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monix Mont-Blanc FRANCE Sep.2016
GR5 (Grande Randonn?e)
샤모니에서 에비앙까지 6박 7일(12~18.sep
이 루트는 몇해전 샤모니 주재 알펜로즈 조사장에게 아름다운 루트로 많은 유럽인들과 일본인들이 걷는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지만, 정작 이 루트가 GR5라는 사실은 지도에 형광펜으로 루트 파인딩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낫선곳으로 길을 찾아가기 위해 지도를 펼칠때의 설레임은
미지의 길에 대한 설레임일 게다.
지난 칠년여 알프스를 수 없이 걸었지만 혼자만의 길은 처음이라 더욱 그랬다.
이곳 산길들은 알맞은 거리에 반드시 산장이 있고 마을을 지나는 지역에는 지트나 캠핑장이 있어 성수기인 7~8월엔 비상 식량만 챙기면 된다고 하는데
9월 중순에 시작을 하였기에 산장마다 문이 굳게 닫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성수기라고 해도 TMB (170km) 나 GR20 (210km), HRT 오뜨루트 (218km) 에 비하면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그것은 우리가 도상거리 790km인 백두대간 길 구간을 나누어 하듯이 GR5는 네덜란드에서 니스까지 무려 2500km 이므로 한번에 걷기에 불가하여 유럽인들도 우리와 같이 구간 구간 나누어 걷는 듯 하다.
GR루트는 유럽 전역에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트레킹 루트이며 GR뒤에 붙은 숫자는 고유의 이름 이라고 보면된다.
길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각 지역에 따라 표식의 거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항상 주시 하여야 작가 이화인의 시처럼 "길위에서 길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길은 인연과 같고 로마로 통한다 하여 만나겠지만 때론 평행선을 그어 방향을 잃을 수 도 있다.
GR5 에서는 더욱 주의하며 사전지식 없이 오직 지도 한장만으로 시작 되었고 그것은 곧 고착화된 나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생각이 깊어지면 시작도 하기전 지쳐버리곤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산에서는 길만 찾아가면 모두가 대자연이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각 마을, 도시 마다의 역사와 문화를 즐기고 느끼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 하기에 대략적으로 보며,
걷고 난 후에 책이나 인터넷 등으로 복습하고 습득하는 편이다.
이 루트는 보통의 경우 에비앙에서 샤모니, 니스까지 진행을 하는데 편의상 샤모니에 머물고 있어 역방향으로 진행 하였다.
또 이런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반대로 샤모니에서 니스까지 걸어봐야 겠다.
Col de Brevent 2368m 12.Sep
12. sep. 2016
Chamonix to Refuge d'Anterne
샤모니 레자홀 캠핑장에서 쁠랑프하 케이블카 스테이션까지 이십여분 걷기 시작으로 설레이는 GR5 루트 탐방길에 들어선다.
플랑프하 케이블카는 비시즌이라 8시 50분에 시작이라고 시내 전광판 불빛을 밝힌다.
샤모니의 많은 케이블카들은 일시에 멈추지 않고 관광객의 방문 빈도수에 따라 각 스테이션마다 다르게 멈추는듯 하다.
가장 늦게까지 운행하는 곳은 역시 세상에서 가장 높이, 가장 빠르게 오른다는 에귀디미디행이며 12월 두째주까지 라고 알고있다. 대부분은 9월 중순 이전에 멈추는 듯 하다.
케이블카 비용도 성수기와 비수기 다르게 책정하여 좀더 저렴한 편이다.
플랑프하 케이블카 스테이션 바로 아래 카페에서 아침식사로 에스프레소와 크와상을 먹고 싶은 생각에 약간 오르막 길을 올라오니 다행이 문을 열었고 들어 서려는 순간 맞은편 지트의 주인 할머니가 개를 끌고 들어선다.
이전부터 아는 사이라 반가히 인사를 나누며 전날 알려준 지트에 예약을 하게 되어 고맙다하니 잘 되었다며 밝은미소 짓는다.
카페에는 식사타임이 좀 지난 시간인지 크와상은 동이났고 쵸콜렛이 조금 들어있는 뺑오쇼콜라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지도를 펼쳐 루트를 살핀다.
케이블카를 타고 1950m 쁠랑푸하에 내려 십여분 올라서면 TMB길을 만나고 브레방 방향으로 한시간쯤 가파르게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 Col du Brevent 2368m에 케른이 있고 옆으로 GR5 루트가 진행되는 곳에 도착한다.
그동안 TMB를 하면서 GR5라는 표식을 수 없이 봤어도 설레인적은 한번도 없었고 저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것일까 정도였다.
그 길은 나의 길이 아니였고, 지금 이 순간 나의 길 GR5라고 적힌 바위를 보니 흥분되고 설레임이 가득하다.
이곳의 산길들을 수없이 걸으며 루트 설계에 늘 감동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이러한 루트들은 정확하진 않지만 내 생각으로는 첫번째가 친환경적, 두번째가 인체 공학적, 세번째가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도록 대부분 지그재그로 설계된 듯 하다.
Col de Brevent 2368m 12.Sep
GR5 길을 들어서서 사십여분 내리막길 중간쯤 뷰포인트에서 젖은 텐트를 말리며 점심식사로 샌드위치바게뜨를 먹으며 시야를 멀리한다.
죄측 아래로 도시 빠시와 살랑슈가 보이고 맞은편으로는 브레방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거대한 암석지대인 Rochers de Fiz (표고 2500~2700m 약 9km) 가 병풍처럼 서 있다.
설산은 아니지만 산과 마을 사이, 산과 산 사이에 드리워진 음영으로 만들어진 산너울에 감탄 하며 한시간여를 머물렀다.
다시 걷기를 시작.
오늘 가야할 길과 머물러야 될곳이 한눈에 들어 온다.
알프스는 가시거리가 좋아 지근거리 처럼 보이지만 생각했던것 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도로 보아 세시간 후 쯤이면 산의 중턱쯤 보이는 산장 Refuge Mo?de Anterne 2000m에 도착할것 같다.
다시 계곡을 향한 길을 내려오니 온 천지가 마가목 군락지다.
산에서 무단채취 해서는 안되겠지만 한국에서는 귀한데, 이곳에서는 동물들 배설물 에서나 조금 보이는것 같고 다른 용도로 사용한것은 보지 못했다.
마가목은 이곳뿐만 아니라 알프스 어디에도 지천이고 지중해 코르시카에도 많이 분포되어 있다.
