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산행을 다음으로 기획하였습니다
53님들 많이 참석바랍니다
- 다 음 -
- 시기: 2011년 7월 둘째주 4박5일
- 예산: 금년기준 1,350,000원
- 회비 : 매월 100,000원씩 예금(강총무 구좌-추후 안내)
10월부터 실시
- 코스: (서파)5호경계비-정석봉-백운봉-권일봉-소천지(북파)
15km 약6시간30분
53산악회
회장 신팔성
(참고)잊지못할 백두산 종주
2003.07.01
이글은 2002년 백두산 산행기입니다만, 쓰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왜냐하면 혹시 백두산을 가보고 싶은 분들이나 또 관련되는
분들이 염려하실 것 같아서..... 그러나 지금은 벌써 1년이 지난 시점이라 현지 사정은 전혀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용중
당시의 고르지 못한 일기와 전문지식 부족으로 실제 지역과 일치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상황 자체는 정확하게 기술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중 몇가지는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 2002.07.24(수) 연길-백두산입구
서울(10:30)출발, 북경을 거쳐 연길(21:00)도착, 저녁식사(22:00)후 깜깜한 버스 길로 달렸다 7시간 걸려 백두산
경비초소 "천파여유공사"에 도착하기전, 비가 부슬부슬 오는 도중 길가에서 등산복으로 갈아입었다 초소로 가는 길은 비포장에다 유실된 곳이
많아 버스가 빠지기도 하고 또 화물차의 왕래도 많아 대단히 복잡하다 경비초소에서 7인용 찝차를 바꿔타고 약25분간을 달린다
아름들이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선 도로를 한참을 달리다가 갑자기 확 트인 푸른 초원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아! 여기가 바로 백두산이구나
초원으로 덥힌 넓고 큰 평원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입구에 내려 천지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아래로부터 짙은 안개와
비구름이 몰려오면서 사방은 칠흑처름 어두워진다
□ 08:05 5호경계비(장백산천지 중국5호 1980년, 해발 2,460m)
약20분정도 올라 천지에 도착했다 이미 안개와 비구름이 천지를 덥어 아무것도 보이지 안는다 30분쯤 기다렸을까 비구름이
스스히 걷히면서 경계비가 뚜렸이 나타나고 천지를 둘러싼 마천루같은 봉우리들이 속속 모습을 들어낸다 수심 350m의 거대한 물결은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꿈틀거림이 흡사 미지의 혼이 용트림을 치는 것 같다
와! 하는 함성들이 터져나오고, 찰라를 놓칠까봐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그러나 비색을 먹음은 천지는 삽시간에 운해로 덥히면서
영원한 암흑속으로 다시 사라져 버린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사진 몇장 찍지도 못하고 카메라 밧데리는 날씨와 고도에 이겨내지 못하고 다
소모된 듯 깜박그린다
□ 08:45 산행시작
총 23명은 천지를 뒤로하고 산행에 나썼다 천지-천문봉-온천지구까지 장장 13시간 코스로 산행을 시작한다 다들 가슴이
설레이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천천히 가이드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나무도 없고 잡초만 무성한데 돌, 자갈,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고
사람의 흔적은 아예 없다 비바람은 불고 안개는 서린데 시작부터 45도 경사의 오르막이다 숨이차다 길가에는 붉고,
희고, 자주색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 09.05 마천루(해발 2,650m)
정상에는 비바람이 거세다 안개는 자욱하고 전방 10m도 가늠하기가 어렵다 오른쪽은 천길 낭떠러지, 아마도 천지로 떨어지는가
보다 말라갱이 풀, 잔듸 그리고 야생화들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심하게 흔들린다 옷과 신발은 벌써 축축하다 다행이 가을용
자켓과 옷을 입어 아직까지는 염려가 없으나 여름용으로 준비해온 사람들은 어찌하노???? 이내 곧 돌밭길로 다시 내려간다 어딘지는
아예 분간할 수 없고 그냥 따라가기만 한다
□ 09.:45 청석봉(해발 2,662m)
두번째 봉우리로 올라간다 까만 돌 자갈이 깔려있는 거의 45도 경사다 역시 숨이차다 오른쪽은 깍아지른듯한
절벽이다 고도때문인지 갑자기 머리가 띵하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간다 얼굴색이 하얗게 질린 사람들도 있다 정상은 모래밭이다 그냥
지나친다 이내 깍아지른 절벽같은 내리막 길이다 얼마나 내려가는지 전혀 감이 없다 실족하면 형체도 찾지 못한다 우뚝선 칼바위는 금새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 같다 왼쪽은 이끼낀 절벽바위, 오른쪽은 천길 낭떠러지다 볼펜도 얼어붙었나 보다 쓰지질 않는다 비가
계속내리니 금방 글씨가 베어버리고, 또 쓸 시간도 없다 사람들이 시야에서 금새 사라져버린다
