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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O O】
2019년 5급공채 일반행정직 최종합격
Ⅰ. 들어가며
“한 번 사는 인생이면 남을 위한 삶을 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공직에 대한 도전이 약 4년의 힘든 기간을 거쳐 좋은 결과를 얻게 되고, 수기를 쓰고 있는 지금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공부를 하며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또 처음에 잘하지 못했던 과목들에 있어 나름대로의 고민을 통해 극복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 수기를 통해 제 이야기를 진입생 여러분들에게 진솔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다양한 수기에 제시된 내용들 중에서 어떤 방법이 자신에게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몸소 시도해보고 느끼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정립하셔야 한다는 생각은 꼭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크게 PSAT, 2차과목, 고시에 대한 기타 내용의 순서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Ⅱ. PSAT
1. 개관
5급공채는 15년부터 19년까지 5번 피셋에 응시했고, 입법고시는 17년와 18년 두 번 응시했습니다. 5급공채는 15~17년도 불합격, 18~19년도 합격이며, 입법고시는 17년도 불합격, 18년도 합격이었습니다. 15년도는 수능이 끝난 뒤 경험삼아 응시하러 갔었습니다. 이 당시에 기본 강의만 수강하고 호기롭게 재경직으로 응시했는데 시험 결과 재경직 커트에 2문제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피셋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해진 것이 이후의 불합격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셋의 중요성은 아무리 많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분들 역시 이 부분을 서술해주며 저와 같은 말씀들을 해주실 것 같은데, 몇 번이고 보고 지겨우시더라도 머리에 꾹꾹 박으셔야 합니다. 피셋을 붙어야 2차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고, 2차 시험장에 들어가서 답안지를 쓸 것을 생각하고 하는 3순환 기간의 공부와 실전에 대한 압박 없이 하는 공부는 차이를 보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상세한 과목별 논의로 들어가기 전에, 피셋을 준비함에 있어서는 이나우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딱 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후의 목차 순서는 제가 18~19년 동안 시험장에서 보았던 ‘딱 한장’ 자료의 순서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이름은 딱 한장인데, 사실 총론 1장, 언어논리 2장, 자료해석 1장, 상황판단 1장입니다.) 이는 평소에 피셋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피드백이 되어 주고, 시험 직전에는 마인드컨트롤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저에겐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2. 헌법
헌법은 김유향 선생님 17년 기본강의 수강 이후 18년과 19년은 핵심강의를 수강했고, 선생님 강의와 모의고사, 책 이외에 어떤 것도 보지 않았습니다. 18년 96점, 19년 88점이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헌법은 지쳐가는 PSAT 기간의 오아시스라고 생각하며, 부담이 크지 않고 재미있는 공부라서 그런지 헌법 공부는 공부라는 생각도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피셋공부를 하고 하루에 3~4시간 정도 헌법 공부를 했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된 18~19년의 경우에는 1월에 밀린 헌법핵심 동영상 강의를 듣고, 이후에는 기출문제집과 실전모의고사 풀이 및 헌법 책 및 조문정리집 정독을 병행했습니다. 헌법은 크게 판례, 조문, 부속 법률의 문제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헌법 공부를 하면서 이를 염두에 두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자세만 갖춘다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3. PSAT 총론
총론 부분의 딱 한장은 매 교시가 시작하기 전에 해당 과목의 딱 한장과 함께 놓고 보았습니다. 이는 피셋 어느 한 과목이 아닌 전반적으로 또는 복수 과목에서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을 서술한 것입니다. 13개의 항목이 있었고, 이 중 몇 개 내용을 뽑아 서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마킹할 때 마킹 시작하는 첫 번째의 번호 반드시 확인 → 실수의 가능성 방지. 마킹 시간에는 마킹만!
② 2분에 대한 감각. 절대로 문제에 매몰되지 말 것. 풀 수 있는 문제는 많다. 쿠말, 무승부, 마희문제 잊지 말 것(실전에서 매몰되어 시간을 크게 소모했던 때의 문제들입니다.)
