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가리 초가마을 방문하는 화요일 문화탐방 수업이 있는 날이다.
5월의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일주도로를 운전하다보면 들에는 노랗게 물들인 보리, 길가에는 잘 정리된 가로수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고운 자태로 반갑게 맞이해주는 것 같아서 어릴 적 소풍날처럼 설레이는 마음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교수님의 차분한 목소리로 문화탐방 수업이 진행되면서 원생들은 하나라도 빠질세라 귀기울이고 메모를 한다.
하가리는 옛날에는 더럭(기쁨/즐거움 더한다) 마을이라 했다. 연꽃마을 돌담마을로 유명하고, 고려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고 한다. 하가리 연화지는 고려 25대 충렬왕(1275-1309) 때에 산적들의 집터였으나 관민이 합세하여 이들을 몰아내고 다시
돌아와 산적들이 살지 못하도록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연꽃이 필 때면 연꽃이 열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 배를 타고 연꽃밭 속으로 들어가 "퐁~~퐁~~" 청아하게 꽃이 피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즐겼다고 한다.
몇 년전까지는 연꽃이 피어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연꽃들을 깨끗이 베어냈다.
지금은 연화지 일부분에 수(잠잘수)련꽃, 옆에는 수양버들, 멀구슬나무, 특히 연못 주위에는 야자수 나무들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근에 육각정이 복원되어 휴식공간으로 되어있다.
제주 돌담 아래에 작은 돌들을 먼저 쌓아놓는 이유는 바람으로부터 토양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고 작물을 튼튼하게 자라게
해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제주 말방아는 아래돌은 '알돌' 위에는 '웃돌' 되어있는데, 돌을 운반하는데 엄청난 노동력으로 인해 한 동네 30가구 주민들이 모여 계를 형성해 공동으로 만들어 운영했다고 한다. 말을 이용해 곡식을 도정하는 곳이기도 했으나 때로는 마을의 선남선녀들 만남의 장소(?)로도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유일하게 두 곳만 남아있다고 한다.
제주의 초가는 한라산 기슭 초원지대에서 생산되는 자연적 초재인 새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년마다 한번씩 혹은 2년마다 새롭게 이며, 그 시기는 10월~12월초까지이다. 초가지붕은 새를 펴고 그 위를 새줄로 그물처럼 얽어맨 지붕은 곡선으로 제주의 거센 바람에 대항하며 살아온 삶의 역사, 인내심을 표현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초가집의 재료를 살펴보면, 돌과 나무,새 그리고 흙이다. 집의 외부벽체는 자연석 현무암 돌로쌓아 올리는데 ,돌과 돌사이에
구멍은 흙과 짚으로 메워 축조되었다.
초가는 보통 두 칸, 세 칸, 네칸집으로 구분되는데, 울담 안에 배치된 집의 수에 따라 외거리 집, 두거리집, 세커리, 네거리집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마주하는 두 채인 경우 안거리와 밖거리로 부르며 부엌이 따로 있어서 한 식구일지라도 따로 취사를 했다.
안거리와 밖거리 사이에 마당을 두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눈치 대화를 나누었던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마당을 매개체로 하여 안거리와 밖거리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게 되는데, 이동통로, 농산물을 말리는 작업 공간,
관혼상제의 행사 등 다기능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올레는 주택으로 진입하기 위한 진입로인데 곡선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안뒤는 장독대가 놓인 공간으로 상방 뒷문이나
부엌을 통하여 출입하며 여성들의 공간이며, 타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정지(부엌)는 한 귀퉁이에 고팡이라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고 눌은 밭에서 농사를 지은 짚들을 모아 놓았던 곳인데,
1년내 땔감으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우영밭은 각종 채소를 심어서 반찬거리를 마련했던 곳이다.
제주 초가의 특징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고 지붕은 둥근형으로 용마루가 없다. 굴뚝이 없고 굴묵(아궁이)에 불을 때면 구들(방)이 따뜻하게 해준다.
하가리 마을 초가집들을 돌아보면서 모커리집안에 녹슨 진열대가 버려져 있고 허술한 관리로 인해 제주다운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에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글이며 사진 들이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네요.
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날 수업내용이 자세하면서도 읽기 쉽게 써져 있어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복습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탐방은 할머니와 부모님 .형제들이 모두 모여 살았던 어릴적 추억이 생각나게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어릴적 추억이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날이었습니다.
날씨도 기분도 감성도 완벽했던 하루 였습니다.
차근 차근 복습도 한번 더 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안거리와 밖거리 사이에 마당을 두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눈치 대화를 나누었던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 대목 현장에서 못 들었는데 한 지붕 두 가족의 사랑과 애환이 진하게 느껴지네요.
이래서 후기가 필요하나봐요. 감사합니다!
알면 느끼고 느끼면 재밌고 즐겁고.
전에는 제주 초가집이 초가집이지 했는데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낸 선조들의 지혜와 굳셈이 느껴져요.
특히 집안의 동선을 살짝 살짝 가려지는역할을 하게끔 곡선으로 배치한 것은 마치 타원형을 이루는 제주 생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마당에 깔린 회색 화산토는 생경스러웠어요.
검은색 화산토가 깔렸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ㅎㅎ...
헌숙샘은 상상력이 풍부한가바요^^ 제가어릴적살았던 서귀포초가는 하가리 초가하고는다른점이있네요^^ 지역마다 집집마다 달라요 물론문화도 집구조 조금씩 다른것같네요 현숙샘 ! 제주에대한관심과 사랑~~감사해요 ^^
수업 내용을 차례대로 잘 정리해 주셔서 생소했던 내용들이 한층 익숙해졌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더럭과 연화지, 그리고 초가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셔서 결석했던 마음이 위로가 됩니다. 연화지에 연꽃이 없어서 조금 섭섭합니다만,
세월을 담은 돌담과 말방아가 대신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