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토요일. 오전 잠시 흐리다 맑아짐.
3일차 라이딩 코스 : 하예동(갯바위 펜션) - 논짓물 - 중문관광단지 - 제주 컨벤션 센터 - 주상절리 - 두머리물, 범섬 - 외골개 - 쇠소깍 - 표선해비치해변 -
성산읍 신산리 제주스파리조트(75km)
어젯밤 너무 잘 먹은 탓일까...
아침을 라면으로...오래전 라면 먹다가 탈나서 체질까지 바뀌고, 한 달 동안 죽 싸들고 직장 생활했던 안좋은 기억때문일까...
지금까지도 라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명 안되더라도 단체행동에 따라야 하므로 그런 내색 하나 내지 않고,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야 하니 배는 비축해 놔야하고..
다행히 여럿이 먹으니 그런데로 먹을만도 하고....아주 열심히 먹었다.
펜션에서 나서며 인사를 나누고 나니...어른들은 들어가 보이지 않건만, 저 천진한 소녀만이 끝까지 밝은 미소로 떠나는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다. 이쁜것^^.
이른 아침 파도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오는 것이 오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라며 응원한다.
오르막을 오르니 발아래 펼쳐진 해안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누가 서라고 시키지 않아도 자석이 끌어 붙이듯 멈춰섰다.
분위기있는 산길을 돌아 내려가니 어젯밤 맛나고 푸짐하게 먹었던 횟집이 나왔다. 너무 멋진 장소에 위치한 횟집은 참 좋겠다 하며 생각하였다.
논짓물...해수와 민물이 만나는 곳이다. 용천이 나오는 곳에 둑을 쌓아 천연수영장을 만들어 놓았다고 하는데, 그냥 지나쳐야 했다.
급경사의 오르막. 겨우겨우 페달을 저으며 힘들게 올라야 하는 곳이다. 약간의 이슬비와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에 노면은 미끄럽고...
그래도 있는힘 다해 올랐다^^.
다 오르고 나니 정말 높다는 것을 아래를 보고 알았다. 주차장에 서 있는 승용차가 유달리 작게 보인다.
이곳은 서귀포시 예래동에 있는 오폐수처리장이다.
고생 끝에 낙이라고~. 어제 대평리 마을로 접어들며 엄청난 내리막이 계속 되었었다. 드뎌 순탄한 평지로 되돌아온 것이다.
울창한 가로수가 너무도 멋진 예래동 마을을 지나고, 예쁘게 피어난 꽃길을 감상하며 차도를 달렸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중문관광단지가 가까와 오고...도로에 우거진 가로수에 감탄한다.
중문 관광단지로 진입하기 직전 여러명의 라이더들이 멈춰 서 있었다. 그 일행중 한 사람이 자전거가 펑크가 나서 맘고생을 좀 했나보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제주시청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고, 바로 펑크를 때워주는 사람이 와서 해결했다는 좋은 소식을 알려준다.
우리들도 혹시 펑크나서 난감해 할까봐 이 방법을 취하라고 고맙게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야 펑크나는거 정도야 걱정을 안한다. 바로 해결해 줄 사람이 두 사람이나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고맙다.
한 회원이 열정적 포즈로 우리들을 찍어주고 있다.
중문 관광단지 진입~.
작년에 왔을 때 이곳을 그냥 지나쳤다...이번엔 어떨까...궁금해 하며 들어섰다.
너무도 화려한 거리.
밤의 네온사인 거리만 화려한게 아니다. 곧게 쭉~뻗은 도로와 우람한 야자주 나무들..그 뒤로 울창한 숲을 연상케하는 나무들.
짙푸른 나무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며 나의 눈은 맑아지고 기분은 상쾌해졌다.
여미지 식물원과 천제연 폭포가 나란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우리의 목적은 주어진 일정에 맞추어서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일이라
일일이 다 구경하고 다닐 수 없다.
