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전지훈련지인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전날 이호를 만났다.(사진 김대영) |
2004년 울산현대 경기에는 대표팀 관계자들의 얼굴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올림픽 대표와 국가대표팀에서 동시에 부름을 받은 김정우와 정경호, 최성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의 눈길은 당연히 김정우와 정경호가 활약하는 미드필드에 집중됐고 그들 사이에 19살의 신예 이호가 있었다. 이호는 시즌 초반에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울산 김정남 감독은 이호를 꾸준히 베스트 멤버로 기용하며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호의 플레이가 눈에 익자 축구팬들은 그의 장점을 하나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먼저 수비형 미드필더로 실수가 적었다. 또 탄탄한 체격에 기본기도 안정돼 있었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2005년 가을 무렵 대표팀 관계자들이 이호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2005년 10월 이란과 친선 A매치를 앞두고 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약관의 미드필더 이호를 대표팀에 발탁했다.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이호는 이란의 주력선수 알리 카리미를 꽁꽁 묶었다. 신데렐라 같은 등장이었다. 이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김남일과 함께 4-2-3-1 포메이션의 핵심 역할을 하며 '더블 보란치'라는 용어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팬들은 그가 김남일의 대를 잇는 '진공청소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독일월드컵은 이호에게 그리 좋은 추억을 남기지 못했다. 21살의 어린 선수가 치러내기에는 버거운 대회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아직 여유롭다. 이제 22살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에 대한 평가를 보류한다. 이호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소속팀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전지훈련지인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전날 이호를 만났다.
러시아 리그에서 반 시즌을 소화했는데
처음부터 쉬울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낯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과 (김)동진이형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나를 알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K리그와 비교한다면
가장 큰 차이점은 러시아와 한국이라는 점이다.(웃음) 러시아리그 선수들은 체격이 크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K리그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나.
날씨도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어머니가 와 계셨기 때문에 먹는 것도 불편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한국에 혼자 계신 아버지가 나 때문에 고생하셔서 죄송스러울 뿐이다.
외국인선수로는 어린 나이인데
우리 팀에 외국인선수가 15명 정도 있는데 내가 가장 어리다. 그러나 유럽이 모두 그렇겠지만 러시아에서도 선후배 문화 같은 게 거의 없기 때문에 특별히 나를 동생 취급하지도 않고 나도 나이 문제로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브라질에 유학했을 때는 포르투갈어를 빨리 익혔다고 들었는데 러시아어는 어떤가.
러시아어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특별히 배우려고 하지 않고 일단 운동장에서 쓰는 말부터 자연스럽게 익히려 노력하고 있다.
빅리그에 대한 꿈도 있을 텐데, 러시아에서 바라보는 빅리그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한국과 마찬가지다. 러시아리그 선수들도 모두 잉글랜드나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로 진출하고 싶어한다. 얼마 전 우리 팀에 있던 러시아 대표팀 공격수 케르자코프가 스페인 세비야로 이적했다. 그렇게 빅리그로 가는 선수들을 보면서 미래를 꿈꾸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무리해서 빅리그로 가겠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단 제니트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먼저이고 제니트에서 잘하다 보면 빅리그 진출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잉글랜드 리그의 경우 러시아 리그 출신들의 이적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최근 러시아 팀들이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그러나 2005년에도 CSKA 모스크바가 UEFA(유럽축구연맹)컵 정상에 올랐던 것처럼 러시아 팀들도 유럽 빅리그 팀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리그는 모스크바 연고 팀들이 강한데 그 외 팀들의 전력은 어떤가.
모스크바 연고팀에 좋은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전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모든 팀들의 수준이 비슷한 것 같다. 최하위팀도 언제든지 1위팀을 이길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아드보카트 감독과 동행하려고 했던 팀은 제니트가 아니고 PSV 에인트호벤이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나도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난 PSV 에인트호벤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빅리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리그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요즘처럼 정보의 흐름이 원활한 환경에서는 어느 리그에서 뛰든지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빅리그 스카우트의 정보망에 걸려든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눈이 지켜보는 UEFA챔피언스리그나 UEFA컵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게 보다 더 인상적으로 다가올 수는 있을 것이다.
