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정형외과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건강 척추·관절, 행복한 100세(2)척추분리증 극복한 박경숙씨
수십년 포도농사로 척추분리증·디스크 등 허리 상태 악화
척추 유합술·미세현미경 감압술과 재활 치료로 건강 되찾아
충북 영동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박경숙씨는 허리를 숙인 채 일할
때가 많았다.
충북 영동의 한 포도밭에서 두 어르신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굽은 허리를 보아하니 두사람 모두 연배가 꽤 있는 듯했다. 친구 또는 친한 언니·동생 사이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두사람은 다름 아닌 모녀지간이었다. 그것도 유독 허리가 심하게 굽은 쪽이 딸인 박경숙씨였다. 그의 나이는 아직 환갑도 지나지 않은 58세. 또래보다 훨씬 주름진 얼굴과 ‘기역(ㄱ)’ 자로 굽어버린 허리 탓에 박씨는 마을에서 이미 노인으로 통했다.
박씨는 젊은 시절부터 담배와 포도 농사를 짓느라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특히 포도는 열매 달린 위치가 낮아 관리하려면 무릎과 허리를 구부리고 작업해야 할 때가 많았다. 이런 일을 수십년 반복하니 척추가 휘어버렸다.
박씨는 바로 누운 상태에서는 다리를 쫙 펼 수도 없었다. 또 허리 통증은 물론 다리 저림까지 느껴지는 상태였다. 혹시 신경이 마비된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일단 신경마비 단계까지 진행되면 치료를 받아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뒤꿈치를 들고 발 앞부분에만 힘을 실어 걷기, 앞부분을 들고 뒤꿈치로만 걷기가 가능하다면 아직 마비가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 박씨에게 신경마비 증상은 없었다. 그러나 척추뼈 연결 부위가 끊어지면서 발생하는 척추분리증을 앓고 있었고, 디스크도 터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였다. 이에 ‘최소 침습 척추 유합술’ ‘미세현미경 감압술’ 두가지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척추 유합술’은 분리된 척추뼈가 움직이지 않게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최소 침습 방식은 1㎝ 정도의 작은 구멍만 내면 된다.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수술용 현미경을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역시 1.5~2㎝만 절개해도 실시할 수 있다.
박경숙씨가 척추 수술 후 포도밭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수술 후에는 약해진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프롤로 치료’ ‘전기근육자극(EMS)’과 함께 재활운동을 병행했다. 그 결과 수술 후 10일이 지나니 굽어 있던 허리가 꼿꼿해지고 통증도 사라졌다.
예상보다 좋은 경과에 의료진과 박씨 모녀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수술이 성공적이었더라도 계속 구부정한 자세로 일하며 허리에 무리를 준다면 다시 척추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척추분리증’ 재발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근육 강화운동이다. 특히 누워서 엉덩이 들어올리기, 윗몸일으키기 등의 복근 강화운동과 더불어 엎드려 상체 일으키기, 바로 누워서 엉덩이 들기, 엎드려 한다리씩 뒤로 들기, 바로 누워 한다리씩 들기 등 허리 유연성을 길러주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