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형 아반떼에 대한 본격적인사전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카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시장 점유률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인기 차종이 출시될 때마다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누려온 과거의 반사효과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오는 8월 초에 연식 변경 모델이 아닌 풀 체인지 모델인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형 아반떼는 아반떼HD 출시 후 4년여 만에 선보이는 후속 모델로, 현대차는 아반떼HD가 2006년 4월 말 출시 후 같은 해 말까지 6만여 대가 팔린 것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현대·기아차의 인기 차종이 출시되면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2004년 9월 NF쏘나타가 출시된 후 같은 해 4분기에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액은 4조2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2% 급증했다. 2004년 6월에는 아반테HD가 출시됐는데,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액은 같은 해 3분기에 6조2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늘었다.
또 작년 9월 YF쏘나타 출시 후 같은 해 4분기에는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액이 12조6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5% 증가했다.
이는 현대카드가 대주주인 현대·기아차와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의 공조 체재 하에 차량 구매자를 신용카드 고객으로 흡수하고 충성도를 높여왔기 왔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구매 고객에게 M 포인트와 세이브 포인트를 활용해 차량 가격을 최고 200만원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와는 별도로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기존 아반떼 모델은 30개월 할부 시 1천200만원까지이자를 받지 않고 있다.
M 포인트는 이미 쌓인 신용카드 포인트만큼 할인 혜택을 주는 제도로 기존 현대카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차량 가격을 선할인해주는 세이브 포인트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기에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구조다.
현대카드가 전업 카드사 중 시장점유율 2위, 은행계 카드사를 포함한 전체 카드사 중 시장점유율 3위로 부상한 가운데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아반떼의 신규 모델에대한 마케팅이 시작되자 다른 카드사들은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일단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자동차 구매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쟁 업체들은 기존 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면서 현대카드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태세다.
이들 업체는 차량 구입시 신용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1~1.5%를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 포인트의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을 다시 들추는 분위기도 감지되고있다.
M 포인트 제도를 운용하게 되면 카드사 입장에선 당장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현대카드의 대주주인 현대차가 관련 비용의 70%를 부담하고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현대차가 사실상 계열사인 현대카드를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다"면서 "현대차의 마케팅 행위가 시장을 비 경쟁적인상황으로 내몰아 전체의 이익을 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는 신형 아벤떼에 이어 올해 10월에 신형 베르나, 12월에 신형 그랜저 등 인기 차종의 풀 체인지 모델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