⓼ (언어, 상황) 헷갈리는 것은 “반드시” 본문이나 조건에서 찾는다. 안 봤던 곳을 보거나, 되돌아 와서 다시 본다. → (i) 스스로 친 밑줄에 매몰되는 것 주의, (ii) 제시문의 다른 곳에 근거가 있는 경우.
이런 식으로 평소에 모의고사를 풀면서 느낀 것이나 실수했던 부분을 적어놓고 반복해서 잊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4. 언어논리
우선 언어논리의 운영 측면에 있어서 저는 기본적으로 90분 중 80분을 40분씩 나누어 1~20의 전반부, 21~40의 후반부에 고르게 쓰는 방법을 선택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해당 부분의 문제 난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 같을 때는 조금 유동적으로 조정하더라도 일단 원칙은 그렇게 세웠습니다. 또한 저는 개인적으로 논리문제가 강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기본적으로 제시문 독해 문제들을 다 풀고 난 뒤, 40분 중 남는 시간을 논리문제에 썼습니다. 논리 문제를 좋아하시고 잘하시는 분들은 반대로 논리문제를 우선적으로 풀기도 하시니 이것은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논리는 크게 독해형과 논리형 두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독해형은 다시 1. 발문의 확인, 2. 제시문의 독해로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유용했습니다. 제가 딱 한장에 정리했던 내용들에 기반해 서술해보면, 우선 1. 발문의 경우 (1) 알 수 있는 것, (2) 알 수 없는 것, (3) 빈칸, 결과예측, 사례형, (4) 강화‧약화, (5) ‘가장’ 적절한 것, (6) 글의 순서 정도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각각의 발문 유형별로 맞춤형 전략 및 보완사항들을 정리했는데, 대표적으로 (1) 알 수 있는 것 항목은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오답이 되는 선지는 아예 틀린 선지와 모르는 선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모르는 선지를 붙잡고 이걸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알 수 있는데 찾지 못하는 것인지 고민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답이 되는 선지는 논리가 확실하다. 아예 틀린 것 : X, 애매한 것 : ? 활용해서 선지 훑어가며 확실히 알 수 있는 단 하나의 선지를 골라야 한다.” 이는 각자의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대표적으로 하나의 항목을 적었습니다.
다음으로 2. 제시문의 독해의 경우는 다시 (1) 정보제공형, (2) 그 밖의 경우, (3) 19~20, 39~40, (4) 과학지문의 순서로 서술했었습니다. (2) 그 밖의 경우가 사실 거의 대다수의 언어논리 제시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컨디션에 따라서 언어논리를 읽어나가는 느낌이 달라졌는데, 이 목차에서는 그날 컨디션에 따른 행동지침을 마련해둔 것입니다. (i) 키워드 중심으로 유기적인 문단 내, 문단 간 이해를 할 수 있으면 best이고(컨디션이 안 좋을 땐 키워드의 표시에만 치중하고, 문단 ‘내’에서의 이해를 소홀히 하는 경향), (ii) 그게 안 될 경우에는 선지에 포함된 키워드 중심으로 답은 찾아야 할 것이고, (iii) 일단 안 되겠다 싶으면 넘어간다. 라는 단계를 서술했고 시험이 시작하기 전에 이를 바탕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습니다.
또한 논리 부분의 경우, 논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은 숙지한 채로 딱 한장을 작성한 것이라 문제를 풀면서 주로 실수하는 부분들을 적어두었습니다. 가령 행시 특유의 지문에서 “크다”, “작다” 뿐 아니라 “같다”에 포커스를 두는 경우가 있다는 점, “~거나”에서의 V표시와 “~고”에서의 역V자를 쓰는 경우를 실수해 문제가 꼬이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T/F형 문제의 경우 고정 조건이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모순관계를 찾을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식으로 정리해두어 실전에서 최대한 당황하지 않고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들을 마련해두고자 했습니다.
