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 나무위키의 고자채기에 대해 비판하신 것을 보고 오늘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누가 썼는지 출처가 불분명한게 좀 아쉬웠습니다. 별절과 고자채기, 온깍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 우리 나라가 고자채기를 경계하게 된 이유와 시점이 불분명했고 별절과 온깍지의 이유가 정확도를 포기하는 대신에 사거리와 파괴력을 얻기 위함이라 주장하는데서 전통사법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경험이 전무한 뇌피셜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옛날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활쏘기의 정확도를 포기할리가 있을까요? 단지 그 정교함이나 난이도가 지금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이고 오랜 수련기간이 필요한거겠죠… 정사론이나 조선의 궁술 서문에도 수년을 스승이 따라 붙어 가르쳐도 모자랐다는 기록이 있구요. 그리고 별이라는 동작은 인위적으로 쓰러뜨리는 동작이라 하기 보다는 근거리냐 장거리냐에 따라 형세가 달라질 수 있고 중구미를 엎고 활을 빨래짜듯 비틀어 아귀를 밀면 자연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인위적인 연출을 위해 여기서 더 오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제가 공부하기로는 자연스러운 동작입니다. 저도 간혹 줌통을 짠 상태로 은연중에 줌통을 세게 밀면 아귀가 밀리며 활이 살짝 눕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대사법이 오히려 고자채기 사법과 더 유사합니다. 이유는 깍지손을 잠궈두고 줌손을 강하게 밀기 때문입니다. 다만 줌통모양이 야구방망이(방망이 손잡이 아님)와 흡사하고 짜는 방향이 옛날처럼 빨래짜는 시계방향이 아니라 줌 뒤로 제끼는 반시계방향이다보니 그 자세가 안나오는것일 뿐입니다. 왜 그 방향으로 짜게 되었냐가 주안점인데… 저는 활이 카본궁으로 바뀌면서 사이즈가 커지고 줌통이 거대해지고 옆심히 강해지면서 짜는 방향이 그렇게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활의 옆심이 강하면 어떻게 짜든지 뒤집히지 않습니다. 화살이 출전피를 피하는데 반시계로 짜는만큼 쉬운 방법도 없지요. 그리고 그렇게 짜는 사람들 대부분 활이 눕지 못하고 곧게 서니 짜는 방향이 반시계방향으로 바뀌며 줌뒤로 제껴지게 된것 같습니다.
온깍지사법 또한 단순히 강하고 멀리 보내기 위해 정확도를 감안한 사법이라는데에 동의 하기 어렵습니다. 팔의 펴짐은 힘을 어떻게 주느냐의 차이이지 팔을 접고서도 강하게 당길 수 있습니다. 제가 온깍지 사법을 고찰하며 가장 고민했던 사항이 팔을 접어도 강하게 쏠 수 있는데 굳이 왜 뻗어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팔을 뻗어쏠까요?
1. 팔을 접고 강하게 쏘면 충격이 어깨관절에 모입니다. 반대로 팔을 펼치면 충격이 분산됩니다.
2. 팔을 접으면 깍지손 등힘을 쓸 수 없습니다. 깍지손 등힘은 어깨로만 당기는 힘에 다른 힘을 보조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깍지손 등힘을 쓴다고 영축이 많냐 적냐 여부는 얼마나 일직히 쏘았느냐의 차이일 뿐 일정한 만작으로 잘만 뻗어쏘면 사거리는 일정합니다.
3. 깍지손 등힘은 어깨의 힘을 보조하기 때문에 깍지손 지속력 증진에도 도움이 됨을 느낍니다. 깍지손 등힘을 주고 쏠때와 빼고 쏠 때의 피로감은 차이가 컸음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피로감을 적게 하여 퇴촉하지 않고 강하고 일직히 쏘기 위해 깍지손 등힘은 필요합니다.
옛날과 지금은 사법자체의 패러다임이 달랐고 쏘는 방법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 사용하는 근육이 달랐습니다. 그러므로 팔을 뻗는 힘이 필요했던겁니다.
그리고 정확도는 지금보다 옛날이 더 열악한 장비였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잘 쐈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그러니 그런 글들은 연구나 공부없이 자신의 개똥철학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한 글이라고 보여집니다. 누가 써놓은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나무위키인데… 저 글은 좀 내렸으면 좋겠네요.
끝으로 그분이 궁금해 하시는 내용에 대한 저의 견해를 남깁니다. 사법이 변한 이유는 1. 대한궁도협회의 양궁도입 2. 궁도협회 주관 활쏘기 대회가 성행하면서 점차 맞추기 위주로 포커스가 옮겨지면서 인스턴트 식으로 쉽고 빠르게 배워서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 3. 양궁을 본떠만든 카본활이 등장하면서 활의 성향이 완전히 바뀌며 사법이 뒤섞임. 4. 양궁을 은퇴한 선수들이 대거 국궁계를 장악 그 밑에 사원들은 양궁식으로 빨리 배워서 빨리빨리 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음. 5. 전쟁통에 국궁계는 위기를 맞으며 사풍이 무너짐 6. 해방전후로 조선의 무관들이 점차 돌아가시면서 전란을 겪으며 비법이 제대로 전수되지 못함.
이렇게 한가지 이유가 아니라 매우 복합적인 이유들이 뒤섞여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활은 순수 국궁이라기 보다는 퓨전사법이라는 것 입니다. 활도 각궁보다 카본궁이 더 많고 카본궁으로 집궁해서 그 사법을 유지하려 하다보니 각궁도 그런 스타일로 해궁해서 쓰려하고 강하게 당겨쏘는 옛 스타일 활은 좋지 않다며 경계하지 않습니까? 좋지 않은게 아니라 자신들과 맞지 않는 것이고 맞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의 사법이 정통국궁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반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