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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스크랩 낙애문집
오경 추천 0 조회 503 18.03.14 03: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이편 낙애 선생 문집

서 문[초판]

청주 정래석 삼가 씀

행 가선대부 동지 돈영부사

공자의 말씀에 “孝悌[효제]는 인을 으뜸으로 삼는다 하였고 맹자는

말하기를 요순의 길은 효제뿐이라 하였다 무릇 요순의 길이 어찌 효제의 길뿐이랴? 하지만 효는 어짐의 본바탕이요 모든 행위의 근본이라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효심은 한가지일지언정 실천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즉 어버이 뜻을 받아 뫼시는 養志[양지]와 몸을 봉양하는 養口體[양구체]가 그것이다 뜻을 잘 뫼시고 받드는 자는 겸하여 봉양을 할 수 있으되 봉양하는 자는 반드시 뜻을 받들어 뫼신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효는 쉬운 것이 아니다 나는 양구제와 양지를 몸소 실천 하는 분으로 낙애 선생 정공을 꼽을 수 있다고 생각 한다 공은 자질이 온화 하고 타고난 성품이 신중하여 학문을 일찍부터 깨달았고 말씨 역시 총민함이 뛰어나서 모두가 신동이라 칭찬하였다 성장함에 따라 책을 많이 읽고 文才[문재]가 뛰어나서 앞날이 매우 촉망되었다 당시 같은 연배의 친구들이 모두 중하게 여기고 추대 하였다 나의 선조 문목공의 문하에 입문하고부터는 학문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교훈에 크게 감동하여 구학을 단연 버리고 소학[아이들에게 문자를 가르키는 학문도 소학이라 하지만 여기서는 주희가 지은 경서를 말함]을 배우는데 전심 하였을 뿐 아니라 모르는 뜻을 거듭 질문하고 이해하는데 늘 힘쓰곤 하였다 특히 성리학 연구에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끝까지 참뜻을 규명 하였다 그리하여 깨달은 이치는 공론에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함으로 학문의 오묘한 조예를 스스로 터득 하게 된 것이다 그의 자서사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그는 모든 생활에서 분수를 지키되 결코 의타하는 법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천성스런 효심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곧 종일 어버이 곁에서 承順, 溫淸의 예를 다하고 결코 조그마한 위배도 없었다 어버이의 마음을 즉 자기 자신의 마음으로 삼았기에 옛날 증삼과 민자건의 효와 같다고 하며 당시 모든 사람들이 칭찬 하였다 모든 효행이 진실 하지 않으면 어찌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어찌 감동케 하였으리요 채투암[채몽연] 공이 지은 소행록에도 상세히 기록 되어 있으니 다시 중복할 필요는 없다

애닲도다 !

모든 선행과 큰 덕이 지금까지 숨겨지고 나타나지 않은 것이 어느덧 수백년이 되었다 어찌 야속한 운명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공의 문장과 저술은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 된다 병화로 타다 남은 것을 정리한 원고를 본즉 신선미가 넘치고 낱낱이 구슬이요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보배니라 그 10세손 치영씨가 청천사로 나를 찾아와서 간청하여

말하되 선조 낙애 유집을 간행할 계획이니 그대의 서문을 얻고자 한다 하였다 나는 회고컨대 늙어 정신이 흐리고 본디 글이 서툴러서 적당하지 못하기에 사양 하였다 그러나 두 집안의 세세로 내려오는 정분을 보더라도 끝까지 거절할 수 없어 위 와 같이 몇마디 적느니라

정해[1887]단오절

 

 

서 문 [재판]

족 후손 정만조

행 가선대부 규장각 부제학

세상에서 말하기를 시는 唐聲[당성], 宋理[송리]라 한다 무릇

시라는 것은 자기 사상을 노래로 부르는 것이라 하겠다 사상이 없는 말은 시가 아니다 그리고 소리가 고르지 못한 것은 진정한 노래가 아닌 것이다 순 임금때 갱재, 남풍 夏[하]의 오자 殷[은] 맥수가 주공의 시 칠월 동산은 모두가 위에 말한 당성과 송리에 맞은 시라 하겠다 그리고 위의 3대 이후 한나라 위나라에 이르러 시는 아직 옛 뜻이 남아있다고 하지마는 당성과 송리에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다 옛날 송나라 말기 회암 주희 선생의시는 理[이]와 聲[성]에 빼어났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퇴계 선생도 주자학을 깊이 깨달았고 그의 시 역시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성,리의 이치에 합당한 것이라 하겠다 낙애 선생은 나의 일가 선배 임하공의 아들이요 어릴적 부터 학문을 가정에서 배우고 품성이 출중하고 또한 효행이 두터워 고향 사람들이 증삼과 민자건의 효행과 같다고 하였다 장성함에 이르러 아버지의 지시로 한강 정 선생의 문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품행이 순실하고 성적이 높고 빨라 檜淵의 문하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모두가 존경하고 우러러 보는 선비가 되었다 일찍이 저술한 글은 많았다 특히 시에 주력 하였고 또한 훌륭하였다 간혹 말하기를 낙애 선생은 학문이 깊고 행동거지가 아름다웠기에 어찌 글인들 아름답지 않을 수 있으리요 하였다 선생의 학문은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三英 선생에 버금가고 근세에 주희 이퇴계 선생의 시를 뒤 쫓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성과이의 원리를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낙애 선생 유집은 병화로 거의 타 버리고 남은 것이 적다 안타깝도다 새발의 피와 같은 조그만 것으로 낙애 선생을 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 점의 고기로도 온 솥의 맛을 헤아릴 수도 있을 법이 아닌가 낙애 선생의 詩, 文, 擬疏[의소], 辭賦[사부] 부록 등을 수집코 문집을 재 발행키로 하고 그 후손 재종군이 나를 찾아와서 서문을 부탁하기에 이글을 쓴다 머리에 시론을 적은 바는 낙애 선생 문집에서 시가 많았고 또한 모두가 시론에 합당하기 때문이다

1908년 봄 3월 상순

 

林 亭 卽 事[임정즉사]

雨霽松壇濕[우제송단습]하고 風凉暑氣淸[풍량서기청]함래라

高吟無一事[고음무일사]하여 終日閉柴荊[종일폐시형]하도다

숲 속 정자에서 [임하서당에서]

비갠 송단 촉촉하고

바람도 시원하여 더위를 씻어주네

큰 소리로 시를 읊는 외엔 하는 일 없어

종일토록 사립짝을 닫고 지내노라

*풀이 :비가 갠 금암서당은 시원하여 시를 읊으며 조용히 지낸다 즉 산속에서 은거 생활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송단은 솔 숲 속에 있었기에 금암 서당의 대명사로 풀이 된다 공부자의 강학소를 행단이라 한 것과 같은 경우다 시형은 사립나무 문짝으로도 해석 한다

偶 題 [우 제]

世外多風浪[세외다풍랑]로되 山中小是非[산중소시비]라

獨將書數卷[독장서수권]하여 韜養閉松扉[도양폐송비]리라

바깥 세상은 시끄러워도

산 속은 시비도 적을래라

홀로 책 몇 권 읽는 재미

도광양회에 솔 삽짝도 닫으리라

*풀이: 티끌 세상의 시끄러운 일들이 귀찮아 독서로 산속 금암서당에서 솔 삽짝도 닫은체 도광회양[능력을 감추고 세상에 나아가지 않음]을 만끽 한다는 내용

