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이란 만들어서 오래 두고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젓갈, 자반, 장아찌 등이 있다. 예전에는 냉장 시설이 없었으므로 고기나 생선 또는 채소를 절이거나 말려서 찬으로 만들어 두고 끼니 때 꺼내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이 발달하였다. 채소 찬도 많지만 고기 찬이 하나쯤 있어야 영양의 균형을 이루므로 고기로 만든 밑반찬도 발달하였다.
자반이라고 하면 고등어자반처럼 절인 생선을 연상하지만, 자반이란 한자로 ‘좌반(佐飯)’이라 하여 ‘밥을 먹을 때 도움이 되는 찬’의 뜻이다. 자반에는 첫째, 물고기를 소금에 절인 반찬감으로 굴비, 암치, 어란 등과 자반갈치, 자반고등어 등이 있다. 둘째는 나물이나 해산물을 간장(진간장)이나 찹쌀풀을 발라서 말렸다가 굽거나 기름에 튀긴 찬으로 미역자반, 김자반 등이 있다. 셋째는 짭짤하게 조리거나 무친 반찬으로 콩자반, 장조림, 장똑도기 등이 있다.
고기로 만든 밑반찬은 밥 반찬에 알맞게 짭짤하게 간을 하고, 먹기 좋게 잘게 썰거나 다진다. 다진 고기로 만든 찬으로는 고기를 구운 섭산적 또는 약산적이 있는데, 오래 두고 먹지는 못한다. 장산적은 썰어서 간장(진간장)에 조린 것이고, 천리찬은 다진 고기를 볶은 찬이며, 장똑도기는 채썬 쇠고기를 거무스름하게 조린 찬이다. 그 밖에 만나지, 쇠고기장조림 등이 있다.
섭산적, 장산적
요즘 사람들은 햄버거를 모르는 이는 없어도 우리 음식인 섭산적은 모르는 이가 많다. 섭산적은 쇠고기 살을 곱게 다진 데다 두부를 으깨어 넣어 고루 섞고 양념하여 얇게 반대기를 만들어 구운 것으로 약산적이라고도 한다. 이것을 구워 간장(진간장)에 조린 것이 장산적이다. 두 가지 다 다진 쇠고기에 다른 재료를 섞어서 반대기를 만들어서 지진 음식이다.
섭산적을 만들려면 기름기 없는 우둔살을 곱게 다져서 다진 파와 마늘·후춧가루·참기름·설탕 등으로 양념하고, 진간장(진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이 때 고기 양의 반 정도 되는 두부를 행주에 싸서 눌러 물기를 빼고 곱게 으깨어 섞으면 더 부드럽다. 간장(진간장)만으로 간을 맞추면 질어지므로 소금과 섞어 쓰는 것이 좋다.
장산적을 할 때는 소금만으로 약하게 간을 맞춘다. 양념한 고기 덩어리를 끈기가 나도록 치대어 손바닥만하게 반대기를 만들어 도마 위에 놓고 윗면을 가로 세로로 자근자근 칼집을 넣으면서 고르게 펼쳐서 0.7cm 두께로 고르게 하여 쓴다.
예전에는 구울 때 미리 석쇠를 달구고 두꺼운 한지를 반대기보다 크게 오려서 물에 적셔서 깔고 구웠다. 한지는 고기에서 나오는 물과 기름이 숯불에 떨어지는 것을 막아 연기가 나거나 고기가 타는 것을 막아 준다. 숯불의 세기는 불꽃이 올랐다가 가라앉아 발갛게 달구어진 정도가 좋다. 섭산적의 한 쪽이 노릇노릇 구워지면 뒤집어 뒤쪽도 마저 굽는다. 다 익은 섭산적은 약간 식은 후 먹기 좋게 잘라 잣가루를 뿌려 상에 올린다. 숯불에 한지를 깔고 굽는 것이 번거로워서 프라이팬에 굽기도 하지만 고기 즙이 많이 나와서 제 맛이 안 나므로 가스레인지에 달린 그릴이나 오븐에 굽는 것이 더 낫다.
장산적을 하려면 구운 섭산적을 잘라서 냄비에 담고 간장(진간장)에 물과 설탕을 타서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부어 거무스름하고 윤기나게 서서히 조린다. 밑반찬으로 두고 먹어도 좋은데 옛날에는 먼 길 갈 때 찬으로 삼았다.
『시의전서』에는 ‘뭉치구이’라는 음식이 나오는데 섭산적처럼 양념한 다진 고기를 다식만큼씩 떼어 작게 뭉쳐서 구워 잣가루를 뿌린 음식이다.
그 밖의 쇠고기 밑반찬
똑도기자반이라고도 하는 장똑도기는 가늘게 썬 고기를 조린 찬이다. 『부인필지』에 나오는 ‘장똑또기’는, “우둔을 얇게 저며 가늘게 썰고 또 가로로 썰어 번철에 볶는다. 누른 즙이 다 빠지면 이것에 좋은 장을 치고 기름과 꿀을 넣어 다시 볶아 검정깨, 후춧가루, 계핏가루를 넣는데 맛이 희한하다”고 하였는데, 『규합총서』에 이와 거의 비슷한 음식으로 이름도 예쁜 ‘진주좌반’이 나온다. “쇠볼기를 얇게 저며 가늘게 썰어 또 가로로 진주같이 썰어 번철에 볶으면 고기가 반만 익어 누런 즙이 다 빠진다. 이 때 특별히 맛 좋은 간장(진간장)을 넣고 기름을 많이 치고 꿀을 조금 넣어 다시 볶아 검정깨를 넣고 다 볶은 후 후춧가루를 넣는다”고 하였다.
