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마다 크고 작은 그 나라의 대표팀 기본 틀을 이루는 리그가 존재한다. 그 나라의 축구 리그는 각 구단과 팬들이 함께 어우러져 가는 동반자의 성질을 띤다. 팬들을 외면한 프로축구는 절대적으로 그 기반이 온전치 못하며, 급기야는 수익성 부재로 인해 문을 닫게 되는 비극을 낳게 된다. 이것은 축구 리그의 주요기반은 팬들이라는 것이고, 또한 구단과 프로 연맹의 수입 창출 역시 팬들의 지갑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나라 역시 다른 선진 축구국들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1983년 지금 K리그의 전신인 한국 프로축구가 출범되었다. 프로축구의 출범은 짜임새 있는 조직적인 축구 리그 운영에 목말라 있던 축구팬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고, 프로축구에서 다져진 선수들의 경기력은 곧 대표팀 운영의 토대가 되었다. 하지만, 프로축구의 출범은 당시 전두환 정권의 정치적 목적이 기본 맥락을 이루었기에, 프로축구의 진정한 색채를 갖지 못하였다. 축구 발전을 위해 시작된 것 보다는 정치적 성향으로 시작된 감을 지울 수 없는 국내 프로 축구리그는 첫 프로화에 대한 팬들의 신비감과 기대감으로 반짝했을 뿐, 이후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는 팬들의 관심으로 시들시들해 지면서, 국내 프로축구는 재미없고 인기없는 리그라는 불명예스러운 애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올 시즌으로 22년차를 맞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왜 이토록 아직까지 팬들에게 확실한 축구 문화의 장으로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인가?
선진 축구국가들의 리그 형태
축구리그의 선진 대륙이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남미의 축구 리그 운영은 각 나라의 문화적 요소, 경제사정, 기후 등으로 인해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그 기본 틀은 대부분 통일성을 갖는다. 실력에 맞추어 1부, 2부등으로 나뉘어서 한 시즌 단위로 펼쳐지는 리그 운영과 리그 경기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그 나라 축구연맹 컵으로 아마추어, 프로 모두가 모여 진정한 축구 클럽의 제왕을 가리는 FA컵은 축구 선진국들의 기본적이면서도 통일된 성격을 띠고 있는 프로축구 리그 운영 방식이다. 한마디로 크게 리그와 FA컵이 한 시즌을 구성하고 있다. 모든 국가들이 리그와 FA컵 두 가지 컵으로만 가지는 않지만, 리그와 FA컵을 그 어느 대회보다도 무게를 실어준다.(참고로 잉글랜드도 작은 규모의 리그 컵이 존재하나, 리그와 FA컵에 비해 규모, 권위면에서는 따라오지 못한다.) [사진: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 못지 않게 FA컵 권위가 가장 높은 리그로 유명하다]또한, 리그와 FA컵의 무게를 굳이 따지자면, 한 시즌에 걸쳐 많은 경기를 소화해내는 리그 우승팀에게 FA컵 우승팀보다도 좀 더 비중을 실어준다. 아무튼, 전반적인 리그 체제운영이 리그와 FA컵을 기본 필두로 가는 게 현재까지 선진 축구국가들의 추세이며, 이것은 팬들에게도 상당한 호응도와 경기 내용, 대회 권위에서도 이상적인 모델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져 나갈 것이다.
리그? 컵?