伏次 家君 草堂四時 韻[복차 가군 초당사시 운]

春[춘]

巾車日暖西幬外[건거일난서도외]하고

繫纜風和斷岸頭[계람풍화단안두]라

奉老却牽花柳惱[봉노각견화류뇌]하여

典衣隨處任春遊[전의수처임춘유]하도다

아버님의 초당사시 운에 삼가 붙여

건거를 양지바른 서쪽 두덕에 세워두고

배는 바람도 화사한 단애가에 매어 놓은채

어른을 뫼시고 꽃과 버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알맞은 곳에 옷을 벗어두고 마음껏 봄을 즐기도다

* 풀이; 이 시는 건거 , 계람등의 어휘로 살펴봐서 아버님의 친구분을 뫼시고 체면 불구하고 옷을 벗어 놓고 봄놀이를 즐긴다는 내용이다

건거는 포장을 치고 화려하게 꾸민 신분이 높은 분이 타는 수레이다

夏[하]

林下綠陰時散步[임하녹음시산보] 하노니

無心雲出滿山頭[무심운출만산두] 래라

閑居莫歎春歸盡[한거막탄춘귀진]오

芳草長堤亦春遊[방초장제역춘유]라네

여름

숲속 녹음을 밟으며 거닐 때

무심한 구름은 만산에 피어오르네

한가한 생활 지나간 봄을 한탄 하지 말지어다

긴 둑 꽃다운 풀 또한 즐겁기만 하느니라

*풀이: 초여름의 숲은 너무도 싱싱하고 그림자도 싱그럽다 그 속을

거닐 때 산봉우리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마음도 싱그러워지는 것이다 비록 꽃은 사라진 여름일 지라도 안타깝게 생각지 말자 긴 둑에 방초가 돋아 한거 생활을 반겨주지 않은가 ?

秋[추]

數點孤鴻沙際睡[수점고홍사제수]하고

荻花飄落暮江頭[적화표락모강두]라

葡萄新釀篿鱸美[포도신양전로미]하여

與入孤舟帶月遊[여입고주대월유]하도다

가을

몇 점 기러기 모래톱에서 졸고

억새꽃 회오리바람에 날려 노을 깔린 강물에 떨어지네

새로 빚은 포도주에 순채국 농어회 맛나고

점차 흥겨움에 들어선 뱃놀이 달빛이 환히 비쳐 더욱 즐겁도다

*풀이;기구의 모래톱에서 조는 기러기와 승구의 억새꽃은 대를 이루며

고요한 가을 분위기를 여실히 표현 하였고 순채와 농어의맛과 환한 달빛은 풍요로운 가을의 표현으로 아주 적절한 것이다 갯가에서

아버님을 뫼시고 즐기는 모습이 눈에 선히 떠오르는 시이다

冬[동]

布衾煖後午眠足[포금난후오면족]하고

風送寒煙鎖屋頭[풍송한연쇄옥두]하네

靜裏不知門外事[정리부지문외사]하고

奉親還謝有方遊[봉친환사유방유]하도다

겨울

온돌에 불도 지피고 이불도 깔아 아버님 낮잠을 뫼시도다

바람과 차가운 기운도 막은 방이라

조용한 가운데 문밖 세상사는 잊은채

어버이를 뫼시는 것 또한 즐겁다네

*풀이: 불을 따뜻하게 지피고 이불도 깐 방에서 아버님을 뫼시매

또한 즐겁다는 내용이다 흔히 효도는 양체와 양지에 있다고 한다

낙애 선생의 효심이 여실히 나타난 작품이라 하겠다

 

伏次 家君閑居七詠[四首缺] 복차 가군한거칠영[4수결]

草堂主人[초당주인]

林下如今有主人[임하여금유주인]하여

數椽茅屋一冠巾[수연모옥일관건]래라

悠然不管塵間事[유연불관진간사]하고

詩酒林泉鶴髮新[시주임천학발신]하리라

숲속의 초당주인

숲속에 지금 주인 있어

서너 칸의 초가집을 가진 한 선비라오

유유자적하여 세상의 시끄러운 일에는 관여 않고

시와 숲과 더불어 늙음을 모른다네

*풀이: 아버님께서 시끄러운 세상이 싫어 산속에서 은거하며 아이들의

학문이 높아지는 것이 유일무이한 재미라고 읊은데 따른 시이다

아버님은 숲속에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오직 시를 짓는 재미로 술을

즐기며 늙어감을 모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詩酒는 아버님에게 시를

짓는데 도움이 되도록 대접한 술로 풀이하면 새로운 맛이나며 주선이라 일컽는 이백의 시구 “취하여 공산에 누우니 천지가 곧 금침일래라”가 연상되는 내용이라 하겠다

郊堤芳草[교제방초]

昨夜江郊春意回[작야강교춘의회]라

急穿芒屩踏芳草[급천망교답방초]로라

萋萋不厭帶煙塵[처처불염대연진]요

盡日長堤任醉倒[진일장제임취도]하도다

둑의 꽃다운 풀

간밤 갯마을 봄기운 돌았노라

서둘러 짚신 차려신고 꽃다운 풀을 밟아 보도다

파릇파릇 돋은 새싹 연기와 먼지를 이겨 반갑네

온종일 긴 둑을 쏘다니며 풀 향기에 취해 버렸다오

*풀이: 긴 겨울에 갑자기 봄기운이 돌았다 반가왔다 꽃다운 풀을

밟아본다 향긋한 풀 향기가 발바닥 피부를 통하여 가슴에 찡하고 닿는다 기뻣다 지칠줄 모르고 온종일 쏘다니다 그만 풀 향기에 취해 버렸다는 내용이다 이 시를 읽은 현대의 한 시인은 어린이와 같은 순진한 마음에 취하였다고 말한다 작가 낙애 선생은 새싹에 취하고

독자는 시에 취하는 격이다

 

柳亭啼鶯[류정제앵]

亭亭垂柳惹閑情[정정수류야한정]하고

綠葉陰陰凉欲生[녹엽음음량욕생]하네

一枕頹然罔世累[일침퇴연망세루]라

莫敎兒輩打黃鶯[막교아배타황앵]로라

높은 버들에서 노래하는 꾀꼬리

우뚝 솟은 수양버들은 한가로움을 야기하고

푸른 잎은 짙고 짙어 서늘한 기운이 절로 생기네

세속 번거러움을 잊고 낮잠을 실컷 자고나니

꾀꼬리 노래가 들리지 않네 아차 아이들에게 꾀꼬리를 쫓지 않게

이르지 않았구나

*풀이: 전구와 결구사이에 꾀꼬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장난질에 놀란 꾀꼬리가 날아가고 말았구나 라는 구절을 삽입하면 묘미가 한층 더하여진다 위와 같이 행간에서 무한한 상상을 유발 할 수 있는 것이 한시의 특징이다 결구는 싱그러운 버들과 노란색 꾀꼬리와 그 고운 노래 소리의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뜻이며 결국 꾀꼬리를 쫓은 어린이들을 나무라지 않고 소리를 들을 수 없음을 섭섭하게 여긴다는 표현이다

 

江村二首[강촌이수]

