. 초장에 중?종장이 아울리든지, ?중장에 종장이 대답하든지, ?종장을 초장이 먼저 결론적 前提로 세우든지 하는 結章法이 요구된다.
 
먼저 發想이 있어야 하고, 다음 熟想으로 진행된 다음, 表現段階에 이르며, 主題를 정하여 素材를 고른다. 그리고 표현된 다음 推敲를 반복한다.
[조 지훈은 승무착상한 지(그의 나이 19) 열한 달, 집필을 시작한지 일곱 달 만에 완성함. 즉 착상한 지 18개월 - 1년반 만에 발표함.]
 
명칭에 글 자가 아닌 때 자를 쓰고 있는 것에 주의하자. 시조는 당대의 정서, 당대의 시대상황을 담는 문학양식이기 때문이다.
 
 
현대 창작시조 요건
 
형태미와 내용미의 조화, 주제의 조화
 
결코 일률적인 또는 타성적인 작법에 사로잡힌다거나 그 내용이나 어투가 진부하여 맞추어무엇무엇 아이야무엇무엇 하노라(하여야, 이 아니냐, 어즈버, 두어라, 나는 옌가 하노메)을 연발한다든지 혹은 고시조 풍의 호언 허장이나 난조 투어를 습용하여서 흉내나 내고 자수나 맞추는 태도는 일축되어야 한다. 또한, 야호등 감탄사는 현대시조에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시조란 형식에 맞아야 하고, ()이 있어야 되며, 주제(主題)가 뚜렷이 세워져야 된다.
 
현대시조를 분석해 보면 개성적 즉 개인적인 경험의 표현이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신 서정시조의 필요 및 분야 제시 -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대응하고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자면 새로운 서정의 지평을 열 수 있는 신서정시조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보아 다음 4가지 유형을 제시해본다.(류 준형)
독창적(개성적) 인식의 표현이 살아 있으면서 보편적 인간의 본성이 융화된 시조.
단순한 음풍농월이나 감상(고독, 슬픔, 이별, 회고, 여정 등)의 신변잡기적 토로나 기행시조가 아닌, 현대 정보화사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소외와 갈등, 환경오염 등으로 상처 입은 삶을 끌어안아 밀도 있게 취재하여 고발(풍자)하고 치유하는 시조.
주된 소재를 자연보다 물질문명(기계문명)과 도시문명으로 하여 현실성 있게 진술하고, 아울러 비인간화되고 있는 여러 측면을 진솔하게 조명하여 현대인의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시조.
황폐화되고 상실된 인간성을 되찾는 시정신이 치열하고 기아, 빈곤, 마약, 테러, 에이즈, 전쟁 등에 냉철히 도전하면서 현실을 승화시킬 수 있는 휴머니즘이 형상화되어 있는 시조.
그러나 이것은 편의상 4가지 유형으로 기술해 본 것이기 때문에 절대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작품의 다양성에 따라 중복되거나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도 있을 것이다.
* 본 글은 <시조대학> 홈에서 옮겨온 것임
 
 
시조를 잘 짓는 방법 10가지
 
1) 가락을 익혀 (운율)을 살려 쓴다.
푸른 산에 가보니까 바람이 불었다
누런 들에 가서 보아도 바람이 불었다
그 색을 가지고 와서 짝꿍 얼굴 그리겠다.
산에 산에 산에는 푸른 바람 불고요
들에 들에 들에는 노란 바람 분대요
산바람 들바람으로 내 짝꿍을 그려보자.
 
2) 일상 생활에서 매일 (반복적·상식적)인 내용은 쓰지 않는다.
세수하고 밥을 먹고 학교 가서 공부하고
집에 와 숙제하고 친구들과 놀고 나서
졸리워 내방에 가서 드러누워 잠잤다.
늦잠 자다 허둥대고 준비물 잊고 왔네
집에 가서 찾아올까 벌. 청소하고 말까
엄마가 달려오신다 눈물이 핑도네
 
3) 거짓 없이 (진솔한 생활경험)을 쓴다.
친구가 욕을 해도 나는 웃고 돌아서고
놀다가도 공부하라면 나는 제일 기쁘다
이 담에 돈을 벌어서 불쌍한 이 다 줄 거야.
상훈이와 맞붙어서 한참을 싸우다가
슬며시 화가 나서 주먹 한 방 날렸더니
주르르 코피가 나네 이를이를 어쩌나.
 
4) 아름답고 (따뜻한 생각)을 드러낸다.
<살구꽃 핀 마을> 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5) (상상력과 관찰력)이 풍부한 글을 쓴다.
<짝꿍과 단 둘이서>
별을 따다 심어볼까 우리 집 꽃밭에다
무지개로 지붕 얹고 달을 따다 거울 달고
짝꿍과 단둘이 앉아 하모니카 불어볼까.
 
<금 붕 어>
어항 속 금붕어들 술래잡기 한 대요
고개 들고 뽀끔뽀끔 날 잡아라 다시 뽀끔
줄무늬 잽싼 녀셕이 찾아내고 말았대요.
 
6) (고운 말)을 가려 쓴다.
<성불사의 밤> 이은상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땡그렁 울릴 제면 또 울릴까 맘졸이고
끊을 젠 또 들리라 소리나기 기다려져
새도록 풍경소리 더리고 잠 못 이뤄 하노라
 
7) (생각이나 느낌)이 드러나게 쓴다.
잠자리를 잡으려 마당으로 나갔더니
장대 위의 잠자리가 멀리멀리 날아갔네
그것을 잡지 못해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애걔걔 날아 버렸네 세 번째 허탕이다
장대 끝 높은 자리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용용용 날 잡아보렴 놀려대고 있네요.
 
