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부 http://m.terms.naver.com/entry.nhn?docId=1384975&cid=58518&categoryId=58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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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과 >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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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곡식이다. 곡식은 흙의 덕을 받았기 때문에 치우치는 성질이 없이 고르므로 맛이 심심하면서 달다. 또한 성질이 평(平)하면서 고르며 보(補)하는 것이 세고 배설이 잘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어도 싫지 않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대단히 좋다.
『동의보감』의 이 말은 물, 흙 다음에 곡식을 배치한 이유를 말한다. 곡식과 관련된 약재로 『동의보감』은 모두 107가지를 든다. 여기에는 이른바 5곡인 벼[稻], 기장[黍], 피[稷], 보리[麥], 콩[菽]과 8곡인 참깨[胡麻], 조[禾], 수수[梁] 등과 밀, 팥, 율무쌀, 녹두, 양귀비쌀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도 곡식으로 빚은 누룩, 술, 장, 식초, 엿, 두부 등을 덧붙인다.
오곡-벼, 기장, 피, 보리, 콩
멥쌀과 찹쌀, 그리고 묵은쌀
멥쌀[頪米]은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면서 쓰고 독이 없다. 맵쌀이라는 '갱(頪)' 자에 굳다는 뜻(硬, 즉 堅)이 들어 있는데 이는 찹쌀보다 굳기 때문이다. 밥이나 죽을 만들어 먹는데 약간만 설익어도 비장에 좋지 못하다. 늦벼 쌀이 더 좋다. 멥쌀은 위기(胃氣)를 고르게 하고 살찌게 하며 속을 데우고 이질을 멎게 한다. 또 기를 보하고 답답한 것을 없애준다.
찹쌀[糯米]은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면서 쓰고 독이 없다. 찹쌀이라는 글자는 '연할 연(耎)' 자에서 땄는데 그것은 쌀이 차분차분하고 풀기가 있기 때문이다. 찹쌀은 중초를 보하고 기를 생기게 하며 곽란을 멎게 한다. 한편으로는 열을 많이 생기게 하여 대변을 굳어지게 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약해진다. 또 고양이나 개가 먹어도 다리가 굽어 잘 다니지 못하게 된다. 찰볏짚은 황달(黃疸), 소갈(消渴)과 고독(蠱毒)을 치료한다.
청량미(靑梁米, 생동찰) 벼이삭은 털이 있고 벼알이 퍼렇다. 다른 음식에 비하여 비위를 보하는 데 탁월하다. 미숫가루로 만들어 양식으로 하면 다른 곡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 황량미(黃粱米)는 생동찰보다 더 좋다. 땅에서 고른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를 보하고 중초를 조화시켜 설사를 멎게 한다. 백량미(白梁米) 또한 황량미보다 못하지만 열을 내리고 기를 보하는 작용을 한다.
묵은쌀[陳廩米]은 진창미(賑倉米)를 말한다. 쌀이나 좁쌀을 3~5년 정도 오래 묵히면 냄새와 맛이 다 변한다. 묵은쌀은 답답한 것을 없애고, 위를 조화시키고 설사를 멎게 하며 오장을 보하고 장위(腸胃)를 수렴하는 효과를 보인다.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절굿공이에 묻은 겨도 약으로 쓴다. 성질이 평(平)하다 갑자기 목이 막혀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 것과 반위(反胃)로 음식이 내리지 않을 때에도 좋다. 이는 절굿공이로 내려 짓찧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기장과 피
기장쌀[黍米]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다. 좁쌀과 비슷하나 좁쌀은 아니다. 기장쌀은 기를 돕고 중초를 보한다. 하지만 독이 약간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으면 안 된다. 오장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잠을 많이 자게 한다. 붉은 기장쌀은 맛이 쓰다. 기침하면서 기운이 치미는 것과 곽란을 치료하는 데 쓴다. 찰기장쌀은 대장을 순조롭게 하고 옻이 올라 헌 것을 치료하고 옴으로 생긴 독과 열을 없앤다. 그렇지만 오장의 기운을 막히게 하고 풍(風)을 동하게 하기 때문에 늘 먹어서는 안 된다. 선가(仙家)에서는 찰기장쌀을 귀하게 여겨 술의 재료로 사용하는데, 그 효과가 여러 쌀들 가운데 가장 좋다.