술을 즐기지 않아도 산행후 산마을에서 약초등을 구매하여 술담그는 취미가 있어 한병 또 한병 늘어날 때마다 무척 행복하고 뿌듯한 맘까지 든다.
마가목의 담근주는 향기와 빛깔, 맛이 일품이다.
오늘 이만큼 가야하고 내일은 또 저만큼 가야하는 의무가 없는... 오롯이 내 의지대로, 내 뜻한대로 걸으며 사색하고 나를 충만시키는 축복의 시간 행복의 시간이다.
지나가는 산객도 없다. 그저 외로울것 같지만 행복의 발걸음이다.
군중속의 외로움이 아니라 자연속에 행복한 고독이다. 나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소에 매단 워낭의 딸랑 거리는 소리가 전부지만 혼자걷는길에 그것이 길동무 되어 준다.
계절이 9월 중순으로 접어든 알프스의 야생 블루베리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한자리에서 한움큼씩 수확하여 바로 입으로 들어간다.
이곳의 동물들 대다수가 블루베리를 먹는지 그들의 배설물이 안토시안 성분의 짙은 검보라색을 띄고있다.
계곡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마가목 숲길을 벗어나 오르막을 어느정도 올라, 왔던 길 뒤돌아 보니 멀어져가는 몽블랑, 몽모디, 구떼산장의 하얀산이 뭉게구름 사이로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진행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산장이 보이고 한시간쯤 이면 충분히 올라설것 같아 텐트와 침낭등을 강열히 내리쬐는 햇볕에 말리며 쉬어가기로한다.
블루베리 나무아래는 열매가 떨어져 온통 땅이 검다.
옆으로는 복분자 열매가 크고 토실토실하여 몇개 따는데 뭉그러지는것으로 보아 수확시기가 지난듯 하다.
자연의 섭리로 밀알이 씨앗 되듯 또다시 자양분 되어 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하게 될것이다.
Col de Brevent 2368m 12.Sep
한적하다.
사람 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땡볕아래 한참을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오르막길 땀이 굵어질즈음 첫 산장 Anterne에 도착하니 세시 사십분이다.
지도를 살피니 두시간정도 더 가야할듯 하여
산장에서 맥주와 콜라를 시켰으나 맥주가 혼자 마시기엔 취할만큼 용량이 커 맥주 대신 콜라 두병을 시켜 단숨에 들이켰다.
목을 타고 흐르는 탄산 음료의 짜릿함과 함께 한숨 돌리고 나니 야외 테이블에서 오늘의 시작점과 그 건너 몽블랑 산군의 침봉들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뭉게 구름과 함께 더 없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 오라는 사람도 가라는 사람도 없다.
오늘은 이곳에서 저 아름다움을 만끽하자 싶어 산장지기에게 텐트 칠 수 있느냐? OK! 3EURO 샤워는 할 수 있느냐? OK! 2EURO (1유로에 한화 약1,350원)
텐트를 치고 배낭 안에 물건들을 말리고 샤워를 하고 나니 긴장이 풀리며 번거롭단 생각에 산장식을 먹을까 고민하다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겠기에 조리해서 먹기로 결정하고 나니 먹구름이 끼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한다.
비가 올테면 오라지..
젖은 옷은 더이상 젖지 않는다.
이미 젖었음으로..
슬픈사람도 더이상 슬프지 않타고 했다.
이미 슬픔으로..
이렇케 생각하니 더할나위 없이 평화롭다.
저녁 식사는 건조비빔밥과 어제 샀던 돼지고기 슬라이스를 참기름과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 320g의 식사를 했다.
피곤이 몰려온다.
산장에는 주인장을 포함 네명의 스탭이 있는듯 하다.
커피 한잔을 시켜 밖으로 나와 비와 천둥소리를 들으며 거세지는 빗줄기와 바람소리에도 저녁이 익어가는 어둠 사이로 빛이 살아있어 몇컷의 사진을 찍고 텐트의 팩들을 다시한번 더 고정시키고 천둥번개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었다.
Refuge Mo?de Anterne 12.Sep
13. Sep. 2016
Refuge d'Anterne to
Samo?ns
아침이 밝아온다.
태양이 하늘을 발갛게 달구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밤 늦게까지 내린비는 그쳣고 상쾌한 바람이 텐트 문을 타고 든다.
물을 끓여 커피 한잔을 들고 밖으로 나와 자연이 선사하는 그림을 감상하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티엠비나 오뜨루뜨, GR20 등과는 다르게 한산하여 산장에는 십여명 안밖의 산객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텐트는 영국에서 온 두명의 아가씨와 나의 텐트 두동이다.
그들은 밤 늦게까지 재잘거리며 깔깔 거리고 웃던 소리들이 빗소리 천둥소리에 묻혀서인지 거슬리지는 않았다.
청춘!!
그 어떤것,
그 무엇을 해도 재미나지 않았던가....
일곱시반 산장지기와 스탭에게 인사하고 또다시 길을 떠난다. 오십여분의 오르막길이 가파르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간밤의 비로 물기 머금은 들꽃들이 모여 아침 인사를 하고 햇빛은 서서히 그림을 완성해 가고 있다.
Col d'Anterne 고개에 도착하니 케른위에 커다란 십자가와 Pointe d'Anterne와 Rochers de Fiz가
내 시선을 강탈하듯 위용을 드러낸다.
이들은 브레방 전망대에서 숱한 관광객들이 바라만 보는 곳으로
GR5 루트를 걷는자만이 가까에서 그를 만난다. 한참을 머물다가 이십여분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숨겨진 호수 Lac Anterne가 나온다.
아홉시가 지났는데 호수가는 응달진곳이고 텐트 한동이 쳐져 있다.
Col d'Anterne Sep.2016
어느길을 가던, 무엇을 선택 하던 우리는 늘 기로에 서 있는듯 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연하게 마실까 부터 선택의 시작이다.
"어제 오후 그 산장에서 머물지 않았더라면 이 호숫가에 텐트를 쳤을거야" 혼잣말을 남기며 호수가를 횡단한다.
호수를 지나니 다시 내리막 길이 촉촉하게 비에 젖어 미끄럽다.
한시간여 내려오니 허름해 보이는 산장 Refuge Alfred Wills에 도착하고 평야처럼 넓은 공간의 노란색 들판과 암석지대의 거대한 바위와 두어명 트레커가 걷는 길의 풍광은 고흐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밤의 까페테라스'.'별 헤는밤'.'아론강의 불빛' 노란 들판 그림도 있는데 제목이 떠오르질 않는다.