8) 구와 구, 장과 장들이 (주제)에 맞게 관련 지어 쓴다.
푸른 산 속에는 요정들이 사나보다
우리 아빠 공장 가고 나는 또 학교 가고
은하수 한 자락 풀어 나의 시를 짓고 싶다.
엄마는 장엘 가면 망설이다 해가 진다
두부 한 모 받쳐들고 지갑 속을 훔쳐보다
내 성화 견디다 못해 빨간 구두 사 주셨다.
 
9) (글다듬기) 많이 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퇴고 전>
우리 누나 하얀 꽃이 논두렁에 피었다
아기댕기 매달고서 소곤소곤 춤을 추네
꺾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두었다.
<퇴고 후>
우리 누나 닮은 꽃이 논두렁에 피었다
노랑댕기 매달고서 한들한들 춤추는 꽃
꺾을까 망설이다가 돌아서고 말았다.
 
10) 기초적인 수사법 (비유법, 강조법, 변화법)를 활용하여 쓴다.
<우물> 이영신
대문 앞 양지쪽에 돌담으로 빚은 우물
봄 햇살 볼이 고와 아침이면 떠오르고
한 옹큼 물맛 오르듯 반짝이는 은물결 .
********* 강호인의 오솔길 에서 퍼옴
 
 
時調形態(시조의 형태)
 
시조의 형태(혹은 형식)는 단형시조(평시조), 중형시조(엇시조), 장형시조(사설시조), 양장시조(2장시조), 옴니버스 시조(시조의 각종 형식을 아우른 混作 시조), 동시조(童時調) 등 여섯 종류가 있다. 또한 시조의 내용면에서는 서정시조, 서사시조, 교훈시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 평시조의 형태
 
평시조는 시조의 중심이 되는 형식으로서 3612음보로 구성된 시형식이다. 시조는 어느 종류를 막론하고 초장, 중장, 종장 3장의 형식미학을 갖추고 있다. 평시조(단형시조)는 각 장이 24음보의 율격을 갖추며 종장 첫 구가 1음보 3음절로 고정된 三章詩(삼행시)이다. 평시조의 특성은 간결한 형식미와 단시로서의 서정미학을 구현해내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조라고 하면 평시조를 가리키며 과거 학자들은 그 형식을 3645자 내외로 규정하고, 이에서 몇 자를 가감할 수 있는 신축성 있는 형식이라 하였다.
<별첨 표 = 평시조의 형태 참고>
정완영 [가을 아내]
이상범 [民話 그리고 民畵]
장수현 [, 침몰하는 노을]
예문 / [시조 짓는 마을] 27쪽 천숙녀 [ 청국장], 29쪽 하정화 [봄마중], <평시조>
 
이러한 시조의 형식상 특징을 일컬어 가람 李秉岐[整形詩]라고 규정하였고, 노산 李殷相[定型而非定型()이며, 非定型而定型詩形]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잘 定型된 시형이라든가, 定型詩이면서 정형시가 아니며 정형시가 아닌듯 하면서도 정형을 갖춘 시라고 한 그 배경에는 字數律을 기준으로 삼은 주장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지침은 창작을 부당하게 구속하게 만든다}고 하였듯이,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평시조의 형식규정은 맹점이 많은 것이다. 1930陶南 趙潤濟 박사가 평시조 2759수를 표본조사한 결과 초장 율격이 3·4·4(3)·4와 일치하는 작품은 47%(1298), 중장 40.6%(1121), 종장이 3·5·4·3과 맞아떨어진 작품은 21.1%(789)로 나타났다. 이것을 확률론의 공식에 따라 계산하면 초··종이 평시조의 정형과 일치하는 작품은 고작 4%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해낸 것이다.
趙東一 서울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전체의 4% 정도에 해당하는 것을 정형으로 삼는다면 평시조는 그 실상과는 사뭇 다르게 이해되고, 시조 창작의 방향도 왜곡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 이제 평시조는 字數律보다는 內在律(리듬)을 중시해야 한다.
예문 / <평시조 변형>
김상옥 [門前] [빈 궤짝]
이근배 [내가 왜 산을 노래하는가에 대하여]
 
 
<평시조의 형식>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첫 어) (둘째 어절) (세째 어절) (네째 어절)
3 4 3 4
----------- ----------
첫째 둘째 구
7 7
-------------------
14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첫 어절) (둘째 어절) (세째 어절) (네째 어절)
3 4 3 4
------------ -----------
셋째 구 넷째 구
7 7
---------------------
중 장
14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첫 어절) (둘째 어절) (세째 어절) (네째 어절)
3 5 4 3
---------- ----------
다섯째 구 여섯째 구
7 7
---------------------
종 장
15
동창이 / 밝았느냐 // 노고지리 / 우지진다
3 4 4 4
소치는 / 아해들은 // 상기 아니 / 일었느냐
3 4 4 4
재 너머 / 사래 긴 밤을 // 언제 갈려 / 하느니
3 5 4 3
 
<평시조>
 
가을 아내(부분)
정 완 영
 
한 잔 술 등불 아래 못달랠 건 정일레라
세월이란 풀섶 속에 팔베개로 지쳐 누운
당신은 귀뚜리던가 내 가슴에 울어 쌓네.
 
民話 그리고 民畵(부분)
이 상 범
 
문갑에 쌓인 고요 닦으면 날이 서고
청댓잎 어른대다 달의 몸을 찌를 때면
병풍 속 잠자던 수탉 홰울음을 울었다.
 