피쌀[稷米]은 기장 비슷하나 알이 잘다.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8곡 가운데서 가장 좋지 않다. 피쌀은 열을 치료한다. 기를 돕고 부족한 것을 보한다. 피쌀로도 밥을 지을 수 있으나 찰지 않고 맛이 심심하다. 돌피쌀[稗子米]은 밥을 지을 수도 있어서 흉년 때 먹는다.
보리
보리는 성질이 따뜻하며 맛이 짜고 독이 없다. 밀보다 약간 크기 때문에 대맥(大麥)이라 부른다. 기를 돕고 중초를 조화시키며 설사를 멎게 하고 허한 것을 보한다. 또 오장을 튼튼히 하고 오랫동안 먹으면 살이 찌고 건강해지며 몸이 윤택해진다. 몸을 데우는 데 오곡 가운데 으뜸이다. 잘 익혀 먹으면 사람에게 이롭지만 조금만 설어도 성질이 차게 되므로 사람을 상하게 한다. 가을에 심은 것이 좋고, 봄에 심은 것은 약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과가 적다.
겉보리[穬麥]는 보리를 껍질째 부르는 이름이다. 약성은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몸을 가벼워지게 하고 비위를 보하며 열을 없애고 병이 생기지 않게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힘이 세지고 건강해진다. 쌀보리[靑顆麥]는 성질과 맛이 보리쌀과 똑같다. 보리쌀 가루는 위를 편안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음식을 잘 소화시킨다. 떡을 만들어 먹으면 기를 동(動)하지 않게 한다. 보리길금은 소화가 잘 되게 한다. 오랜 체증을 없애고 명치끝이 불러 오르면서 그득한 것을 치료하며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린다. 해산을 빨리하게 하고 유산하게 한다. 많이 먹으면 신장의 기운이 많이 소모되므로 좋지 않다.
콩·까치콩·완두콩
콩은 성질이 평(平)하고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중초(中焦)와 12경맥을 좋게 하고 장위(腸胃)를 따뜻하게 한다. 콩에는 검은 것과 흰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검은 것만 약으로 쓰고 흰 것은 오직 식용으로만 쓴다. 쥐눈이콩[穭豆]은 검은 수콩을 말한다. 이는 신(腎)과 관련되므로 신장병 때 좋다. 콩가루[豆黃]는 위 속에 열이 있거나 소화가 잘 안 될 때 쓴다. 또한 비증(庳證) 때도 좋다. 콩길금[大豆黃卷]은 생콩으로 기른 길금을 말한다. 오랜 풍습비(風濕庳)로 힘줄이 켕기고 아픈 것을 치료하며, 오장이나 위 속에 몰린 적취(積聚)에도 좋다.
까치콩[藊豆]은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콩과 마찬가지로 중초를 조화시킨다. 또한 기를 내리면서 곽란, 설사, 구토 등에 좋다. 또한 여러 풀과 나무의 독, 술독, 복어 독을 푸는 데에도 쓴다. 까치콩 잎은 곽란, 설사, 구토 이외에 뱀이나 벌레에게 물린 데 붙이기도 한다. 까치콩 잎은 부인의 대하증에 쓴다.
완두콩은 달리 잠두(蠶豆)라고도 하는데, 중초를 보하고 기를 고르게 하며 영위를 순조롭게 한다. 위를 시원하게 하고 오장을 좋게 한다. 빛이 퍼런 것이 녹두 같으나 그보다 알이 크다. 요즘 조선(朝鮮)에서는 함경도에서 나며, 서울에서도 심는다.