이래저래 쓸쓸히 살다간 그가 스친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이다. "이 길을 걷지 않고 누가 감히 알프스를 말하려 하느냐" 혼잣말이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평야 같은 아름다운 길을 걸으니 다시 약간의 오르막이 있고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이 보인다.
수학에서 싸인 코싸인 곡선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게 마련이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거늘..
열한시 반이다.
허기진 배를 채워야만 저 길을 갈것만 같아 젖은 의류와 텐트를 말리며 건조비빔밥과 커피 한잔을 준비한다.
점점 멀어져가는 하얀산군을 바라보며 조촐한 점심 만찬을 즐긴다.
비빔밥, 음료, 사과, 커피....
산행시 생과일을 좋아하여 무게는 나가지만 꼭 챙긴다.
일상의 평범했던 식사가 산에서는 반갑고 일상과는 너무나 다르기에 맛있게 먹고나면 배낭도 몸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내리막 길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물기를 머금고 햇빛에 초롱초롱 빛을 발하며 이야기하는 듯하다.
미모를 뽐내듯 시선을 주길 바라는 듯하여 연신 그들을 앵글안으로 들어오게 한다. 가는 발걸음 수없이 멈추게 했던 그 꽃길이 끝나자 아름들이 나무숲으로 연결 되어진다.
Refuge Alfred Wills 13.Sep
길 안내 표식을 잠깐 잃어버려 계곡의 막다른 길에 도착, 도강을 하게 되어 묵직하고 둔탁한 등산화를 풀어 차가운 계곡 물에 담그니 더 없이 좋다. 훨씬 가벼워진 기분으로 삼십여미터를 가니 표식이 나타나고 Sixt-Fer-?-Cheval 마을 언저리에 도착하여 이정표로 보아
Samo?ns 라는 도시까지는 두시간정도 소요된다.
오늘은 이 도시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어보자 싶어 많이 걸어 힘들지만 강행을한다. 오라는 사람은 없지만 맛있는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이 눈앞에 그려지고 걷기를 멈추지 않았지만 걸음의 폭을 크게하여 옮겨 놓지 못할만큼 지쳣다.
두시간 거리를 네 다섯번 쉬며 자신에게 실망으로 무슨 풍경이 눈에 들어 오겠는가....
어렵게 캠핑장까지 왔으나 시간이 많이 늦었고 주변에는 빵집 하나뿐 이지만 시내까지 찾아갈 기력이 없다.
오늘 저녁 식사도 건조비빔밥 120그램과 샤모니에서부터 짊어지고 온 돼지고기 슬라이스 200그램을 볶아서 곡기를 채우니 샤워조차 하기 싫지만 숙면을 위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샤워장으로 간다.
14.sep
Samo?ns to Pointe de Mossette
사모엔의 아침 식사를 기대하며 GR5 루트가 있는 곳으로 어프로치 하면서 이곳 저곳을 기웃 거리지만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이곳의 아침 식사가 익숙해져 크와상과 에스프레소의 유혹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든다.
루트 입구전 테이블 의자가 있어 지도를 펼쳐 오늘의 갈길을 루트 파인딩하며 담배 한대에 불을 붙히고 고개를 들어 보니 앞집 아저씨가 작업을 하기 위해 나와 있어 지도를 들고 다가가 Refuge Chardonnes 방향이 이쪽이 맞느냐 묻자 "미안한데 나 이동네 사람이 아니다." 한다
그랬음 되었지 지도를 보자더니 왼쪽길이 맞다며 그리 가라고 한다.
신뢰는 안가지만 삼백여미터 올라가 이정표를보고 있으니 지나가던 동네 사람이 다시 내려가서 왼쪽으로 가면 표시가 나올거란다.
어느 곳이나 마을과 도시에서 들머리를 찾는 것이 어렵다.
산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행위들이 산행이다.
비싼 밥먹고, 비싼 돈 들여 가며 저것을 왜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
트레킹 여행은, 산을 걷는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고귀하고 값진 여행이다. 힘들여 걷지 않으면 볼 수 없고, 걷지 않으면 만날 수 없고, 걷지 않으면 자신의 실존 가치를 깨우치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이 여행이 무엇보다 고귀하고, 무엇보다 값지고, 무엇보다 수준높은 행위의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구지 걷기미학을 논하지 않터라도 말이다.
길을 찾아 삼십여분 올라가니 "커다란 숲"이라는 글이 쓰여있다. 햇빛은 나무에 가려 길이 어둑할 정도의 숲이다. 숲길은 온통 젖어 있고 음산 하기까지 하여 비밀의 정원을 걷는 느낌이고, 이 길이 피톤치드가 많이 발생하여 내몸에 이로울지는 못르겠지만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오르막이 나오는데도 숲길은 이어졌고 이윽고 고개 하나를 올라서니 빛이 새어나오고 고개 하나가 또 보인다.
저 고개 넘어에는 어떤 그림들이 있을지 궁금해 걸음을 재촉한다.
한참을 올라 시간을 보니 벌써 열두시가 넘었다. 산장에서 오믈렛 한그릇 먹고 싶다는 생각에 아껴둔 사과 하나로 요기를 하고 걷기를 계속하여 Col de la Golese까지 왔고, 산장겸 목장이 있다. 하지만 오믈렛을 하는지를 알려면 이 길에서 십분은 내려갔다 와야 하는데 하지 않겠다는 쪽의 무게가 훨씬 크다는 것을 이틀만에 터득 하였기에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기로 하고 고개 넘어 적당한 곳에 배낭을 내리고 물을 끓여 건조비빔밥에 붓고서 언제나 처럼 빨래와 텐트를 말리고 지도를 펼쳐 건너편 산의 사면과 고개를 보니 오늘 가야만 할 곳이 Col de Coux 1920m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선 쯤으로 보여진다.
중간쯤에 Chalets de Freteralle 산장이 있으나 너무 이를것 같고 루트에서 벗어나 있어 지나 가기로 결정하고 계곡물을 받아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고갯길을 올라간다.
고개를 목전에 두고 한참 활기차 보이는 청년을 만났는데 대뜸 웃는 얼굴로 "어디로 가느냐" "어디서 왔냐" "어디까지 갈거냐" 행복해 하는 표정을 하며 묻는다.
모두 답변을 하고 그러는 너는? 에비앙에서 왔으며 샤모니를 거쳐 니스까지 갈것이란다.
