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모임]오상회(상대 62학번) 봄나들이로 괴산호 산막이옛길을 걷다
상대 62학번 동기모임인 오상회(회장 조용헌)는 올해 봄 나들이로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산막이옛길’(4km)을 걷기로 했다. 5월23일 아침 8시 압구정역 주차장에서 출발한 오상회 전세 관광버스는 경부고속도로 동천 간이 정류장에서 용인 수지 지역 동문(10명)까지 태우니 모두 29명이다.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연풍IC에서 목적지인 산막이옛길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오늘 가는 ‘산막이 옛길’에 관한 소개 영상물이 방영되었다. 이 영상물은 석풍장 동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이남수 사무총장이 쑥떡과 과자류 한 봉지와 물까지 꼼꼼히도 챙겨주었다. 가는 도중에 쌍곡계곡의 대표명소의 하나인 소금강에 들렀다.
소금강에서
소금강의 절경
소금강이란 지명이 많은 모양이다.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소금강은 오대산 국립공원에 있는 계곡이다. 그러나 이곳 괴산 쌍곡계곡의 소금강도 절경의 명소이다. 워낙 경치가 좋아 단체 사진과 가까운 벗들과 모처럼의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특히 두 여학생 동기가 인기여서 줄을 선다.
버섯전골과 와인 Ménage à Trois
산막이 주차장에 도착하여 일찍 점심을 먹기로 했다. 사전에 예약한 ‘옛길맛집“에서 추천한 자연산 버섯(싸리버섯, 꽃송이버섯)전골로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다. 술은 항상 나들이 때마다 와인을 협찬하는 조중헌 전회장이 사정으로 참석하지도 못하면서도 고급 와인을 많이 보내주었다. 건배 구호는 영상물 제작에 수고를 많이 한 석풍장 동문이 맡아주었다. 오늘 참석한 동문들도 고맙지만 건강 등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동문들도 함께 위하자는 건배 구호를 하여 색다르고 의미가 있었다.
식사 후 두 팀으로 나누었다. 걷기가 불편하거나 유람선을 타면서 아름다운 호수와 산의 경관을 구경하겠다는 9명의 유람선 팀, 나머지는 유람선을 조금 타고 가다가 산막이 마을에서 내려 여기서 출발지점인 차돌바위 선착장까지 걸어서 돌아오는 트레킹 팀. 트레킹 팀은 모두 20명이다. 제법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계단 길을 대부분이 걷겠다고 자원하는 것을 보면서 노익장을 자부하는 친구들이 자랑스러웠다.
유람선 괴산호 유람과 산막이옛길 트레킹
’산막이옛길‘은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이어주던 10리길 즉 4km에 걸친 옛 산길이다, 1957년 우리기술로 준공한 괴산댐으로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져 한국 산길의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점심을 먹은 후라 선착장까지 가는 오르막 길도 숨이 차다. 오르는 길가에는 이곳의 명산품인 버섯 가게가 즐비하다, 송화버섯이 주류를 이루는데 송이와 표고버섯의 개량 신품종이다. 산막이옛길의 표지석이 있는 소나무 동산의 언덕에 오르니 유람선을 타는 차돌바위 선착장이 보인다.
한 시간 동안 괴산호 일주 유람선만 타는 유람선 팀은 우측 길, 그리고 산막이마을까지 유람선을 타고, 걸어서 돌아오는 트레킹 팀은 좌측 길에 선착장이 있었다. 비록 짧은 승선 시간이지만 시원한 강바람에 호수를 가로지르며 나아가는 배 안에서 일행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소란스럽다. 호수 주변의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호수의 푸른 물결과 맞닿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진한 녹색의 산 색깔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든다. 유람선 뒤로 하얀 물거품이 따라온다.
괴산호
산막이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하선하여 산막이옛길 안내판을 따라 유람선 출발지인 차돌바위 선착장까지 10리길을 걷기 시작한다. 물레방아가 있는 연자방앗간에서 잠시 쉬며 겉옷을 벗고 본격 트레킹 준비를 한다. 500m쯤 가니 진달래동산 팻말이 있다. 소나무숲과 진달래가 만발하는 진달래동산이라는데 이미 꽃은 지고 없어 아쉽다. 조금 더 가니 둥그런 동굴 모양의 ‘다래숲 동굴’을 지나게 된다. 늦가을에 익는 달고 맛있는 다래가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걸으면서 신갈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모든 참나무 종류들이 도열하는 듯 숲을 이루고 있다. 소위 참나무림인데 다래숲 동굴과 마흔 고개 사이 구간에 있다. 데크 길로 이어진다. 마흔고개 팻말에서 왜 마흔이냐 알아보니 데크 구간 중 가장 높은 50여개의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마흔번째 계단에서 주변 경관을 보면 아래쪽은 호수 위쪽은 바위 절경이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고공 전망대라 이름 붙여진 난간 전망대 위에 친구들이 겁 없이 서 있다. 파란 물의 호수와 멀리 보이는 호수 건너편 절경에 도취해, 높은 공중 난간에 서 있다는 사실도 잊은 모양이다. 고공전망대는 꾀꼬리 전망대라 불리기도 한다. 꾀꼬리가 버들잎이 피어날 때 그 위를 나는 모습처럼 공중에 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뫼 산(山)자 모양을 한 괴산 바위도 우람하게 서 있어 시선을 붙잡는다.
