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이야기(94) 조영남의 “김군에 관한 추억”
이 노래에서 김군은 ”김민기“를 말합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영남이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살다가 귀국하며 비행기에서 이곡을 만들었다고 하지요..
아래에는 김민기와 조영님의 얽힌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싶어 나름 알고 있는 에피소드를 간략히 풀어보았습니다..
1, 문칸방 한켠에서 서울대학교 음대생인 조영남은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고 미대생인 김민기는 하루종일 기타를 쳤다고 합니다..(그곳은 대배우 윤여정의 집입니다..)
2, 조영남은 김민기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얜 언젠가 객사할 팔자라 생각하고 나중에 술이라도 원없이 사줄걸 하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내내 술을 사줬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사주고 있고.. ”그런데 죽지 않아..”
한번은 2박3일간 술만 마신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했는데.. 옆좌석에서 술을 마시던 김민기가 정정을 했다고 합니다..
“형님.. 무박 3일이예요..“ (저는 김민기가 음주중에는 안주를 안먹는걸로 걸로 알고 있습니다..)
3, 김민기의 별명은 ”맹갈이“ 입니다.. 그건 무릎팍도사에서 오랜만에 전화연결이 되었을때 조영남이 했던 말이죠.. 맹갈이에 대한 뜻은 저는 잘 모릅니다.. 조영남과 주변에서는 옛날부터 김민기를 한글고어로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4, 미국에 간 조영남이 몇년간 편지를 교환했는데.. 편지가 끊기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귀국하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소식이 끊긴 친구를 위한 노래를 하나 지었다고 합니다.. 외국 곡에 가사를 붙였는데, 그 노래가 “김군에 관한 추억”이라는 노래입니다.. 그때 마침 김민기가 고생고생하다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아 추모가를 만들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공항에 그가 귀국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꽃다발을 가지고 나타나 따뜻하게 조영남을 맞아주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늘 조영남이 김민기에게 하는 소리가 “니가 빨리 죽어야 내 판이 팔릴 것 아니냐.”란 잔소리를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가끔 들려옵니다.. 사실 조영남은 그의 이름을 건 사실상 해금되고 첫번째 음반에 목소리를 보태기도 하고(그때도 김민기 음반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였습니다..) 사실 조영님은 그로부터 20여년 뒤 가수 생활 ”30주년 기념음악회“ 무대에서 이 노래를 처음 공개합니다..
”여러분! 제 친구 김민기가 죽었다 치고 노랠 들어 주십시오.”
그날 밤에도 새벽 4시까지 두분이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와 그의 웃음소리와 심성의 결도 여전했고 술 마시는 솜씨도 여전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5, 김민기는 조영남에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김: 형은 오늘 무대에서 그동안 형이 노래 도둑질 한거 다 용서를 구했어야했어..
조: 무슨 도둑질.. 그거 내가 작곡한 거 아닌거 다알아. 다 말했다구..
김: 그래도 형은 그부분 까지 다 털어내야했어..
조: 그럼 내가 무대에 설때마다 번안할 걸 매번 광고를 하란 말이니?
김: 그렇게하도 해야지..
조: 내 참. 도둑질은 아니지. 밝혔으니깐..
김: 그래도 그건 양심적이지 않아. 마지막까지 계속 밝혔어야 해..
그가 만든 “아름다운 사람“이 Peter, Paul & Mary의 노래와 약간의 유사성때문에(절대 그렇지 않음) 당시에 부끄러워 하던 모습이 있다는 증언을 볼때 아마도 그가 아끼는 형에게 했던 진심어린 충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6, 다음은 조영님의 김민기에 대한 평입니다..(동아일보 2009,09,27 기사 중에서..)
“나의 별 운운하는 글이 신문에 실렸을 때 가장 화를 낼 친구는 바로 김민기다.. 그는 수틀리면 화를 낸다.. 나는 그의 어린 아들한테 용돈을 건네줬다가 된통 혼난 적이 있다.. 돈 좀 있는 내 친구를 앞세워 화려한 술을 샀다가도 혼난 적 있다.. 그가 화를 낼 땐 잠시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가 왜 벼락같이 화내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어설픈 돈 자랑이나 힘자랑을 하는 인간을 싫어한다.. 타협할 줄 모른다는 얘기다.. 그만큼 바른 결을 타고났다.. 나는 이날 이때까지 그처럼 결 좋은 인간을 만나 본 적 없다..“
”몇 달 전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동숭동에서 만나 뮤지컬 한 편을 보고 큰길가에 있는 학림다방 2층에 올라가 오전 1시(?)경까지 술을 마셨다.. 헤어질 때가 되어 강남행 택시의 뒷자리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가 아무 말 없이 앞자리에 타는 게 아닌가.. 나는 급해서 소리쳤다. “야! 맹갈아(우리는 옛날부터 그를 맹갈이라고 불러 왔다. 그냥 그렇게 불렀다.) 너는 집이 일산 방향이잖아. 나는 지금 강남으로 가는 거야.. 너는 길 건너가서 일산 가는 택시를 잡아야지.” 맹갈이가 답했다.. “형, 알아, 알아. 그냥 가자고. 내가 강남까지 모셔다 드리고 다시 일산으로 가면 될 것 아냐. 걱정 말라고.” 세상 어느 누가 김맹갈의 고집을 꺾을 수 있으랴.. 우리는 그렇게 갔다..
나는 몇 차례 맹갈이에게 물은 적이 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처음 만났지?”
우리는 첫 만남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적이 없다..단 한 번도 없다..“
7, 사실 김민기라는 책을 쓴 성공회대 김창남교수의 초판본에 그가 얼마나 김민기를 아끼는 지 절절하게 나와있습니다.. 난 그 책을 잃어버렸지만 얼마전에 교수님이 그 서문을 올려주셨습니다.. 책을 쓰려 서문을 받으려 갔다가 조영남이 사주는 술을 잔뜩 드셨다는..ㅎㅎ (김창남교수님 포스팅을 확인하세요..)
8, 조영남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감히 말하건대 그의 노랫말은 김소월 윤동주 정지용에 손색이 없고, 작곡 솜씨 또한 김동진 윤이상에 버금갔다. ‘아침이슬’을 쓴 음률시인이 대학 시절 졸업 학점이 모자라 한 학기 낙제했다는 일화를 윤병로 서울대 미대 교수한테 듣고 한참 웃었던 적이 있다..“고..
이 노래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언제나 만났다 헤어지며 우린 내일 다시 못 만날거라던 나의 친구여~~ 너의 기타 치던 솜씨는 일류였지.. 너의 노래속엔 뜻이 있었지.. 단지 노래를 불러 출세 하기가 너무도 쑥쓰러워 말없이 가곤 소식 없는 친구여 가버린 내 친구여~~“
”아침이슬처럼~~“
(노래는 댓글에 첨부합니다.. 오늘도 김민기선생님께서 쾌차하시길 많은 분들과 기원합니다..)
https://youtu.be/PSBANCCYf-k?si=JIjSEnrq4R9yOai7
꼭 들어보세요..
무릎팍도사에 전화연결.. 김민기, 조영남, 강호동..
https://youtu.be/KcYlWaNOVhI?si=kDCD2KfPLKxLXUVN
문광현 페북에서....
첫댓글 좋은글 고마워 ^^
읽어줘서 고마워~~^^
@이정은 ㅎㅎ
@안상준(유희서)
김군의 대한 조영남의 노래 가슴 뭉클해진다
그치? 나도 그랬어...
@이정은 조영남 노래 정말 잘해 그치
지금은 쫌그런데 ㅋ
@강 순교 맞어! ㅎㅎ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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