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의 연기와 중요성
박근혜 대통령의 6월 14일부터 19일까지의 방미일정이 전격 연기되었다. 이유는 메르스 사태대응과 국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물론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로이스 미하원위원장도 연기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듯이 이번 방문연기로 오랫동안 쌓아온 혈맹의 한미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방문 며칠을 앞두고 연기한 것은 국민정서와 여론 때문도 있겠지만 국제관례에 좋은 사례는 아니다. 12일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가능한 빠른 시기에 재추진하기로 하여 다행스럽다.
이번 방미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차원에서 올해 안에 한. 중. 일 3국 정상을 모두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 결과 4월에 미일, 6월에 한미, 9월에 미중회담을 갖기로 잠정합의한바 있다. 지난 4월 아베수상은 취임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신 밀월관계를 선포하고 돌아왔다.
이번 박대통령의 방미회담은 여러 의미가 있다. 미국도 하반기부터 대선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의미 있는 협의를 할 마지막 시기다. 박대통령은 취임후 미국을 이미 2번 방문하였고 4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박 대통령은 2년 전에 이미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미 의회에서 유창한 연설과 백악관 로즈가든 산책 등 상징적인 세리머니로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그리고 취임 후 한미 FTA비준,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연합사 서울 잔류, 원자력 협정개정 등 양국 간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하였다. 이번회담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사이버 안보 등 새로운 안보분야와 한미경제 협력방안, 한미원자력 협정 조기 서명 등의 과제들이 있다.
앞으로 있을 한미회담은 아베처럼 형식적인 이벤트행사보다는 한미 공동목표를 도출하는 실질적 회담이 되어야한다. 현재 미국도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어려운 때다. 그리고 리퍼트 대사 피습 등 국내반미감정, 밀착된 한중관계, 앙숙의 한일관계에 미국도 불편한 심기를 갖고 있다. 또다시 과거사 문제 등을 들고 나오면 피로감만 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방미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한미신뢰와 동맹 강회에 중점을 두고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현재 우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과 동북아 안보강화방안에 한미동맹이 절실하다. 그리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북한의 핵잠수함 미사일 방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배치문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가입문제 등 현안도 많다. 그러나 개별 현안 보다는 큰 틀에서 동북아의 복잡한 구도 속에 한일, 한중 관계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할을 논의 도출하여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미국입장에서 일본은 과거 적대 국가이었으며 중국은 현재와 미래의 경계해야할 적대국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미관계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혈맹의 관계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해방시켜 자유 민주국가 건국을 도왔으며, 6.25 전쟁에서 공산침략을 막으면서 3만6천여 명이 전사했고 베트남전쟁에서 함께 싸운 혈맹국 관계이다. 전쟁 후에도 동맹국가로 발전하여 우리군의 현대화와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기여하였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미일정상회담을 의식하지 말고 북한핵. 미시일 포기와 한반도 자유통일의 대전략차원에서 한미동맹관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야한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힘에 편승하여 한미동맹을 축으로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재검토하여 한반도 전략적 균형의 틀을 재정비 하는 기회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동맹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지원관계다. 얼마 전 존 케리 미국무장관이 ‘한미글로벌 파트너십’을 강조했듯이 우리도 미국에 합당한 동맹국에 기여를 해야 한다. 현재 한미동맹은 우리안보의 핵심기둥이다. 한미 간에는 미사여구보다 60년 혈맹인 한미공동이익과 신뢰를 높여야 한다. 따라서 한미군사동맹의 공고함을 국제사회 만방에 재천명함으로서 북한은 물론 중국, 일본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한 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상의 자화상인 ‘국제시장’ 상영회, 싱크탱크에서 한미관계 각종 세미나 계획, 6.25전쟁과 베트남참전용사 초청행사 등이 준비 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박대통령의 철학에 맞게 실용에 충실한 한미관계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로 한미동맹의 굳건함,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글로벌 협력, 일본을 뛰어넘는 역내지도력 발휘 등의 큰 성과를 얻는 정상회담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