5. 자료해석
익히 들으셨겠지만 PSAT에서 가장 성적을 올릴 여지가 큰 과목입니다. 저 역시 딱 한장에서 가장 빽빽했던 과목이 자료해석이었습니다. 우선 기본기에 있어서 저는 고등학교 시절 적성검사에서 연산능력 하위 20~30%를 기록했을 만큼 계산이 빠르지 않습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하던 습관이 아직도 직업병처럼 남아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들은 조언이었는데, 지나가는 자동차 번호판을 두 자리씩 끊어서 덧셈과 뺄셈을 반복해보는 것입니다.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요즘도 차 번호판만 보면 계산을 하고 있어 이제 자제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비타민 연습책도 시간을 재면서 풀어봤습니다.
자료해석의 운영과 관련해서는 크게 1. 자료해석 전반, 2. 미리 예상하고 들어가야 하는 문제, 3. 계산 시 유의사항으로 나누어 작성했습니다. 1. 자료해석 전반의 경우 “옳은 것, 옳지 않은 것의 구분은 선지의 왼쪽 상단에 표시해야(O, X표시) 눈에 잘 띈다. 크게 쓸수록 각인효과↑” 와 같이 전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을 써두었고, 2. 미리 예상하고 들어가야 하는 문제의 경우 “전국, 전 세계 XX대, 상위 XX개”, “비슷한 단어로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 O, △ 구분” 등과 같이 대표적인 함정 문제 유형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또한 3. 계산 시 유의사항은 “x의 140% 증가와 x의 140%는 전혀 다른 의미”, “비교의 대상이 혼동될 때에는 주어와 서술어 곧바로 매치” 등이 있었습니다.
자료해석은 실수하는 부분을 또 틀리는 경우도 많고,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을 해야 하는 부분도 꽤 크게 존재하는 만큼 각자만의 정리가 요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상황판단
개인적으로는 가장 컨디션을 많이 탔던 과목입니다. 박준범 선생님 모강 기간에도 컨디션이 좋을 땐 점수표 상 1등의 점수보다 높았으며, 컨디션이 나쁠 때는 40~50%대도 나왔습니다. 작년 상황판단은 87.5였고, 올해는 67.5였습니다. 올해 상황판단이 시작하기 전 제가 속으로 했던 기도(?) 또한 “제발 오늘이 컨디션이 나쁜 날만 아니게 해주세요.”였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황판단에서 대다수의 분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제시문형, 법조문형 문제에서 시간을 줄이고, 그만큼의 시간을 퀴즈에 투자했습니다. 물론 퀴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퀴즈 먼저 푸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올해 유형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섣부르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상황판단도 다른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40분, 40분으로 나누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딱 한장의 경우는 1. 총론, 2. 유형별 접근으로 나누었습니다. 1. 총론의 경우 “버릴 문제에 대한 판단은 빨라야 하는데 일단 풀기로 결정한 이상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본다 →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푸는 문제에 대해서는 고지식할 정도로 문제에서 하라는 대로 시작을 해야 한다. 어설프게 이도저도 아닌 것이 최악이다.”는 것과 같이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을 서술했습니다. 2. 유형별 접근의 경우, 가령 “한정형(~뿐, ~만)조건은 ’(i) 얘는 그렇다, (ii) 나머지는 아니다.’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과 같이 개별 문제 유형에서 캐치한 염두에 둘 것들을 적어두었습니다.