정말 이 길이 니스까지 연결되어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
사실 사전공부가 전무하여 에비앙, 샤모니 6박7일이면 끝나는 루트인줄 알았다.
벨기에 브릐셀에서 온 젊고 명랑한 친구와 작별 인사를 하고 오분 정도 오르니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광이다.
젊은 친구의 밝은 표정과 오버랩 된다.
아~~~ 이것이 알프스구나, 아~~~ 이것을 봐야 알프스를 보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한다.
한참을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여기서 하룻밤을 보낼까 말까를 고민한다.
고개 바로 넘어 스위스 땅에 산장처럼 생긴 건물이 한채 있으나 운영하지 않은 상태이다.
사람들도 빈번이 오는곳인것 같고 마땅하게 막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지도에 표기된 산장으로 출발하며 내리막길 걸으며 마주하는 풍광과 대자연 앞에 숙연한 마음으로 수없이 감사 인사를 한다.
Col de Coux Suisse 14.Sep
오늘이 추석인데 고급 종합선물세트 받은 기분에 힘든줄도 모르고 내리막 끝지점에서 다시 40여분 오르니 산장과 레스토랑 처럼 생긴 집이 있어 안으로 들어 갔다.
아무도 없는듯하여 이리 저리 기웃 거리는데 레스토랑 안에서 인기척이 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먹을 수 있느냐? 잘 수 있느냐? no. no.!! 음료수만 가능 하다고 한다.
에휴 벌써 오후 여섯시 반인데 어쩌나 싶어 콜라 한병을 시키니 잔으로만 판다고 한다.
1.8리터 페트병을 통째로 10스위스프랑을 주고 사며 다시 한번 더 애원조로 마당 한켠에 텐트는 칠 수 있겠냐고 물었으나 역시 no no 다..
이분 참 일관성 있다.
날은 저물어 가고 막영을 할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푸른 초원에 풀을 뜯는 드넓은 잔디 같은 곳들은 전부 소들의 땅이라고 말뚝이 박혀있고 금줄이 쳐져 있으며 소똥을 목장주들이 기계로 뿌려 놓아 냄새가 아주 심하다.
이 드넓은 곳에 내몸 하나 뉘울 곳이 없어 터덜터덜 가던 방향으로 간다.
이제 산장 처럼 보여도 반길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며 코너를 돌아서자 산장처럼 생긴집이 불이켜져 있다. 해는 진작 넘어가 어슴프레 하다.
하지만 이집도 농가 일 뿐 어쩔수없다. 반대편에 스키 리프트 스테이션이 오늘 잘곳이다 생각하고 그곳으로 가보니 앞쪽편에 레스토랑이 있고 불도 켜져있다.
스위스 사람들 야박 하다지만 내가 경험했던 사람들은 다 좋았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 한사람이 주인장과 대화중이여서 기다리고 있자 주인장이 나를 쳐다보며 무엇이 필요한가 묻는다.
"나는 길을 걷는 나그네 인데 당신의 마당 한쪽에 텐트를 치고 싶소.." "맘대로 쳐라"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저녁식사는 되느냐" "술과 음료 밖에 안된다"고 하여 텐트를 치고 저녁을 짜장소스와 마지막 남은 건조비빔밥에 쓱~싹, 뚝~딱 해결한다.
테이블 정리 하는 사이 주인장이 퇴근하려 문을 잠그며 내게 화장실 사용 할거면 밖의 화장실 오픈 해둘테니 쓰라는 것이다.
1000번 감사하다는 말을하고 직접 제작한 KOREA가 새겨진 손수건(깃발) 하나를 주고 다시 올지 모르지만 오늘 한국은 추수감사절 인데 당신이 내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의 장소를 제공해주어 고맙다는 인사와 이름을 물었더니 "룩"이라고 한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어금니 라는 산봉우리들 사이로 보름달이 선명하게 떠올라 있다.
달, 별이 가지는 의미는 해와 상반된다. 고향과 친구와 연인을 생각케 한다. 윤동주님이 부른 이국적인 이름 패. 경.옥...
그 보름달은 삼십여분만에 먹구름 사이로 사라져
텐트 안으로 들어와 추석날 고향 하늘보며 고향생각에 깊은 잠을 잔것같다.
Pointe de Mossette 14.Sep
15. sep. 2016
Pointe de Mossette to Chapelle d'Abondance
빗방울 소리가 들린다. 새벽 다섯시반 반사적으로 일어나 텐트안의 짐과 텐트를 레스토랑 처마 밑으로 옮기고 배낭을 꾸린다.
아침 식사는 샤모니 빵집에서 샀던 드미바게뜨(바게뜨 반토막)와 스프에 죽을 끓여 먹고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어둠이 걷히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린다.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 화장실을 제공해준 레스토랑 주인 "룩"에게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으로 뒷정리를 깨끗히 하고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일곱시 정각에 발길을 옮긴다.
삼십여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첫번째 고개 Col de Chesery 1992m가 나오고 촤측은 전망이 좋을것 같은 Pointe de Chesery 2251m가 있고 발 아래로는 Lac Chesery가 있지만 짙은 안개와 비로 인하여 보이는것이 없다. 평탄한 도로길을 선택하여 걸으며 이 생각 저생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호수 끝자락에 안개속 Refuge de Chesery1980m가 나온다.
젖은 배낭과 판쵸우의를 밖에 두고 안으로 들어서니 출입문 종소리에 주방에 있던 산장 아주머니가 나와 인사를 한다.
커피 한잔과 케잌 la salee 한조각을 시키며 오늘과 내일 날씨를 물었더니 "하루 종일 올것이다. 내일도 똑 같다."
오늘이 목요일 인데 그는 마지막 쐐기로 "다음주 화요일 까지 올것이다" 라고한다.
시간을 보내며 밀렸던 산행기를 쓰면서
밖을 쳐다 보지만 안개속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어제까지 삼일 동안 맑은 날씨로 추석 종합선물 세트를 주더니 이제 비를 내려 완성도 높은 선물을 하려나보다.
다시 창밖을 보니 안개는 걷혀 호수가 보인다. 일기예보대로 종일 올것 같고 마냥 기다릴순 없어 발길을 재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배낭을 메고 오늘 목적지는 걷는 일에 열중하며 가는곳이 어디냐가 아니라 가는곳까지에 목적을 두고 걷기를 시작한다.