捲網長洲暮[권장장주모]하고 廻船別漵迷[회선별서미]라네

松壇閑獨坐[송단한독좌]하니 如在염中溪[여재염중계]로다

갯마을 시 두편

그물을 말아올린 긴 섬은 저물어가고

배 돌아간 갯벌 어두워 지도다

송단에 한가로이 혼자 앉아 있으려니

번쩍이는 냇물은 신비롭기만 하다네 *염[炎부에 刂]

 

日暮松關靜[일모송관정]하고 風恬水鏡明[풍념수경명]이라

悠然任偃仰[유연임언앙]에 何用慕浮榮[하용모부영]리오

저무는 숲속 마을 조용하고

바람 부드럽고 물은 거울처럼 맑기만 하구나

유연한 생활

속세의 영화는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풀이: 송단에 앉아 저물어가는 갯마을의 풍경을 읊은 성사시라

하겠다 별빛에 번쩍이는 물결에 빛나는 강물에도 신비를 느낀다는

전편과 후편은 이와 같은 생활에 만족 한다는 내용이다

如在의 본래의 뜻은 제사 때 신명이 있어 공근을 느낀다는 뜻이다

때문에 강물의 신비를 느낀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강물에 신비를 품고 이것을 바라보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대목은 평소 작가의 자연을 사랑하는 고운 마음씨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대목이다

 

風沙[풍사]

風亂江波險[풍난강파험]하고 沙飛晝日冥[사비주일명]로다

閉門無一事[폐문무일사]하고 怡養對遺經[이양대유경]하도다

모랫바람

바람이 거칠어 강 파도가 사납고 모래가 날아 낮도 어둡다네

문도 닫고 오직 유경을 읽고 수양에 힘쓰도다

*풀이: 자연 현상은 항상 꽃이 피고 바람이 부드러운 것 만 아니다

때로는 험한 모랫 바람이 불고 파도가 산을 삼킬 듯 사나울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소와 다름없이 옛 책을 펼쳐 놓고 독서하며 수양 한다는 내용이다 바람이 사납고 파도가 사나운 것을 자연 현상이 아닌

사회 현상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다 만난을 극복하고 수련 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望月波亭用波字[망월파정파자]

有亭名月波[유정명월파]라 朱欖蘸煙波[주람잠연파]로다

何時載孤艇[하시재고정]러라 把酒弄金波[파주농금파]하도다

월파정에서 파자 운으로

이름하여 월파정이라

붉은 난간은 뿌연 안개에 잠기네

외로운 거룻배에 언제라도 달을 실었으니

술잔에 금빛 달빛 출렁이도다

*풀이; 옛날 선비들은 일정한 운자를 내걸고 시회를 열곤 하였다

특히 정자를 건축 하였을 때 또는 수연등에서 이와 같은 모임이 성하였다 이 시도 월파정 시회에 초대되어 지은 것으로 추증된다

저 유명한 이태백이 시를 못 지으면 별주로 금곡주를 그 수효대로 마시리라한 것은 이와 같은 경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波는 중국의 강희자전에서 월광금파로 풀이하고 있음을 붙인다

 

望松有堂感[망송유당감]

老松蔽巖頭[노송폐암두]하고 翼然堂宇幽[익연당우유]하네

先生不可罔[선생불가망]이요 景仰思悠悠[경앙사유유]하도다

망송당에서 [박선생이 거주한 빼어난 곳]

늙은 소나무 바위를 덮고 날개 같이 넓은 처마는 그윽하다네

선생은 잊을 수가 없구나 덕을 사모하는 생각 끝이 없어라

*풀이: 망송당을 방문하여 바위를 덮은 늙은 소나무와 넓고 그윽한 집 을 보고 박선생 넓은 뜻을 새삼스레 사모 한다는 내용

 

琴巖雜詠十三絶[금암잡영 13절]

聽松[청송]

獨臥琴巖上[독와금암상]러니 悠悠太古心[유유태고심]임래라

松風驚午夢[송풍경오몽]하니 疑是伯牙琴[의시백아몽]로다

홀로 금암에 누워 낮잠을 자노니

태고적 꿈은 유유히 꾸는구나

솔바람에 낮잠을 깨고보니

그 소리는 백아의 거문고 소리가 아니던가

 

伴鷗[반구]

有分湖山勝[유분호산승]하고 無心世上榮[무심세상영]이라

孤居無俗伴[고거무속반]하여 惟與白鷗盟[유여백구맹]로다

갈매기와 벗 하노라

아름다운 산과 물에 분수가 있듯이

나는 세상영화와는 무심할래라

속됨과 벗하지 않는 외로운 생활

오직 백구와 벗하노라

看書[간서]

寓懷山水勝[우회산수승]하여 要在養精神[요재양정신]하도다

晴晝松壇靜[청주송단정]하여 烏床對古人[오상대고인]하노라

독서

산수가 아름다운 뜻

정신을 기리는데 있노라

낮은 화창하고 송단은 조용하여

오상을 마주하여 옛 성현과 이야기를 나눈다네

*참고: 烏床은 오문목으로 만든 검정색의 아주 귀한 책상

散步[산보]

步出琴巖下[보출금암하]하니 江空數點鷗[강공수점구]라

風帆何處泊[풍범하처박]오 芳草白沙洲[방초백사주]로다

걸어서 금암 밑에 이르니

텅빈 강 갈매기 몇 마리만 떠있네

돛배는 어느곳에 머물래라

흰 모래섬엔 꽃다운 풀만 가득하다네

曉坐[효좌]

淸曉微風定[청효미풍정]하고 澄潭鏡面虛[징담경면허]로다

渾然疑本體[혼연의본체]라 涵養正何如[함양정하여]러라

새벽에 앉아서

맑은 새벽 솔솔 바람도 멈추고

물 맑은 못 거울 바닥인양 비친 것도 없네

대체 참된 것이 무었이랴!

어떻게 함이 함양을 바르게 하는 건가?

朝坐[조좌]

朝晩微風動[조만미풍동]하니 平湖生細波[평호생세파]로다

粲然思應用[찬연사응용]런가 省察問如何[성찰문여하]오

아침에 앉아서

늦은 아침 솔솔 바람일고

잔잔하던 호수 가는 파도 일으키네

선명한 생각 무었에 응용하랴!

