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0. 12. 19(토) 08:00 ~ 20(일)16:55
2. 탐방지 : 해파랑길 24구간 일부 ~ 25구간 탐방후기(거일2리 – 수산교)
3. 코 스 : 울진 평해읍 거일2리버스정류장-월송정-대풍현-기성버스터미널-기성버스터미널-기성망향해변-망향휴게소-망양정-수산교(탐방거리 39.3.4km, 탐방시간 9시간 28분)
4. 참석자 : 강예구, 김필성, 이준하, 최홍구 등 4명
5. 탐방후기
해파랑길 탐방이 점점 멀어질수록 오고가는 데만 7~8시간이 소요되어 울진 후포리에 있는 강 과장의 처갓집을 이용해 1박을 하다 보니 보살펴야하는 가족이 있는 여성회원들은 참가할 엄두를 못내는 것 같고, 토요일 저녁마다 각종행사로 오고 싶어도 못 오는 문 원장까지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고, 남성회원 두 사람은 코로나가 무서워 아예 참가를 못하고 있어, 이들이 가끔 보고 싶기도 하다.
19일 아침 8시 망미역에서 김필성, 이준하 두 사람을 태우고 해운대 중동 로데오아울렛거리 옆 봉구비어 앞에서 강 과장을 픽업한 뒤 동해고속도로를 달려 외동휴게소에 잠시 들려서 화장실을 이용하고는 지난 탐방이 끝난 울진 평해읍 거일 2리 바다목장낚시 앞 정류소에 10시 45분 도착하여 도로가 집 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탐방을 준비한 뒤 10시 50분에 탐방이 시작됐다.
처음부터 바다를 옆에 두고 지겨운 해안도로를 걷게 되지만 지난 탐방 때 5km 남짓거리를 걸어놓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스팔트 도로의 지루함을 느낄 때쯤 대형 대게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황금대게공원에 도착했다.
거일2리의 앞바다는 옛날에 대개가 많이 잡혔던 곳이라 대게마을이라 불리고 있고, 영덕사람들이 이곳 앞바다까지 와서 대개를 조업하고 가서는 영덕대게라고 선전하여 울진대게보다 영덕대게로 많이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지금도 영덕의 차유마을과 울진의 거일2리 마을이 대게의 원조마을이라고 서로 우기고 있단다. 영덕에는 대게공원이 차유마을 입구에 있고, 울진에는 거일리 방파제에 황금대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어서 나오는 울진 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 출입구에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고, 동해의 거센 샛바람이 불어오고, 검푸른 성난 파도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갯바위와 방파제에 사정없이 부딪히고 있다. 그리고 차가운 영하의 날씨는 동해의 겨울 참맛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려는 그 기세가 엄청나다.
거일2리와 거일1리를 지나는 길가엔 바다를 바라보는 펜션들과 민박집이 간간히 자리하고 있고 포항공대 평해연수원을 지나게 된다.
해파랑길은 찻길과 마을길로 오가기를 반복되고, 거일리 바닷가 가옥의 파란색과 붉은색의 함석지붕은 또 다른 맛을 안겨준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은 듯 붉은색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루며 번갈아가며 칠해 놓은 함석지붕과 그것을 향해 사정없이 달려들어 하얀 포말을 휘날리는 파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추운 날인데도 한가롭게 노니는 갈매기가 아름다움과 평화스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직산 2리와 1리를 지나고 직산항과 방파제를 지나게 되고,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월송정교를 지나 우거진 송림 옆에는 구산해수욕장과 아름다운 해안선, 배후습지를 활용한 평해사구습지 생태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에는 편의시설은 물론 생태관찰대와 조류관찰대, 사구전망대, 광장, 해안전망대 등이 있다.