Ⅲ. 2차과목
1. 개관
주위 고시생들을 보면 2차 과목에 있어서는 ⓵ 경제학형 인간(경제학적 사고 탁월. 논문과목 약함), ⓶ 논문형 인간(글쓰기 탁월. 경제학적 사고 약함), ⓷ 올라운더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경제학은 공부하는 것도 괜찮았고 학교에서의 성적도 괜찮게 나온 반면, 상대적으로 논문 과목은 아주 오랜 기간을 거쳐 비로소 올해에 들어 성적의 상승을 이끌어 내어 경제학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취약했던 과목들을 보완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지금 준비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어느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취약 과목에 대한 보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에서는 답안 작성과 관련한 디테일한 내용보다는, 해당 과목을 공부하는 것과 관련해 큰 틀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2. 경제학
우선 미시경제학은 개념을 정확히 알고 →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령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가 뭔지 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암기하지 않는다면 이후 관련된 문제를 푸는 과정은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시에서 많은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단원으로 불확실성을 들 수 있는데, 이 부분이야말로 정확한 개념 이해의 중요성이 빛을 발하는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미시에 있어서 기본적인 이해는 교수님 저 교과서로 한 뒤, 강사님들의 수험서를 통해 수험 적합적인 내용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저는 짧은 수험기간이 아니다보니 10년 치 이상의 기출문제, 강사님들의 연습책과 모의고사, 김-왕 저 연습문제, 임봉욱 저 미시 연습문제 등 다양하게 풀면서 많은 유형들을 접하고자 했습니다.
다음으로 거시경제학은 그 기본이 되는 케인즈 vs 고전학파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는 공부와, 각론의 느낌이 나는 소비‧투자‧성장론에 대한 공부 모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시경제학보다 거시경제학에서 교과서를 읽어나가는 공부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강사님들의 수험서는 수험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장이 축약될 수밖에 없는데, 교수님 저로 공부하게 되면 학파별 논의 흐름이 풍부하게 서술되어 있어 이해하고 공부하기 좋습니다.
저 역시 정-김 저는 반복해서 읽으며 거시경제학의 기본 뼈대를 잡고자 했습니다. 또한 소비나 투자 이론의 경우 각 파트에서 제시하는 이론별로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되는 것이고, 성장론은 고시 빈출 문제 유형이고 해당 파트만의 특색이 있는 만큼 많은 문제를 통해 정리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일행 수험생의 난제인 국제경제학입니다. 저는 재작년에 황종휴 선생님 국경 예비순환을 인강으로 수강하며 일행 수험범위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가는 방식으로 정리했었습니다. 우선 공부를 막 시작한 입장에서는 당장의 경제학도 힘겹게 따라가는 만큼 국경부분은 거시경제학에서 강사님들이 정리해주시는 부분만이라도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는 것이 현실적이며, 추후 기회가 있다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3. 행정법
‘과연 행정법형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행정법은 우직하게 많이 보고 끊임없이 암기해야 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우선 한 강사님을 선택해 그 강사님의 논리대로 행정법을 이해한 뒤, 조금 연차가 쌓인 뒤부터는 타 강사님들의 자료도 활용하면서 빠지는 논점이 없도록 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처음 공부하게 되면 일단 행정법이 무엇을 다루는 것인지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야 이제 비로소 암기를 해야 할 텐데, 당장 외워야 하는 낯선 법학 개념들과 판례들의 양이 다소 뜨악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시험기간 내내 반복하고 달달 외우며 답안지를 쓰다 보면 시험 직전에는 툭 치면 툭 나올 정도로 다들 무장이 되니 그저 꾸준히 열심히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행정법은 행시, 변시, 사시 등 기출문제 풀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다양한 기출문제를 보고 풀이 해보는 데에도 유리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4. 논문과목(행정학, 정치학)
논문과목은 공부 초기단계에서 내용을 공부하고 전체적인 체계를 이해한 이후 많은 답안 작성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쓰는 공부를 통해서 비로소 자신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이를 보완해야 하며, 어떤 사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감각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다만 논문과목의 경우 저같이 논문형 인간이 아닌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답안 작성을 조금 구체화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올해 느낀 문제점은 “공부는 하는데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논문과목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내용의 암기에만 급급했지 이것을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문제점을 알게 되니 해결 방안으로 답안 작성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3순환을 수강하며 강사님들의 말씀이나 3순환 합격생 채점자분들의 조언들이 진정으로 와 닿게 되었습니다.