, 침몰하는 노을(부분)
장 수 현
 
저 강에 가라앉은 울창한 대나무숲
단단한 마디처럼 상처가 새겨지고
따숩던 마을 언저리 침몰한다 노을이
 
 
<평시조 변형>
 
門前(전문)
김 상 옥
 
모처럼
지는 꽃 손에 받아
사방을 두루 둘러본다.
지척엔
아무리 봐도
놓아 줄 손이 없어
그 문전
닿기도 전에
이 꽃잎 다 시들겠다.
 
빈 궤짝(전문)
김 상 옥
 
마루가 햇빛에 쪼여 찌익찍 소리를 낸다. 책상과 걸상과 화병, 그 밖에 다른 세간들도 다 숨을 쉰다. 그리고 주인은 혼자 빈 궤짝처럼 따로 떨어져 앉아 있다.
 
내가 왜 산을 노래하는가에 대하여
이 근 배
 
목숨을 끊은 양 누워 슬픔을 새김질해도
내 귀엔 피 닳는 소리 살 삭이는 소리
, 너는 죽어서 사는 너무도 큰 목숨이다.
그 황토흙 무덤을 파고 슬픔을 매장하고 싶다
다시는 울지 않게 천의 현을 다 울리고 싶다
풀 나무 그것들에게도 울음일랑 앗고 싶다.
어느 비바람이 와서 또 너를 흔드는가
뿌리처럼 해도 누더기처럼 덮여오는 세월
깊은 잠 가위 눌린 듯이 산은 외치지도 못한다.
 
 
. 엇시조의 형태
 
··종장 가운데 어느 한 장이 67 음보로 이루어진 시형이다.
엇시조의 []이란 한자의 []吏讀 [()을 붙여 만든 吏讀式 造語이다. []은 접두사로서 평시조와 엇비슷한, 또는 평시조에서 어긋난 형식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엇시조는 평시조의 기본 틀인 3612음보에서 어느 한 장의 1구가 2, 혹은 3음보 정도 길어진 형태이다. 대개 초장과 중장이 길어지지만, 중장이 길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종장만이 길어진 경우는 드물다.
다시 정리하면 엇시조는 평시조와 사설시조의 중간 형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종장 가운데 어느 장이든지 길어질 수 있으나 중장이 길어진 형식이 일반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예문 / [예문<2>] 金麟厚 <靑山도 절로 절로> 및 윤금초 [땅끝], [빗살무늬 바람]
 
<엇시조>
靑山도 절로 절로 綠水라도 절로절로
절로 절로 절로 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
그중에 절로 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 절로 하리라.
金麟厚
 
땅 끝
윤 금 초
 
반도 끄트머리
땅끝이라 외진 골짝-------------------214
뗏목처럼 떠다니는
전설의 돌섬에는
한 십년
내리 가물면
불새가 날아온단다.
갈잎으로, 밤이슬로
사쁜 내린 섬의 새는
흰 갈기, 날개 돋은
한마리 백마였다가
모래톱
은방석 위에
둥지 트는 인어였다.
象牙質 큰 부리에
선지빛 깃털 물고
햇살 무등 타고
미역 바람 길들여 오는,
잉걸불
발겨서 먹는
그 불새는 여자였다.
달무리
해조음
자갈자갈 속삭이다
십년 가뭄 목마름의 피막 가르는 소리,
삼천년에 한번 피는
우담화 꽃 이울 듯
여자의
속 깊은 宮門
날개 터는 소릴 냈다.
몇날 며칠 앓던 바다
파도의 가리마 새로
죽은 도시 그물을 든
낯선 사내 이두박근
기나긴 적요를 끌고
훠이, 훠이, 날아간 새여.
-------
<엇시조>
 
빗살무늬 바람
윤 금 초
 
섬진강 놀러온 돌 은빛 비늘 반짝이고
드레스 입은 물고기 시리도록 푸르다.
강변 수은등이 흐린 눈 끔벅이고
구르는 갈잎 하나 스란치마 끄는 소리
바람도 빗살무늬로 그렇게 와 서성이고.
수심 깊은 세월의 강
훌쩍 건너온 한나절,
저 홀로 메아리 풀며
글썽이는 물빛들이
포구 죄 점령하고
이 가을 다 떠난 자리
格子 풍경 예비한다.
---------
 
 
. 사설시조의 형태
 
사설시조는 초··종장 가운데 어느 한 장이 8음보 이상 길어지거나 各 章이 모두 길어진 散文詩 형식의 시조이다.
사설시조는 평시조의 기본 음률과 散文律이 혼용된 散文體의 시조 형태를 말한다. 시조문학의 변화·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평시조는 사대부(士大夫) 문학이었고, 사설시조는 서민(庶民) 문학이었다. 달리 말하면 평시조는 양반계층의 문학이었고 사설시조는 서민대중의 문학이었다. 사설시조는 사대부 시조의 관념성과 대립되는 사실적 요소에 의한 현실인식의 시였고, 그것은 다음에 올 자유시의 기초를 닦게 해준 기폭제였다고 볼 수 있다.
박철희 서강대 교수는 사설시조가 발전하여 현대 자유시의 모태를 이루었으며, 더 나아가 오늘의 산문시를 낳게 한 밑그림과 같은 시형태였다고 풀이한 바 있다. 사설시조는 그 형태 때문에 더욱 독특함을 보이는 시조다.
사설시조의 형태를 규정하는 데는 평시조의 음수율을 기준으로 하여 왔으며 지금까지 거론된 학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사설시조는 초··종장에 두 구절 이상 또는 종장 초구라도 평시조의 그것보다 몇 자 이상 되었다. 그러나 초·종장이 너무 길어서는 안된다.
?李秉岐 [國文學槪論] P.117
 