파도를 살펴보고 어떻게 하랴 물어보도다

晝坐[주좌][1]

水外山圍帳[수외산위장]하고 山前水暎空[산전수영공]하네

山河渾闃靜[산하혼격정]하여 如在晝圖中[여재주도중]로다

낮에 앉아서[1]

물 밖은 산이 장막처럼 에워싸고

산 앞엔 물이 푸른 하늘을 비추네

산과 물이 뒤 섞여 한가롭고 고요하여

그림자처럼 아름다움을 연출 하도다

晝坐[주좌][2]

雨洗山如沐[우세산여목]하고 帆輕水沒痕[범경수몰흔]이라

誰云江樹靜[수운강수정]러가 上下棹夫喧[상하도부훤]로다

산은 비에 목욕하듯 씻고

돛배는 물위로 흐르되 흔적을 남기지 않네

뉘 말하였으랴! 갯마을은 조용 하다고

아래 위에서 어부의 노래가 시끄럽다오

夜坐[야좌]

夜色浸江岸[야색침강안]하니 蒼茫太始初[창망태시초]라네

松間閒獨坐[송간한독좌]하여 胸次更淸虛[흉차갱생허]로다

밤에 앉아서

야경은 강 기슭에 스며들고

아득 하기가 태시 같아라

숲 속에 홀로 한가로이 앉았으니

가슴은 차차 허심탄회 하여 지도다

風後觀水[풍후관수]

昨夜春風惡[작야춘풍악]하여 滿江波浪驚[만강파랑경]로다

今朝風力靜[금조풍력정]하니 依舊玉淵明[의구옥연명]이라

바람 뒤에 보는 냇물

간밤 봄바람이 사나워

만강의 파도가 거칠었도다

오늘 아침 바람이 자니

물은 여전히 구슬인양 맑고 깊다네

雨後觀山 [우후관산]

昨夜江雲暗[작야강운암]하여 遙岑帶雨斜[요잠대우사]하더니

今朝虹影散[금조홍영산]하고 依舊碧山多[의구벽산다]로다

비온 뒤에 보는 산

간밤 강가엔 구름이 어둡더니

먼 산봉우리엔 소낙비가 마구 뿌렸도다

아침엔 무지개 사라지고

여전히 푸른 산이 아름답구나

咏鳶魚[영연어]

鳶飛雲漢遠[연비운한원]하고 魚躍碧波深[어약벽파심]할래라

覽物思前訓[람물사전훈]하니 聖賢此一心[성현차일심]이로다

솔개와 물고기를 읊노라

솔개는 하늘 높이 날고

물고기는 푸른 물 깊은 곳에 노닌다네

사물을 보기 전에 반드시 옛 어른의 가르침을 생각하니

성현과 같은 마음이 되느니라

咏行舟[영행주]

灘急帆難上[탄급범난상]하여도 篙撑舟自行[고탱주자행]로다

凝心思物理[응심사물리]하여 爲學盖思誠[위학개사성]하도다

움작이는 배를 읊노라

여울이 급하면 배는 오르기는 어려워도

삿대를 저으면 배는 절로 가도다

깊이 생각해야 만물의 이치를 알게 되듯

배움에도 성의를 다해야 함을 깨닫도다

*풀이: 금암 서당 주위의 자연 현상을 관찰하며 그 본질을 탐구 하려는 이른바 성리학의 학문 태도를 읽을 수 있는 시들이다 즉 솔바람에서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연상하고 무심한 백구와 사귀고 모래섬의 꽃다운 풀에 그리운 정을 갖게 되고 달빛 빛나는 금빛 물결에서 아름다운 신비를 느끼곤 하였던 것이다 바람이 잘 때는 거울 바닥과 같이 맑던 수면도 바람이 사나와지면 거칠어지고 먼 산봉우리도 소나기가 지나고 나면 여전히 푸른색을 띄는 현상에서 자연의 조화와 변화의

무한한 이치를 탐구하기도 하였다 한편 독서에서 옛 성현과 대화를 나누고 소리개와 물고기를 보며 옛 성인의 가르침에 따르곤 하였던 것이다 여울이 급하면 삿대를 열심히 저어야 올라 갈수 있는 이치를 학문 에도 통용 된다 하였으며 깊은 밤 숲속에서 홀로 앉아 정신 수양에 성자와 같이 애쓰기도 하였다 낙애 선생이 이른바 속학을 버리고 전심전력하여 터득한 성리학의 해박한 지식과 자연을 무한하게 사랑한 고운

마음씨를 읽을 수 있는 것이 이시의 독후감이라 결론을 짓고 싶다

 

畵巖書院 和 徐樂齋行甫思遠詠梅韻 [화암서원화서낙재행보사원영매운]

疎宜君子德[소의군자덕]에 淡是淑姬粧[담시숙희장]이로다

愛吟吟正苦[애음음정고]하니 愧我不成章[괴아불성장]이로다

화암서원에서 서낙재와 함께 매화를 읊노라

그대는 드물게 볼 수 있는 군자의 덕을 가졌고

담백하기는 숙녀의 아름다움과 같네

시를 사랑하고 즐겨 읊음이 두루 훌륭하고

나는 글이 되지 않음이 부끄러울 뿐이라네

*풀이: 화암 서원에서 서낙재와 더불어 매화를 읊은 시로서 낙재를 매화에 견주고 그 아름다운 덕행과 높은 학식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낙애 선생과 낙재와는 회연서당 연화재 선사서등의 동문이요 임란 때는 함께 창의에 참가 하고 익히 말한 바와 같이 호형호제 하는 사이요

낙재 역시 낙애 선생을 백조로 비유 하였던 것이다 같은 운의

매촌의 시도 있다

用柱韻贈別 朴亞使叔彬[용주운증별 박아사숙빈]

懷仁三日歎[회인삼일탄]이라 離思不堪紛[이사불감분]이요

世路誰憐我[세로수연아]오 山城獨送君[산성독송군]하네

地從雙石限[지종쌍석한]하고 詩盡兩情分[시진양정분]이라

老眼何時碧[노안하시벽]오 臨河薄暮雲[임하박모운]로다

아사 박숙빈을 보내며

그대와 사귐이 짧은 것이 한이라

이별의 어지러움 감당키 어렵네

세상 뉘가 나의 이 안타까움을 알리요

산성에서 외롭게 그대를 보내노라

땅도 우리 둘의 이별을 아쉬워하고

시도 우리의 정의를 다하네

늙은 눈은 언제 다시 밝으리오

강가 땅거미는 언제 엷어지나

*풀이: 친우 박숙빈과 이별하며 지난날의 두텁던 우정을 새삼스레 느끼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내용이다 3일은 3일 천하와 같이 짧은 뜻으로 풀이하고 미련의 땅거미는 작가의 심정을 대변하는 글귀라 하겠다

九日登西臺小巖口占[구일등서대소암구점]

西臺九九日[서대구구일]에 登眺倚藜筇[등조의려공]하니

水匝千巖闊[수잡천암활]에 山圍四野重[산위사야중]로다

前林紅錦錯[전림홍금착]에 幽壑白雲封[유학백우봉]하네

蓬島知何處[봉도지하처]오 飄然伴赤松[표연반적송]하네

서대를 구일에 올라 읊조리노라

9월9일 서대에 올라

명아주 지팡이에 기댄채 멀리 바라보노라

천암 둘레를 두른 냇물은 넓고 넓어

들은 사방이 산에 싸였네

앞 숲은 붉은 비단으로 꾸미고

그윽한 골짜기는 백운이 아득할래라

봉래섬은 어디리라? 바로 여기가 아니냐

산들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적송도 나와 같은 뜻이더라

*풀이: 중양절[9월9일] 서편 언덕에 올라서 멀리 바라보는 경치 곧

물가의 아름다운 풍경등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넓은 들 붉은 단풍으로 꾸며진 앞산 그리고 흰 구름이 가득한 골짜기를 보고 이것이 인간들의 이상향인 봉래섬이라 느껴진다는 내용이다 미련의 적송도 나와 뜻을 같이 하더라 라는 구절은 이 시의 멋을 한결 풍기게 한다 금암 서당 주위의 풍경을 만끽하고 있는 작가 낙애 선생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구구일은 원래 동지 다음 날부터 81번째 되는 날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경련등을 참작하여 중양절로 풀이하고 천암은 천암만학의 준말로 풀이 한다 이것은 이른바 한시의 속성이라 풀이 한다