고공 전망대
앉은뱅이 약수터에서 시원한 샘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옛 오솔길 옆에 옹달샘이 있었는데 앉은뱅이가 지나다가 물을 마시고 난 후 효험을 보고 걸어서 갔다는 전설로 붙여진 이름이다. 정자와 긴 의자도 있어 한참을 쉬었다. 걷다 보니 ‘아름다운 미녀 참나무’라는 팻말에 걸음을 멈춘다. 옷 벗은 아름다운 미녀가 무릎을 꼬고 앉은 듯한 기이한 형상의 참나무 모습이다. 스핑크스가 산막이옛길이 보고 싶어 왔나? 스핑크스처럼 생긴 스핑크스 바위도 일행을 맞는다. 전설도 많고 기이한 생김새의 바위도 많다.
이번엔 ‘여우비 바위굴’이라 하니 궁금해진다. 산막이를 오가던 사람들이 여우비(여름철 갑작스런 소나기)와 여름 한낮에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기를 바라는 바위굴이다. 무서운 호랑이를 굴 앞에 앉혀놓은 호랑이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바위굴이다. 이어 노루, 토끼, 꿩 등 야생 동물들이 목을 축였다는 노루샘이 있어 고마운 자연의 섭리에 고개가 숙여진다. 옆에 가던 친구가 묻는다. 정사목(情事木)이 뭐지? 설명판을 보니 연리지로 사랑을 나누는 소나무란다. 남녀가 함께 기원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나?
이제 출발지가 가까워진다. 아까 오다가 출렁다리 출구가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사진만 찍었는데 입구로 들어가야지 거꾸로 오면 위험하단다. 소나무숲을 질러가는 소나무 출렁다리 입구이다. 시간이 되면 소나무 출렁다리에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참고 사진만 남기고 지나간다. 소나무 동산 못 미쳐 언덕에 쉼터가 있었다. 괴산호와 주변 산세의 아름다운 경치를 마지막으로 눈과 가슴에 담고 차돌바위 선착장을 지나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한편 유람선 팀은 같은 시각 차돌바위 선착장을 떠나 산막이마을이 있는 산막이 선착장을 지나고 삼신바위도 구경한다. 경치가 빼어나고 강물이 빨라 살여울이라고 부르던 곳에 삼신(해,달,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삼신바위가 되었다고. 양안을 잇는 멋진 연하협구름다리를 지나간다. 구름다리가 너무 예뻐 사진 찍기에 바쁘다. 얼마를 더 가다가 배는 뱃길을 돌린다. 왕복 12km 코스 중 여기가 반환점인 6km 지점으로 새뱅이 동네라고 한다. 트레킹 팀보다 30분이나 일찍 출발지로 돌아온 유람선 팀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기다려주었다.
연하협구름다리
수옥정과 수옥폭포
버스에 탑승해 귀가길에 마지막 관광지 수옥폭포가 있는 수옥정 관광단지로 향한다. 수옥정 관광단지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위치한다. 경치가 좋아 드라마 <여인천하>, <다모(茶母)>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수옥폭포는 이웃 문경 조령관에서 소조령으로 흘러내리는 계류가 절벽을 통과하면서 형성된 높이 20m의 폭포인데 폭포가 3단으로 이루어져 장관을 이룬다. 산막이옛길에서 두 팀으로 나뉘어지는 바람에 단체 사진을 여기서 찍었다.
폭포 옆에 서 있는 정자가 주목을 끈다. 조선조 숙종 32년 연풍 현감에 부임한 조유수가 우연히 숲속에서 폭포를 발견하고 정자를 세웠다는 내용이 암각되어 있다. 지금의 정자는 1990년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수옥정의 한자에 이목이 쏠렸다. 수옥정(漱玉亭)의 한자 漱가 무슨 뜻이냐? 潄를 사전에 찾아보니 양치질하다. 빨래하다의 의미이다. 가늠컨대 옥같이 맑은 폭포수란 의미가 아닐까? 마지막 관광지라서인지 유독 사진을 많이 찍는다.
수옥 폭포
간식타임과 귀경길
이른 점심 탓인지, 장시간 산책을 한 탓인지 시장기가 있는 모양이다. 간식 음식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좋아한다. 식당 앞 마당은 빨간 꽃양귀비가 만개해 있어 우리를 반기는 듯하다. 도토리묵과 파전으로 안주 삼아 소백산이라는 막걸리로 허기를 채운다. 예쁜 주모가 우리를 기다린다고 하여 모두 기대가 컸는데 험상궂은? 남자 주인이 서빙을 한다. 속았다고 모두 웃음을 터뜨린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덕평휴게소에서 30분 쉬면서 아름다운 정원 구경도 하고 단체로 시원한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었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석풍장 동문이 준비한 ‘앙드레 류’의 공연 음악을 들으며 귀가 길에 올랐다. 화창한 날씨에 친한 벗들과 즐긴 봄나들이에 취한 듯 모두의 얼굴 표정이 한없이 밝다. 준비와 진행에 수고한 사무총장에 감사하며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나들이 기회에 참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글: 김수철(오상회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