2).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여 초··3장 중에 어느 이 임의로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초장은 거의 길어지는 법이 없고 중장이나 종장 중에 어느 것이라도 마음대로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대개는 중장이 길어지는 수가 많다.
?趙潤濟 [國文學槪論] P.112
 
3). ·중장이 다 제한없이 길고 종장도 어느 정도 길어진 시조다.
?高晶玉 [國文學要綱] P.396
金思燁 [李朝時代歌謠硏究] P.254
 
4). 사설시조는 초··3장의 句法이나 字數가 평시조와 같은 제한이 없고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語調純散文體로 된 것이다.
?金鍾湜 [時調槪論詩作法] P.89
 
5). ··종장이 다 정형시에서 음수율의 제한을 받지 않고 길게 길어진 작품을 사설시조라 하며
?金起東 [國文學槪論] P.115
 
6). 短時調의 규칙에서 어느 두 이상이 各各 그 자수가 10자 이상으로 벗어난 시조를 말한다. 破格句는 대개가 중장(2)1, 2구다. 물론 종장도 초장도 벗어나고 3장이 각각 다 벗어나는 수도 있다.
李泰極 [時調槪論] P.69
 
7). 사설시조는 시조 3장 중에서 초·종장은 대체로 엇시조의 중장의 자수와 일치하고 중장은 그 자수가 제한없이 길어진 시조다.
徐元燮 [時調文學硏究] P.32
 
8). 종장의 제1구를 제외한두 구절 이상이 길어진 것을 長型時調 또는 辭說時調라고 한다.
鄭炳昱 편저 [時調文學事典]
 
9) 엇시조는 2음보가 세번 중첩되어 6음보가 나타난 곳이 한 군데만 있는 시조라고 규정할 수 있고 2음보가 세번 중첩되어 6음보가 나타난 곳이 두군데 이상 있거나 2음보가 네번 중첩되어 8음보가 나타난 곳이 한 군데 이상 있는 시조를 사설시조라고 규정할 수 있다.
趙東一 [한국시가의 전통과 율격]
 
* 사설시조 약 300수를 분석한 결과 초·종장이 단독으로 길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며, 중장만이 단독으로 길어진(3구 이상)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 사설시조는 초··종장의 3장시로서 종장 첫 구 3자의 固定을 원칙으로, 어느 한 장이 3구 이상 길어지거나 두 장이 3구 이상, 혹은 각 장이 모두 길어진 자유로운 구수율의 산문 시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장 이상, 혹은 각 장이 모두 길어질 경우 자유시와 다른 시조 고유의 변별성을 획득할 수 없으므로, 초장·종장은 평시조의 정형률을 따르되 중장만을 길게 하는 것이 사설시조의 타당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윤금초)
예문 / 鄭澈 [장진주사],
조운 [구룡폭포],
윤금초 [해일] [인터넷 유머 / 1] [인터넷 유머 / 2]
 
* 여기서 중요한 것은 古典 사설시조의 본령인 해학성, 현실비판, 상소리(요설체), 풍자, 에로티시즘, 유머 등은 오늘의 감각에 걸맞게 개발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 서사적 요소와 해학성 및 풍자정신을 가미한 사설시조를 활발하게 창작하게 되면 우리 시조문학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 따라서 사설시조는 1) 서사구조, 2) 伏線(나중에 전개될 사건을 미리 넌지시 귀띔해 주는 장치), 3) 극적 요소(드라마), 4) 걸찍한 입담(요설), 5) 웅장한 스케일, 6) 판소리의 아니리調(극적 줄거리를 엮어내는 사설), 7) 갈등구조, 8) 풍자정신, 9) 쉬어가는 대목(休止), 10) 종장의 大反轉 효과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사설시조의 매력은 散文詩를 뛰어넘는 문장의 긴장감 유지와, 압축과 생략의 미학을 추구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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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장진주사
 
먹세그녀 또 한먹세그녀 곶 것거 노코 無盡無盡 먹세그녀
이몸이 죽은 후면 지계우혜 거적더퍼 줄이여 메여 가나 流蘇寶帳萬人이 울어예나 어욱새 속새 덥개 나모 白楊속에 가기 곳 가면 누른해 흰달 가는 비 굴근 눈 소소리바람 불제 뉘한먹자 할고
하물며 무덤우헤 잰납이 파람 불제야 뉘우친들 어떠리
鄭 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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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폭포
조 운
 
사람이 몇 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轉化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 수렴(水簾) 진주담(眞珠潭) 만폭동 다 그만 두고 구름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 안개 풀 끝에 이슬되어 그슬구슬 맺혔다가 연주담(蓮珠潭) 함께 흘러
구룡연(九龍淵) 천척절애(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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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일
윤 금 초
 
때린다, 부순다, 세상 한 켠 무너버린다.
바람도 바다에 들면 울음 우는 짐승되나. 검푸른 물 갈기 세워 포효하는 짐승이 되나. 뜬금없이 밀어닥친 집채 만한 파도, 파도. 해안선 물들였던 지난철 허장성세 재갈매기 날개짓 소리 환청으로 들려오고, 우리 더불어 한바다 이루자던 동해 바다 문무대왕 수중릉 대왕암이 하는 말도, 몇 문단 밑줄 친 언어 다 거품되어 스러진다. 미완성 내 그림자 물거품되어 쓰러진다. 난파의 세간살이 부러진 창검처럼 이에 저에 떠밀리는 먹빛 아찔한 이 하루, 천길 궁륭같은 푸른 물 속 한 걸음 헛디딘 벼랑길 이 하루가 멀고 험한 파랑에 싸여 자맥질한다, 자맥질한다.
저 바다 들끓는 풍랑 어느 결에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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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터넷 유머 / 1
윤 금 초
 
