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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8일 목요일<니스 첫째날> 바르셀로나에서 거의 12시간 기차를 타고 니스빌역에 도착했을때가 이른 아침 7시 45분이였다. 니스빌역은 생각보다 조그만 역이였는데 그 역을 빠져나오니 흐리고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왠 비람?하면서 호텔을 찾았는데 다행히 역 근처에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바로 체크인이 안되고 11시쯤 된다고해서 호텔 맞은편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서 5유로짜리 brunch를 시켜먹었는데 말그대로 아침겸 점심메뉴로 파는건데 먹을만했다.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기가 지루해 호텔에 짐을 맡기고 호텔밖을 나와 시내근처를 둘러보았다. 우산을 쓰고 해변가쪽으로 나있는 거리를 따라 내려가보니 역시 관광의 도시답게 온통 쇼핑가였다. 거리 중간쯤에 대형 할인마트가 있어 들어가보니 엄청나게 큰 매장에 식음료 뿐 아니라 화장품,옷,과일,야채,술 등 없는게 없을정도였는데 우리나라의 E-MART 같았다. 먹을거리를 몇가지 구입을 한후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일단 편하게 잠을 청했다. 밤기차로 인한 불편함과 수면부족을 채우기에 호텔 낮잠은 너무나 달콤했기에 그 유혹을 뿌리칠수 없었다. 오후 2시반쯤 일어나 간단히 점심을 먹고 파란 잔디밭과 시원한 물줄기가 내뿝는 마세나 광장을 지나 니스해변으로 향했다. 여전히 날씨는 흐리고 비가 가끔씩 오락가락했고 바람은 약하게 불고있었다. 해변보다 높은 아스팔트위에 서니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코발트빛 바다와 푸른 바다. 니스해변은 그 두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바다로 나누어져있었다. 반달모양의 자갈해변에 일광욕을 즐기러 나온 남녀들과 바다속에서 해수욕을 즐기고있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였다. 그런데 염분이 적어서 그런지 한국의 바닷가처럼 짠내음은 거의 나지않았다. 바닷가 왼쪽에는 한 화장품회사에서 신제품 판촉행사로 DJ가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면서 도우미들이 행사장위에 올라가 춤을 추면서 샘플과 함께 과자봉지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비가 간간히 오고 날씨가 흐려서 바닷가에 들어가지는 않고 자갈해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변을 구경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겨가면서 해변을 따라 쭉 구경을 했다. 바닷가 뒤편으로는 호텔과 카지노장이 즐비해서 니스가 관광과 휴양 그리고 향락의 도시라는걸 느낄수 있었다. 해변가 자갈위에 누워 낮잠을 자고 일어나 발길을 다시 시내쪽으로 돌렸다. 세일중이라는 한 백화점에 들러 쭉 둘러보다가 캘빈클라인 긴바지 하나를 샀다. 긴바지를 하나 가지고 오긴했지만 하나가 더 필요했기에 85유로짜리를 30% 디시를 해서 59유로주고 하나 샀는데 유럽여행내내 요긴하게 잘 입었던거 같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9시가 조금 넘어 다시 바닷가로 가보았다. 밤바다를 보고싶어서였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주는 해변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나와있었고 낮에 보는 느낌과는 또 다르게 훨씬 낭만적이였다. 밤바닷에 해변에 단체로 둘러앉아 얘기를 하며 맥주한잔을 하는 사람들과 연인들 끼리 속삭이며 어깨동무를 하고있기도 하고,해변가 벤치에서 관광나온 여자들을 열심히 작업(?)하는 프랑스 젊은 남자들도 있었다. 역시나 어딜가나 작업맨들은 있기 마련인가보다. 늦은밤 니스해변가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고 호텔 카지노불빛의 화려한 네온사인을 뒤로한채 호텔로 돌아와 다음날을 위해 잠을 청했다. 7월 9일 금요일 <니스 둘쨋날> 아침에 늦잠을 자서 호텔에서 주는 아침식사도 못하고 가지고있던 비상식량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고 11시쯤 체크아웃을 했다. 