히딩크 감독도 제니트 경기에 관심을 갖나.
우리 팀에 러시아 대표 선수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리그 초반에는 경기장에 몇 차례 오셨다. 우리를 보러 오신 것 같지는 않았다.(웃음)
소속팀이 UEFA컵에 진출했는데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활약은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험을 쌓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제니트 홈 팬들은 어떤가.
열기가 대단하다. 경기 때마다 관중석이 꽉 찬다. 러시아 리그 여러 지역 팬 가운데에서도 상트 페테르부르크 팬이 특히 열성적이다.
제니트에서도 계속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고 있나.
감독님이 제니트에서도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월드컵 때에는 수비적인 미드필더 역할이 주어졌다면 제니트에서는 완전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고 그 위에서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맡는, 일종의 '앵커맨'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공격기회가 많아졌을 텐데
그렇다. 리그 초반엔 전방에 있는 선수들과 호흡도 잘 안 맞고 공격적인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문제들이 많이 개선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좋은 경기를 보여 줄 자신이 있다.
한국에선 김남일을 닮고 싶다고 했다. 외국 선수 가운데 닮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솔직히 경기를 볼 때마다 바뀐다.(웃음) 첼시 경기를 보면 램파드를 닮고 싶고 리버풀 경기를 보면 제라드를 닮고 싶다. 유럽리그엔 좋은 선수가 많아 누구 한 명을 지목해 그 선수를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대신 경기 진행 상황에서 내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많이 공부하고 있다.
2007년의 포부가 있다면
2007년은 제니트가 도약을 꿈꾸는 해이고 UEFA컵에도 출전한다. 먼저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인정을 받고 싶고 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아시안컵에 출전해 독일월드컵 때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
SPORTS2.0 제 34호(발행일 1월 15일) 기사
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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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솔직히... 국대에서 이호보면 답답한...
당신이 해봐요 -- 러시아에서 많이 발전했는데 난 당신이더 답답함 --
21살 김남일보다 한참젊다
님은 이호선수보다 잘할 자신 있나요?
저님이 축구선숩니까??? 답답하다고 느낄수두 있지...
나이에 비해 성숙하군 이호 테크닉도 좀 있떤데 4년후 기대되네
이호도군대안갔나아직..
그래도 우리나라 보란치 차기 1순위는 이호! 아시안게임 멤버들 중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었죠. 제가 보기엔 김남일 선수를 능가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유상철 선수가.. 이호 처음 울산에 입단해서 같이 뛰어보고.. 옆에서 지겨보고.. 이녀석은 다르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인간극장에서 봤습니다.!!!~
이호선수 화이팅.. 언젠가 울산으로 돌아와주길!!
이호 수비능력은 뛰어나다고 생각.. 패스정확도만 높여주고 백패스 빈도만 줄여주면 대성할 재목.. 피지컬도 괜찮고.. 근데 저 낯익은 기자이름은.....
이호선수 k리그 유턴하지말고 힘들어도 박지성 선수처럼 열심히 뛰여 빅리그로 가길
오호.. 앵커맨이라..
앵커맨? 오 좋은데?
지금까지는 뭐하고? 이호정도면 발전해가고 있다고 볼수있어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넘쳐서 좋아요.
맞아요 이호나 김진규선수를 볼떈 뭔가 자신감이 넘쳐보여 좋던데
이호이호!!!희망이 있다규!!
ㅡㅡ;;;
솔직히 경기를 볼 때마다 바뀐다.(웃음) 첼시 경기를 보면 램파드를 닮고 싶고 리버풀 경기를 보면 제라드를 닮고 싶다. 솔직히 경기를 볼 때마다 바뀐다.(웃음) 첼시 경기를 보면 램파드를 닮고 싶고 리버풀 경기를 보면 제라드를 닮고 싶다. ㅋㅋㅋ
어쩔수 없이 군 문제도 유턴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