IMF, 정축 국치
앞산도, 저 바다도 몸져 누운 국가부도 위기.
03 대통령 IMF 기사를 읽다가 "임프! 임프가 뭐꼬?" 묻는다. 경제수석 더듬거리며 "국제통화기금이라는 뜻입니다." 03 대통령이 "누고? 누가 국제전화 많이 써 나라 갱제를 이 지경으로 맹글었노? 도대체 이번 사태까지 오게 된 원인이 뭐꼬?" "네네 네 여러가지 있습니다만, 종금사 부실경영이." 03 대통령 탁자를 내리치며 "도대체 종금사가 어데 있는 절이고?"
이튿날 대중 대통령, 긴 한숨 내쉬며 "언제 디카프리오(빚 갚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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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터넷 유머 / 2
윤 금 초
 
Y
문민 정부 최후 만찬엔 [Y]이 만발했다.
서울을 온통 하얗게 덮어버린, 폭설 내리는 밤 삼청동 총리 공관. 문민 정부 최후 만찬이 베풀어지고 있었것다. "밤의 청와대는 적막강산, 심심하고 썰렁하고 고독해 못있것다"03 대통령 위로하기 위해 고건 총리가 주선한 자리였것다. "국무위원 여러분, 요즘 대통령 심기가 영 불편한데 우리 Y담이나 한 마디씩 걸판지게 합시다, 걸판지게." 총리가 바람 잡았능기라. 이 분위기 잡칠세라 정무장관이 서둘러 "제 고향 이북에선 전구(電球)를 불이 켜진다고 해서 불알이라고 합니다. 형광등은 긴 불알, 샹들리에는 떼불알." 뒤 이어 총무처장관 "어떤 사람이 검은 콘돔을 가지고 다니기에 물었더니 마누라 상중(喪中)이라 그런다"고 했것다. 오량액에 얼큰해진 03 대통령 "영국을 방문했을 때 엘리자베스 여왕 옆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만찬이 끝날 무렵 갑자기 테이블 밑으로 여왕이 맨발로 내 다리를 자꾸 건드리는 거라. 한번도 아니고 세번 네번 건드리는 거라. 순간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겠더라구. 혹 무슨 메시지는 아닐까, 할 말이 있는 건 아닐까 별 생각 다 들더라구. 알고 보니 영국 여왕 하 답답하여, 하이힐이 하 답답하여, 식사 전에 신발 벗어 두었는데 글쎄, 구두 한 짝이 내 발쪽으로 와 있었던 게야, 으흐히잇!"
폭설 속 총리 공관서 엮은 복카치오 데카메론.
 
 
. 양장시조의 형태
 
시조의 형식 가운데 개화기에 이르러 출현한 시형으로서 초·중장 가운데 한 장이 생략된 형식이다. 양장시조, 혹은 2시조라고도 하는 이 시형은 말 그대로 두 장으로 이루어진 형태의 시조를 말한다. 우리 시가문학은 개화기에 이르러 많은 변형이 나타났으며 양장시조도 단시조의 축약적 변형으로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산도 의구하고 물도 의구하건만
엇지타 우리 강토는 이 디경이 되얏노> [警世木鐸]
예문 / [시조 짓는 마을] 25쪽 김혜선 [반다지],
29쪽 이효정 [봉선화 물들이기],
37쪽 우순조 [어머니],
윤금초 [빗살무늬 바람] 첫 수
 
 
. 옴니버스 시조의 형태
 
[옴니버스 시조]는 한 편의 連作時調 속에 앞에서 말한 평시조·사설시조·엇시조·양장시조 등 다양한 시조 형식을 모두 아우르는 混作 형태를 말한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형식을 지배한다}는 전제 아래 1970년대 이후 시도된 새로운 시조 형태이다.
윤금초의 장편시조 [청맹과니 노래]가 그 시발점이며, 근래 패기에 찬 젊은 시조시인들이 다투어 試圖,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 사회의 複雜多技한 문명의 흐름을 포착하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오늘의 시대에 적응해가는 인간들의 사고와 심리의 重層構造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표현 영역의 확대]는 필수적이다. 286시대, 386시대는 이미 과거 역사로 기록되고 있으므로, 이제 [새로운 세기에 부응한 새로운 표현 양식]을 개발해야 한다.
시나 소설을 구획 짓는 장르 개념이 차츰 허물어지고 있는 요즘, 장편서사시조 같은 스케일이 웅장하고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變奏]를 시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옴니버스 시조]를 활발하게 창작, 시조문학의 지평을 한껏 넓혀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근자에 현대 시조의 [누벨 바그 운동(새 물결)]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중진과 신인들이 [옴니버스 시조]를 대담하게 시도,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문 / 송광룡 [돌곶이 마을에서의 꿈]
윤금초 [주몽의 하늘], [백악기 여행]
현상언 [, 유년, 코카콜라 뚜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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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시조>
 
돌곶이 마을에서의 꿈
송 광 룡
 
1
돌꽃 피는 것 보러
돌곶이 마을 갔었다.
길은 굽이 돌면 또 한 굽이 숨어들고 산은 올라서면 또 첩첩 산이었다. 지칠대로 지쳐 돌아서려 했을 때 눈 앞에 나타난 가랑잎 같은 마을들, 무엇이 이 먼 곳까지 사람들을 불러냈나. 살며시 내려가 보니 무덤처럼 고요했다. 가끔 바람이 옥수수 붉은 수염을 흔들 뿐,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사람의 자취 묘연했다.
여러 날 헤매이다가
텅 빈 집처럼 허물어졌다.
 