천리찬은 천리(千里)를 갈 때 갖고 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다진 쇠고기를 조려서 다시 곱게 다진 찬으로 『시의전서』에서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정육을 다져서 재웠다가 물을 조금 붓고 볶아서 도마에 놓고 곱게 다지고, 그 물에 파·마늘·기름·꿀·깨소금·후춧가루를 넣고 진장을 합하여 물기 없이 볶는다”고 하였다.
‘만나지’는 고기를 썰어서 삶은 다음 다져서 양념한 밑반찬이다.
장조림은 기름이 없는 살코기를 간장(진간장)에 조린 찬으로 돼지고기로도 만든다. 1700년대까지는 ‘조림’이란 말이 나오지 않다가 1800년대 말 『시의전서』에 ‘장조림법’이라 하여 처음 나온다. 장조림에 적합한 쇠고기 부위는 홍두깨살, 우둔살, 사태 등 비교적 질긴 부위이다. 고기를 덩어리째 부드럽게 삶은 다음 간장(진간장)을 넣고 조린다.
조리법
예전에는 냉장 시설이 발달하지 않아 고기나 생선, 채소를 절이거나 말려서 찬으로 만들어 두고 먹는 조리법이 발달하였다. 쇠고기 반찬으로는 다진 고기로 만든 섭산적, 간장(진간장)에 조린 장산적, 채썰어 조린 장똑도기, 그 밖에 장조림 등이 있다.
쇠고기장조림
쇠고기장조림
재료(10인분)
쇠고기 600g, 물 5컵
(가) 간장(진간장) 1컵, 설탕 4큰술, 마늘 2쪽, 생강 1톨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덩어리째 물에 씻어 핏물을 빼고 5cm 크기로 토막을 낸다.
2. 냄비에 물을 끓여서 고기 토막을 넣고 고기가 무르고 물이 반 정도 줄어들 때까지 삶는다.
3. 고기가 연해졌으면 (가)의 간장(진간장)과 설탕 그리고 얇게 저민 마늘과 생강을 넣어 조린다.
4. 고기에 간이 들어 거무스름하게 조려지면 불에서 내려 병이나 보존 용기에 담고 장조림 간장(진간장)을 함께 부어 보관한다.
5. 상에 낼 때는 결대로 가늘게 찢거나 얇게 저며서 담고 간장(진간장)을 조금 부어 낸다.
장똑도기
장똑도기
재료(4인분)
쇠고기(우둔) 300g,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가) 간장(진간장) 1큰술, 참기름 ½큰술, 후춧가루 약간
(나) 간장(진간장) 2큰술, 설탕 2큰술, 물 2큰술, 흰파 10cm, 마늘 2쪽(10g), 생강 5g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연하고 기름기가 없는 우둔살이나 홍두깨살을 골라서 얇게 저민 후 가늘게 채썬다.
2. 파는 3cm로 토막 내어 채썰고 마늘과 생강도 깨끗이 껍질을 벗겨서 곱게 채썬다.
3. 채썬 쇠고기를 (가)의 조미료로 고루 무쳐서 냄비를 뜨겁게 달구어서 볶는다.
4. 고기가 익으면 (나)의 간장(진간장), 설탕, 물을 섞은 장물을 붓고 조리다가 채썬 파, 마늘, 생강을 넣고 서서히 조린다.
5. 장물이 거의 졸아들면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고루 윤이 나게 뒤적인다.
섭산적
섭산적
재료(4인분)
쇠고기(우둔) 300g, 두부 반 모(150g), 잣가루 2작은술
(가) 간장(진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깨소금, 참기름 각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연하고 기름기가 없는 부위로 곱게 다진다.
2. 두부는 행주로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물기를 빼고 곱게 으깬다.
3. 쇠고기와 두부에 (가)의 조미료를 모두 넣고 끈기가 날 때까지 고루 섞는다.
4. 양념한 고기를 둘로 나누어 은박지에 식용유를 바르고 1cm 두께의 네모진 반대기를 만들어 윗면을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긴다.
5. 석쇠에 얹어서 고기가 고루 익도록 가끔 자리를 움직이면서 굽는다.
6. 양면을 모두 익힌 다음 한김 식으면 가로 3cm, 세로 2cm 정도의 크기로 썰어 그릇에 담고 잣가루를 고루 뿌린다.
장산적
장산적
재료(4인분)
쇠고기 300g, 두부 반 모(150g), 잣가루 2작은술
(가)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깨소금, 참기름 각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나) 간장(진간장) 3큰술, 물 4큰술, 설탕 2큰술, 후춧가루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연하고 기름기가 없는 부위로 골라 곱게 다진다.
2. 두부는 행주로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물기를 빼고 곱게 으깬다.
3. 쇠고기와 두부에 (가)의 조미료를 모두 넣고 끈기가 날 때까지 고루 섞는다.
4. 양념한 고기를 둘로 나누어 은박지에 식용유를 바르고 1cm 두께의 네모진 반대기를 만들어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위를 편편하게 한다.
5. 석쇠에 얹어서 고기가 고루 익도록 가끔 자리를 움직이면서 굽는다. 양면을 모두 익힌 다음 한김 식으면 가로 3cm, 세로 2cm 정도의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6. 냄비에 (나)의 조미료를 담아 불에 올려서 끓어오르면 ⑤의 섭산적을 넣어서 고루 간이 들도록 가끔 간장(진간장)을 위에 끼얹는다.
7. 국물이 자작할 때까지 윤이 나게 조려서 그릇에 담고 잣가루를 고루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