敬次李學長人字韻以謝見訪之意[경차이학장인자운이사견방지의]

草屋掩柴扉[초옥엄시비]에 寥寥無外人[요요무외인]이라

醉翁忽剝啄[취옹홀박탁]하네 疑是廬陵人[의시려능인]이라

何意山中老[하의산중노]가 來尋江上人[내심강상인]이라

柳雪紛紛落[유설분분락]하고 滿庭飛送人[만정비송인]로다

이학장의 내방을 받고 인자 운에 따라 읊은 시

초가집 사립문을 닫고

찾아오는 사람 없이 쓸쓸히 있도다

술 취한 사람 문득 문을 두드리네

틀림없이 산속 오두막 늙은이리라

산중 노인 무슨 뜻으로

강가 나를 찾아 왔으랴

어지럽게 떨어지는 버들개지

온 뜰 가득히 날려 노인을 보냈으랴

*풀이: 산중의 취옹, 려능인, 산중노는 물론 이학장이요 강상인은 작가 낙애 선생을 뜻 한다 분분히 날리고 뜰에 쌓인 버들개지는 이학장을 환영하는 봄의 뜻이요 포근한 마음씨를 놓쳐서는 아니 돨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시의 함축미를 감상 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 인자 운을 교묘히 쓴 기교도 이 시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

贈金叔昇昕 二絶 [증김숙승흔 이절]

曉月鷄聲苦[효월계성고]하고 黃昏蜀魄哀[황혼촉백애]로다

獨吟愁不寢[독음수불침]이라 懷抱向誰開[회포향수개]오

김숙승에게 보내는 시 두편

새벽 닭 울음소리 껄끄럽고

황혼의 소쩍새 소리 슬프네

홀로 시를 읊으며 수심으로 자지도 못하네

이 회포 뉘에게 열고나?

*참고;두견새는 원래 촉혼[蜀魂]이라 하되, 혼[魂]자 대신에 같은 뜻의 백[魄]자를 쓴 것은 한시의 운법상 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기 위함임

携壺趂暮煙[휴호진모연]하니 孤店夕陽邊[고점석양변]일래라

一盃成解逅[일배성해후]에 春色正晴姸[춘색정청연]로다

술병 들고 저녁녘에 찾으니

외딴집은 석양 속에 잠겨 있네

한잔 술에 해후를 즐기니

봄빛은 정녕 맑고 아름다워라

*풀이: 전편에서는 친구 김숙승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새벽달, 닭울음과

소쩍새 소리 등으로 멋있게 표현하고 후편에서는 해후의 반가움을 봄빛의 아름다움으로 표현 하였다 이것을 시의 간접적인 기교라 한다

過錦江亭 古址有感[과금강정 고지유감]

前朝佳麗地[전조가려지]로되 荒沒但孤峰[황몰단고봉]하네

古巖靑楓合[고암청풍합]하고 危巖碧蘚封[위암벽선봉]이라

江回數百里[강회수백리]에 山匝幾千重[산잡기천중]이라

多小興亡事[다소흥망사]하노니 秋風倚短筇[추풍의단공]하도다

금강의 옛터에서 느낀바 있어

화려하던 전조[백제] 땅

황폐하고 다만 외딴 봉우리만 우뚝하네

옛 기운 담긴 강기슭 푸른 신나무 어울리고

높은 바위엔 푸른 이끼만 가득 할래라

강은 흘러 수 백리요

둘레 산은 기천갑을 싸였네

많은 흥망의 역사를 회상하노니

짧은 지팡이에 기댄 나에게 가을바람 지나가도다

*풀이: 금강 기슭에서 지팡이에 기댄채 백제의 흥망사를 회상하니

금강은 먼데서 흐르고 둘레의 산은 옛과 같이 여전 한데 화려 했던 백제의 서울은 황폐하여 한없는 아쉬움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尹德深仁浹江舍 敬次權松溪韻 二首[윤덕심인협강사 경차권송계운 2수]

數椽精舍洛湖頭[수연정사낙호두]하여

十里風光望裏收[십리풍광망리수]라

春後殘紅飄柳岸[춘후잔홍표유안]하고

雨後芳草散平疇[우후방초산평주]로다

晴窓客話傳瓊軸[청창객화전경축]이요

煙浦魚肥理釣鉤[연포어비이조구]하네

晩歲琴巖同趣味[만세금암동취미]라

不妨乘醉汎漁舟[부방승취범어주]로다

송계의 시 윤덕심 강사에 삼가 따른 시 2수

낙동강가 정사 몇째

십리의 풍광 바라보고 걷우고 있네

늦봄 강기슭 꽃 곱고 초록 버들가지 바람에 하늘거리고

비 온 뒤 넓은 두둑 꽃다운 플 한가롭네

밝은 창가엔 이야기 소리 구슬 굴리듯 도란도란 들리고

연화 포구엔 살찐 고기 낚이네

만년의 금암서당 함께하는 취미인지라

술취한 어선 놀이 말리지 않으리라

主人多雅趣[주인다아취]라 高占洛之西[고점낙지서]하네

曉岸殘花濕[효안잔화습]하고 晴沙碧草迷[청사벽초미]하도다

江空帆帶影[강공범대영]하고 簷短鳥窺西[첨단조규서]로다

醉後擡詩眼[취후대시안]에 平林嫩綠低[평림눈녹저]하도다

주인 아담한 취미 많아

낙동강 서쪽 기슭 좋은 자리 잡았네

새벽녘 강기슭엔 늦은 꽃 촉촉하고

한낮 모래톱엔 푸른 풀이 무성하네

넓은 강엔 돛배 일렁거리고

짧은 처마엔 새들이 둥우리를 찾아 다니네

거나하게 취하니 시흥이 일어나고

넓은 숲에는 옅은 녹색이 깔려 있도다

*풀이: 윤덕심공의 정사는 금암서당의 위쪽 이른바 낙동강 상류에

이웃하고 있었다 임하 선생도 일찍 소식을 돛배에 실어 띄운다고

읊은바 있거니와 이시 역시 이웃의 깊은 정분을 읊은 것이다

전편의 같은 취미라 읊은 것은 임하 선생과 윤덕심 공을 가르키며

후편의 거나하게 취하여 시흥을 일으킨다 대목은 작가 자신을 지칭한 것이다 윤덕심 공의 정사는 지금도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에 暎碧亭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秋日 登孤山梅鶴亭[추일 등 고산 매학정]

漂泊淸秋暮[표박청추모]에 來尋一勝區[내심일승구]로다

軒窓依桂殿[헌창의계전]이라 境落怳蓬壺[경락황봉호]요

月與風無盡[월여풍무진]에 山兼水不孤[산겸수불고]러라

西湖如有鶴[서호여유학]로되 喚起主人無[환기주인무]로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맑은 가을 하늘 저무니

이름 높은 한곳을 찾아 왔도다

창도 높고 아름다운 큰 집은

흡사 봉래섬과 이웃하고 있는 듯하네

무진장한 시흥

산과 물은 이름처럼 외롭지 않네

서호엔 학이 있음직하여

소리내어 불러봐도 학은 나타나지 않더라

*풀이: 경산 고산에 있는 매학정은 봉래섬 같이 아름답고 시흥도 많이 느껴진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고산이라 하였고 학이 잇을 법한데 불러봐도 주인[학]은 나타나지 않아 역시 외로운 곳이란 다소 해학적인 기분이 풍기는 내용이다