2
화르르 타오르는 내 몸엔 열꽃이 돋고
세상은 천길 쑥구렁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누군가 눈 좀 뜨라고 내 이마를 짚었다.
, 그 서늘함에 화들짝 깨어났다
눈 뜬 돌들이 지천으로 가득했다
온전히 제 안을 향한 환한 꽃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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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의 하늘
윤 금 초
 
그리움도 한 시름도 潑墨으로 번지는 시간
닷되들이 동이만한 알을 열고 나온 주몽
자다가 소스라친다, 서슬 푸른 殺意를 본다.
하늘도 저 바다도 붉게 물든 저녁답
비루먹은 말 한 필, 비늘 돋은 강물 곤두세워 동부여 치욕의 마을 우발수를 떠난다. 영산강이나 압록강가 궁벽한 어촌에 핀 버들꽃같은 여인. 천제의 아들인가 웅신산 해모수와 아득한 세월만큼 깊고 농밀하게 사통한, 늙은 어부 河伯의 딸 버들꽃 아씨 유화여, 유화여. 태백산 앞발치 물살 급한 우발수의, 문이란 문짝마다 빗장 걸린 희디흰 適所에서 대숲 바람소리 우렁우렁 들리는 밤 발 오그리고 홀로 앉으면 잃어버린 족문 같은 별이 뜨는 곳, 어머니 유화가 갇힌 모략의 땅 우발수를 탈출한다.
말갈기 가쁜 숨 돌려 멀리 남으로 내달린다.
,, 앞을 가로막는 저 검푸른 강물.
금개구리 얼굴의 금와왕 무리들 와와와 뒤쫓아 오고 막다른 벼랑에 선 천리준총 발 구르는데, 말 채찍 활등으로 검푸른 물을 치자 꿈인가 생시인가, 수 천년 적막을 가른 마른 천둥소리 천둥소리. 문득 물결 위로 떠오른 무수한 물고기, 자라들, 손에 손을 깍지끼고 어별다리 놓는다. 소용돌이 물굽이의 엄수를 건듯 건너 졸본천 비류수 언저리에 초막 짓고 도읍하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四神圖 布置하는, 광활한 北滿대륙에 펼치는가 고구려의 새벽을.
둥 둥 둥 그 큰북소리 물안개 속에 풀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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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 여행
우항리 공룡 발자국 화석에 관한 단상
윤 금 초
 
물새떼 날개짓에는 하늘색 묻어난다
중생대 큰고니도, 갈색 부리 익룡들도
후루룩 수면 박차고 날자 날자 날자꾸나.
장막 걷듯 펼쳐지는 광막한 저 백악기 공원.
물벼룩 물장구치는 안개 자욱한 호숫가, 켜켜이 쌓아올린 색종이 뭉치 같은 시루떡 암석층 저만큼 둘러놓고 배꼽 다 들어낸 은빛 비늘 아기공룡 물끼 흥건한 늪지 둑방길 내달릴 때 웃자란 억새풀 뒤척이고 뒤척이고. 발목 붉은 물갈퀴새, 볏 붉은 익룡 화석도 잠든 세월 걷어내고 두 활개 훨훨 치는 비상의 채비한다.
1억년 떠돌던 시간, 거기 머문 자리에서.
한반도 호령하던 그 공룡 어디 갔는가.
지축 뒤흔드는 거대한 발걸음 소리
앞 산도 들었다 놓듯 우짖어라, 불의 울음.
저물면서 더 붉게 타는 저녁놀, 놀빛 바다.
우툴두툴 철갑 두른 폭군 도마뱀 왕인가. 파충류도 아닌 것이, 도롱뇽도 아닌 것이, 초식성 입맛 다시며 발 구른다 세찬 파도 밀고 온다. 검은 색조 띤 진동층 지질 아스라한 그곳, 결 고운 화산재·달무리·해조음 뒤섞이고 뒤섞여서 잠보다 긴 꿈꾸는 화석이 되는 것을, 별로 뜬 불가사리도 규화목(硅化木) 튼실한 줄기도 잠보다 긴 꿈꾸는 화석이 되는 것을. 깨어나라, 깨어나라. 발목 붉은 물갈퀴새, 볏 붉은 익룡 화석도 잠든 세월 걷어내고 이 강물 저 강물 다 휩쓸어 물보라 치듯 물보라 치듯, 하늘색 풀어내는 힘찬 저 날개짓!
후루룩 수면 박차고 날자 날자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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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조의 형태
 
동시조는 평시조 형태 속에 동심(童心)을 담아내는 양식이다.
예문 / 박경용 [발자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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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조>
발자국·2
박 경 용
 
솟는 해가 풀어놓은
싱그런 황금 물감을
발가락에 듬뿍 찍어
붓질하는 갈매기들
나날이
너럭바위에다
새 아침을 그린다.
글자로 수놓인 듯한
곰실대는 발자국들.
갈매기 주인인
이 바다, 이 화폭에
오늘은
가창오리 한 떼가
덧칠을 하고 간다.
 
 
#### 시조 쓰는 법(형식)과 퇴고
 
* 시조의 형식 - 3612음보
초장 : 감의 씨를/잘그시 쪼개면//작은 스푼/들어 있다(4/6//4/4)
중장 : 흙 속에/썩어지면//단물 들어/일용할 양식(3/4//4/5)
종장 : 내 죽어/내 영혼 스푼은//어느 땅 시로/태어나랴.(3/7//5/4)
<이상범의 '작은 스푼' 전문>*
 
3 아들 / 추창호
대문짝만한/ 웃음 하나// 씨익/ 남겨 놓고// --------초장
3 4 3 4 --------기본음수율
책가방/ 무게만큼// 힘겨운/ 세상 길을// --------중장
3 (3) 4 3(4) 3(4) --------기본음수율
열려진/ 새벽을 따라// 성큼성큼/ 가는구나//--------종장
5-9 4 3 --------기본음수율
* / 음보, //
첫째, 시조는 3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초장, 중장, 종장
둘째, 시조는 각 장마다 네 걸음(음보)을 걷습니다.
셋째, 종장의 첫걸음은 반드시 '석 자' 입니다.
넷째, 종장의 둘째 걸음은 5 ~ 7자가 좋습니다.
 