여미지 식물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이 곳에 신비한 열대 우림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한 남미 아마존강의 진귀한 식물이 있으며,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온실이 있는데 이곳에서 지구상의 온갖 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천제연이란 말은 옛날 옥황상제의 선녀들이 밤중에 목욕하러 내려온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하느님의 연못이란 뜻이다.
제 1 폭포가 22m로 제 2폭포와 만나 전면 낙하하며 쏟아져 내려 장엄함을 보인다고 한다.
시간을 두고 여행하시는 분들은 꼭 관람하면 좋을거 같다.
천제 2교를 건너면서 다리 밑의 작은 성천포구가 아담하니 조성되어 있어 사진에 담았다.
제주 국제 컨벤션 센터앞은 라이더들이 꼭 한 번 쉬는 장소이다. 사진찍는 장소라고 할까?^^
컨벤션센터에서 조금만 가면 주상절리대가 나온다.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수 없는 관계로 자전거를 주차장에 세워 둔 후 누가 자전거를 지킬것인가 가위 바위 보로 정하기로 했다.
사진속의 노란 져지 입은 회원이 졌다^^. 다른 모든이들은 이겼다고 깔깔깔.
그러나 우리를 이끄는 대장의 마음은 역시 달랐다. 어떻게든 한 회원이라도 같이 들어가려고 매표소 직원에게 부탁을 해본다.
그리고 자전거를 매표소 바로 앞 잘 보이는 곳에 나란히 세워두고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다같이 들어갔다.
입구에 있는 거대한 소라.
온 식구가 다 들어가고도 남을 공간이다. 배 조형물도 있고, 매표소 입구부터 돌고래 조형물이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주상절리.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4각에서 6각의 다양한 기둥모양을 이루고 있는 절리는 자연이 수십만년에 걸쳐 만들어낸 걸작이다.
자연의 신비스러움이란 말은 이럴때 쓰는 거 같다.
조각가가 일부러라도 그렇게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다.
그저 넋 놓고 한 없이 바라다 보았다. 정말 신기하다~를 연발하며...
수많은 관광객으로 들끓고....전망대에서 나오는 곳에 각종 해산물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외국인들에게 특별한 맛과 구경거리를 제공하였다.
주상절리대 진입로에 흙으로 세워진 건물 중 세계 규모인 아프리카 박물관이 있다.
아프리카하면 지리적 위치만큼 멀게 느껴지고 미개하며 야만적인 대륙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 모든것은 서구인들이 오래전부터 수세기 동안 제공해 왔으며, 그로인해 우리들 또한 선입견으로 그리 받아들이게 된 것을
아프리카 박물관에서 생활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는 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곳이다.
물론 들어가 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울 뿐이다^^.
약천사.
절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웅장하여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진 찍을 장소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은 절이다.
해안도로를 찾아 가기 위해 서건도를 지나 법환으로 진입하려 한다.
바다가 보이자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휴식을 취하는 장소에 두머니물이란 팻말이 있다.
두머니물은 법환마을과 강정마을 경계선 지역에 있다. 그래서 사소한 이해관계로 충돌이 생겨 싸움이 될 수 있기에 서로 인사하고
화합하라는 의미에서 생긴 말이다.
바위틈에서 뭔가를 채취하나 보다. 남자들이 여럿 보였다.
두머니물 팻말에서 시선을 11시 방향으로 두면 그리 멀지 않게 범섬이 보인다.
범섬은 큰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곳에는 해식 쌍굴이 뚫려있는데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베개삼아 누울때 뻗은 두발이 뚫어 놓았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섬 주변에는 기복이 심한 암초가 많아 참돔, 돌돔, 감성돔 등 고기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해녀 체험 센터가 나왔다.
갑자기 궁금해 진다. 수영을 못해도 해녀 체험을 할 수 있는 걸까?^^
서귀포 방향으로 가면서 해안도로를 다시 찾는다.