偶吟寄友生[우금기우생]

洛水南涯斷島平[낙수남애단도평]하고

招搖逈隔世間榮[초요형격세간영]하네

松陰雨過輕沙濕[송음우과경사습]하고

鏡面風來細浪生[경면풍래세량생]하네

殘照依依江樹暗[잔조의의강수암]하고

孤村耿耿夜燈明[고촌경경야등명]이라

待秋擬結三椽舍[대추의결삼연사]하여

共餉湖山景物淸[공향호산경물청]하도다

벗에게 보내는 시

낙동강 남쪽 기슭 평평한 섬

세상 영화 멀리한 초요[招搖]라오

비 내린 솔 숲 가는 모레 촉촉이 젖고

거울 같이 맑은 수면엔 잔잔한 파도 생기네

지는 햇빛에무성한 나무는 어두워지고

외딴 마을 등불이 반짝이네

가을을 기다리는 서너채의 집

산과 물이 함께 깨끗하도다

*풀이: 낙동강가의 금암초당 주위의 연화동의 풍물을 읊은 것이다

낙애 선생은 그곳을 초요[북두칠성의 마지막 자리에 있는 별이름

전하여 이상향]라 하여 세상의 영화와는 관계를 멀리한 땅 즉 세상과 인연이 없는 곳으로 결론짓고 있다 아버님 임하 선생을 뫼시고 연화동의 은거 생활에 만족하고 는 뜻이 담겨 있는 시이다

江榭[강사]

性癖元來在碧湖[성벽원래재벽호]요

幸尋佳景洛江隅[행심가경낙강우]러라

百年奉老幽棲意[백년봉노유서의]는

僞問琴巖會得無[위문금암회득무]로다

원래 푸른 강을 좋아하는 성미

아름다운 낙동강 한 모퉁이를 차지하였으니 다행스럽도다

어른을 뫼시고 오래오래 그윽하게 사는 뜻은

물음에 금암은 묵묵 부답함래라

*풀이: 전편에 이어 낙동강가 연화동 금암서당에서의 은거 생활이 행복하기에 아버님을 뫼시고 오래오래 살고 싶어 금암에 물어봐도 대답을 얻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이 시에서 낙애 선생의 효심과 아울러

바위에 앞날의 운을 비는 토속적인 신앙심을 읽을 수도 있다

見遊鷗[견유구]

奉老携朋踏晩洲[봉노휴붕답만주]할새

沿江探勝坐巖頭[연강탐승좌안두]하네

浮沈出處吾誰與[부침출처오수여]오

賴有淸波數點鷗[뢰유청파구점구]로라

갈매기를 보노라

아버님을 뫼시고 벗과 더불어 섬을 거니노니

강변따라 올라가다 바위 위에 앉았네

강위에 떳다 잠겼다 하는 것을 보고 모두가 무었이랴 하였다

그것은 때마침 청파 속에 노니는 몇 마리 갈매기 떼더라

*풀이: 아버님을 뫼시고 벗들과 더불어 낙동강가를 거닐며 자맥질을 하는 갈매기를 보고 호기심을 읊은 내용이다 흔한 자연 현상을 예사롭게보고 넘기면 그만이겠으나 그 원동력을 규명 하려는 태도는 성리학 연구인의 태도이다 성리학은 임하, 낙애 부자의 몸에 밴 학문 이였다

바꿔 말하면 부자는 빼어난 성리학자 였던 것이다

述懷[술회]

晩歲棲遲洛水濱[만세서루낙수빈]하니

這間心事有誰知[저간심사유수지]오

幽居不爲江湖勝[유거불위강호승]하고

只愛淸閒任養頤[지애청한임양이]로다

품은 뜻을 펴느니라

늘그막 낙동강 강변의 은퇴 생활

이 심사 세상사람 뉘 알리요

아름다운 강가에 유거 하지 않고는 모를 일이리라

오직 깨끗하고 한가로움을 사랑하며 수양하는데 있는 것이란다

*풀이: 낙동강가에서 오직 수양하는 재미로 은거한다는 내용이다 수양에 전념한 평소의 뜻이 담긴 시이다

草堂偶題二首[초당우제이수]

幽居奉老在山林[유거봉노재산림]하니

晩愛滄洲店洛尋[만애창주점낙심]로다

古砌淸凉陰翠盖[고체청량음취개]하고

小齊蕭麗對遙岑[소제소려대요잠]이라

塵喧已洗江湖耳[진훤이세강호이]하고

世慮都消雪月襟[세려도소설월금]로다

無主禁巖今有主[무주금암금유주]이라

悠然獨坐撫牙琴[유연독좌무아금]하도다

초당에서 읊은 시 두편

어른을 뫼시고 유거하는 숲속

늦게 사랑하는 낙동강가의 창주[이상경]이라

오래된 섬돌은 서늘하고 푸른 이끼에 덮이고

먼 산을 바라보니 그윽하고 아름다울래라

속세의 시끄러움을 듣던 귀는 강물로 씻은지 오래고

세상 걱정 모두 사라진 텅 빈 마음이라

임자 없던 금암에 이제 주인이 나타나서

유유자적 홀로 거문고를 즐긴다네

占得仙區別有天[점득선구별유천]이라

數椽茅屋正蕭然[수연모옥정소연]하네

黃牛綠野殘陽外[황우녹야잔양외]하고

白鳥淸江細雨邊[백조청강세우변]하네

松影華窓知曉月[송영화창지효월]이요

櫓聲驚夢認歸船[노성경몽인귀선]이라

從來窮達皆由命[종래궁달개우명]이요

隨分行藏任醉眠[수분행장임취면]로다

신선이 살 법한 이곳 별천지를 차지하고

몇 채의 초가집 조촐하다네

황소는 푸른 들에 저녁 빛을 받으며 풀을 뜯고

흰 새는 맑은 강 가랑비 속에서 노니도다

솔 그림자 창가에 드리우니 새벽을 알고

노젓는 소리에 잠이 깨어 배가 돌아옴을 깨닫도다

자고로 모든 궁달은 운명에 달렸으니

분수에 맞는 생활 마음껏 즐기리라

*풀이: 전편은 창랑주와 같은 이상경인 낙동강가 금암초당에서 아버님을 뫼시고 거문고를 즐기며 노닌다는 내용이고 후편은 낙애선생 자신이 만끽한 초당 생활의 즐거움을 읊은 시라 하겠다 즉 황소가 저녁노을에 풀을 뜯는 모습하며 맑은 강물에서 가랑비를 맞으며 노니는 흰 새등에서 낭만을 노래하고, 창가에 비치는 소나무 그림자와 노젓는 소리에 잠을 깨는등 유거의 은밀한 맛을 읊었고 결연에서는 궁달은 운명이라 하여 초연한 선비의 기개를 노래한 것이다

*참고: 已洗江湖耳[이세강호이]는 이미 들은바 시원찮은 소리는 강물에 씻었다는 구절 즉 洗耳는 옛날 허유가 요 임금이 자기에게 왕위를 물려 주겠다는 말을 듣고 귀가 더러워졌다 하여 냇물에 귀를 씻었다는 고사를 인용한 말이며 세상 명리를 멀리 한다는 뜻이다