* 퇴고하기
첫 째, 각 장마다 네 걸음이 되었는가?
둘 째, 종장의 걸음걸이(첫걸음 - 석 자, 둘째걸음 - 5 ~ 7)가 맞는가?
셋 째, 어색하게 읽혀지는 부분이 없는가?
넷 째, 다른 것으로 빗대어 표현할 부분은 없는가?
다섯째, 자기의 생각이 잘 나타났는가?
 
우리는 리듬이 모든 생명의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협의의 리듬은 시를 포함한 일체의 문화현상에 적용된다. 일체의 문화현상은 자연현상이나 우주현상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문화현상이 리듬을 나타내는 데에는 그 현상, 이를테면 시면 시, 음악이면 음악, 회화면 회화가 그들만의 리듬의 단위를 띨 때 가능하다. 시의 경우 리듬은 언어적 단위, 음악의 경우 리듬은 소리 단위, 회화의 경우 리듬은 선·형태·색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위들이 리듬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했듯이 그것들이 리듬의 기본개념인 주기성, 상이성, 반복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시의 리듬은 상이한 언어적 단위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때 나타난다. 여기서 언어적 단위들은 어디까지나 음성적 단위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시의 리듬은
냇가에 해오라비 므스일 셔잇난다
無心한 져고기를 여어 므슴 흐려난다
아마도 한믈에 있거니 니저신들 엇다리
같은 시조를 중심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신흠의 시조이다. 2행의 '여어''엿보아'라는 뜻이다. 이 시조는 그 언어적 단위, 이를테면 낱말의 음절수가 기본이 되어 리듬을 형성한다.
여기서는 상이한 음절수를 지닌 두 개 이상의 낱말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분명한 이론적 체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들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시조의 형식은 초장·중장·종장으로 되어 있으며, 음절수를 중심으로 초장은 3. 4. 3(4). 4, 중장은 3. 4. 3.(4).4, 종장은 3. 5. 4. 3의 형식으로 드러난다. 시조가 리듬을 띠게 되는 것은 음절수를 기준으로 3음절로 된 낱말과 4음절로 된 낱말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위의 시조의 경우 그것은
3 · 4 · 3 · 4
3 · 4 · (4) · 4
3 · (6) · 4 · 3
음수률이란 흔히 자수율, 음절율이라고도 부르며 음절의 수를 한 단위로 하여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음수율은 크게 두 가지의 유형, 로츠에 의하면 순수음수율과 복합음수율로 나뉘어진다7). 순수음수율이란 통사적 체계, 곧 낱말이나 문장 속에서 오직 음절수만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우리시의 경우에는 2. 3, 3. 3, 3. 4, 4. 4, 3. 3. 2, 3. 3. 3, 3. 3. 4조로 나타나며 개화기 이후 일본에서 수입되었다고 주장되는 7. 5조가 있다. 그러나 7. 5조의 경우 73. 4 , 52. 3 등으로 가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통적 음수율의 변형으로도 본다
8). 김준오 교수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시행들을 보기로 들 수 있다
 
9).
(1) 살어리 살어리 랏다
청산에 살어리 랏다
(2)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3) 古人도 날 못보고 나도 고인 못뵈
古人을 못 뵈도 녀던 길 알파 잇나
녀던 길 알파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4)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한 상 綠分이며 하날모를 일이런가
(5) 대조선국 건양원년 자주독립 기쁘하세
천지간에 사람되야 진흥보국 제일이니
(6)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7)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1)은 고려속요 靑山別曲의 일부로 3.3.2, (2)는 경기체가翰林別曲의 일부로 3.3.4, (3)은 이황의 시조 陶山十二曲의 일부로서 3.4, (4)는 정철의 가사 思美人曲의 일부로 4.4, (5)는 작자미상의 개화가사 愛口歌의 일부로 4.4, (6)은 민요아리랑의 일부로 3.3.4, (7)은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일부로 7.5조로 되어 있다.
 
 
현대시조의 좋은 작품의 한 예
 
--이호우//<開花> 중에서--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이호우// <龜裂> 중에서--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차라리 絶望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금이 갑니다.
 
----가람 // <계곡> 중에서----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리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이은상// <가고파> 에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박재삼 //<내사랑은> 에서----
여울 바닥에는 잠 안 자는 조약돌을
날 새면 하나 건져 햇볕에 비쳐주리라
가다간 볼에도 대어 눈물 적셔 주리라.
 