오곡 이외의 3곡-참깨, 조, 수수
참깨
원래 『동의보감』 '곡부(穀部)'에서는 여러 곡식 중 가장 먼저 참깨를 다룬다. 참깨에는 검정참깨와 흰참깨가 있으며, 잎과 기름을 약으로 쓴다. 검정참깨는 여덟 가지 곡식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라 하여 거승(巨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생김새가 삼(麻)과 비슷하기 때문에 호마(胡麻)라 부른다. 여기서 '호(胡)'란 중국의 호라는 지방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검정참깨는 기운을 돕고 살찌게 하며 골수와 뇌수를 충실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오장을 윤택하게 해준다. 따라서 환자가 허해서 말할 기운조차 없을 때에는 검정참깨를 쓴다. 검정참깨를 보약으로 쓸 때에는 쪄서 햇볕에 말리기를 아홉 번 해서 닦아 짓찧어 쓴다. 검정참깨 잎은 청량(靑梁)이라 부르며, 성질이 미끄럽기 때문에 머리를 감아도 된다. 검정참깨 기름은 돌림열병으로 변비가 되고 장 속에 열이 몰린 것을 풀며, 나쁜 벌레를 죽인다. 악창(惡瘡)에도 쓰며 머리털이 빠졌을 때에도 효과가 좋다. 생것만이 효과가 있다. 생것이 아닌, 찌거나 볶아서 낸 것은 식용이나 등불 기름으로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흰참깨는 장과 위를 매끄럽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풍사(風邪)를 없애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흰참깨 잎은 짓찧어 신좁쌀 웃물과 섞어서 머리를 감으면 풍사가 없어지며 머리털이 윤택해진다. 흰참깨 기름은 삼초(三焦)에 있는 열독을 내리고 대소장을 통하게 하고 골수를 미끄럽게 하는데 비장에 부담을 준다. 회충 때문에 명치끝이 아픈 것을 낫게 하며 일체의 부스럼, 옴 등에 붙어 있는 충(蟲)도 죽인다. 묵은 기름으로 만든 고약은 새살이 돋아나게 하고 옹종(癰腫)을 삭히며 피부가 터진 것을 아물게 한다.
좁쌀
좁쌀[粟米]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조 속(粟)' 자를 '서녘 서(西)' 자와 '쌀 미(米)' 자를 따서 만든 것은 서쪽 지방에서 나는 쌀이라는 뜻이다. 소미(小米)라고 하는 것도 이 좁쌀이며, 오곡 가운데서 가장 단단하다고 해서 달리 경속(硬粟)이라고도 한다. 좁쌀은 신장의 기운을 보양하고 비위(脾胃)의 열을 없애며, 기를 보양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비위를 돕는다. 3~5년 지난 묵은 좁쌀은 맛이 쓰며, 위열(胃熱)과 소갈을 치료한다. 또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이질을 멎게 한다. 좁쌀 가루는 답답한 것을 멎게 하고 여러 가지 독을 풀며, 땀띠를 없애는 데에도 좋다. 좁쌀 미숫가루는 번열(煩熱)을 멎게 하며 갈증과 설사를 멎게 한다. 좁쌀 씻은 물은 번갈과 곽란을 치료한다. 또 옴과 악창을 없애는 데에도 좋다. 조길금[蘖米]은 속이 찬 증상을 치료하고 기를 내리며 음식을 잘 소화시킨다. 길금이란 땅 속에 묻지 않고 싹을 낸 것을 말한다.
수수
수수[梁]는 곡식 가운데 가장 키가 크고 알도 크면서 많이 달린다. 북쪽 지방에서 심는데 다른 곡식이 떨어졌을 때 먹을 것으로 준비한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소나 말에게 먹인다.
나머지 알곡-녹두, 팥, 율무쌀, 밀, 메밀
8곡 안에는 들지 않지만, 『동의보감』은 그밖의 알곡으로 녹두, 팥, 율무쌀, 밀과 메밀 등을 든다.
