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 이야기_“내가 예술가입니다. 삶이 예술입니다”
♧ 세 번째 나의 예술 이야기 “미학과 기능의 조화”
10. [응원]박소이: 작고 개인적인 삶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573번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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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573번 개미 박소이입니다.
저는 사람과 그 작은 개인들의 작은 삶들에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다양한 시선과 마음을 가지고 다양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각자의 이야기가 늘 궁금하고 알고 싶습니다. 제가 세상을 사랑하는 이유도, 세상이 작고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얽히고 설킨 하나의 실타래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에세이, 시, 소설,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그림 등등 … 저는 이런 작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모든 형태의 예술을 어렸을 때부터 즐기고 사랑해 왔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저에게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저에게 들려주기만 한다면, 어느 곳에든 달려가 그 삶을 옅보고 응원하는 것이 저의 큰 행복이자 즐거움입니다.
되돌아보면 저의 삶은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어느 누군가의 선택을 하나 하나 가져와 따라한 것들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남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듯 읽고, 보고, 듣고, 느끼며 자라왔기에, 저도 늘 이런 작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딘가 양심에 찔리는 도둑의 마음으로, 훔쳐온 것들을 갚아나가고 싶은 마음일까요? 마음껏 훔쳐가도 좋으니, 작지만 소중한 선택과 이야기들을 모조리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공연 연출가, 작가, 영화감독, 배우, 싱어송라이터, 화가, 디자이너 등등 수많은 꿈을 꾸며 자라왔습니다. 여전히 저는 잡식처럼 모든 형태의 예술을 향유하고, 수많은 꿈들 사이 순위를 매기는 일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마음들은 잠시 아껴두고 딱 한 가지만 골라 얘기해보자면, 저는 뮤지컬이 참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뮤지컬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났고, 노래의 템포에 맞춰서 심장이 쿵쿵 뛰고 벅차올랐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뮤지컬은 참 이상하고 별납니다. 누군가는 생뚱맞고 오그라든다고 평가하는, 비일상적인 음악적 대화들이 아무렇지 않게 쏟아집니다.
일상적으로 말을 하다 갑자기 음과 리듬을 붙이기 시작하고, 어떨 땐 춤도 춥니다! 그런데 뮤지컬 속 세상에선 아무도 그걸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뚱맞다고 생각하지 않죠. 이건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는 뮤지컬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뮤지컬의 비일상적인 장면에 대해서 한 번 떠올려봅시다.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극적인 사랑을 이룬 커플이 앞으로의 행복한 미래를 기대하며 영원을 약속하는 장면? 주인공이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깨닫고 각성하는 장면? 암울한 현실에 낙담하여 끊임없이 고통받으며 절규하는 장면? 이렇게 감정적으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격한 장면에서는 인물이 극대화된 감정을 표출하며 노래를 부르고 그 뒤로 풍부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깔리는 것이 마냥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뮤지컬은 정말 사소하고 개인적이고 가벼운 장면에서도 인물의 노래와 함께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선보입니다. 저는 이것이 뮤지컬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모두가 알고 있을 아주 쉬운 예가 있습니다. 바로 ‘The Sound of Music’의 ‘My favorite things’입니다! Raindrops on roses and whiskers on kittens … Brown paper packages tied up with strings.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장미꽃에 맺힌 빗방울과 아기 고양이의 수염… 끈으로 묶인 갈색 포장지의 꾸러미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죠.) 이 노래에서는 한 개인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를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오케스트레이션을 이용해 인물의 애정과 감정을 사소하지 않은, 아주 특별한 것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뮤지컬이 작은 이야기를 어떤 시선에서 바라보고, 어떤 음악적 구성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아주 작고 작은 사람의 작고 작은 이야기들도 음악적으로 아주 거대한, 가치있는 일로 표현하는 뮤지컬이 참 아름답고 사랑스럽습니다.
지금껏 보아온 이런 애정어린 시선들을 기억하며, 저도 뮤지컬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작지만 중요한 누군가와 그의 선택을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며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 첫걸음에 숲의 향연이 있어 참 기쁘고 감사합니다. 숲의 향연 덕분에 노을공원에는 다양한 생명들의 발자취뿐 아니라 그들이 노을공원에 들르기 전 걸어온, 또 걸어갈 이야기가 가득 쌓였습니다.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이 뿌리와 가지를 뻗고 서로 연결되어 튼튼하고 풍성한 숲을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 제2회 '숲의響然_자연의소리' 공연 전체 보기 https://cafe.daum.net/nanjinoeul/r2W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