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소풍 가는 날 / 황신비 (안산 슬기초 3학년)
오늘은
소풍 가는 날
토끼 모양 돗자리가
먼저 나와
자동차를 탄다.
엄마표 김밥
아빠표 간식이
한 줄 기차로
자동차에 탄다.
창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자동차들
모두 소풍 가기 좋은 날이다.
지각생 매미가 우는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데
저쪽 나무에서
청솔모가
나를 본다.
엄마, 아빠
청솔모는 아직 소풍을 안갔나봐요.
내가 다가가니
청솔모는 재빨리 사라져 버린다.
청솔모도 소풍 갈려고
바쁜가부다.
청솔모는 어디로 소풍을 갈까.
오빠랑 놀다가
풀밭에 누워서 보는 하늘에는
구름이 참 많다.
사과 구름
피자 구름
치킨 구름
맛있는 구름이
우리 집으로
두둥실 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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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진정한 선물 / 국민수 (서울 신미림초 6학년)
”자, 이제 시험지 뒤집고 푸세요!”
시험.. 모르겠다... 다 모르는 문제다. 분명 공부했는데.. 하.. 모르겠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버렸고 성적은...음.. 처참했다.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성적이 나왔다.
“하..어떻게 하지... 엄마한테 보여주면 혼날텐데..”
하지만 결국 나는 집 앞으로 왔고 엄마에게 성적을 보여주고 말았다. 엄마는 내게 무척이나 화를 내었다. 집이 무너지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익숙하기 때문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는 흘리며 주말에 친구들과 게임을 할지, 놀지, 자전거를 탈지, 축구를 할지 고민하며 멍 때렸다. 하지만 엄마는 이번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지 제대로 학원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싫다. 솔직히 다녀봤자 의미 없다. 쓸모도 없다고 생각하고 다녀봤자 이유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저곳 전화를 하다가 갑자기 웃으면서 끊었다. 뭔가 불길하다. 뭐 아무튼 학원 다녀도 대충 살면 그만이니 나는 그냥 무시하고 게임을 하다가 잤다.
그리고 다음날, 역시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놀러갈 생각에 기뻤다. 특히 오늘은 선준이의 생일이였기에 잘하면 파자마 파티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쁜 마음이였다. 하지만 지옥이 시작되었다. 그니까 갑자기 선생님이 불렀다. 잠깐이면 된다고 하길래 “잠깐 나중에 바로 뛰어갈게”라고 하고 뭔가 잔심부름이라고 생각해 선생님을 따라갔다. 그런데 선생님은 조용한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 불러 앉히더니 문을 닫고서 말했다.
“자! 이제 수업 시작하자꾸나!”
“예...?아니 이미 수업이 끝났는데 또 무슨 수업을..”
“음? 아니 추가수업 해야지!
”아니 누구 마음대로!.. 이거 불법 아니에
”너네 어머님이 동의하셨단다“
아.. 왜 엄마가 웃었는지 알겠다. 하..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필! 하필 이런 기쁘고 즐거울 수 있던 날에! 왜! 하필 정말 모두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순간 울컥해 눈물도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서 울기에는 자존심이 용납을 못하니 그냥 참았다.
”아, 틀린 거부터 일단 고치자“
”왜요?“
”그래야 다음부턴 잘 하지“
틀린걸 다시 고치자고 했지만 숫자는 개뿔 뭐가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나는 강렬하게 놀고 싶었다. 그저 그것만을 원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게 계속해서 문제를 시켰고 나는 그냥 안풀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했다.
”풀기 싫은가봐?“
”네..“
”음.. 그럼 일단 난 내 할 일 할테니까 다 풀면 말해. 다 풀어야지 보내줄거야“
그러자 정신이 확 들었다. 하지만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식으로 계속 버텼다. 그러자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푼 문제는 두 개, 남은 문제는 스물 세 개..
해가 지기 시작하고 끝을 보자 뭔가 알 수 없이 절망감과 한숨 그리고 슬픔과 화남이 몰려왔다. 선생님은 내게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그냥 노트북에서 타자를 치며 일을 하고 계셨다. 그렇게 정말로 선생님은 내가 다 끝낼때까지 있을 기세로 해가 지고 7시가 넘었는데도 나를 보내지도, 선생님이 가지고 않고 나를 기다렸다. 정말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은 깊은 화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8시를 넘기고 이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건 싫기에 그냥 내가 한번 열심히 해주자 라는 마인드로 학교가 다 다칠 9시까지 해 겨우 끝냈다. 물론, 선생님은 그 문제에 15개의 틀린 문제들만 또 다시 풀게 했다. 보안관 선생님이 와서 이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해도 난 그냥 여기 있을 꺼라 하며 끝까지 버텼다. 결국 나는 모든 문제를 급하게 끝나고 10시가 돼서야 탈출했다. 머리도 지끈거리고 화가났다. 집에 가자 엄마는 굉장히 좋아하였다. 자기 아들이 고통 받는데 좋아하다니 엄마에게도 배신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후 내일도 그 다음날도 심지어 무려 주말에도! 매일 매일 꼬박 꼬박 정해진 수학량을 늘렸다. 의미 없다고, 쓸모 없다고 생각하지만 기분 나쁘게도 내가 가장 약하던 수학, 영어가 늘고 점수까지 천천히 올랐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점점 달이 지날수록 내가 이 수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막 여름 끝나던 날 시작한 이 수업은 시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가는 시간 때 어는 날 선생님은 내게 말해주었다.
”있지. 지금까지 니가 이걸 하면서 배운게 뭐라고 생각해?“
”음... 당연히 수학이랑 영어를 늘려준 것, 정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것 같아요“
”음.. 그것도 맞지 하지만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은 정확히는 그것이 아니야, 무엇일까?“
”음... 모르..겠어요“
”그 선물은 바로 노력과 끈기, 그리고 꾸준함이야“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느꼈다. 선생님은 내게 강제로 라도 이런 좋은 습관과 노력, 끈기를 주셨다. 나는 선생님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 날 선생님 수고했다는 의미로 피자를 사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나는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선생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들은 아직까지도 간직하며 남들에게도 주고 싶은 선물이다. 또 그날 먹은 피자에 남긴 선생님의 애정이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