오늘 코스는 해안도로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해안도로를 타다가는 마을을 거치기도 차도를 이용하기도...
제주도 길을 잘 모르는 라이더는 조금 헤맬수도 있다.
얼마 안가 외돌개가 나왔다.
이곳에서 예전에 '장금이'촬영도 했었나 보다. 팻말이 있는거 보니...
드뎌 외돌개가 나왔다.
기다림을 지나 그리움은 돌이 되어버리고 뭍에서 아슬아슬하게 홀로 외롭게 바다에 서있다고 해서 붙여진 외돌개.
기암절벽인 높이가 20m 되는 기둥바위이다.
그 기둥바위 꼭대기에는 풀과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이 바위는 또다른 이름이 있는데 '할망바위'이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가 바위가 된 할머니의 애절한 전설...
또다른 이름의 '장군석'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특이한 기둥바위다 보니...여러 말이 많다.
천지연 폭포와 서귀포 시립해상공원의 이정표가 나오면 우회전하게 되는데 곧 가파른 내리막이 나온다. 여기서는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이국적인 모습을 띈 서귀포시립해상공원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특이한 모양의 다리를 건너면 새섬이다.
이 새섬은 개인 소유의 섬이며 섬 관람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다리 놓는 것을 허락했다는 얘기를 한 회원이 들려 주어 알았다.
저 큰 섬이 개인 소유라니....극저 입만 쩍` 벌어질 따름이다.
다음에 제주에 왔을때는 꼭 저 안에 들어가 구경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늘은 자전거를 많이 탄거 같다.
아아~ 아침이 허술했던 것을 잊었다.
12시 30분에 식당 도착이면 그리 늦은 점심시간도 아니니 말이다.
욕쟁이 할머니집이라 해서 욕소리가 들리나 귀 기울였는데 들리지 않았다. 무슨 욕을 어떻게 한다는 건지..^^
우리는 해물뚝배기를 시켰다. 푸짐하게 정말 많이 들어간 해물에 만족해 하며 싹싹 비우다시피 먹었다.
정방폭포방향으로 진행을 하여 한참을 달리니 마을을 지나야했다. 돌담마을이 운치있게 보이는 마을이었다.
언덕이 있는 곳에 큰 소나무가 젊잖게 우거져 있었고 바로 앞 천사의 집 앞마당에는 아기자기한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쇠소깍.
효돈천 하류지역으로 바다와 맞닿는 곳에 쇠소깍이 있다.
관광객을 위한 야외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섹소폰 동호회원이 섹소폰을 연주하고 있었다.
잔잔하게 그러면서도 여운이 남는 애절한 소리가 쇠소깍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렸다.
시간만 있었음 몇 곡 듣고 싶었는데...그런 분위기 다 잡을 여유를 부릴 수 없어 아쉬웠다.
쇠소깍을 구경하려면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 그리고 울창한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며
새소리만이 나그네를 반기는 정적의 공간. 정말 마음이 차분해 지는 순간이었다.
대장이 우스개소리를 한다. 연인에게 사랑 고백을 하려면 이곳에 데려와 하라고..그러면 100% 성사된다고^^...
보이는 그대로 너무도 잔잔하다. 섭씨 18도의 용출수를 유지하므로 가을에 뛰어들더라도 차갑지가 않다고 한다.
카약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라는데...아..한 번 체험하고픈데.....
이래저래 구경을 꼼꼼히 못한 곳도 체험해 보지 못한 곳도...생각보다 많은거 같다.
제주도를 3박4일이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이리도 볼게 많고, 가볼 곳이 많은데 말이다.
표선쪽으로 진행을 하고 가니 또 마을을 거치게 되고...골목 안 한 켠에 현수막이 걸어져 있어 현 위치를 알 수 해 놓았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한 이 마을 주민들의 작은 배려가 보였다.
차도를 한 참 달리니 '신영영화 박물관'이 나왔다.