두시간쯤 안개 속을 걷고 잠깐 길을 잃어 방황은 했지만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니 파라솔 테이블이 있는걸 보아 레스토랑겸 산장이고, 도로가 있고, 차가 있고, 사람이 보이니 분명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 싶어 급 화색이 돌아 내리막길을 순식간에 내려왔으나 오늘은 영업을 안한다. 꽤나 허탈한 발걸음으로 Refuge de la Haute Bise를 뒤로하고 삼십여분 내리막길을 지나 커다란 나무 밑에서 핫쵸코와 쵸코바, 아껴둔 오렌지 생과일, 파워젤까지 먹고 또 다음 산장을 기대하며 걷는다.
풍광도 들꽃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 상황이라 걷는것에 열중한다.
이곳의 산장들은 거의가 목축업을 겸하는것 같아 산장의 역활이 미약해 보인다.
GR5 루트는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알프스의 모습을 훨씬 많이 보여주지만 계절적으로 늦어서인지 트레커들이 많아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산장은 항상 오픈하는것이 아니고 피크시즌에 예약을 받아 운영하는것 같다. 하여 이 길을 찾는이들은 항상 비상 식량과 비박 준비를 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사일째 거의 비상 식량으로 지탱하는지라 이제 나의 식량도 거의 바닥으로 가고있다. 마을이 나오면 식량을 다시 채워야된다.
길을 안내하는 시그널 또한 여타 루트에 비하면 많지 않아 주의를 해야한다.
걷는것에 열중하다보니 많이 왔을것 같아 잠시 휴식을하며 지도를 보니 La Chapelle d'Abondance 라는 도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제법 커 보이는 도시고 관광 안내소도 표기되어있다.
오늘 하루 걷는것에 열중하여 대단히 수고한 내게 맛난 음식으로 보상해야겠다. 마지막 힘을 내어 두시간만에 목적지가 없었던 하루의 마감을 알리는 도시의 관광안내소에 도착하였다. 캠핑장은 없고 지트를 알려주어 이백여미터 내려가니 Gai Soleile라는 간판이 보이고 주인 아줌마가 지트 배란다에 있다.
하룻밤 잠을자고 저녁을 먹고 아침식사까지 42유로라고 한다. 티엠비나 오뜨루트에 비하면 너무 저렴한 가격에 아주머니에게 차근차근 다시 물어보게 되었다.
우리식으로 삼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며 힘들어 끙끙대니 아주머니 이제 다 왔다. 우선 샤워부터 하고 저녁식사는 일곱시에 내려오란다. 짐을 풀어 샤워장으로 이동하며 기웃거려보니 이 집엔 오늘 손님은 내가 유일한 것 같다.
샤워를 마치고 배란다에서 잠시 휴식후 수퍼마켓부터 다녀와야 할것 같아 리셉션으로 가 수퍼와 와이파이 코드를 물었더니 조금 내려가면 수퍼는 있고 와이파이 코드는 여기 있고 나를 따라 오라며 다시 삼층으로 힘들게 올라 "혹여 당신방에서 와이파이 접속이 안되거든 여기 살롱"을 이용하라고 설명해준다.
내일과 모래까지 먹을 만큼의 식량을 준비하고 일곱시 정각에 식당으로 내려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큰 식당 홀에 덩그러니 나의 테이블에만 전식으로 나오는 샐러드 두종류와 후식으로 나오는 케잌까지 정열되어있다.
이윽고 인심좋게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가 등장하며 오늘밤 이 식당은 당신 혼자다. 세명의 예약자가 있었는데 캔슬하였다고 한다.
Gite Gai Soleil 14.Sep
토마토 샐러드와 채소 샐러드를 먹고 있으니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맥주 한잔을 들고 들어 오더니 무엇을 마실거냐 물으며 앞자리에 앉는다.
맥주 한잔을 시켜 가져온 남자는 다시 그 자리에 앉으며 어디서 오는 길이며 어디에서 시작했냐? 어제는 어디에서 잤느냐며 말을 건넨다. 이어 메인 식사가 끝나도록 그는 GR5 홍보대사 처럼 지도를 가리키며 긴 강의를 시작하였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는 빈 샐러드 그릇을 채우며 뒷텃밭에 기른것이라며 듬뿍 올려 놓고 스프 그릇이 아주 뜨거우니 조심하라며 가득 따라서 준다.
스프가 맛있어 무엇으로 만든거냐 물으니 아침에 라크 쉐세리 산장에서 먹었던 케잌과 같은 재료로 만들었다 한다.
저녁 식사 메인 요리는 네가지가 있어 돼지고기와 감자 그라탕을 시켰는데 혼자 먹을량이 족히 두사람이 먹어도 남을것 같은 큰그릇이 나온다.
성의를 봐서 다 먹을것 처럼 덤볐으나 너무 느끼해 절반도 못먹고 커피를 시키니 벌써 끝난거냐며 묻는다. 커피를 마시고 일어 서려는데 잠시 나갔었던 남편을 부르며 당신 아까 무엇 알려 주려던것 아니였나며 말한다.
남편은 손도대지 않은 디저트를 쳐다보며 왜 안먹지라며 한입 물어 우물거리며 복도의 큰 지도가 있는 곳으로 나를 부르며 GR5루트는 네덜란에서부터 시작하여 니스까지 2500키로 미터이며 내일 당신이 가고자하는 루트를 살짝 벗어나면 정말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꼭 들려 보라 하지만 비가오면 가지 않는게 좋겠지...이후 십여분이상 여기 저기 가르키며 알려 주지만 빨리 방으로 들어가 눕고싶다. 이분 친절 과하시다.
마지막 나의 질문은 "어찌하여 사일동안 트레커가 몇명 보이지 않느냐" 물으니 성수기는 6월 말에서 8월이라며 장부까지 펼쳐서 보여준다.
내일 아침 식사는 일곱시 반이라며 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와 어떻게 잤는지 기억조차 없다.
Chapelle d'Abondance Gite Gai Soleile 15.Sep
9월 16일 Chapelle d'Abondance to Refuge de Neuteu 1700m
아침 여섯시쯤 일어나니 밖은 어둡다. 일곱시쯤에 빗방울이 시작되어 고민된다. 오늘 하루 쉬어 갈까?
일곱시 삼십분 아침 식사 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내려 갔는데 한사람을 위한 식사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다.
가볍게 아침 인사를 나누고 날씨에 관하여 묻지만 일기예보는 그대로 변함없이 다음주 화요일까지 비라고한다. 평소 아침으로 에스프레소와 크와상, 뺑오쇼콜라, 과일 하나 정도면 거의 끝이라고 봐야한다.
