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6일
장소 : 미원면 옥화자연휴양림
산행 참석인원 : 9명
청주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가을의 색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은삼거리에서 만나 한적한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나쁘지 않고~!!
옥화휴양림은 숙소로 이용해본 적은 있지만 산행은 처음이었다.
산행 코스도 알 리가 없었고, 지난 달 숲해설 실습을 위해 찾았던 짧은 코스만을 알고 있을뿐...
그치만 모른다고 두려운 느낌은 없다.
지속되는 이도산행을 참가하면서 자연스레 생긴 자신감이랄까?? ㅋ
믿고 의지하는 동행인들도 있고
길은 어디로든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생각도 있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옥화휴양림 조성당시에 심었다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로 가로수가 이어진다.
키가 훌쩍 크고 낙엽색이 갈색이라 가을의 분위기에 빠져들기 좋다.
메타의 작고 가느다란 잎이 눈처럼 소복소복 내려앉은 산행길은 보는 순간 힐링이 된다.
그 어느 레드카펫이 부럽지 않다.
평일의 휴양림은 이도산행 전세나 마찬가지!!!
우리는 왁자지껄 산을 오른다.
여름부터 시작된 나의 숲해설수업 덕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종종 이도산행에 와서 풀어놓는다.
몸풀기 체조도 하고 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고~
숲해설수업에서 나는 풋내기 학생이지만
이도산행에 오면 또 나는 나름 전문가가 되어
기억나는 이야기들을 힘겹게 쥐어짜내서 얘기해주고
우~쭐~!! 하는 대우를 받게된다..ㅋㅋ
무슨 카드 돌려막기마냥.... 여기서 배운건 저기가서 써먹고
저기서 배운건 또 수업가서 써먹고....
모양새가 우습기도 하지만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 하며 넘긴다.
오늘의 체조는 곧 있을 숲해설가시연시험 준비를 위한 체조다.
햇빛먹고 자라라 쑥쑥쑥쑥~
빗물먹고 자라라 쑥쑥쑥쑥 ~
바람먹고 자라라 쑥쑥쑥쑥 ~
사랑먹고 자라라 쑥쑥쑥쑥~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체조인데 도움을 부탁드렸다...
하늘위로 쑥쑥쑥쑥~~~ 했더니
사이비교주님(?)을 영접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네~ ㅋㅋ
그치만.....이렇게 도와주신 덕분에....
전 무사히 시연을 마치고 좋은 결과를 얻었답니다~~~~
즐거운 체조를 마치고 산행코스를 정한뒤 산으로 출발!!
운암휴양길 5.7km를 걷기로 했다.
잠깐의 오르막을 지나니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계속 임도가 이어진다
예상치 못한 넓고 편한 길 덕분에 산행이 힘든 줄 모르고 편하게 걷게된다.
편히 걷다보니 주변에 눈길도 많이 가게 되고
우리가 걷는 임도를 만들기 위해 산이 깍여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왼쪽에는 산이 깍여 절벽같은 형상이...
오른쪽에는 산 아래로 향하는 내리막이....
왼쪽의 깍아내린 절벽의 모습을 보니 변산반도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절벽 사이로 보이는 작은 소나무들이 초록을 뽐낸다.
저 단단한 바위틈 사이에 어떻게 작은 씨앗이 뿌리를 내렸을까?
몇달간 공부하며 주워들은 이야기, 책에서 본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과정을 짐작해본다.
흙도 없는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을 누군가는 불쌍히 여길테지만
좁은 바위틈에 있기에 새들의 공격에도 안전할 수 있고
비가 오면 바위에 빗물이 고여 씨앗이 발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바람에 날아온 소중한 흙, 모래 속에서
씨앗은 어렵지만 소중한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무심코 떨어지고 날아간다 생각했지만
그 씨앗은 자신의 번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전략을 세워서 떨어지고 날아가는 것이었음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 작은 씨앗의 큰 뜻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생각해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한다.
'생태'를 알고
'숲'을 바라보고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
나에게 이도산행은 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11월 분명 늦가을인데 때아닌 노랑꽃이 길가에 만개(?)한 모습을 보여준다.
허거걱......
어찌된 일일까?
요즘 공원에도 가보면 봄에 볼 수 있는 꽃들이 때도 모르고 피어나더니
옥화휴양림에도 겨울이 코앞인데 봄을 부르는 개나리가 얼굴을 내민다.
마냥 신기하다고만 하기엔 씁쓸한 현상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지구 파괴현상때문에
기상이변이 생기고 자연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나마 모이면 힘이 된다고 믿고
우리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산행을 한다.
도시락, 손수건, 개인컵을 사용하고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가기!!!
모를때는 몰라도 아는 것은 실천하도록 노력하기!!