위 기본 틀을 바탕으로 지난 수 십년간 유럽 축구리그는 챔피언스리그와 컵위너스컵, UEFA컵 등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오면서, 수익성면에서도 어마어마한 창출을 내고 있다. 이런 선진 축구국가들의 리그 형태에 우리나라 프로축구도 리그와 FA컵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각종 비중없는 컵 대회가 생겨나면서, 리그와 FA컵의 권위는 별다른 위엄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리그와 FA컵 이외에 별도의 컵 대회를 개최하는 데는 스폰서를 통한 수익과 K리그가 13개 팀으로 구성된 것으로 인하여, 리그 경기수가 줄어든 탓이다. 이렇게 시즌 중간중간마다 소규모 컵 대회가 개최된 것은 올 시즌만은 아니다. 지난 수년간 K리그는 이렇게 소규모 컵 대회가 리그와 FA컵과 함께 한 시즌을 같이 해왔다. 이러한 소규모 컵 대회는 수익적으로 힘든 구단들에게 단기간 내 수익성 면에서 어느 정도 힘을 보태주지만, 수많은 컵 대회는 팬들에게 혼란을 주었고, 대회 질 역시 떨어지고 말았다. 매년 바뀌는 리그 구조는 팬들에게 K리그의 확실한 권위를 심어주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발길도 뜸하게 되었다. 일단, 올 시즌만을 본다면 2004 K리그는 리그, FA컵, 그리고 삼성 하우젠 컵[사진: 올 시즌에도 소규모 컵대회는 어김없이 개최되었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 시즌 새로 창단된 인천 유나이티드로 인해 팀 수가 홀수가 되어버린 K리그는 전기리그와 후기리그로 나뉘어서 펼쳐지게 되었고, 마지막 순위 박진감을 위해 플레이오프 제도를 실시하였다. FA컵은 프로팀들은 자동적으로 16강 결선 토너먼트에 오르고, K2 팀들과 대학팀, 나머지 아마추어 팀들이 치열한 예선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본다면, 리그와 FA컵 대회 조직은 어느 정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문제는 시즌 중반에 열리는 삼성 하우젠 컵이다. 리그 경기수가 각 팀마다 24경기씩밖에 치루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경기수가 많아야 한다는 지적은 옳았으나, 또 다른 컵대회로 리그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그리 모범적인 대안은 되지 않고 있다. 일단, 현재 펼쳐지는 삼성 하우젠 컵은 각 팀들의 핵심 멤버들이 국가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보는 사람들의 맥을 빠뜨리고 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관중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삼성 하우젠 컵의 의미는 사실상 각 팀들의 후기리그를 대비하는 일종의 시험 무대가 되버렸다. 물론, 이것이 후기리그를 준비하는 각 팀들에게 새로운 인재 육성과 전술 개발을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돈을 내고 입장하는 관중들을 생각한다면, 과연 컵의 개최가 팬들을 위한 것인지, 구단을 위한 것인지 물음을 나타내게 한다.
이제는 확실한 리그 구조가 필요하다
매년마다 바뀌는 리그 운영은 이제 하나의 통일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리그 개막일이 다가오는 날까지도 그 한 시즌의 경기 일정을 짜지 못하는 연맹측에서는 이제는 팬들과 구단을 위한 완벽한 토대를 갖춘 진정한 권위의 K리그를 세워야 할 시점이다. 매 시즌 마다 그 때 상황에 맞추어서 주먹구식 리그 운영에서 이제는 팬들과 K리그의 권위를 높이는 통일성 있는 확실한 리그 플랜이 필요하다. K2 팀들의 프로전향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진국들과 같은 승격, 강등 제도를 실시하기가 힘들지만, 플레이오프 제도와 리그 하위 몇 팀들에게 강등을 대신하여 축구 발전기금을 받는 몇 가지 제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하튼 매 시즌 팀 수가 어떻게 변하든 간에 확실한 리그 제도 확립으로 프로축구 팬들의 머릿속에 리그 구조를 확실히 심어주어, 그들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옮겨놓아야 한다. 또한, 리그 종료 후 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FA컵 역시 좀 더 그 권위를 높여야 한다. 이미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리그와 FA컵은 함께 한 시즌을 구성하는 동등한 대회이다. 리그 중반마다 홈 앤 어웨이 경기 방식으로 좀 더 FA컵에 대한 팬들의 인식을 높여주어야 한다. 프로축구 연맹[사진: 체계적이면서 영구적인 리그 제도를 확립하는게 급선무다]은 확실한 리그 체제 형성으로 리그와 FA컵의 권위 향상으로 팬들의 곁으로 한걸음 다가서야 할 것이다. ----------------------글쓴이 FC Jeong--------------------------
첫댓글 참.. 이러다가는... 중국리그에게도 밀리겠네...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