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 과정서 온갖 폭행·욕설에도… 찬송가 되뇌며 참아 / 목회사명 넘어 소명을 붙들라 <7~9>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예배당 삼아… 4개월간 놀이터서 예배 / 목회사명 넘어 소명을 붙들라 <7>
입력 : 2021-03-19 18:57
서울 신생중앙교회 성도들이 2003년 2차 교회건축 당시 석관고등학교 교정에서 야외예배를 드리고 있다.
1988년 신생중앙교회 2층 예배당은 성도로 차고 넘쳤다. 주일이면 청년부와 유·초등부가 공부할 장소가 부족했다. 할 수 없이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과 공원으로 나갔다. 분명 새로운 예배처소가 필요했지만 재정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왔다. 그때마다 혼자서 금식기도를 여러 차례 거듭했다. 새로운 예배처소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하지만 혼자 밀어붙이기에는 너무 큰 일이었다.
우연히 서울 성북구 석관동 2층 건물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성도들에게 교회건축에 대한 의견을
내놨는데, 반대의견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견디다 못해 혼자 기도원으로 향했다. 한적한 기도굴에 들어가 무릎 꿇고 기도를
시작하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저 어찌해야 하냐는 탄식만 넘쳤다. 사방이 고요해지자 지친 울음소리도 잦아들었다.
마음이 잔잔히 가라앉았다.
이전까지의 동요는 사라지고 마음속에 선명한 음성이 들려왔다.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남은 모든 백성이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와
선지자 학개의 말을 들었으니 이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를 보내셨음이라 백성이 다 여호와를 경외하매.”(학 1:12)
“은도 내 것이요 금도 내 것이니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학 2:8)
하나님께서 학개를 통해 14년간 중단된 성전공사를 다시 시작하셨다.
이 메시지는 성전을 완공하는 날까지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신 말씀이었다.
“아버지, 단 한 사람도 건축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게 하소서. 성전 건축 중에도 교회가 부흥되게 하소서.
재정이 어려워 건축이 중단되거나 부도나는 일 또한 없게 하소서. 이 모든 일을 전 교인이 하나 돼 하게 하소서.”
확답을 얻고 더는 지체할 수 없어 기도원에서 내려왔다. 강단에서 전 교인에게 이렇게 선포했다.
“기도원에서 다 함께 기도한 후 거기서 성전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기도회 첫날부터 성전 건축의 역사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확신했다.
많은 성도가 고된 일과를 마치고 늦은 시각 기도원에 올라왔다. 자연스레 작정기도회가 시작됐다.
이후 기도회는 교회의 40일 특별새벽기도회로 이어졌다.
그해 4월 5일 작정 기도가 끝난 후 모든 성도가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건물을 매입했다.
1년 만에 교회는 크게 부흥했다. 교회 건물 바로 옆에 붙어 있던 연립주택 한 동을 매입했다.
하나님이 주신 확신만 믿고 ‘5층 성전건축’이라는 가슴 뛰는 비전을 또다시 품었다. 교회 건축 날짜가 다가오자 성도들은
교회건축에 동참하겠다며 집에 있던 금목걸이와 패물을 헌금했다. 성전 건축에 대한 성도들의 헌신과 소망, 감사의 열기가
느껴졌다.
1991년 공사가 시작됐다. 문제가 있었다. 공사 기간 예배드릴 장소를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어른들 말씀처럼 너무도 무지했다. 매입한 건물은 기공 예배 후 바로 허물었다.
그 많은 인원이 들어갈 만한 예배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작정 기도부터 다시 시작했다. 얼마나 애타게 기도했는지 모른다. 목회 43년간 절박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손꼽히는 순간이었다. ‘아, 당장 이번 주는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나.’ 현실을 보면 막막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신발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책하는데 마음속에 희미한
음성이 들려왔다.
“아들아, 내 아들아….” 희미한 음성이 곧 따뜻하고 위엄 있는 음성으로 바뀌었다. “세상이 다 내 것 아니냐.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예배당 삼아라.” 기도를 마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석계역 앞 놀이터로 달려갔다. 그리고 두 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그렇습니다. 하나님, 세상이 모두 아버지의 것입니다.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예배당 삼겠습니다. 우리를 지켜주소서.”
신생중앙교회 성도들은 그때부터 건축이 완료될 때까지 꼬박 4개월간 놀이터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 장소 때문에 못 마땅해하거나 불편해하는 성도는 하나도 없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놀라운 것은 놀이터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이 전도의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열린 예배’가 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놀이터에서 예배드리는 4개월 동안 거의 주일마다 비가 왔다.
예배시간 1시간 전까지 뿌려대는 거센 빗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엘리야의 하나님, 저 비구름이 예배시간에는 물러가게 하소서.” 그때마다 비는 예배시간 30분 전에 그쳤다.
언제 그랬냐는 듯 햇빛이 반짝였고 예배 후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노천에서 드린 4개월의 예배는 성도 모두에게 가슴 벅찬 간증이 됐다.
성전 건축을 계기로 교회의 중요 안건은 전 교인 작정기도 후 결정했다.
이는 훗날 신생중앙교회의 전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