근데......임도 둘레에 개나리가 엄청 많이 보인다.
내년 봄엔 개나리 피는 계절에 이곳에 다시 와서
진짜 만개한 노오란~~ 개나리 군락을 보고싶단 생각이 든다.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을 앞두고
벌써 따뜻한 햇살 가득 받고 피어난 개나리를 생각하니
마음도 포근해지는 것 같다^^
워낙 뻥뻥 뚫린 길이라 성큼성큼 가시는데
내가 붙잡았다~ 간식좀 먹고 가자고~ 배고프다고~~ ㅎㅎ
출발한지 한시간도 안되었고 힘들지도 않기에 배도 안고프다지만...
짐도 줄일겸 나는 배가 고프니까....^^
오랜만에 홈메이드 약밥을 만들어서 간식으로 싸왔다~
일명 '시어머니 사랑 듬뿍 받는 약밥' ㅋㅋ
일회용품 안쓰자고 한참 적어놓자마자 비닐백이 보이니 좀 민망하다..
담엔 그릇에 참기름이라도 발라야 겠다~^^
세제랑 물이 더 소비되려나?
환경을 지키는 일은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ㅡㅡ
이렇게 예쁘고 맑은 하늘을 보고
알록달록 가을 산도 보고
나무가 이어진 숲길도 걷고
경치를 감상하며 계속 걸었다.
두명....
또 두명......
또 두명............
모두 짝을 이뤄 걷는데 나만 홀로 외톨이네.....
혼자 놀지뭐~~^^
운암휴양길을 걷다 물놀이장에 도착했다.
햇살이 따스한 곳이라 배는 안고프지만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고운 돗자리 깔고서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푼다.
늘 진수성찬이다....^^
맛난 점심도 나눠먹고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세상에 포기 못할 먹는 즐거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식사자리를 정돈한 뒤
지난 달에 다 못한 자기소개를 간단히 하기로 했다.
30초넘어가면 자기소개 자동종료!! ㅎㅎㅎ
옥화는 정상이 없기에!!!!!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단체사진을 찍기로....^^
너도나도 즐겁게 찰칵~!!!
식사후 걷다보니 하트가 보인다.
누군가 그렸을 하트....
사람들이 걷다가 망가진 모습을...
은정이가 다시 정성스럽게 그린다.
사랑 가득한 이도산행~~
하늘의 구름은 알라딘에 나오는 지니~처럼 보이고
멋진 메타나무를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혼자 셀카놀이하고...^^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난 산에서 찍은 사진이 젤 보기좋은 것 같다~~~ ㅎㅎ
전에는 보이지 않았을 각기 다른 모양의 낙엽들..
이제는 다른 모양새가 전부 눈에 보인다.
같은 갈색이지만 같지 않다는 것.
나무에서 떨어지면 쓸모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떨어진 이후의 다른 역할이 있다는 것.
그리고 모이면 또 거대한 숲이 된다는 것.
소멸하고 다시 생성되고...
그 엄청난 숲의 비밀을 내가 알게된게 참 자랑스럽다.
운암휴양길을 다 돌았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
다시 짧은 코스로 휴양림을 걷기로 했다.
걷다가 만난 단풍씨앗으로 씨앗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처음 보았을때 신기했던 것처럼
처음보는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그 모습이 신기하고 뿌듯하다.
자연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다.
함께 걷고
함께 밥먹고
함께 하늘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하고..........
산행 후 미원교육공동체에 몇권의 책을 더 갖다주러 방문하였더니
고맙다며 급하게 양말목으로 브로치를 만들어주셨다~
어차피 나에겐 치워야할 물건인데
처치곤란이 아니라 환영받는 곳으로 가니 내 맘도 흡족하다.
선순환? 이럴때 쓰는 말이겠지? ^^
첫댓글 숲해설 시연 무사히 잘 해낼거라 믿고 있었음! 역시~!
이렇게 산을 즐길 줄 아는 시람에게 자격을 주는게 마땅한거지!
월석샘의 셀카놀이가 즐거워보이넹?! 이젠 귀여운 표정도 내고말야ㅎㅎ
자연을 공유하는 이도산행은 영원하길!
은정이가 자격을 주니 자격증을 두개나 받는 느낌이네~~~고마워~^^
산에가면 늘 즐겁네~~그 마음이 그대로 얼굴에 나타난거지.....
이도산행 FOREVER~♥
못말리는 하트 사랑꾼들!
하트비빔밥
하트 김장 양념
도 모자라
하트 낙엽길까지?
하트 이도냐?
핫한 이도냐?
해숙샘도 어서 오셔요~~ 같이 사랑놀음 해요!!! ^^
자연과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준 이도산행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