우선 문단 내에서는 각 문장의 흐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문장에서는 그 문단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주장이 두괄식으로 간단명료하게 드러나야 하며, 그 다음은 이를 지지해줄 수 있는 근거나 부연설명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그동안 외우고 있었던 학자 이름이나 이론, 사례들을 통해 주장의 타당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논문과목은 한 문항에서 하나의 글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니만큼 문제에서 각각의 소문항은 유기적으로 답안에 연결되어야 할 것이며, 답안 내에서의 목차 구성 역시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행정학이나 정치학과 교수님들은 이런 방식의 글쓰기의 대가들이시니 논문 읽기를 통해 ‘잘 쓰는 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미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거나 글 쓰는 법을 배워보신 분들에겐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저는 점수를 받기 위한 글을 쓰는 데에 익숙하지 않았고 부끄럽지만 공부를 오래 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이와 같은 노력을 했었기 때문에, 저와 같이 논문형 인간이 아닌 분들이 답안을 조금 더 구조적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3순환 기간 동안 행정학 답안지 쓰는 연습을 하고 나니 올해 학교에서 본 행정학 교수평가시험에서 이제껏 받아본 적 없는 생각지도 못한 등수를 받게 되어 3순환 기간의 반환점을 도는 데 있어 하나의 활력이 되었습니다.
Ⅳ. 3차 면접
면접은 2차 합격 소식이 있은 후에야 준비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면접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통을 받는데 힘들어 할 게 있나?’라는 의문이 듭니다. 저 역시도 과거에는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올해 면접 준비를 해보면서 거의 2차 시험에 준하는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만 느껴지는 순간들과 면접 이후 최종 발표에 대한 걱정 등 2차 합격의 기쁨은 길어야 2~3일이고, 그 이후로는 또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야 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면접에 대해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면접은 저 역시도 2차 합격 이후 무엇이 있는지도 처음으로 알았고 준비를 시작했는데, 그 기간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결국 최종 결과는 성적순일 가능성이 높고, 사실 면접스터디 기간이 끝나갈 즈음이면 서로들 엇비슷해지기 때문입니다.
1. 면접의 시작 : 스터디의 구성
면접을 독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보통 면접학원을 다니거나 학교에서 스터디를 구성합니다. 고시반이 있는 학교는 고시반에서 면접스터디가 운영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지인을 통해 구성하거나 행시사랑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굳이 학원은 다니지 않았는데, 학원을 다니게 되면 아무래도 개별적인 피드백이 상세하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한다면 면접스터디 처음에는 조금 좌충우돌 할 수 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비슷해지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들일 필요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우수라는 결과를 적극적으로 얻고 싶다면 학원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습니다.
스터디를 구성하면 스터디를 구성하는 사람들끼리 면접 준비를 할 뿐만 아니라, 조인트 스터디를 통해 타 학교의 사람들, 지역직의 경우 타 지역 사람들과 교류합니다. 이처럼 조인트 스터디를 하면서 안면을 터놓을 수 있고, 이후에 서술할 GD의 규칙을 정해 실제 시험장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2. GD
GD는 그저 한 편의 연극일 뿐입니다. ‘모두발언/범주화 → 범주 1 논의 → 범주 2 논의 → 합의 → 대안제시/마무리’이라는 정해진 흐름이 있고, 각 단계별로 의사진행 발언을 돌아가면서 하게 됩니다. 6명이라면 3:3의 입장을 나누어 진행을 하며, A그룹과 B그룹에게 공통된 자료 2장과 그룹별 자료 3장을 주어 30분 간 검토하며 논거를 마련합니다. GD에서는 A4 한 장을 주어 자신의 근거를 정리하고, 다른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을 필기할 수 있습니다. 토론이 끝난 이후에는 면접위원님과 질의응답을 하게 됩니다. 질의응답은 개별질문/팀별질문/전체질문이 있습니다.