녹두
녹두(菉豆)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모든 단독(丹毒), 번열(煩熱), 풍진(風疹)과 광물성 약 기운이 동한 것을 치료한다. 열을 내리며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기를 내리고 소갈증을 멎게 한다. 또한 오장을 고르게 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12경맥을 잘 돌게 하는 데 가장 좋다. 녹두로 베개를 만들어 베면 눈이 밝아지고 두통이 낫는다. 약으로 쓸 때에는 껍질을 함께 쓴다. 녹두 가루는 기를 보하고, 열독을 없애는 데 좋고 옹저나 헌데를 치료하며 술독, 식중독에도 좋다. 녹두를 물에 담갔다가 갈아서 걸러 가라앉힌 다음 웃물을 치워버리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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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소두
<출전 『경사증류대관본초』>
붉은팥
붉은팥[赤小豆]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면서 시고 독이 없다. 붉은팥은 진액을 뽑아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물의 기운을 잘 돌게 하며 기를 통하게 하며 비장을 확 씻어내는 약이다. 수기병(水氣病)과 각기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약이며, 옹종의 피고름도 빨아내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소갈병을 치료하며, 수종(水腫)과 창만(脹滿)도 내린다. 팥잎은 달리 곽(藿)이라고도 하며, 오줌이 잦은 것을 멎게 하고 번열(煩熱)을 없애며 눈을 밝게 한다. 팥꽃은 소갈병과 술을 마셔서 생긴 두통에 좋다. 팥꽃은 음력 7월에 따서 그늘에 말려 쓴다.
율무쌀
율무쌀[薏苡仁]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겉곡을 말려 물이 푹 배게 쪄서 햇볕에 말린 다음 갈아서 쓴다. 또는 찧어서 쌀을 내기도 한다. 몸을 가볍게 하며, 사기를 막는다. 또한 폐위(肺痿), 폐기(肺氣)로 생긴 기침에 좋으며, 각기병에도 효과가 있다. 약의 기운이 완만하기 때문에 다른 약보다도 곱절을 써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밀
밀[小麥]은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번열을 없애며 잠이 적어지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간의 기운을 보양한다. 밀가루는 성질이 따뜻하며 맛이 달다. 중초를 보하며 기를 도우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 기력이 세지며 오장을 돕는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든든해진다. 한식날에 만든 밀국수는 몸에 쌓인 적(積)을 헤치고 잘 돌게 한다. 밀기울은 성질이 차고 중초를 조화시키고 열을 없앤다. 열창(熱瘡)과 끓는 물이나 불에 덴 상처가 짓무른 데에도 좋다. 밀 쭉정이는 식은땀을 멎게 하며, 갓돋은 밀 싹은 황달로 눈이 노랗게 된 것을 낫게 하고, 밀 깜부기는 돌림병 때문에 생긴 열독에 좋다.
메밀
메밀[蕎麥]은 성질이 평하면서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돕는다. 오장에 있는 더러운 것을 몰아내며 정신을 맑게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먹으면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돼지고기나 양고기와 같이 먹으면 문둥병이 생긴다.
메밀가루는 여러 가지 헌데를 생기게 하므로 끓여 먹는 것이 좋다. 메밀잎은 나물을 만들어 먹으며, 기를 내리고 귀와 눈을 밝게 한다. 메밀대는 태워 잿물을 받아 집짐승의 헌데를 씻어준다.
마와 양귀비씨
마와 양귀비도 알곡이 생기기 때문에 『동의보감』은 이를 '곡부(穀部)'문에서 다룬다. 하지만 다른 곡식과 달리 이 두 가지는 양식으로 쓰지 않고 치료 약으로 쓴다. 마(麻)는 대마초의 원료가 되고, 양귀비는 아편의 원료가 되지만, 적게 쓸 때 이 두 가지는 탁월한 약으로 작용한다.