호텔이 좁아 짐은 건너편 다른 호텔 짐보관소에 맡기고 니스빌역으로 가서 11시 20분에 출발하는 몬테까를로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니스에서 기차로 20분 떨어져있는 관광의 나라 모나코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모나코로 가는 기차안에서 바라다본 해변이 니스와는 또다르게 너무나 푸르고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고 그 순간을 놓칠새라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전경을 디카에 담았다. 상큼하고 깨끗한 충격이랄까... 너무나도 선명한 이미지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몬테까를로역에 내려 여행객인포로 가서 간단히 지리정보와 지도를 구해 밖으로 나왔다. 뜨거운 햇살이 머리위로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지만 아름답고 낯선곳을 본다는 설레임에 그 뜨거움을 잊을수 있었다. 세금과 병역의 의무가 없는곳 모나코. 세계에서 바티칸시티 다음으로 작은 도시나라 이면서도 오로지 관광과 카지노 수입으로 넉넉하게 살아가는 나라 모나코는 내가 옛날부터 오고싶었던 곳이였다. 계단식으로 된 도시지형이 참 이색적이였고 바다는 도시 한참 밑에 있었다. 아스팔트길을 바다를 보면서 걸어 모나코왕자가 산다는 왕궁으로 갔다. 12시쯤 한다는 위병교대식은 시간이 늦어 보질 못했으나 흰제복을 입고 서있는 위병들의 모습은 멋있어 보였다. 도시 높은곳에 위치한 왕궁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는 한마디로 그림이였다. 짙푸른 바다위에 하얀 보트들! 이곳 저곳을 내려다 봐도 너무나 멋있었기에 직접 바닷가로 내려가 보기로했다. port de fontieville 이라고 적힌 팻말을 따라 내려가본 항구에는 아까 내가 왕궁 위에서 바라다봤던 바다가 손에 잡힐듯이 바로옆에 있었고 그 물이 너무나도 맑고 선명해 바다속을 들여다 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맑을수가 있단말인가? 고기떼들이 한가로이 노는 모습들이 선명하게 눈에 다 들어왔다. 기름떼와 각종 오물들로 뒤범벅이 된 한국의 바다와는 도무지 비교할래야 비교 자체가 안되는 이 광경에 나는 창피함과 절망감마져 느꼈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자연환경을 가지지 못할까? 그저 나만 잘되면 된다는식의 한국식 사고방식이 자연을 모두 망치고 있지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항구 바로앞 카페와 식당에서는 정말로 한가로이 점심을 먹으며 화기애애하게 웃고 얘기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관광하면서 정말이지 처음으로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한국과 한국인들에게는 볼수없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열등감을 느끼지않았나 싶다. 자연과 인간과 여유로움과 멋진 식사... 그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찌 다 말로 설명할수 있단말인가? 모나코의 야경을 보지못하고 떠나야하는 아쉬움에 몇번이고 뒤를 돌아다보며 2시 38분 니스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아침에 옷을 입을때 날씨생각을 못하고 나시를 입고 나간게 화근이였는지 뜨거운 햇살에 살갖이 장시간 노출이되서 어깨부분이 따갑게 느껴졌다. 그래서 따가운 햇살을 피해 어제 잠시 들렀던 해변가근처에 있는 마세나 광장 나무 그늘아래에서 피곤도 풀겸 낮잠을 청했다. 시원한 바람과 시원한 분수대의 물줄기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벌써 저녁이 되어있었다. 호텔로 돌아가 아침에 맡긴 짐을 찾고 어제간 대형 할인마트에서 로마로 가는 기차 안에서 밤새 먹을 야식과 과일과 음료수를 사가지고 밤 8시25분발 로마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한방은 6명이 탈수있는 쿠셋(양쪽 의자를 붙여 간이침대처럼 자면서 누워서 갈수있도록 해놓은 의자) 이였는데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유럽여행을 왔다는 서울의 모대학의 커플도 함께 타고있어서 로마로 가는 길에 오래도록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새벽녘에 모두 잠에 빠져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