修煙花山先塋有感 四絶[수연화산선영유감 사절]

不幸高堂慶未俱[불행고당경미구]하여

可憐天只委山隅[가련천지위산우]로다

摩초隴草空呼母[마초롱초공호모]하니 초:沙아래牛

日暮難堪涕淚濡[일모난감체루유]러라

연화산 선영을 살피며 시 네편

불행하게도 어머님은 수를 함께 못하시고

이 산모퉁이에 누워 계시게 하니 하늘도 가련타

무덤의 잔디를 문지르며 허공에 어머님을 불러보는 가운데

해는 지고 하염없는 눈물은 감당하기 어렵네

*풀이: 부모님이 함께 살아 계신 것을 구경[俱慶]이라 하고 모두 별세

하신 것을 영감하[永感下]라 한다

幼年失母意如癡[유년실모의여치]라

罔極悲懷不自知[망극비회부자지]로다

如今始覺哀偏苦[여금시각애편고]하여

涕泣深思幾許時[체읍심사기허시]오

유년때 어머나를 잃은 아범의 뜻도 모르는 바보 같았는데

망극해라 그 슬픔 몰랐으니

이제사 깨달으니 더더욱 괴로움에 잠기네

울고 불고 깊이 반성 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涕泣深思幾許時[체읍심사기허시]라도

此生無復奉形儀[차생무부봉형의]라

哀雛孑孑將無托[애추혈혈장무탁]이요

爲問勤斯撫我誰[위문근사무아수]잇꼬

울고 불고 한들 소용이 없네

이 몸은 다시 어머님을 뫼실 수 없게 되었도다

애처러운 병아리 맡길데 없어 뿔뿔이 흩어지고

물어 본다네! 뉘가 나를 애써 귀여워하여 주려나 ?

爲問勤斯撫我誰[위문근사무아수]오

每瞻榮草淚交頤[매첨영초루교이]라

悲懷最有難堪處[비회최유난감처]하고

滿壑松風日暮時[만학송풍일모시]하더라

뉘가 나를 귀여워하여 주려나 물어본들 소용없고

무덤의 풀을 볼 때 마다 눈물은 뒤범벅이라네

슬픔은 더욱 난감하고

온 골자기의 솔바람 소리는 일모를 재촉하더라

*풀이: 낙애 선생의 효행은 많은 사람들이 일찍이 증삼과 민자건에 견주어 칭송 하였다 한다 할머니 진산 진씨를 여의었을 당시에는 10세의 유년으로 아버님의 비애도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나 29세의 청년이 되어 어머니 성주 이씨의 상을 당하고 이렇게 성묘 하니 비통에 눈물이 하염없고 망극 하다고 노래하고 있어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다

贈 李叔發 天封[증 이숙발 천봉]

崎구山逕共鞭노[기구산경공편로]라 구:山에區 노:馬에 盧

日暮澄江鏡面虛[일모징강경면허]하네

此地堪成偕老約[차지감성해로약]을

不知兄意正何如[부지형의정하여]오

이숙발에게 보내노라

가파르고 험한 산길을 함께 달렸노라

황혼에 닿은 맑은 강 거울 수면은 허허롭기만 하다네

이곳에서 해로 하자던 약속

형은 아느뇨 ? 모르느뇨 ?

*풀이; 어떤 고난도 극복하며 함께 살고자 약조한 친구 이숙발에게 재차 다짐하는 내용이다 기구의 가파른 산길이라 한 것은 험한 세상을 뜻하고 전구의 이곳이라 함은 금암 서당일수도 있고 수양일 수도 있다

기구 승구를 현실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인생 여로의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이 시의 맛을 한결 더한다

謹次呂梅村毅伯丈琴巖韻二絶[근차 여매촌의백장 금암운 이절]

數棟茅齋壓水流[수동모재압수류]하고

一竿幽趣暮磯頭[일간유취모기두]라네

高吟俯視塵間子[고음부시진간자]는

獨對江風笑未休[독대강풍소미휴]로다

여 매촌 어른의 금암 시운에 삼가 따른 시 두 편

몇 채의 초가집은 흐르는 물을 누르고

낚시를 즐기는 그윽한 취미에 물가는 저무네

소리 높여 시도 읊고 속세도 굽어보곤 하는 매촌 어른

홀로 강바람을 대하며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네

夕陽芳草岸[석양방초안]할세 春水白鷗波[춘수백구퍄]로다

靜裏身無事[정리신무사]하니 論文口自哦[논문구자아]로다

석양 꽃다운 풀이 빛나는 기슭

봄철 물 위엔 백구가 잔물결을 일게 하네

조용한 가운데 걱정도 없이

글을 스스로 읊으며 즐긴다네

*풀이: 저녁 노을이 깔린 낙동강가에서 낚시를 즐기거나 춘수에

유유히 파도를 일으키며 헤엄치는 백구를 보며 시를 읊곤하며 세상 걱정을 잊는다는 내용이다 전편의 굽어보니[俯視]는 “개의치 않는다 ”또는 “무시한다”로 풀이하고 후편의 백구는 작가 자신으로 풀이하면 더욱 흥미롭다 그리고 전편 전구의 子는 語尾의 조사로 풀이 할 수도 있으나 남자의 미칭[美稱]인 어른으로 해석한다 여매촌 어른은 성주에 살고 계신 아버지 임하 선생과 교우가 잇는 분으로 가야산 기행 장시에도 잠깐 언급한 바 있다

詠竹林戱呈精之[영죽임희 정 정지]

太平佳氣一區林[태평가기일구림]하고

景色浸沈雨雪深[경색침침우설심]할래라

多謝主人頗不俗[다사주인파불속]이요

淸風千古伯夷心[청풍천고백이심]로다

죽림을 농담 삼아 읊어 정지에게 보내노라

태평스럽고 아름다운 기운 숲속에 모였고

사방은 어두침침하여 비 눈속에 잠겼네

속됨에 빠지지 않은 주인[대나무]에게 고맙게 여기노라

맑은 바람 옛날 백이의 충성심이던가

*풀이: 흔히 변함없는 충절을 대나무에 비유하고 그 대표적인 사람에 자고로 백이숙제 형제를 꼽는다 비와 눈이 깊이 잠긴 대숲은 세속에 물들지 않는 고고한 정신의 표현일수도 있고 임란을 몇해 앞둔 당시의어지러운 세태의 표현일 수도 있다 전구의 주인은 대나무일수도 있고 정지 일수도 있다 이와 같이 독자로 하여금 다양하게 풀이 할수 있는 것이 한시의 또 하나의 묘미인 것이다 맑은 바람을 백이의 충성심이라

읊은 것이 이 시의 초점이다 그리고 작가 낙애 선생의 평소의 심사인 것이다

謹次 梅村贈 樂齋臘梅韻 二絶[근차 매촌증 낙재납매운 이절]

歲暮蕭森玉數叢[세모소삼옥수총]하고

孤芳早似奪天功[고방조사탈천공]하네

只緣俗眼迷眞境[지연속안미진경]이라

謾使氷魂鎖碧櫳[만사빙혼쇄벽롱]하도다

매천이 낙재에게 준 시 납매에 삼가 붙여서 시 두 편

쓸쓸한 세모 매화 수 그루

흡사 천공[天功]을 뺏을 듯 철 일찍 피었네

오직 속됨에 낡은 눈 어지럽게 하는 선경이요

푸른 창을 잠그고 있는 깨끗한 구슬 자물쇠 같았네

*참고: 천공은 천지 자연의 이치 진경은 신선등이 산다는 께끗한 고을

臘盡孤盆鶴膝新[납진고분학슬신]하고

香茅抽緣帶初春[학모추연대초춘]로다

繞回莫恨長無伴[요회막한장무반]로되

四友文房是可人[사우문방시가인]이라

섣달도 저무니 매화도지고 창날처럼 새로운 가지 뻗어

향기로운 새싹 초록색 띄운 초봄 이라네

돌고 도는 세상 짝이 없음을 한하지 말라!