마
삼씨[麻子]1)는 성질이 평하며 달고 독이 없다. 허로증 때 보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해주며 풍기(風氣)를 없앤다. 대변과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열로 생긴 임병(淋病)을 낫게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정기를 잘 나가게 하고 양기(陽氣)를 약하게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장을 잘 통하게 하는 것 이외에 땀이 많이 나고 위에 열이 있는 경우에도 효험이 있다. 삼꽃가루는 맛이 매우며 독이 있다. 몸에 쌓인 적을 헤치고 비증(痺證)을 낫게 하지만 많이 먹으면 미치게 된다.
삼잎은 회충을 없애며, 이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잘 자라고 윤택해진다. 삼뿌리는 난산과 태반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쓴다. 헌 삼 신짝의 바닥은 일명 천리마(千里馬)라고 한다. 곽란을 낫게 하며 소와 말고기 중독을 풀어준다. 마지막으로, 삼으로 만든 오래된 물고기 그물은 물고기 뼈가 목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데 쓴다.
양귀비씨
양귀비씨는 일명 어미(御米)라고 한다. 씨가 좁쌀 같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반위(反胃)와 가슴에 담이 막혀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꽃은 붉으면서 흰빛이 나며 꽃잎은 4장이다. 혹은 연분홍 테두리가 있는 것도 있다. 그 열매는 병처럼 둥글고 화살촉이 붙은 것같이 생긴 가운데에 씨가 있으며, 몹시 잘고 흰빛을 띤다. 양귀비 껍질은 설사와 오랜 이질을 치료하는 데 수렴작용을 한다. 허로에도 좋고, 약 기운이 신장으로 들어가므로 뼈의 병에도 좋다.
아편은 일명 아부용(啞芙蓉)이라고 한다. 다음과 같이 만든다.
양귀비 꽃이 피기 전에 참대 침으로 찔러 10여 곳에 구멍을 뚫어놓으면 진이 절로 흘러나온다. 이것을 다음날에 참대 칼로 긁어서 사기그릇에 담는다. 많이 받아서 종이로 잘 막는다. 이것을 14일쯤 햇볕에 말리면 덩어리가 된다. ……매번 팥알만한 것 한 알을 따뜻한 물에 풀어서 빈속에 먹는다.
이 약은 성질이 급하므로 많이 써서는 안 된다. 아편을 약으로 쓸 때 파, 마늘을 같이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먹은 다음에 열이 나면서 갈증이 날 때에는 꿀물로 푼다.
곡식으로 만든 여러 가지 것들-누룩, 술, 장, 식초, 엿, 두부
누룩과 약누룩
누룩[麴]은 주로 밀로 만든다. 성질이 매우 따뜻하고 맛이 달다. 위(胃)를 조화시키고 음식이 잘 소화되게 하며 이질을 멎게 한다. 또한 민물고기를 먹고 생긴 배탈에도 좋다. 음력 6월에 만든 것이 좋으며, 오랫동안 묵은 것을 약으로 쓴다. 향기가 나도록 고소하게 볶아서 써야 한다.
약누룩은 신국(神麴)이라 한다. 입맛이 나게 하고 비장을 든든하게 하며 음식이 잘 소화되게 하고 곽란, 설사, 이질을 멎게 한다. 뱃속에 덩어리 생긴 것을 헤치고 담(痰)이 내리지 않고 그득한 것을 내리게 한다. 또한 장과 위에 음식이 막혀 내려가지 않는 것을 내리게 하며, 유산을 도우며 죽은 태아를 나오게 한다.
술
성질이 매우 열나고 맛이 쓰고 달면서 매우며 독이 있다. 바다가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도 술은 잘 얼지 않는다. 이를 보아 술의 성질이 매우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술을 마시면 갑자기 몸을 잘 쓰지 못하고 정신이 얼떨떨해진다. 이로부터 술에 독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술은 단지 열이 나고 독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습(濕) 가운데 열이 나는 것이어서, 사람이 술에 취하면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술은 약 기운이 잘 퍼지게 하며 온갖 사기와 독기를 없앤다.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또한 근심을 없애고 성내게 하며 말을 잘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이 상하고 수명에 지장이 있다.