모두발언에서는 자신의 근거를 2분 안쪽으로 발언합니다. 보통 각 범주별로 한 개씩 근거를 들어 2개를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실 다들 처음 보는 GD주제인 경우가 많고 각자 참고하는 자료는 동일하므로 발언 근거는 겹칠 수 있는데, 모두발언에서는 앞 사람이 제시했던 논거라고 해서 굳이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범주 1과 범주 2에서의 논의는 보통 10분 내외로 이루어지는데, 6명 기준으로 한 사람당 발언 기회는 범주 당 1~2회씩 됩니다. 다만 선발인원이 많은 일반행정 전국‧서울 직렬이나 재경직렬은 서로 발언기회를 균등하게 갖는다는 암묵적‧명시적인 합의가 있지만, 선발인원이 1~2명인 지역직의 경우 우수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 간 경쟁으로 인해 토론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합의에 있어서는 이미 정해진 결론이 있습니다. 3차 면접시험장 앞에서 대기하면 감독관님들께서는 서로 대화를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다들 속닥속닥 대화를 하며 어느 방향으로 합의할지 결론을 내립니다. 이때 정부의 정책기조가 명확한 주제라면 정부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내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범주 1과 2의 논의를 거치며 핏대를 세우던 면접자들이 갑자기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 같다며 의견을 싹 바꾸는 모습은 일견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지만, 모두들 그렇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의견을 바꾸는 쪽에서 토론을 진행하셨다면 면접위원님들이 ‘도대체 왜 갑자기 의견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을 높은 확률로 하실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이후 정책 대안을 각자 하나씩 마련하게 되는데, 해당 주제에 대해 참신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 제시하면 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과 참여하는 부처‧단체와 역할을 정하는 것, 기금을 마련하고 그 재원구조를 정하는 것 등 GD를 많이 진행하다 보면 거의 모든 주제에 갖다 붙일 수 있는 만능 대안에 대한 감각이 생깁니다. 따라서 창의성이나 순발력이 부족하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GD를 진행하다 보면 말을 잘하는 사람과 순발력이 좋은 사람은 티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말주변이 특출하지 않은 저는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웠는데, 범주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 발언 근거가 겹치게 되어 발언 기회를 확보하지 못할 우려를 피하기 위해 각 근거별로 구체적인 수치자료를 꼼꼼히 옮겨 적어 다른 면접자의 의견에 첨언하면서 발언기회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토론 이후 면접관님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제 질문이 아닌 남의 질문이라도 그에 대한 대답을 옮겨 적고, 제 발언에서 적절한 것은 활용하였습니다. 이러면 최소한 이 면접자는 토론 과정에 집중하면서 남들의 발언까지 챙겨 듣고 있구나 하는 정도의 성실성 점수는 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소위 말빨이 되시는 분들은 GD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시면 되지만, 저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전략을 쓰기도 한다는 정도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직무역량/딜레마
1) 직무역량
면접스터디 기간 동안 준비생들은 수많은 부처의 사무관이 되어 처음 보는 주제에 대한 문제점과 정책적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크게 20줄 내외의 용지에 ‘추진배경/현황 → 문제점 → 해결방안 → 추진계획’의 목차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작성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5페이지 정도 주어집니다. 작성시간 30분 중 보통 23분 내외에서 PT작성을 마치고 딜레마 문제를 남은 시간 동안 작성합니다.
추진배경/현황의 경우에는 자료에 있는 수치나 통계들을 옮겨 적으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작성할 때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실전에서 올해 주제가 ‘소재‧부품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분명 PT준비자료에 일본과의 무역분쟁 얘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면접관님께서는 ‘지금 무역분쟁 문제가 심각한데 무슨 이렇게 naive한 문제점만 쓰고 있느냐’며 혼내셨습니다. 면접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사실 이 부분 목차에 대해서는 서로 질문도 잘 하지 않아서 굉장히 당황했지만, 저 역시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PT에서 서술되지 않았지만 중국이나 미국 등 소재‧부품 강국과의 수입경로 다각화와 같은 해결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드려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별 탈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목차입니다.
문제점 목차에서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기에 앞서 세 가지 측면의 범주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면접스터디를 진행하며 학원 자료로 PT를 작성할 때는 이 범주화를 어떻게 할지 조금 애매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실전 PT자료는 이미 범주화가 되어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 올해 모든 면접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저 역시 실전에서 받은 자료에서 이미 R&D/신뢰성/정부지원의 범주가 나누어진 자료를 받았었고, 이를 토대로 문제점을 범주화해 서술할 수 있었습니다.