[2006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 당선작]
사과를 만나다
박연옥
 
길어야 일주일쯤 머무는 줄 미리 알아
올핸 꼭 만나리라 서둘러 꽃 피워놓고
받침이 집인 줄 모른 채 사과꽃은 지더니
떠난 자리 들어선 열매 뙤약볕에 담금질하고
비바람에 지는 벗들 가슴으로 배웅하며
모질게 견뎌온 나날 과즙으로 고이더니
끝내 그를 알고 안절부절 못하는 낯빛
그걸 헤아린 듯 크게 한 입 베어 무니
달디단 사과향 속으로 그림자 두엇 잠긴다
심사평==당선작 '사과를 만나다'는 따뜻한 관찰을 통한 시간의 육화가 일품이다. '받침이 집인 줄 모'르고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다시 앉아 '과즙으로' 고이는 과정이 사뭇 그윽하다. 시조 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지더니', '고이더니' 같은 결구도 셋째 수에서 효과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다른 작품의 고른 수준과 종장 처리 능력이 평가에 한몫했음을 밝힌다. 이번 심사에서 특히 중시한 것은 미학적 완성도다. 참신성을 형식에 잘 앉히지 못할 경우, 이후의 작품이 흔들리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이민아
무제치늪* 골짜기에 사나흘 내린 눈을
녹도록 기다리다 삽으로 밀어낸다
사라진 길을 찾으려 한삽 한삽 떠낸 눈
걷다가 밟힌 눈은 얼음이 되고 말아
숨소리 들려올까 생땅까지 찧어본다
삽날은 부싯돌 되어 번쩍이는 불꽃들
성글게 기워낸 길 간신히 닿으려나
내밀한 빙판 걷고 먼 설원 헤쳐가면
삽 끝은 화살 같아져 모서리가 서는데
결빙에 맞서왔던 삽날이 손을 펴고
쩌엉 쩡 회색하늘에 타전하는 모스부호
마침내 도려낸 상처 한땀 한땀 기워낸다
 
*무제치늪 : 울산 울주군 삼동면 정족산(鼎足山)에 자리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층습원(高層濕原). 6000여 년 전 생성됐으며 지금도 수많은 습지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심사평==시조는 시각적 형식미에서 자유시와 식별시켜야 함에도 의도적으로 구와 장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표기법을 쓰는 유형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조가 자유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형식의 파괴가 아니라 내재적 의미의 농축에 힘써야 하고, 글감잡기에서 형상화까지 치밀하게 결구(結構)해야 할 것이다.
당선작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이민아)는 순수한 원형을 지닌 눈이라는 오브제에서 상처를 만들고 그것을 도려내는 메스를 잡는 손이 능숙하다. 계절성을 띤 소재이면서 일상에서 끄집어내기 어려운 시의 줄기를 찾아가는 생각이 살아 있다. 명사 을 거듭 쓰는 것과 새맛내기가 덜한 점이 있으나 발상의 깊이가 있고 감성의 칼끝에 날이 서 있어 시조에 한몫 하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장작불
민달            
 
1.
궁핍한 땅 말뚝 박아
지열(地熱)에 앓고 나니
계절을 뒤로하는
소소리 바람 산득하고
시나위
질펀한 곡조로
밑불을 토해 낸다
2.
회붉은 목질부(木質部)
너울진 꿈이 있어
겯고 트는 젖줄 위로
끔틀대는 봄배냇짓
한밤내
섣부른 불길
북천(北天)을 찾아 간다
3.
줄지은 산맥들
부푼 구름 보듬고
동강난 불기둥
아직은 뭉근해도
옹골질
맥박 이으며 우 적 우 적 타구나
'장작불'은 민족의 아픔과 열망을 장작불을 통해 바라본 시점이 훌륭했으나 상징이 추상화된 흠이 있었다. 묘사보다는 시상(詩想),시상 그 너머 역사성에 가점을 주다 보니 '장작불'을 당선작으로 밀 수밖에 없었다. /임종찬 시조시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젖 물리는 여자
노영임
 
뜨건 국밥 후후 불며 젖 물리고 앉은 여자
어린 건 한껏 배불러 빨다가 조몰락대다
꽉 쥐고 해살거리며 또글또글 웃는다
한길에는 늦게 깨어난 게으른 햇살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사뿐사뿐 걸어가는
살짝 휜 S라인 여자들 발꿈치를 좇고 있다.
공갈빵처럼 부푼 가슴 아슬아슬한 실루엣
필라멘트 깜빡깜빡 전류를 방출하는
뾰족한 고욤 두 개가 손끝만 대도 터질듯
휘청, 가는 허리 애기집 하나 못 얹어도
둥지 속 알 넘보듯 집요한 사내들의 눈 왜일까,
늪에 빠지듯 지독한 허기 몰린다
순환소수처럼 잇고 이어 사람에 사람을 낳은
빌렌도르프 비너스 따뜻한 양수의 기억
넉넉히 젖 물려주는 그런 여자가 그립다.
 
[심사평]
현대의 잘못된 여성상3 묘사 빼어나
이지엽시인
 
당선작으로 택한 노영임의 젖 물리는 여자는 외모 중시의 덫에 치여 점점 나약해져가고 있는 현대의 잘못된 여성상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시상을 잡아나가는 구성과 묘사가 빼어나다. 같이 응모한 작품들도 모두 정제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뢰를 얹을 만하였다. 특히 전통을 재해석한 쌍화점과 생태 사설시조라 할 만한 북새통 났네는 소재의 다양한 운용과 단단한 기량을 짐작케 한다.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진해 좋은 시인이 되길 바란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남해기행
이아영
 
손에 묻은 모래알을 훌훌 털어내고 싶어
바다에 나와서면 먼 기억들이 달려오고
가슴은 빈 바람 소리로
동굴 하나 만든다.
지나온 발자국들 돌아보면 또 묻히고
갈매기 흰 울음이 저녁놀에 잠겨들면
달 하나 키우고 싶은
섬이 하나 솟는다.
물때에 부대끼는 서러운 몸짓으로
꿈을 잠재우는 파도와 마주서다 보면
일몰은 또 하나의 탄생
산이 나를 맞는다.
심사평==이근배 한분순
당선작 이아영의 남해기행은 삶의 현실에서 내다보는 희망과 자연과의 호흡, 숨결이 피부에 와 닿는 작품이다. 기행이라고 해서 표면에 나타난 사물 그대로만을 묘사하지 않고 세밀한 관찰을 통해 내면의 이미지로 표출해낸 감성적인 작법이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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