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풍차길(바우길1구간)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길을 묶어 투박함이 배어나오고
예스런 다감함이 느껴지는 이 길을 바우길 이라 한다.
이 길은 친근감과 정감이 묻어나는 길이기에 아니 내 조상들이 짚신 신고 걷던 길이기에
한발 두발 걸음 위에 그 분들의 애환을 덧대고 가는 길 위에 떨어진 애증을 주워 담으며
43명의 회원을 모시고 바우길 첫 구간인 선자령 풍차길을 걷는다.
오늘 우리가 걷는 바우길의 바우란 의미는 ‘가장 친화적인 곳’, 또는 ‘가장 친화적인 곳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정감어린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 라고도 한다.
이는 강원도가 산악지형으로 감자를 많이 재배하고 또 감자를 주식으로 하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아름다운 이름이고 시골 사람이란 뜻도 있다.
바우(BAU)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여신으로 손으로 한 번 어루만지기만 하여도
죽을 병을 낫게 하는 아주 위대하고도 건강한 여신을 뜻하는데 순수함의 대명사가 아닌가 싶다.
바우길을 상징하는 길라잡이 솟대는 이 길을 걷는 많은 탐방객들의 안전산행과
풍요로운 정신건강의 향상 및 체력 증진을 위하여 상징물로 삼은 것이 아닌가 싶다.
솟대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공동체 신앙으로 숭배되었고
상징물은 오리 외에도 까마귀,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등 물을 상징하는 물새들로 형상화 하였다.
대관령은 백두산(2,744Km)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백두대간(도상거리1,625Km)이며
남쪽구간은 690Km의 산줄기에 영동과 영서를 가르고 생활 방식과 기후변화가 대조적이면서도
동일 생활권으로 묶여 우뚝 서 있는 고개 이다.
수 천 만 년 전 지표면이 침식작용을 받아 급속히 융기하여 대관령과 선자령 일대는
개마고원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위평탄면 지형이다.
동고서저(東高西低)형으로 동쪽은 급경사로 아름다운 계곡, 울창한 산림, 풍부한 수량을 수혜 받고
서쪽은 완만한 경사지형으로 밭농사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양떼목장 철책을 따라 걷다 보면 백두대간의 웅장함과 목장의 아기자기 함은
유럽 알프스의 산록과 흡사한 목가적 풍경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면서도
대자연의 품속에 동화 되어 잔잔한 감동과 추억을 간직해 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같다.
양떼목장은 어린이에게는 양에게 건초 주기와 털 깎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자연체험장 이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하면 정겨운 데이트 코스이며
중. 장년에게는 인고의 시간과 지나온 세월을 추억하게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5월 하순경이면 철쭉의 파노라마를, 가을이면 억새의 향연을,
그리고 고산식물인 복수초와 너도바람꽃과 같은 야생화를 볼 수 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선자령에 오른다,
선자령은 계곡이 아름다워 신선들이 아들들을 데리고 내려와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였다.
仙子란 신선이나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뜻하므로 이곳 능선의 굴곡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선자령은 해발 1.157m 고도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광활한 푸른 초원과 눈 덮인 설경으로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동해의 너른 품에 안겨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강릉시가지를 보면서 내려오다 보면 대관령 국사성황당이 있다,
범일국사를 성황신으로 김유신을 산신으로 모시고 있는데
중요 무형문화재 제13호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강릉 단오제에서는 풍어, 풍농에 대한 신명나는 굿놀이와 가뭄, 홍수, 질병 등 갖가지 재난을 예방해 주도록 기원하는
풍속을 이어오고 있다,
여 성황신은 강릉 남문동에 사는 정씨의 딸로 어느 날 호랑이가 업고가 성황신의 아내로 삼았다.
딸을 잃은 정씨가 부리나케 대관령 국사성황을 찾아갔지만 벌써 혼은 없고 육신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성황이 처녀를 데려와 혼배한 날이 4월15일 이기에 이날 제사를 드린다고 한다.
선자령 풍차 길엔 51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는데 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되고
거대한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에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아름다음에 매료되어 자연에 심취 하다 보면 대관령에 이른다.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대관령은
봄에는 계곡과 초원에 만발한 야생화,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과 목장일대에 펼쳐진 초원의 풍광,
가을엔 늘 푸른 하늘과 억새의 어울림이 그리고 겨울엔 순백의 세계가 백의를 갈아입고 우리를 반긴다.
영서지방의 편서풍과 영동지방의 습기 많은 바닷바람이 부딪쳐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대관령,
“영서 날씨가 추워 옷을 껴 입고 영동에 갔다가 쪄죽고
영동에서 덥다고 헐렁한 차림으로 영서에 갔다가 얼어 죽기 십상이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지만
이런 한 마음으로 자연이 숨 쉬는 길을 정감이 묻어나는 바우길 16구간을 우리 모두 손잡고 걸어가 보기로 한다.
* 바우길 16구간 탐방을 연재하겠습니다.
읽어 보시고 시간되실 때 걸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