그것에 비하면 성찬이것만 식빵에 잼을 발라 쥬스 한잔으로 끝내고 과일과 요거트 두개만 챙겨서 다시 방으로 올라와 주섬주섬 배낭을 꾸린다.
어제 밤, 오늘 아침 짧은 인연이였지만 부부의 따뜻함을 듬뿍 느꼈던 시간이였기에 손수건 하나를 선물이라며 건네며 잘 기억해 두라고 전하니 "불어를 잘 한다"며 어디서 어떻게 배웠느냐고 물어 한국에서는 사용할일이 없어 많이 서툴다고하니 지트 Gai Soleile 홍보용 엽서에 이메일을 적어주며 다시 자신의 일지 16일 날자에 나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 달라고하며 나를 기억하고 싶고 불어를 하고 싶으면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배우라고 한다.
아주 특별한 홀로 손님에 대한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며 악수와 눈으로 인사를 나누고 배낭을 메는 순간부터 비가 굵어진다.
오늘은 비도 오고하니 천천히 가는곳 까지만 가자고 다짐하며 지트 옆길을 돌아 GR5 루트로 진입 하는데 주인장이 지붕위에서 비를 맞으며 집수리를 하다 말고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한다.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갈림길에 표식이 잘 보이지 않아 짐작으로 방향을 잡고 천천히, 또 천천히 빗길을 오르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많은 알프스 산야에서 서식하는 수백종의 식물들과 야생화들과 긴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고 또 오르니 개솔레유 주인장께서 알려준 삼거리 길에 도착해서도 비는 추저추적 내려 그냥 루트를 따라 올라서니 산장이 보이나 마굿간 같은곳이다.
오늘도 산장에서 오믈렛 점심은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나무밑 비를 피해 어젯밤 수퍼에서 사둔 빵과 콜라로 점심을 먹으며 지도를 보니 찻길이 있는 Chalet Refuge de Bise 산장이 두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다.
Refuge de Haute Bise 16.Sep
허기졌던 배를 간단하게 채우고 다시 발길을 옮기니 비가 더 거세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수백 수천종의 그들과의 시간은 호사스러운 시간이였다. 비가 많이 오니 더 열심히 고개를 향해 걷는다. 길도 매우 미끄러워져 자칫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스럽다. 인적이 몇시간째 없어 혹시 다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다. 어렵게 고개에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 보니 꽤 커다란 산장과 레스토랑이 한눈에 들어 온다. 사오십분이면 저 테이블에 앉아 못다 채운 늦은 점심을 먹겠다 싶어 또 열심히 내려 가는데 오늘 처음으로 마주치는 사람인데 비가 오니 서로 봉주르하고 지나친다.
제일 눈에 띄었던 레스토랑 건물을 찾아 대문 앞에 섰는데 아뿔사 "닫음" 10월 9일까지 주말에 문을 열지 않습니다. 빗줄기를 피할곳도 없다. 이들의 처마는 어찌 이리 좁게 만들었을까 속으로 투덜되다 그냥 대문앞 돌계단에 앉았다.
먹다 남긴 빵과 콜라를 꺼내 비를 맞으며 우걱우걱 삼킨다.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아무 생각없이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표식이 보이지 않지만 비가와 지도를 꺼내기가 귀찮아 짐작으로 숲길과 도로길이 만나 저쪽 사면으로 갈것이라고 판단하고는 삼십분쯤 내려가니 작은 호수 Lac Fantaine에 낚시를 하는 사람이 보인다. 길을 묻기 위해 지도를 꺼내 보니 잘못 온것이 확실하다 산의 사면과 지형을 보니 여기서 다시 돌아가기는 싫고 지도의 얇은 점선을 따라 질러서 가면 만날것 같아 낚시꾼에게 물어 보는데 왔던길로 되돌아 가야만 된다고 한다.
비도 오고 걸을만큼 걸었으니 도로를 따라 내려가서 그만 걸을 것인가, 점선을 따라 질러 갈것인가를 고민하다 오일을 걸었는데 레만호수를 목전에두고 물러서고 싶지않아 후자를 선택하여 십여분 소로길을 따라 오르니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아 되돌아서 낚시꾼 할아버지 옆으로 가면서 산장으로 다시 올라 간다니 빙그레 웃으며 잘 생각했다고 한다. 다시 되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맥이없다. 힘이없다.
한시간 오십분 전에 비를 맞으며 빗물 젖은 빵을 먹었던 산장에 도착해서 다시 길을 찾아 걸어가니 맘이 가벼워졌다. 비를 핑게로 포기할뻔 했기에 안도의 휴식을 취하며 맘을 다잡고 오늘 마지막 고개를 넘거나 넘기전에 막영을 할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파른 언덕도 힘이 들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피로가 더 할것 같은데 포기하지 않은 자신의 용기 때문인지 기특하게 잘도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이 그 먼길에 그 무게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때 나는 주저없이 하는 말이 육신은 정신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하여 산행시 거의 루트의 난이도 길이등을 부풀려서 말 할때가 많다.
길이 쉽다거나 짧다거나 차를 탈 수가 있다거나 탈출로가 있다거나 ...정신을 내려 놓을 요소를 배제하려고 한다. 그런것들이 입력되는 순간 육신에까지 전달이되기 때문이다.
Refuge de Haute Bise 16.Sep
텐트 한동 칠 공간만 있기를 기대하며 마지막 고개의 오르막을 올랐지만 "없다"
대신 귀하신 아이벡스 열두마리가 가까이에 있다. 한마리는 초병인듯 무리들과 십여미터 떨어져 서 있고 나머지들은 앉아 쉬고 있다.
동영상을 찍으며 가까이 더 가까이 접근해도 꿈적하지 않더니 바로 앞에서 휘파람 소리를 내며 뒤돌아 간다. 그러는 사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레만호수가 보이지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정표를 보니 Refuge Neuteu산장이 삼십분 되어 있다.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여 부지런히 산장에 도착 하였으나 인기척도 없고 폐가처럼 고요하며 빗줄기는 더 거세게 내리친다.
비를 피해 산장 문앞 처마 밑에서 그치기를 기도하며 한시간이 지나니 소강 상태다. 마음도 조급해지고 몸도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여 더 어둡기전에 비를 맞으며 신속하게 텐트를 치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등산화는 이미 흠뻑 젖어있어 빨래감들로 물기를 빼기위해 안쪽에 쑤셔 넣었다. 난로에 불을 붙혀 핫쵸코 한잔으로 몸을 녹이니 살것같다.
