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툴어진 건 내가 아니라 세상이다(http://cafe.daum.net/tjdrhd2/)
게 시 판 : 내려앉는벚꽃한자락이
번 호 : 142
제 목 : 육 걸 #8
글 쓴 이 : 깝사장
조 회 수 : 314
날 짜 : 2003/01/28 03:13:56
내 용 :
[음악재생!!]
"....난...."
"...... ....."
"너무 많이...인간이 되고 싶었는데... "
"...... ......"
"....그래서 다 버리고...인간이 됬는데...넌 차라리 삼겹살이 되고싶다고??!"
"...... ......."
"...기서, 넌...복에 겨웠어...."
"...... ......"
"-_-.....이제는 씹냐....;;"
"응."
기서의 말도 되지 않는 몇마디를 듣고 한참이 지나 겨우 건낸 말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녀석 사상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어 답답한 기분으로
건낸 말이였지만, 정작 기서는 감길듯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내 말을
씹어 넘길뿐 이였다.
-_-; 기분이 상했지만, 참았다.
...화를 내는 건, 내겐... 너무 어색하다.
주변이 조용하다. 내 시선이 머무는 하늘은 서서히 작아지기 시작한다.
기서를 따라 내 눈커플은 서서히 감기고 있었다. 그랬던 중이라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는 지는 딱히 기억나는 바가 없지만, 녀석은 어느순간 부턴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 .... ...모든 시간 모든 곳에서 난 널 느껴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그 노랫소리는 -기서 녀석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 일진 모르겠으나-
상당히 감미로왔다.
다른 노래들과 다르게- 무언가를 가득 담은 느낌이였다.
...온 마음을 다 담아,... 녀석의 전부를 다 담아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뒤론 기억이 없다. 그 감미로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눈꺼플을 완연히 덥어
버렸었나 보다. 눈을 떳을 땐... 사방은 어두워 있었고.... 그 어두움 속에
나홀로 남겨져 차갑게 식어진 몸을 하고 있었다.
기서는 갔나보다.
육걸 [악마도 가끔은... 해피앤딩을 꿈꾼다.]
-인어공주-
8
수업시간 이였다.
앞에서 선생이 뭐라 지껄이건 그런건 내겐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난 줄곳- 항상 그랬듯 경훈의 세상 모르고 퍼질러 자는 모습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시간을 허비할 뿐 이였다.
경훈은 내 바로 앞자리에 앉아있다. 생각해 보면 정말 훔쳐보기 좋은 장소임에
틀림 없지만, 그것을 가로막는 저 적인종 락이 이새끼 때문에... 빤히 바라보지
못하고 힐끔힐끔 보고있다.
....왜자꾸 말을 시키는거야?!
"이하.. 너 생일이 언제냐?"
"..지;;지났어..."
"그럼 아버님 생신은??"
"그것도...지났어.."
"어머님 생신은?"
"지났어..;;"
"할머니 생신은?"
"-_-^...."
뭐가 그리 궁금한게 많은지, 락의 질문은 멈출 기색없이 쏟아져 나온다.
난 그 지루한 질문들에 대답하며 시선을 돌려 기서를 바라봤다.
녀석또한 몹시 지루한 표정으로 창가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날 싫어한다지만, 멀쩡히 집에 잘 가고있는사람 데려다가 길거리에
잠들게 해놓고 지혼자 가다니....-_-
....저 녀석은 악마로 태어났으면 딱이였겠다...
뭐, 잘생긴 것 같다만... 어딘가 상당히 건방지고...삐뚤어졌다.
"넌 계란말이가 좋아? 오징어볶음이 좋아?"
"...밥맛이 좋아."
"경고하겠는데...둘중에 골라."
"-_-a... 오징어 볶음."
입도 안 아픈가... 기서에게서 시선을 때고 줄기차게 물어대는 락을 봤다.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눈코입이 들어서 있고... 살짝 살이 붙은 볼과...
아기같은 눈... 피부또한 투명하다. -_-말 많은 천사다.
...이곳에선..악마랑 천사가...공존한다. ....우린 늘...갈라져 있었는데...
서로를 경멸하고 멀리했는데.... 저들은 같이 있다. ...서로를 감싼다.
이것저것으로 복잡해진 머리를 애써 털어내며 다시 경훈을 봤다.
그때였다.
교실 앞, 칠판 위에 걸려있던 급훈이 적힌 액자가... 떨어지는 것을 본 건....