해결방안 목차는 개인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목차입니다. 앞서 문제점에서 제시한 것과 대구를 맞추어 해결방안을 서술해야 하는데, 주어진 자료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해결방안도 있고, 본인이 생각해서 제시할 수 있는 해결방안도 있습니다. 또한 표를 그려서 가독성을 높이는 사람도 있고, 줄글로 슬로건을 제시하며 중목차를 활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건 많은 피티를 작성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작성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고, 많이 쓰다 보면 또 해결방안 역시 만능키가 몇 가지 생깁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면접스터디를 하면 80% 이상의 질문은 해결방안의 구체화와 관련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작성하시면서도 추후 질문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추진계획 목차는 단기와 장기에 걸친 계획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면접스터디 과정에서 저만의 만능키를 만들어 처음 면접스터디를 시작하고 며칠 지나서부터는 실전 당일까지 동일한 추진계획 내용을 서술했습니다. (단기) XXX, ~~~, @@@ 등 유관부처와의 협의체 구성(‘19. 11), (장기) 여론조사‧연구용역 통한 정책 효과성 분석 및 피드백 실시(’20 하반기부터 매분기)의 내용입니다. 이것은 추진계획에 있어서 저만의 만능키였습니다.
2) 딜레마 면접
개인적으로 올해 실전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딜레마 면접이었습니다. 주로 민민/민관/관관 갈등의 상황이 주어지고 사무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됩니다. 그 동안 배운 행정학적 베이스를 토대로 많은 수험생들이 이러한 갈등에 대해 준비를 하고 갑니다. 그런데 실전 면접에서는 압박면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시겠다는 듯, 한 방안이 끝나면 또 다른 가정을 붙여 다른 곤란한 상황을 만드시고,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가정을 붙여 어려운 상황을 만드시고...의 사이클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정말 최후의 수단에 사용할 발언으로서 ‘제가 실무 경험이 미진해 민관갈등 문제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상관님께 우선 보고를 드리고, 상관님과 주무관님과 논의해 해당 부처와 타 부처 간 과거 유사한 갈등 사례 및 해결 과정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를 준비해 갔습니다. 정말 압박의 사이클이 6~7번 정도 지나가니 준비해온 해결방안들도 다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시민들이 청사 앞에 100명씩 몰려와서 장관 나오라고 하고 있는데 이거 어쩔 거냐?’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그 최후의 답변을 활용했습니다. 혹시 이 수기를 읽게 되시는 분들은 면접을 준비함에 있어 정말 갈등이란 갈등은 어떤 것이든 두렵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게 정리하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공직가치/인성
여기서는 3가지 질문이 주어지며 30분을 작성하는데, 첫 번째 질문은 개인적 경험을 물어보고 2, 3번째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안을 물어봅니다. 가령 실전에서 저의 첫 번째 질문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과 그것을 깨뜨린 경험’이었고, 두 번째 문제는 ‘노후 경유차 폐차 추진에 따른 환경단체와 경유차주의 입장 차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며, 세 번째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각계의 입장 및 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우선 경험과 관련해서 남자들은 군대얘기를 많이 활용하지만, 저는 군대를 아직 다녀오지 않아 학교에서 팀프로젝트 했던 것들, 봉사활동 했던 것들, 고등학교 때의 이야기 등 예상문제 리스트를 보며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경험들을 잘 다듬고자 했습니다. 지난 해 2학기를 다니며 팀프로젝트에서 리더도 해보고 봉사활동도 다녀보고 이것저것 바쁘게 살았는데, 그 경험들이 면접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보통 경험질문의 경우 몇 가지의 인생 경험을 가지고 많은 질문들에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사실 면접스터디 끝나고 저녁에 가만히 앉아 인생을 되돌아보며 추억들을 정리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조금씩 인생의 경험들을 각색하는 과정이 수반될 수도 있는데, 만약 그렇게 하신다면 진위여부를 확인하시는 면접관님들의 질문에 걸러지지 않도록 면접스터디에서 다양하게 질문을 받아보면서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실전에서 ‘고시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며 개인의 역량이 중요함 → 이후 실패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과 학업적인 성장이 있었던 순간에는 타인의 도움이 있었음을 깨닫게 됨’이라는 서술구조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실제로 인성면접을 준비하면서 많이 생각했던 내용이고, 어떤 재질문이 들어와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질문으로는 편견이 본인에게 어떤 문제가 되었는지, 편견을 깨뜨리면서 느낀 바, 편견이 깨지는 데 걸린 시간, 반대로 본인이 남에게 도움이 된 경험, 공직에서 편견을 가진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등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나머지 질문들의 경우 결국 큰 틀에서는 PT에서 나온 딜레마 면접과 크게 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결국 민민/민관/관관 갈등에 대한 대비가 기본 베이스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해당 주제에 맞는 사례나 좋은 방안들을 얹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물론 면접을 처음 준비하면 세상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매일매일 하다보면 면접시험을 앞두고는 그게 그거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 역시 머리에 박혀 있게 됩니다.
