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마도) 마라톤 체험기...1

[후람]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지난 밤 내린 비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무척 깨끗해 졌습니다.

□ 2010 국경마라톤 IN 쓰시마 대회

  ▷일시 : 2010.7.4.09:00

  ▷장소 :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 가미쓰시마마치 미우다해수욕장

  ▷투어경로 : 부산→이즈하라→아리아케 산(해발558m) 등정→해변 니지 민숙(석식,주류,숙박)

□ 2010.7.3일 첫 날

출국에서 니지 민숙까지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붙어있는 부두가 제1부두, 페리부두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터미널 대합실엔 국경마라톤에 참가하려는 여행객이 주를 이루는 듯 하다.

10시36분 출항 SEA-FLOWER C48번 좌석을 차지하고

내가 근무하는 동료 여직원과의 통화를 끝으로 지난밤 부족했던 수면을 취한다.

나누어 주는 도시락에 오찬을 하고나니

대마도가 창 너머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도 목적지 항구까지 두어 시간 걸릴 거라는 방송을 들으며 앞에 있는 TV오락프로그램을 시청한다.

많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입국 절차를 밟는 조 추첨에

우리팀을 대표한 닉네임 '구름에 달 가듯'이 첫번째 1번에 당첨되자 갑자기 선실 안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즈하라 항구에 정박중인 배 위에서 찍은 사진

오후1시50분경

이즈하라 항 입국 수속을 무사히 통과하고

대기 중인 33인승 진주색 버스의 맨 앞좌석에 앉아 아리아케 산 등산로 까지 이동한다.

등산로 입구에는 대형 마트도 있고 조선통신사비도 우뚝 세워져 있다.

해발558m를 알리는 표지판이 등산로의 들머리에 나즈막히 꽃혀있다.

지난밤 비가 내린 등산로는 촉촉히 젖어있어

풀 내음과 나뭇잎 썩는 산 특유의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온다.

산이 깊을수록 자욱한 안개는 두텁게 밀려오고

하늘로 솟아오른 편백나무는 파란 이끼를 덮어쓰고 빽빽이 밀집되어 있다.

히노끼라 불리는 편백나무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의 진한 향기는 안개 층에 갖혀 그대로 폐 깊숙이 들어온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천혜의 보약으로 알려진 피톤치드는

피로했던 내부 장기를 확실히 세척해주는 효과가 있으려나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 효과는 내일 주로에서 증명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곡이 깊을수록 산이 높다고 하지만

지금 오르는 아리아케 산은 산 능선을 타는 듯한 밋밋한 오름길의 연속이다.

중간 중간 인원점검을 하며 정상에 올랐을 땐

안개 속에 뿌연 햇살이 비추는가 싶더니 이내 짙은 안개로 10m앞도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약간의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며 하산 길로 돌아서서 오르던 길을 내려간다.

해발558m의 아리아케 산 정상에서

이즈하라 도시 구경을 하고 무지개 마을이라 불리는 해변 니지 민숙 집으로 이동한다.

본 건물에 이어붙인 가건물이 바닷가의 자갈밭과 붙어있는 식탁에는

갖가지 해산물과 반찬들이 질서정연하게 올려져 있고

주인 남자는 불판위의 해산물을 정성껏 뒤집고 있다.

모래 한줌 없는 깨끗한 자갈돌을 밟으며

부유물 하나 떠있지 않은 바다를 바라보다 불판이 있는 식탁에 둘러 앉는다.

잘 익은 조가비에 소주 한잔이 두 잔이 되고 석잔 이 된다.

잘 구워진 닭 날개에 소주 한잔이 두 잔이 되고 석잔 이 된다.

싱싱하고 도톰한 활어회에 소주 한잔이 두 잔이 되고 석잔 이 된다.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조가비와 도톰하게 썰어놓은 맛있는 활어회

그렇게 니지의 밤은 깊어만 가고 무반주에 생음악은 갈수록 재미있어 진다.

이순을 갓 넘긴 서울 태생 여 주인은

재혼한지 3년째인 한 살 연하의 일본 남자와 인생 2막을 활짝 펼치고 있었다.

여 주인의 소개로 그 여자의 남편은

윤수일의 '사랑만은 않겠어요'를 일본 말로 번역해서 멋뜨러지게 뽑아 냈고

고국의 향수에 목말라 하는 여자 주인은 뽕짝 음악에 나이를 잊어 버린다.

창 밖으로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더니 금세 뚝 그쳤다.

육지가 아닌 섬 지방의 특성인 것 같다.

내일 대회는 내일 일이고

오늘 밤은 이국 땅 쓰시마의 바닷가에서

실컷 마시고 기분좋게 취한뒤에 옆에 있는 1층 방으로 들어간다.