액자는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바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뒷쪽- 내가 있는
자리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중력이 작용하는 인간세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꽤 큼직한 액자가 빠른 속력으로...경훈의 머리맡에 떨어진다.
......!!!
난 순간적으로 다이지누 였을때 했듯- 떨어지는 물건을 재어하는 주문을 외웠지만,
아무런...효력이 없다.
이대로 가다간...경훈이 위험하다...
반 아이들이나 선생은 액자가 떨어지는 것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나만...경훈을 구할 수 있는 샘이다.
미친 짓일 수도 있겠지만 난 떨어지는 액자를 향해 급한대로 손을 뻣어 팬을 쥐고있지
않았던 왼손으로 받았다.
살갖을 파고드는 둔탁한 마찰음이 울린다.
"이..이하야!!!"
"꺄아아아아악!!!"
내가...받긴 받았나보다. 내 손엔 생각보다 꽤 큰 액자가 받혀져 있고,..
액자 모서리를 받았던 손바닥은 피로 흥건히 젖여들고 있었다. 액자가 손바닥에
박혔나보다.
그래도...경훈이 무사해서 다행이다.
"주, 죽지마...이하.... 피... 많이 흘리지 마... 으아앙..." -락
"....닥쳐. 저년이 왜 죽겠어... 안죽으니까 그만좀 쳐 울어. 정신사나워." -기서
손에 박힌 액자를 조심스래 치우는 기서... 자신의 마이를 벗어 내 손을 감싸고는
내 앞에 등을 보이며 몸을 낮춘다.
"엎혀. 병신새끼야."
"걸을 수 있어."
"씨발...한번 말하면 들어. 주먹 쓰기 전에!!"
"..... .....주먹 써. 안 무서우니까."
"......!!...."
"양호실 데려 가려고? 됐어. 나 혼자 가."
몸을 수그려 엎히라던 기서의 옆쪽으로 걸어갔다. 반 아이들이 웅성거린다.
그대로 문을 벗어나 양호실에 가려다가 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직 피가흐르는
왼손을 감싸고 있는 기서 녀석의 마이를 바닥에 던졌다.
....왜 네가 그런 말을하면....
화가...나는거지...?
다른 사람이 뭐라 욕을 하든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없는 거지...?
문을 좀 세게 닫았는지 재법 요란한 마찰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그때까지도 경훈은 아직 곤히 잠이들어 있었다.
"어쩌다가 이런 상처가 났니!! 너무 깊게 파였어!!"
"-_-a.."
"이거 소독하고 붕대 감아줄테니까 병원에 한번 가봐. 움직이는 거 보니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까 꼭 가봐야 한다."
"...... ....."
"너 말할 줄 몰라??!"
"....네."
"이런... 안됬구나;;"
호들갑 스러운 양호선생은 상처에 대충 피를 닦아내더니 붕대로 칭칭
팔목까지 감아 버렸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받으며 양호실을 비워 버렸고
난 아무렇게나 간이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손이 쓰리다. 이게...인간이 말하는 고통 인가...?
그나저나...어떻게 액자가 그쪽으로 떨어진 거지...?
...누군가 경훈을 죽이려 하는것 같긴 한데....
그게.... 누구냔 말이야....
내 능력은 왜 갑자기 사라져 버렸고....?
온통 모르겠는 것 투성이다. 능력이 사라져서 누가 경훈을 해치려 하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
....분명.... 경훈을 해치려는 자는...인간은 아닌데...
"이하야...어딨어??!!"
"..... ......"
"주, 죽은건...아니지..? 으어엉.."
"..... .....여기."
커탠이 확- 재처지고 락의 눈물쏱는 모습이 동공에 담긴다. 녀석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안심이 됬는지 날 와락 끓어안으며 꺼이꺼이- 통곡했다.
"경고...으어엉...하겠는데.... 아프지마... 피도...나지 말고....
붕대도 감지 말고....으엉어어엉흐으윽.."
"....안아플게. 울지마."
락의 통곡에 귀가 다 아플 지경이다. ....그냥 저 울음소리가 ...귀찮을 뿐이다.
**
릴레이가 새로 시작됬네요;;
크윽;;;
재밌더군요^^;;
카페 메인 바꿔봤는데 어때요-_-;;;?
애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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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또와-유나연재
[펌]
육 걸 <8>
기쁜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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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0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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