맞은편 직판장에서 한라봉으로 비타민 섭취를 하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끝물이라고 하나 맛있기만 했다.
드뎌 다시 해안도로를 만났다.
남원읍을 사랑하는 문화의 거리이다.
남원 해안도로 문화의 거리에는 현재 40개의 표석이 설치돼 있으며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시와 좋은 글귀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남원 해수풀장을 지나고...
역시 해안도로를 달려야 제맛이지~~하며 파도가 넘실대는 모습에 정신을 뺏겼다.
마을의 작은 포구가 앙징맞다.
벽에다 선박들과 어울리는 그림까지 그려놓아 정감이 가는 포구다.
계속 이어지는 해안도로에 조금의 여유를 부려본다.
해안도로를 잘 구경했으니...이제 또 차도를 달려도 괜찮다.
또 금방 해안도로가 나올테니...^^
표선 해비치 해변의 팻말이 또 나를 반긴다.
제주 흑돼지로 유명한 탐라 맛고을에 오후 5시에 도착했다. 식당촌이 나오자 급 시장기가 돌고..
오늘의 라이딩도 거의 마무리 해야 될 시점이 되었음을 인지했던가?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근처 펜션을 찾는데~.
표선 해수욕장 근처라면 빈 펜션이 있겠다 싶었으나..' 그건 착각이었어~' 노랫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대장은 펜션 구하느라 정신 없이 왔다갔다 할 때...기다리고 있는 우리는 그동안 몇 캇 찍고^^.
결국...표선에서 앞으로 좀 더 나가가다 펜션을 구하기로 하고, 그 곳을 떠났다.
조금만 더 가면 펜션들이 나오겠지...그런 기대들 속에 배고픔을 잠시 억제 시키고...
그런데 가도 가도...펜션들은 보이지 않고, 어쩌다 한 두 군데 보여 가보면 이미 예약이 다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힘없이 달리고 있을때,
다시 힘을 불어 넣어준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자동차에서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기에 그냥 응원해 주나 보다 했는데, 차가 서더니 사람들이 내리는 것이다.
길을 물으려하나? 하고 생각하며 다가가니...그 첫 라이딩 시작날 만났던 영화동호회원들이었다. 어찌나 반가운지..우리들과 그들의 얼굴에 같이 화색이 돌았다.
그리고...뒤이어 묻는다...
아니 왜 자전거를 안타고...
그들의 사연은 이렇다. 한 일행이 하루에 펑크가 3 번이 나드라. 이럴때는 자전거를 안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렌트카를 빌려서 구경하는 중이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아직 더 며칠 남은 제주도에서의 기간동안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죠~하는 인사와 함께 헤어졌다.
정말 또 만날까?? ...그렇담 정말 보통 인연은 아닐텐데...
승마 체험장이 나왔다. 우리안에 말들이 한 마리도 없어 다 어디갔지? 하는 순간..
ㅋ 푸른 초원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말 무리떼를 보게 되었다.
평화로운 모습...멋졌다.
한시간을 넘게 달려서야 겨우 만나게 된 성산읍 신산리에 위치한 리조트. 제발 빈 방이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정말 어렵사리 방을 구하게 되어 우리들은 이곳에서 오늘의 피로를 풀게 되었다.
짐꾸러미만 숙소에 옮겨놓고서는 바로 표선해수욕장 근처에 봐 두었던 식당으로 되돌아갔다.
맛난 흑돼지에 특별히 나온 전복조림.
식당 주인 아저씨의 특별 서비스에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다 먹고 나오니 이미 밖은 어둠이 내려 컴컴했다.
이제 숙소로 가서 편히 쉴 일만 남았다.
오늘은 볼거리가 무척 많은 코스였다. 좋았던 곳 멋있었던 곳을 다시 회상하며 숙소로 향했다.
첫댓글 우와넘멋지고부러워요언젝ㄱ곡가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