문방사우가 아직도 남아 있지 않은가!

*풀이: 매화를 주제로 읊은 낙애 선생의 시는 많다 그것은 매화를 사랑 하였기 때문이리라 자고로 붓, 먹, 벼루, 종이가 선비의 벗이고 매화는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군자의 벗이라 하였다 매화가 추위를 이기고 피는 고아한 모습은 바로 선비의 맑고 맑은 기상일 것이다

금암초당에서 은거하며 오직 학문을 좋아하던 낙애 선생이 매화를 주제로 한 시를 읊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전편은 새롭게 핀 매화를 후편은 꽃은 지고 새로운 가지가 초록을 띄게 되어 문방사우가 있으니 서러워 하지 말자는 내용이다

奉呈 儼若齋 全和瑞 春年[봉정 엄약재 전화서 춘년]

精舍淸幽對碧溪[정사청유대벽계]하고

主人瀟灑任高棲[주인소쇄임고서]로다

春堂晝永風華暖[춘당주영풍화난]하고

杏樹煙籠瑞氣迷[행수연롱서기미]하다

樽酒怡愉時舞彩[준주이유시무채]에

冠衿儼若得心齋[관금엄약득심재]로다

齋名右揭知無愧[재명우게지무괴]요

從此藏修學日齋[종차장수학일재]로라

엄약재 전화서에게 삼가 보내노라

정사는 맑고 그윽하여 푸른 계천을 마주하고

주인은 소쇄하여 유거를 마음껏 즐긴다네

봄날 긴 낮 바람도 훈훈하고

연기에 쌓인 은행나무 서기가 감도네

통에 가득한 술 기뻐하며 춤추기 전

갓끈을 여미고 마음이 존엄 하여지네

정사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배워 학문이 날로 높아지리라

*풀이: 엄약재는 가창면 행정동에 소재하는 옥산 전씨 소유의 재사이다 자연 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지금도 싱싱하다 주인이 재사의

이름에 못지않게 소쇄 하다고 낙애 선생은 읊고 있으며 요즘도 후손에 학행이 높은 분이 많으므로 미련이 더욱 실감이 난다 전춘년공은 호가 엄약재이고 계동 전경창공의 종질이다

詠甘心桃示釴錡二兒 [영감심도시익기이아]

階上蟠桃帶兩靑[계상반도대양청]하니

最奇甘核入牙淸[최기감핵입아청]일래라

淸寒不減沙柑味[청한불감사감미]라

愧殺無人效陸誠[괴살무인효육성]로다

달콤한 복숭아를 읊으며 익, 기 두 아들에게 이르노라

섬돌위의 수밀도 익어가네

달콤한 맛보다 기이하여 치아조차 맑게 한다네

추위에도 덜어지지 않는 금귤맛과 더불어

모두 모두 땅의 힘으로 기르니 사람은 한 없이 부끄럽도다

*풀이: 이가 시리도록 달콤한 복숭아하며 달콤 시큼한 감귤 맛은 모두가 땅의 힘이요 조화이니 사람의 힘이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고 익, 기 두 아들에게 이르는 교훈적인 시 이다 흔히 천도라 하여 먹으면 장수 한다는 숨은 뜻도 읽어야 하고 낙애 일기와 문집등에는 아들 익의 기록은 있으나 족보에는 후사가 없다고 적고 있다

仙査渡口餞遠客 次徐樂齋韻 二絶[선사도구전원객 차서낙재운 이절]

步出江頭白雨斜[보출강두백우사]라

一盃離思正如何[일배이사정여하]오

如今可續尋眞事[여금가속심진사]에

老柏皺皮是古槎[노박추피시고사]로다

선사 나루에서 벗을 보내는 서낙재의 운에 따른 시 두 편

강가에 나오니 소나기는 뿌리고

한잔 술로 이별의 섭섭함 달램이 어떠오

지금껏 애써 추구한 진실은 무었이랴 !

우리는 잣나무 껍질처럼 이미 늙었도다

斷雲疎雨日還事[단운소우일환사]라

奈此臨分惜別何[내차임분석별하]오

若問琴巖秋景好[약문금암추경호]이라

不妨承月泛靈槎[부방승월범영사]로다

조각구름 성기게 오는 비에 날은 저물고

이제 이별하니 석별의 정 어찌 할꼬

묻겠노라 금암의 가을 경치 좋지 않은가

달밤 즐거운 떼 놀이도 헤꼬지 않을래라

*풀이: 선사 나루에서 떠나는 친구의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는 내용으로 평소 낙재와의 두터운 우정을 능히 헤아릴 수 있다 老柏은 낙재의 지시 대명사로 영사[靈槎]의 영 자는 좋음 즐거움으로 해석 한다

[例 靈兩旣零--詩經]

和 樂齋見寄 二絶[화 낙재 견기 이절]

離索孤吟帶逕三[이색고음대경삼]하니

賢兄何事臥雲庵[현형와사와운암]이요

牙琴新月今方好[아금신월금방호]라

須泛靈槎打笑談[수범영사타소담]로다

은거 하는 친구의 뜰에서 홀로 시를 읊되

그대는 무슨 일로 하여 이 산속 암자에 홀로 사느뇨?

지금 아암의 초생달은 바야흐로 홀로 때 인지라

함께 즐거운 떼 놀이에 담소를 나누자꼬 ?

便便書札至于三[편편서찰지우삼]하니

恨不鞭驢訪小庵[한불편려방소암]로다

九十韶光今向暮[구십소광금향모]요

不妨遊賞做詩談[부방유시주시담]리라

편지는 여러 차례 오고 가되

한 이로다 나귀를 달려 나의 암자로 찾아오지 않음이

삼월의 화창한 봄빛은 막 저물어 가네

듣고 지라 그대의 그대의 즐기는 시화를

*풀이: 그간 동고동락하던 친구 낙재가 은거하는 곳을 모처럼 찾아와 읊은 시 이다 다음의 어구를 해석하면 이 시의 내용을 파악 할 수 있다 이색[離索]은 이군색거[離群索居]의 준말로 친구 곁을 떠나 외로이 생활 한다는 뜻이며 와운[臥雲]은 구름에 눕다는 뜻으로 전하여 산속 숲에서 은거 생활을 뜻하며 경삼[逕三]은 시의 운율상 뒤 바꿔 쓴 말이로되 뜻에는 차이가 없다 편려[鞭驢]는 노새에 채찍질을 한다는 뜻으로 전 하여 일을 빠르게 처리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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