송림 숲속에는 관동팔경 중의 하나로 동해를 바라보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으로 싸여있는 월송정이 있다.(12:15) 송림 곳곳에는 정자와 평상 등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 좋은 시설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추운 겨울철인 이날은 소나무 그늘로 손까지 시려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카라반과 차박텐트를 설치하며 야영을 준비하는 대단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사구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백사장에는 채 얼마 되지 않은 소나무 묘목들을 여러 줄로 심어 놓았다. 문득 세월이 흐르고 이곳도 월송정 주변같이 울창한 송림으로 변한 뒤에 다시 찾아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송림을 지나 황보천을 건너면 구산해수욕잠(12시 40분)이다. 이어 구산마을 길을 들어서게 되고 구산항을 만나게 된다. 조그만 구산항 입구에는 여러 가지 조형물로 장식되어 있다.
구산마을 포구 옆 바닷가 수토문화쉼터(참고로 수토란 수색하여 토벌한다는 뜻이고, 수토사는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에서 벌목과 어로행위를 하는 일본인을 수색해서 토벌하기 위해 2~3년마다 파견한 관리를 말하며, 당시 울진 구산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로 갔다고 함)를 지나 백사장 옆에 조성된 간이공원에 놓여있는 동그란 벤치에 자리를 잡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13:30), 독도 모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수토문화쉼터에는 독도의 조형물과 수토선, 수토사가 울릉도로 가는 과정을 표현한 타일로 장식된 벽이 있다.
구산포구를 벗어나서는 끊임없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다 봉산2리 마을길로 접어들어 백암 김제 충절시가 있는 곳을 지나고 봉산1리를 빠져나와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랐다가 울진비행장을 왼편에 두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게 되면, 포항과 삼척으로 방향이 갈라지는 기성교차로로 이어지고, 척산천을 가로지르는 기성교를 지나 넓은 들판을 옆에 둔 척산리의 마을길로 접어들게 된다. 황응천 효자비각과 기성면 보건지소를 지나 사동항까지 이어진다.
기성면은 해변 옆에 자리하고 있으나 해변과 도로 사이에 드넓은 농지가 조성되어 있고 농촌활성화지역으로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을 마을 곳곳에 붙어있는 표어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기성면에 들어서 척산1리 도로 따라 길게 늘어선 목제데크로 된 인도는 파손된 곳을 보수한다고 출입을 못하게 해놓았는데, 출입을 못하게 쳐놓은 비닐테프가 다 헤어질 지경이다.
기성버스정류소 앞에서 해파랑길 스탬프를 날인하고 한 구간이 끝났다는 안도와 들뜬 기분으로 길을 걷다보니 그만 해파랑길 시그널을 놓치고 말았다.
마을길을 따라 기성리마을회관과 기성중학교 옆을 거쳐 기성항까지 들어갔으나 시그널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강 과장과 내가 시그널을 찾느라고 이리저리로 헤매는 사이 이준하 회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디로 갔냐?’고. 김필성 이준하 두 사람은 들판 가운데에 있는 눈두렁길에 붙어있는 시그널을 보고 바로 갔다나? 이 일로 우리보다 한참이나 뒤처졌던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를 앞서게 되었고, 우리는 오르막 도로에서 두 사람을 따라잡느라고 콩죽같은 땀을 흘리기도 했다.
도로를 따라가다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언덕길을 내려가면 봉산리에서 헤어졌던 바다와 다시 만나게 된다. 이곳이 바로 사동리해변이다.
15시 50분 사동항을 지나고, 공공캠핑장 해빛뜰마을을 지나는데, 그 이용가격이 만만찮다. 비수기 2만원에서부터 성수기는 3만원, 극성수기 4만원이나 한다.
기성망양 교류센터 입구로 해서 망양해수욕장으로 들어가서 야영장 옆 해변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송림과 어우러진 멋진 백사장과 빼어난 해안선들을 감상하고 길을 재촉했다.
해변을 빠져나와 도로를 걷는 순간 동절기 해가 일찍 지고 날이 빨리 어두워지고 기온도 떨어져 더 이상 걷기가 힘들었다. 결국 16시 33분 망양 삼성모텔 앞에서 탐방을 멈추고 하루의 일정을 마치기로 했다.