비는 굵었다 가늘었다 끊이지 않고 텐트를 두둘기고있다. 텐트의 테라스 공간에서 코르시카에서 먹다 남겨 온 누룽지 두봉중에 하나를 끓였고 식량 봉지를 뒤척이니 김병장 카레소스가 심마니의 심봤다 처럼 보인다.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에 행복을 누려본다. 침낭 속으로 들어가 누우니 부러울것이 없다. 비는 쉬지 않고 왔지만 식량이 떨어져 가는 걱정 말고는 없다.
Col de Bise 16.Sep
17. sep. 2016
Refuge de Neuteu - Lugrin Camping RYS
빗방울 소리에 잠이깨고 시계를 보니 다섯시 반이다. 빗소리는 점점 더 굵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잠을 더 청하고 눈을 떠보니 일곱시 반, 아직도 빗소리는 그대로다. 이리 저리 뒤척이다 텐트밖이 궁금해 나왔다. 하늘은 종일토록 비가 오게 생겼다. 나도 오늘은 비가 그칠때까지 이곳에 머물 생각으로 어제 먹다남은 누룽지에 된장국 분말 소스를 넣어 두그릇을 비우고 사과 한개와 모닝커피를 마시고 다시 누웠다.
한참을 뒹굴다 비가 소강 상태여서 다시 밖으로 나오니 두명의 산객이 비를 맞으며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산을 오르고있다. 그래 마냥 기다릴수는 없다.
짐을 챙기고 텐트를 걷으니 열시반이다.
우중 산행을 시작한다. 한참을 내려오니 이정표에 Novel이라는 마을 표시가있고 제법 큰마을이 보인다. 멀리서 봐도 성당의 종탑이 보이니 레스토랑이나 빵집이 있을만하게 보인다.
한시간쯤 내려서니 마을 어귀에 도착하고 길표시를 따라 가니 성당앞 두갈래길이 나와 성당 문앞에서 비를 피해 지도를 보니 한쪽은 산으로가서 에비앙 방향이고 한쪽은 레만호수로 가서 에비앙으로 간다.
망설임없이 편할것 같은 길을 선택하여 백여미터 내려오니 GR5 트레커를 위한 지트, 레스토랑, 호텔이 보인다. 기대는 하지 않고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 한사람이 있다.
"머 먹을거 있슈"하니 앉으라며 메뉴판을 갔다주며 몇가지 있는데 내가 추천하는걸 먹어 볼테야한다. 그게 먼데 했더니 머라머라 하는데 도통 모르겠어서 써보라 했더니 Tajine de Poulet avec Citrons confils et Riz 이라는 요리다.
닭고기에 레몬에 따진느는 올리브 같은 종류와 쌀이 있는 요리다. 추천하는 요리를 시키고 육일만에 정식 점심을 먹어본다.
어린 아이들이 콩밥에 콩을 골라내듯 너무나 짠 올리브를 건져내고 마지막 조금 남아있던 튜브 고추장을 쥐어짜 내어 비벼서 후딱 한그릇을 비우니 쥔 아줌마 아니 "벌써" 삼일동안 밥 다운 밥을 못먹어서 그렇다고 응수하며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을 마시고 비가 그친 길을 재촉한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나니 힘이 생기고 부러울게 없다. 커다란 계곡의 물은 레만 호수로 흘러 내려간다. 그 계곡 내리막길을 끝까지 한시간 정도 내려오니 레만호수가 바로 눈앞에 보인다. St. Gingolph 마을이다. 마을 어귀부터 깨끗하고 잘 정돈된 길, 가옥들은 부티가 흐른다.
Novel 17.Sep
한참을 레만호수 주변을 둘러보지만 날씨가 궂어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모든 여행은 날씨의 영향이크다. 레만호수는 워낙 큰 호수라 파도 치는 소리와 공간감은 바다 같다.
호수의 길이는 72km, 넓이는 14km, 깊이는 310m, 어림잡아 둘레는 158km로 세계에서 두세번째 큰호수로 알고있다. 호수 주변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많다. 에비앙, 로잔, 제네바, 몽트뢰, 뇌샤텔...등등 부호들의 별장부터 주민이 사는 주거지까지 온통 휴양지의 느낌 그대로다.
실질적 트레킹의 끝이라고 봐도 될것같은 St.Gingolph에
걸어보지 못했지만 원래의 길인 GR5 Balcon du Leman 길이 정통 길이여서 형광펜으로 루트에 색칠을 했었는데 비도 오고 그저께 Gai Soleile 쥔장이 루트 설명을하며 아랫길을 권장했었다.
그의 설명으로는 윗길은 오르락 내리락 힘만들고 볼것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걸어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Balcon du Leman의 원길을 걸을 것이다.
호수를 바라보고 에스프레소 한잔이 간절한데 주말이라고 카페, 레스토랑은 문을 닫아 한산하고 낚시하는 두사람만 있다.
지도를 펴서 에비앙을 보니 16km 정도 남아 있고 중간쯤의 Lugrin 마을에 캠핑장이 보인다. 오늘은 이곳까지만 가자며 윗길을 생략하고 호수가 길을 택하여 천천히 즐기며 걷는다. 비는 두시간째 멈추고 간간히 하늘이 열려 빛을 조금씩 준다.
Lugrin의 Camping RYS에 도착하여 야영장을 보니 몇사람없다. 리셉션도 문을 닫아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빛은 없지만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젖은 텐트와 등산화등을 펼쳐 놓고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었지만 뜨거운 물은 십분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찬물로 대충 씻구 젖었던 의류등을 세탁하고 나오니 캬라반 캠퍼의 아주머니가 포도 한송이를 씻으려고 오기에 근처에 수퍼가 있는지 물으니 알으켜준다.
십여분 걸어 문이 열려있는 수퍼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난로를 켜 놓았다.
이것저것 주워 담아 캠핑장으로 오며 콧노래를 부른다. 하룻밤 기거할 집을 지었고, 찬물이지만 사워를 하였고, 곡기를 채울 식량도 구했으니 흥얼거릴수밖에....