5. 기타
1) 전국/지역별 맞춤 대비
일반행정 전국/지역은 면접에 있어서 나름대로 맞춤형 답변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국 수험생의 경우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부처와 그에 대한 질문의 대비가 필요하며, 지역 수험생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의 정책들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저는 올해 지역 특화 질문은 받지 못했지만, 작년 모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정책 중 잘된 것 하나와 잘못된 것 하나씩을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또한 올해 전국의 경우 ‘일반행정 공무원으로서 특히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올해 써먹지는 못했지만 지자체별 재정력 격차문제, 지방세 세원 확충 및 형평성 제고방안 등을 준비해 갔었습니다.
2) 스타일 문제
이 얘기는 면접스터디에서 나올 때마다 모두들 ‘이게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라고 하면서도 결국은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가령 여성분들의 경우 많은 분들이 새벽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과천으로 오시곤 했습니다. 저희 직렬 여성분들 역시 면접스터디 기간 중간에는 메이크업을 받을지 말지 고민하셨지만, 결국 시험 당일 모두 받고 오셨습니다. 저 역시도 ‘머리야 가르마를 타든 말든 깔끔하기만 하면 됐지.’라는 생각으로 임했었지만, 막상 시험 당일에는 남들과 같이 가르마를 탄 채 시험장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스타일이 크게 모난 구석이 없다면 결과에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므로, 대세에 순응할 때 주는 안정감을 크게 개의치 않으시는 분들이라면 그저 단정하게만 하시고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Ⅴ. 수험생활 관련
이 글에는 스터디, 시간관리, 체력관리에 대한 서술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정말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고 공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최대치만큼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계는 자신이 느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생활을 하든 자신의 루틴은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고시생활 가운데 스터디 경험은 2016년 1순환 기간 4~5번의 정치학 스터디가 전부이며 학교에서 3순환 답안지 채점자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체력 역시 기초체력은 괜찮다고 생각해 운동을 통해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으며, 올해 3순환 기간 너무 힘들어 지칠 때는 온갖 약과 비타민들을 집어넣어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은 각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상황에 따라 자기만의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Ⅵ. 마치며
3차 면접 이후 최종발표 당일에는 합격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분명 이 날을 위해 약 4년여를 공부해온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그 날이 되니 남들은 축하해주는데 정작 저는 얼떨떨했던 상태였습니다. 1차, 2차, 3차 그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히 지나가본 적이 없었고,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저 자신의 부족함을 계속해서 마주해야 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기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돌아보면 고시가 주는 무게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쉽게 생각했던 순간에는 결과 역시 저를 비껴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한 올해의 경우는 그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오랜 고통 끝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게 되신 분들은 저와는 또 다른 각자마다의 이야기를 만들게 되실 것입니다.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앞으로 여러분께서 빚어낼 결실로써 진정 국민에게 필요한 좋은 공직자가 되기를 저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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