아쉬운 것은 이곳에서 400m 정도만 더 가면 2015년 정자가 새로 건립되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망양정 옛터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고, 우리는 망양정 옛터 대신 내일 울진해맞이공원 옆 둔산에 있는 현재의 망양정을 마음껏 보기로 하고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택시를 호출하여 차가 주차된 곳으로 이동하여 강 과장 처갓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17시 17분이다.
준비해 간 과메기와 밑반찬, 구입한 돼지고기를 구워 안주와 반찬으로 소주, 맥주를 곁들인 푸짐한 저녁만찬을 즐기고 자정이 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7시가 다되어 기상하여 아침을 해결하고 도시락을 싸서 8시 25분에 집에서 나서, 가는 길에 망양2리 쉼터에 들려 울진대게 조형물과 해안풍경을 감상하고, 9시 15분에 망양휴게소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창문너머로 보이는 바다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펼쳐놓은 듯 사람의 넋을 다 빼놓는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보니 마냥 감상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어 다음을 기약하고 이내 탐방은 시작됐다.
7번 국도를 따라 걷다가 덕산1리 마을길로 들어서게 되고, 마을에는 소박한 토담집도 보이고 오래된 제실 같은 건물도 보여 정겨움을 더해준다.
바닷가에 있는 오산리마을을 지나고 진복리에서 산포리로 넘어가는 해안도로에는 멋진 촛대바위가 우리를 반긴다. 강 과장은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우리들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오가는 차들을 이리저리 피해 찍기도 했다.
울진 촛대바위는 1986년 진복리와 산포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개설하면서 바위를 모두 제거하도록 계획되어 있었으나, 빼어난 절경을 보존하려는 이곳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현재의 모습으로 보존되고 있다고 하며, 바위 위의 소나무가 마치 촛대와 같은 형상이라 자연스럽게 촛대바위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촛대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물개바위가 있고(11시 5분), 약 1km 지점해안 옹벽너머 바위 위에는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금호정이 있다.(11시 20분)
산포1, 2리 마을을 지나 울진 해맞이공원으로 올라(12:00) 전망대같은 조형물과 새해맞이 타종행사를 하는 울진대종 옆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은 뒤 오솔길을 따라 바로 옆 둔산에 있는 망양정으로 향했다. 해맞이공원 곳곳 전망이 좋은 곳에는 사진촬영 장소 안내와 더불어 여러 가지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사진을 찍기 좋게 해 놓았다.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망양정은 고려시대 기성면 해안가(망양정 옛터)에 세워졌으나 세월이 오래되어 허물어졌고, 조선시대(1471년) 평해군수가 현종산 기슭으로 옮겨 다시 세웠는데, 이 또한 세월이 흘러 파손과 중수가 거듭되다 1860년 울진 현령이 현재의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둔산으로 옮겨 세워져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왕피천과 만나는 동해바다를 굳어보며 우뚝 솟아있는 망양정은 정말 일품이다. 더군다나 경치도 경치려니와 망양정과 해맞이공원 일대는 무료와이파이까지 터져 데이터가 부족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여, 회원들을 앞서 가게하고 수신된 카톡을 일일이 답하느라 종종 걸음으로 뒤따라가기도 했다.
해맞이공원에서 왕피천공원(엑스포공원)으로 오가는 케이블카 종점을 거쳐 왕피천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내려와 왕피천을 따라 걸으면 25코스의 종착점 수산교에 도착(13:00)되었다.
해맞이공원을 내려오면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시간이 어중간하고 장소도 마땅하지 않아 택시를 호출해 아침에 차를 주차해 놓은 망양휴게소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망양휴게소 뒤편 전망대에 자리를 잡으니 휴게소 건물이 겨울바람을 막아주었고, 탁트인 바다전경이 입맛을 더해주어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니 신선이 따로 없는 것 같고, 행복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우리는 이렇게 멋진 곳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14시15분 부산으로 향했고, 경주를 거쳐 논스톱으로 출발지인 망미역에 16시 55분에 무사히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