18. sep. 2016
Lugrin Camping RYS - Evian
어제는 일기예보가 틀렸는지 오후 내내 비가 그쳤었는데 오늘 아침엔 토닥토닥 텐트에 떨어지며 잠을 깨운다. 신발은 젖어 있고 양말 세컬레도 다 젖어 있다. 텐트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며 어제 사왔던 과일들로 아침을 먹고 다시 누웠다. 토닥거리는 빗소리는 자장가로 들려 금새 잠이들었고 다시 눈을 떳을때는 열두시다. 최근 몇년중 가장 깊이 오래도록 잠을 잔듯하다.
캠핑장 리셉션은 어제부터 굳게 닫혀있다.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배낭을 챙기고 리셉션 안내판을 살피니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우편함처럼 생긴 구멍이다. 위에는 요금표가 있다.
수중에 동전은 4유로 정도있고 모두 백유로짜리다. 동전만 투하하며 혼잣말로 "찬물로 샤워를 했고 와이파이도 없고, 다른 서비스도 받지 못했으니 4유로면 적당하다."
캠핑장을 나서지만 그다지 즐겁지가 않다. 비를 오일째 맞고 있으니 이제 화창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싶다. 25년전쯤에 에비앙을 왔었고 제네바공항을 들락 거리며 먼 발치에서 그저 아름답게만 바라보았던 레만호수, 에비앙도 비가오니 속수무책의 우울한 풍광이다.
스크류 방식의 가스도 조금 남아 있어 지나는 길에 혹시나 있을까 두리번 거려보지만 일요일 문들은 굳게 닫혀있을 뿐이다.
먹을만한 식량은 거덜나고 없으니 왜케나 허기가 빨리오는지 그렇다고 변두리의 레스토랑들은 주말이라고 한곳도 열려있지않고 힘없이 걷기를 한시간여 저쪽 언덕배기쯤의 건물에 불이 켜져있어 올라가보니 치즈만 파는곳이다.
옆엔 주유소가 있고, 주유중인 남자에게 우비를 입고 가까이 갔더니 깜짝 놀랜다. "내가 에비앙으로 가는데 도중이나 에비앙에 캠핑장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쪽엔 없고 Lugrin 에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다. 어젯밤 잤던곳을 말한다. 그래 오늘은 지트나 호텔에서 보내자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던 길을 간다.
중간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삼십여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다시 걷는다.
Vielle Eglise 마을 이름이 오래된 성당이다. 그옆에는 오래된 성당 마을의 캠핑장이 보인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그곳으로 향한다.
별이 세개짜리다. 시설이좋아 보인다. 팔순은 족히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리셉션을 지키고 있다. 한켠에는 먹을만한 캔들도 보이고 "하룻밤 자는데 얼마입니까?" 할머니는 메모지에 손을 떨어가며 캠핑장 요금과 두개의 캔값을 차근차근 인내를 가지고 쓰고 계신다. 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내 모습도 떠오른다. 할머니는 글을 쓰는것은 늦지만 덧셈은 총기가 살아 있어 빠르다.
다시 비는 멈추어 텐트를 치고 젖은 모든것들을 꺼내 놓고 샤워를 하고 곡기를 채우기 위해 두개의 캔중 옥수수를 먼저 후루룩 먹고 두번째 참치캔을 금새 비우고 양이 차지 않아
어제 식량으로 샀던 돼지고기와 양파, 피망을 넣어 볶는다.
저녁 식사로 아껴둔것을 먹고나니 저녁거리가 걱정된다. 캠핑장을 한바퀴 둘러보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세워 혹시 근처에 수퍼마켓이 있는지 물었더니 1km쯤 가면 빵집이 있을거란다. 일요일이지만 빵집은 동네사람들이 이용해야하니 열었을것이다.
몆가지의 빵을 사고 크와상과 뺑오쇼콜라, 쇼송오뽐므(사과쨈빵)는 더블에스프레소를 시켜서 천천히 후식겸으로 먹으며 샤모니에서 출발하여 6박7일 여정을 뒤돌아보며 오랫동안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막연히 그 길이 아름답다는 정보를 얻어 사년만에 그 길의 일부분을 보면서 그동안 나는 참 작고, 일부에 지나지 않은 알프스를 보고서 많이 봤고 다 본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알프스가 생각했던 나의 스케일보다 말할 수 없이 크고 넓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시간이 주어진다면 끊임없이 알프스 산하를 누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GR5루트는 전체 2500km이다. 내가 걸었던 칠일간의 거리는 약 120여 키로미터인것 같다.
Lac Leman 18.Sep
알프스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를 시작으로 남프랑스와 북동 이태리까지
장장 1200km의 산맥을 이루고 있고 몽블랑 4810m를 최고봉으로 사천미터 고지의 침봉이 여든개가 넘으며 그중 절반이상이 스위스에 있어서 우리는 알프스하면 스위스를 떠올리는듯하다.
또한 알피니즘의 역사가 시작되는 곳이 알프스 몽블랑이기에 수많은 산악인들의 고향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GR5 남쪽방향 샤모니에서 니스까지를 걷고 싶다는 생각을하면서 후기를 마감한다.
2016년 9월 18일 에비앙에서 아이크 박현호
Evian 18.Sep
Evian 18.Sep
Evian 18.Sep
2016년 9월 18일 김인지 선수는 에비앙 마스터즈에서 챔피언이 되었다고 한다.
첫댓글 고독한 GR5 길에 비가 내 내 동무 해 주었네요~~
피곤 하실텐데 참 대단 하십니다.
덕분에 다녀온듯 여겨 집니다.^^
긴시간 혼자먹고, 자고, 걷고. . .
정말 부럽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
보고싶네요^^*
함께 걸은것 같이 좋은 글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 혼자걷는 한 남자의 그림이 보는이는것같네요 가을 알프스도 감동적이네요 늘건강하시길^_^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언젠가 혼자서 아잌형님처럼 여행할 수 있기를 그려봅니다.
칼스마 누님
우리가 이곳에 갑니다
가봅시다
아-
가고싶다.
가보고싶다.
한 없이 끝도없이 걷고싶다.
나도 혼자 잘 다니는데 정말 부럽구만.
언젠가 갈 수 있겠지 하면서 살아야지.
이글이 가슴속 깊은곳에 다가오네요 ㅋㅋ
이렇게 자세하게 적어 놓으시다니..
멋져요
덕분에 늘 꿈꾸었던 길을 걸었습니다.
형님 덕분에 이곳에 다녀왔네요
이제 남은 구간도 가야죠
남은구간 꼭 함께 합시다.^^*
언젠가는 함께 할 날이 있으리라.....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