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엔 혜림원에 일찍 도착했는데 쉼터로 가는 길이 헷갈려서 윤상씨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윤상씨께서 쉼터로 가는 길을 차근차근 알려주셨고 혜림원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던 저는 무사히 쉼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쉼터에 들어와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히며 오늘의 실습을 준비 중이던 차에 윤상씨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역시나 밝은 미소로 인사하는 윤상씨께 저도 기분 좋게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카페에 가는 일이었습니다. 윤상씨께서 쉼터 옆 카페에 가는 것을 제안하셨고, 저는 처음으로 카페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카페에는 많은 분이 계셨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바리스타 분과 인사를 나누고 맛있는 메뉴를 추천받았습니다. 저는 초코스무디, 윤상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앞에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기다렸습니다. 제가 앉아있으니 같은 테이블과 바로 앞 테이블에 앉아 계시던 분들께서 눈을 맞추며 '안녕!'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에 저도 '안녕하세요~'하고 대답하며 인사를 하며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음료가 나왔습니다. 카페에 계신 분들과 인사를 한 뒤 쉼터로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과 기분 좋게 나눈 대화와 맛있는 음료 덕분에 행복하게 실습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윤상씨 초코스무디 잘 마셨습니다! :)
# 공부하기
본격적으로 논문을 찾기 전, 저는 윤상씨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무엇일지 물어보았습니다. 윤상씨께선 우선 실습의 맥락과 관련된 장애인의 여가활동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윤상씨께서 실습활동을 준비하실 때 옆에서 '장애인', '여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 논문을 몇개 읽다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① 장애인의 여가활동은 소극적인 실내활동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티비 시청 라디오 청취 등의 비율이 높은 반면 연극, 영화, 악기 연주, 낚시, 하이킹, 여행 등 적극적인 야외활동의 비율은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여가제약 때문에 여가활동 및 생활만족도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리고 ② 여가활동에 제약이 있는 이유는 건강, 금전적 상황, 사회적 인식 및 인프라 부족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여가활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여 추구하지 못하는 것도 여가활동에 제약을 야기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여가에 관한 충분한 이해와 교육이 부족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여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윤상씨께 이 내용을 공유하고 위와 같은 것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실습을 진행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재 준석씨께서 선택한 활동들(골프, 야구, 노래방, 축구, 배드민턴, 볼링)을 최대한 하며, 여가활동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경험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 슬라임 카페
부천역 북부에 '투명통 슬라임 카페'에 방문했습니다. 준석씨께서 처음 가는 곳이라서 다음에도 찾아갈 수 있도록 가는 길에 있는 가게들의 간판이나 종류를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슬라임 카페에 도착하여 각자 이용할 종류를 고르고, 슬라임에 들어갈 알록달록한 파츠들을 준석씨께서 고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준석씨는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투명통에 여러 가지 종류를 담으셨습니다. 파츠를 담은 후, 자리에 앉아 직원분의 안내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슬라임 만들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저희 셋 다 처음 하는 활동이어서 그런지 즐겁게 웃으며 할 수 있었습니다. 준석씨께서 다른 종류의 슬라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서로 바꿔가며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다행히 준석씨는 즐겁게 활동에 참여하셨습니다. 슬라임은 맛보는 것만 빼고 모든 감각을 사용하는 감각 놀이 활동이어서 학교 놀이 과정이나 치료에도 활용되곤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직원분께서 예전에 혜림원에 봉사를 자주 오셨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도 인연이 닿아 있다는 것에 반가웠습니다.
# 크라이 치즈버거
준석씨께서 고기를 좋아하신다는 말에 윤상씨께서 제안하신 햄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준석씨도 흔쾌히 좋다고 하셨고, 저희는 슬라임 카페에서 10~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버거집에 방문했습니다. 준석씨께 햄버거의 종류를 말씀드리고 직접 결정하실 수 있도록 드시고 싶은 종류를 여쭤보았고, 치즈 한 장이 들어간 햄버거를 고르셨습니다. 햄버거가 나오기 전 음료수를 직접 따랐습니다. 준석씨께서 컵에 얼음과 오렌지 맛 탄산음료를 따른 후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햄버거가 나오고 사진을 찍은 뒤 저희 셋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준석씨께 맛있냐고 여쭤보니 고개를 끄덕이시며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모두 맛있게 드셨습니다. 조금 남은 감자튀김을 더 드시라고 했더니 배를 쓰다듬으며 '아냐 배불러'라며 거절하셨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함께 첫 저녁 식사를 한 뒤, 소화도 시킬 겸 쇼핑을 하러 갔습니다.
# 아트박스
아트박스에 오는 길에 준석씨께 갖고 싶거나 필요하신 물건이 있냐고 여쭤보았는데, '없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트박스에 방문하여 천천히 구경하라고 하였습니다. 부천역 북부에 있는 아트박스에 도착하여 준석씨는 이것저것 구경하셨습니다. 다소 들뜬 발걸음으로 신중하고 차분하게 갖고 싶은 것들을 고르셨습니다. 매장을 돌아다니며 처음엔 카드 한 팩과 공책 두 권을 고르셨습니다. 카드는 포켓몬스터 카드였는데, 평소 좋아하는 만화라고 하셨습니다. 공책 두 권에는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돌아가려는 길에 준석씨의 눈에 공책 한 권이 들어왔습니다. 웹툰 일러스트가 그려진 공책이었는데, 준석씨께서 그것을 집더니 이것으로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있던 공책은 제자리에 갖다두고 웹툰 그림이 그려진 공책으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웹툰을 보았냐고 여쭤보니 '응 봤어, 알아'라고 대답하시며 싱글벙글 웃으셨습니다. 계산까지 마친 준석씨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윤상씨와 저를 혜림원으로 안내했습니다. 오늘 하루를 준석씨, 윤상씨와 알차게 즐긴 것 같아 뿌듯하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준석씨 덕분에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첫댓글 윤상과 준석을 도와 함께한 날의 추억을 보니 좋네요.
윤희학생이 찾은대로 여가에 대한 한계와 사람들이 본 인식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느꼈을 듯합니다.
구분짓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서 보통의 삶을 살게 돕는 윤상과 윤희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