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오직 쌀술만 약으로 쓴다. 찹쌀에 맑은 물과 흰 밀가루 누룩을 넣어 만든 술이 좋다. 『동의보감』은 약으로 쓰는 술로 32가지를 든다. 이 가운데 우리 귀에 익숙한 몇몇 술의 약효를 살피도록 한다.
• 포도주는 얼굴빛이 좋아지게 하고 신장을 덥게 한다.
• 구기자로 만든 구기자 술은 허한 것을 보하고 살이 찌게 하며 건강해지게 한다.
• 국화 술은 오래 살게 하며 풍(風)으로 어지러운 것을 치료한다.
• 소주는 원나라 때부터 나온 술로 맛이 아주 독하다. 그러므로 많이 마시면 상할 수 있다.
• 배꽃으로 담은 이화주는 빛이 맑고 좋으며 봄과 여름에 마시면 좋다.
• 술지게미는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다. 어혈이 진 데나 얼어서 상한 데, 뱀이나 벌한테 쏘인 데에도 좋다.
약전국과 장
약전국[豉]은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상한으로 머리가 아프고 추웠다 열이 나는 증상과 산과 계곡 깊숙한 곳의 사기를 치료하는 데 좋다. 아울러 약중독, 고독, 학질 등을 낫게 한다.
간장은 약으로 쓴다. 고기장이나 물고기 장은 약으로 쓰지 못한다. 간장은 콩으로 만든다. 간장에 양념을 잘 배합하면 오장이 편해지기 때문에 예로부터 사람들이 애용해 왔다.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면서 시고 독이 없다. 열을 내리게 하고 답답하고 그득한 것을 멎게 한다. 또 여러 가지 생선, 채소, 버섯을 먹고 중독된 것을 풀며, 열에 상했거나 불에 데었을 때에도 쓴다.
식초, 엿, 두부
'초(醋)'라는 말은 조치한다는 말인 '조(措)'와 같은 뜻으로 5가지 맛을 조절하여 알맞게 한다는 뜻이다. 식초는 보통 쌀로 만들며 신맛과 함께 쓴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이를 고주(苦酒)라고도 부른다. 식초는 옹종(癰腫)을 삭히고 어지럼증을 낫게 하며 가슴앓이, 목구멍이 아픈 것 등을 치료한다. 또한 고기나 채소의 독을 없앤다. 너무 많이 먹으면 살, 오장, 뼈가 상할 수 있다.
엿[飴糖]은 여러 가지 쌀로 만드나 오직 찹쌀로 만든 것만 약으로 쓴다. 엿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다. 허약한 것을 보하며 기력을 돕고 오장을 눅여주며 담(痰)을 삭히고 기침을 멎게 한다.
두부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기를 보하고 비위(脾胃)를 조화시킨다. 그렇지만 두부는 기를 동(動)하게 하고 두풍(頭風), 헌데, 옴을 생기게 할 수도 있다. 많이 먹으면 배가 불러오고 생명까지 위험하다. 이럴 때에 술을 먹으면 더 심해지므로 찬물을 마셔야 삭는다.
음식과 약은 뿌리가 같다는 말처럼 음식을 잘 가려서 먹으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약은 질병에 걸린 다음에 먹는 것이고 평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 질병을 예방하면 약을 따로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치료보다는 예방을 우선시하는 양생법에서는 음식 가운데도 특히 곡식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도교적 양생 사상을 바탕으로 저술된 『동의보감』에서는 각종 약물을 설명하기 이전에 곡식을 싣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곡물만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곡물을 재료로 만든 술이나 장, 엿과 같은 것들도 다루고 있다.
참조어탕액 서례, 수부, 토부, 인부, 금부, 수부, 어부, 충부, 과부, 채부, 초부, 초부, 목부, 옥부, 석부, 금부
연관목차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수부토부곡부인부금부
출처
제공처 정보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201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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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남일 , 신동원
글
여인석
제공처
도서출판 들녘http://www.ddd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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