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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기 사용법은 누구나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불이 났을 때 안전핀을 뽑고 제대로 분사할 줄 아는 이는 의외로 드물다. 분말 소화기, 차량용 소화기, 투척용 소화기 등 소화기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 또한 대부분 인지하지 못할 뿐더러, 대부분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 습기 찬 구석에서 조금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출입문을 막기 위한 대용으로, 노래방에서 가무를 즐기는 소품으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기 일쑤다. 오래된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도 있다. 2010년 발생한 5만 건의 화재 사고 중 4분의 1이 가정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단독주택에는 소화기 자체도 비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다. 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주택 화재의 경우 주방에서 튀김을 하다 불이 나거나 전기장판이 과열되는 등 주로 작은 불씨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해 대형 화재로 발전한 경우가 많다. ![]()
2010년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 사망자 수도 전체의 무려 64%에 달하고 있다. 주택 화재의 인명 피해가 사무실이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곱절 이상인 것은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했기 때문. 스프링클러나 소화기가 설치된 아파트와 달리 단독 주택에는 소방 설비가 전무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주택 화재는 불 붙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지난해 7월 삼성화재 방재연구소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주택 실물 화재 실험을 진행한 결과 주방에서 난 불이 집 전체를 태우는 데 불과 4분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 초기 진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사례다. 작은 실수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주택 화재인 만큼 소화기 구비는 필수, 그 밖의 안전 지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불이 나기 쉬운 주방에서는 가스렌지 사용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겨울철보다 전기용품 사용이 많아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여름에는 과한 전기 사용을 줄여 화재 예방에 힘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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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비치된 소방 설비는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그 사용법을 가족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소화기는 대형 마트나 인터넷 쇼핑으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소화기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화기는 분말 약제가 들어 있는 축압식 소화기다. 축압식 소화기의 경우 산소의 공급을 막아 불을 끄므로 불이 난 부위에 넓게 덮어씌우듯 뿌려야 한다. 주의 사항은 소화기 몸체를 잡고 안전핀을 뽑아야 한다는 점. 손잡이를 잡은 상태에서 안전핀을 빼면 뽑히지 않는다. 야외에서는 바람을 등지고 뿌려야 한다. 소화기 분말은 눈 코에 들어가면 맵고 가스 소화기는 사람 몸에 닿으면 동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나 학교, 빌딩 등 대형 건물에 비치된 옥내 소화기는 밸브를 열어 물을 뿌려야 하는 데다 긴 호스를 끌어다 발화점에 조준해야 하므로 2인 정도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다. 화재를 알리는 발신기 스위치를 누른 뒤 소화전 문을 열고 노즐과 호스를 꺼낸다. 수압이 강하므로 노즐을 단단히 잡고 소화전함의 개폐 밸브를 돌려 개방한 후 불을 향해 뿌리면 된다.
일본에서 개발되어 선풍적 인기를 끈 투척식 소화기는 액체 상태의 소화 약제가 든 케이스를 불이 난 곳에 직접 던져 불을 끄는 방식이다. 바닥에 떨어지면 쉽게 깨질 수 있으므로 보호용 덮개를 씌워 보관해야 한다. 사용 시 보호용 커버를 벗겨내고 불을 향해 던진다. 발화점에 직접 던지고 유류 화재의 경우 주변 바닥이나 벽에 던져 소화 약재가 화재 부위를 덮도록 한다.
요즘은 사용이 간편하고 휴대도 할 수 있는 스프레이형 소화기를 비치한 가정도 많다. 오래되어도 굳지 않고 약제가 떨어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불이 난 곳 2~3미터 앞에서 모기약을 치듯 뿌리면 되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 주부나 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커튼, 목재 화재 모두 이용 가능하며, 불이 잘 꺼지지 않는 전기장판, 소파, 우레탄폼, 식용유 등에 붙은 불도 쉽게 꺼진다. 진화 후 주위가 더럽혀지는 분말 소화기와는 달리 뒷처리 또한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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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이상 아파트에는 스프링쿨러와 소화기가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막상 불이 났을 때는 작은 불도 끄지 못할 때가 많다. 다림질을 하다가, 음식을 조리하다가, 향을 켜두었다가 발생하는 불을 끌 때 큰 소화기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경우도 많다. 초기 대응을 위해 가정에서 쓰는 것은 1만원 대 이하 작은 규모의 국산 제품도 좋다. 가격은 몇 천~몇 만원까지 다양하며 각종 쇼핑몰에서 ‘안전/편의제품’ 또는 ‘비상용품’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소화기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 분말 소화기는 유통기한은 따로 없지만 직사광선이나 습한 곳에 있으면 용기 속에서 굳고, 소화 약제가 응고되거나 질소가스가 새어 나와 화재 시에는 무용지물이 된다. 가끔 위아래로 흔들어주고 소화기 표면에 표시된 제조 일자를 확인하고 소화기와 소화 약제의 검정 표시가 붙어있는지 체크할 것. 가스량을 보여주는 지시압력계가 녹색 범위에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