밖에는 알코올 도수 만큼 목소리도 높아지고

쓰시마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창 밖에선 끈임없이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 소리에 니지의 민숙집은 언제 잠들려나 모르겠다.

이즈하라 항구에 도착하여 첫 시야에 들어온 마을과 언덕 길 입니다.

정상까지 450m 직 전 지점입니다.

짙은 안개속으로 약간의 햇살이 뿌옇게 내려옵니다.

옷만 화려하지 않다면 꼭 빨치산 같습니다. 

대마역사민속자료관 건물입니다.

시간이 없어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조선통신사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쥬하치은행 건물입니다.

우리발음대로 하면 십팔은행이 됩니다 ㅎㅎㅎ.

이즈하라의 하천입니다.

예전 모습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있는데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놀고 있습니다.

이즈하라 뒷골목 입니다.

어느 하꼬방 앞에 설치된 담배 자판기를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즈하라 파출소 입니다.

경찰 마크가 별 모양인데 위에보면 어린 아이를 돌보아 주는 모양으로 되어있습니다.

그 만큼 친절하다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등산후에 찾아간 온천입니다.

지금 공개된 장소가 남녀 휴게실이고

커텐 한장 가려놓은 곳이

왼쪽은 남탕

오른쪽은 여탕 입니다.

생각없이 들어갔다가는 큰일 나겠습니다.

무지개 마을 니지 해변 입니다.

참 아름답게 보이지요?

니지 해변에 붙어있는 가건물의 식탁입니다.

창 문밖은 자갈이 널려있고

바다가 붙어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녀갔던 흔적입니다.

잘 찾아보면 옛날에 사귀었던 첫 사랑의 이름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ㅋㅋㅋ.

도톰하게 썰어놓은 활어회가 보이시죠?

정말 맛있고 푸짐했습니다.

닭 날개에 새우에 소세시까지 골고루 있습니다.

니지의 밤 입니다.

멀리 보이는게 고기잡이 어선의 불빛입니다.

<정리되는 대로 계속 이어집니다.>

[연탄™]

^^ 역시 . 후람형님 영화한편 보는거 같습니다. ~ 우째 저하고 다른 곳을 놀러다니신거 같아요. 소견이 좁은 저는 못보았던 것들 ^^ 감사합니다. 2탄 기다릴께요

[후람]

해외 마라톤 이벤트를 마련해준 연탄 김지우님 덕뿐이죠.

[송암(이남수)]

생동감이 넘침니다,후람 변상구님 힘!

[후람]

같이 갔으면 좋았을낀데, 고맙습니다.

[달공주]

후람님 후기가 너무 멋있습니다^^ 등산후 돌아보았던 작은마을의 가게들과 하천이 넘 인상적이었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좋네요 2탄도 기대할게요~

[후람]

그렇죠,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뿌수고, 없애고, 짓습니다. 그러니 모든게 삭막해 지죠. 달공주님 고마웠습니다.

[다대포]

멋지네예~~제가 꼭 갔다온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예ㅋ

[후람]

그렇습니까. 고맙습니다.

[떡굴(엄창식)]

후람님 짱....^^ 다시가고 싶네요...^^

[후람]

그렇죠, 여행이란 때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특히 자녀들을 다 키워 놓으면 말입니다. 떡굴님 배려 덕분에 감사하지요.

[여전한인생]

햐아~~꼼꼼한 기록과 남겨진 사진을 바탕으로 멋진 후기입니다. 역시 사진이 대세입니다.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후람]

고맙습니다. 예전엔 인물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지금은 기록사진으로 많이 찍습니다. 이러면 나이든다는 징조라 하던데 ㅋㅋㅋ.

[구름에달가듯.]

후기 멋지십니다 전 초장에 술에취해 닭날개 쏘시지 새우는 맛보 못보고 뻗었네예 ㅎㅎ

[후람]

아이구 아까비라, 어쩌죠. 내년에 닭 날개 먹으러 한번 더가죠? 밤새 마신술에도 그렇게 달릴수 있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국도(홍신영)]

가출하면 함 놀러가보겠슴다..생생한 후기 잘 보았슴다.. 후람님 힘~!

[후람]

5년전 자전거 투어 때 생각했떤게 있었는데, 사랑하는 연인과 둘이서 자전거 여행을 했으면 참 좋겠다, 언젠가는 그렇게 해야지. 아직은 꿈입니다.

[민통선(신동규)]

사진찍고 메모하고 그러시더니 역시 후기가 생생합니다.

[후람]

언젠가 부터 기억력이 떨어지는 밋밋한 여행보다는 기록으로 남기는 여행, 사진으로 남기는 여행, 여기에 푹 빠졌습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