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런 것처럼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하늘이 맑고 바람 또한 소슬하게 느껴졌다. 아침, 저녁나절은 낮 동안과 다르게 쌀쌀한 편이다 보니 긴소매 티셔츠 위에 가벼운 덧옷을 걸쳤다. 미리 전철내부에 기온을 참작하였기 때문이다. 토요일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전철에 빈좌석이 많아 도착지에 갈 때까지 줄곧 앉아 갈 수 있었다. 경춘선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오르는 사람이 적다 보니 속도감이 느껴지는 착각을 불러왔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정한 3-3 방향을 주시하며 다가가자 아무도 안보였다. 두리번거리며 일행을 탐색을 이어가는데 누군가 등뒤에서 안 선생님하고 부른다. 돌아보니 마스크를 하고 있어 안색을 살 필 수 없다고 짐작하는 순간 유 선생 소리를 듣는 순간 .유선생 남편 조선생이라는 사실임을 깨달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유 선생님은 어디 가셨냐 묻자 버릴 물건이 있어 잠시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다. 잠시 후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서서 다른 일행을 기다리다 전화기를 꺼내 위치를 확인하였다. 바로 에스컬레이터에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바로 지상으로 쑥 하고 나타 나신 모니카 사수께서 특유의 웃음을 보이며 다가오셨다. 이렇게 오늘 약속한 사람들이 다 모였다. 얼마 후 전절이 도착하여 승차 후 연결된 좌석이 없어 사방으로 흩어져 앉아 도착지에 도착하였다. 시계를 보니 48분 소요되어 도착하였다. 청평역이나 상천역 그리고 대성리역 등은 익숙한 역이름 들이다. 대성리역은 학창 시절 모래사장이 좋아 즐겨 찾던 곳이고 청평역은 강변가요제 행사에 참석하거나 공연을 보기 위하여 즐겨 찾던 곳이고 상천역은 호명산으로 등반이나 계곡 야영을 즐기기 위하여 찾던 곳이라 익숙한 곳이다.
오늘 계획한 등산 코스는 한적하고 수림밀도가 좋은 곳이며 8부 능선까지 이어지는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한적한 길이다. 상천역에서 빠져나와 토끼굴을 지나면서 시작되는 도로는 상천루까지 이어진다. 동안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살피려 접근했지만 출입금지 팻말을 발견하고 곧장 올라섰다. 한옥단지를 벗어나자 숲길이 계곡과 함께 이어진다. 초반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단지가 이어져 폐부를 찌르는듯한 신선한 공기가 전신을 감싸온다. 잠시 오르면 피죽으로 울타리를 치고 잣나무 숲 곳곳에 야영데크를 설치해 놓은 잣나무 숲 켐프장이 나온다. 적은 규모가 아니다. 이런 환경도 흔치 않다.
숲 환경이 좋은 곳이며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 환경보호 차원에서 각광받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호명호수까지 이어지는 산 길이 기다린다. 오를수록 수종은 활엽수로 바뀌면서 하늘과 맞닺는 기분이 들정도로 밀도가 높은 산림 사이로 터진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두 번의 휴식시간을 갖고 행동식을 나누며 충분한 휴식시간을 이용하며 건각을 세워 나갔다.
상천루를 지나 숲으로 접어드는 길은 이렇게 넓으나 오를수록 오솔길로 이어져 나가다 주능에 아래 0.5km 정도는 임도처럼 넓어진다.
오르는 길에 물소리와 함께 하는 계곡물 참 맑다. 그래서 마을이름이 상천이다. 윗물이란 뜻이다. 기대를 모았던 철쭉단지 며칠 전 전국을 몰아친 한파 영향으로 흔적도 없이 사그라들어 버렸다. 나물을 채취하는 시기에 한파가 몰아쳐 나물수확도 어려운 모양이다. 갈수록 이래저래 기후의 영향으로 자연 채취물이나 농산물이 적기에 수확이 불가능하여 우리들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능선에 올라 선 후 미로 시설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 샛길을 이용하여 호수로 접근하려고 나갔으나 설치해 놓은 데크목재들이 썩어 보행이 불가능하여 포기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호수로 접근하여 호명호수를 알리는 기념비석에 섰다.
이곳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는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다른 사진에 휩쓸려 섞여 찾는 중이다. 모니카 회장님 사진만 핸폰으로 찍은 것이 있어 올려 드렸다.
호수에 올라서면 호쾌한 산줄기인 황악산과 조무락골을 시작으로 명지산 연인산 등으로 맥을 달리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산경표의 점점이 각인된다. 산중에서 다시 산을 보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산의 모습이다.
헬레나 자매님께서 부군 조 선생님과 오랜만에 나오셔서 무척 반가웠다. 그렇지 않아도 묵혀 두었던 점심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얼마 전 초대해 주셔서 모니카 사수님과 함께 만나 좋은 식사자리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드린다.
모니카 자매님은 늘 뵙게 될 적마다 자연을 대하는 모습이 참 진지하다는 것과 소녀 같은 감성을 놓지 않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열정이란 삶에 있어 자존감을 지키는 촉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모니카 회장님 모습을 통해 익히게 되는 것 같다. 아무쪼록 더욱 더 건강하셔서 지금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수를 끼고 걷다 중간에 앉아 행동식을 나누며 담소를 즐기다 오후 1시에 상천역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하산하였다. 하산 차량 길은 작은 한계령 길처럼 갈(之)지 자다. 시간은 약 20여분 걸린다. 상천역에서 내려 부근에 있는 함지박 식당으로 가 청국장과 두부찌개 4인분을 시켜 점심을 해결한 후 15시 전철을 타고 상봉역으로 되돌아와 6월 걸음 여행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모처럼 함께한 걸음 여행한 적하고, 좋은 여행지였다고 다들 좋은 추억담을 전해 오셨다. 이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앞으로 걸음여행지를 선택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