□ 09.50 중식(해발 2,650m)
이렇게 높고 가파른 바위틈에 몸을 붙이고 점심을 즐기기는 난생 처음이다 역시 메루치, 김치, 고추장등 토종 반찬이 최고다
빨강, 파랑, 노란색의 야생화들이 바위틈에 꼭 붙어 하늘거린다 비는 계속 내리면서 점점 추워지고, 장갑은 이제 무용지물이다
허둥지둥 점심을 먹고 다시 까파른 절벽길로 내려간다 진흙탕 길이다 너무 미끄러워 거의 기다시피 한다 길을 이탈하면 한발짝도
디딜만한 곳이 없다 한참을 내려오니 넓고 황량한 벌판에 닿는다 초원이다
□ 10:30 첫번째 알바
길가에 큰 바위가 하나 있는데 이정표 같다 바위위에 돌도 가지런히 몇개 놓여있다 여기에서 그만 길을 놓쳤다 안개가 너무 내려
앞뒤길을 가늠하지 못한다 저마다 길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시야가 겨우 20m, 그리고 초원.. 길을 찾아내기는 무리다 신발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발이 차갑다 약15분후 대장이 GPS로 겨우 길을 찾았다 다행이다 바위에서 왼쪽으로 바로 꺽어 내려가야
한다 일행은 다시 아무일 없었던 것처름 걷기 시작한다 야생화, 진흙 그리고 공기냄새가 좋다 아래 방향으로 길만보고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천지가 개벽하는 우렁찬 소리가 들린다 안개가 휙!하고 걷히면서 산허리 중턱부분에서 우람찬 폭포가 나타난다 잽싸게
사진 한장 찍는 사이에 금새 비구름이 덥어버린다 그런데 갑자기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큰일났다 베낭을 채 닫지도 못하고 아래 방향으로
뛰었다 일행을 놓치면 끝장이다 한참이나 뛰었을까 저멀리 사람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휴!! 누가 없어졌는지도 모르고 앞만보고
걸어들 가고있다 무심하다
□ 11:00 폭포밑 개울
폭포에서 꽐꽐 흘러내리는 물은 맑고 엄청난 량이다 수백미터 위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는 천지에서 새어나온다 얼굴을 씻고, 양치도
치는등 여유를 부린다 안개는 계속 내렸다 개었다 변화가 무상한데 개울을 따라 아래로 넓은 초원이 주욱 펼쳐져있고 언덕에는 이마처름
튀어나온 불그스레한 색갈의 바위가 불쑥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약10분 휴식후 다시 언덕을 올라간다 가파르다 길가에는 온갖 야생화가
바람에 휘날린다 아름답다 운좋아 밧데리가 작동하면 사진 한장 겨우찍고...... 모두들 허덕이며 오른다
□ 11:20 백운봉(해발 2,691m)
언덕에 거의 오르니 굴직한 돌들이 제법 있다 빠알간 조그만 야생화들이 군을 이룬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앙징스럽다 바람을
가리고 겨우 사진 한장을 찍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갑자기 안개가 다시 끼고 추워진다 바람은 또 거세게 불고 손도 시렵다 이제 아랫도리까지
물이 베어들어온다
□ 12:35 환자 발생 운동화를 신은 나이 60세쯤의 신사분, 평상복 차림이다 어김없이 문제의 차림인데 어떻게
동행했을까?? 이미 한쪽다리를 절뚝거린다 날씨가 추워 근육에 이상이 생겼나보다 큰일이다 비상복을 모두 꺼내 갈아입혔다 머리부터
내의까지... 다행히 큰 위험은 면한 것 같다 그러나 걸음이 느려 일행과 자꾸 멀어진다 오늘은 후미를 지켜야 할 것 같다 밀어주고
잡아주고 거리가 많이 떨어지면 앞사람들이 기다려주고....
□ 13:20 녹명봉(해발 2,603m)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할 뿐 위치를 구분할 수 없다 금새 정상을 지나 다시 내리막이다 급경사다 진흙길로 미끄럽다 바람은 다소
가라앉았으나 언제 또 불어닥칠지 모른다
□ 14:00
오른쪽은 또 천리 낭떠러지, 안개는 여전하고 바람은 약간 분다 앞은 보이지 않는다 또 초원을 지난다 모래가 많이 썩인
흙길이다 노란색 야생화가 여기저기 만발하다 환자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환자의 모자가 갑자기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 설상가상이다
다시 비바람이 세차게 분다 군데군데 화석돌과 자갈돌이 돌출되어 환자의 걸음이 자꾸 꼬인다 초원과 야생화는 끝없이 이어지고..
환자는 이제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서로 번갈아 양쪽에서 부추기며 걸음을 재촉하는데 모두들 힘겨워한다 시간은 자꾸 흘러간다
드디어 가이드가 환자를 등에 업고 뛴다 그것도 잠시다 시간이 지체되어 도저히 당초 계획되로는 어렵다 소천지로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 14:30 2차 알바 다시 또 방향을 잃었다 이제는 모두들 초조한 것 같다 시간은 벌써 3시가 다가오고,
언제 해가 질지도 모르는 일. 렌튼도 없고 밧데리들은 추위에 얼어 기능이 모두 떨어지고, 연락할 곳도 없다 모두들 침묵이다 그리고
어쩔줄 모르는 기색이 력력하다 가이드는 대장의 눈치만 본다 또 GPS로 찾을 수 있을까?? ... 그러나 밧데리가 이미 다 소모되어
작동이 되지않는다 일행들은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 풀밭에 누워있는 사람, 웅크리고 있는 사람, 왔다갔다 하는 사람 대장과
가이드는 한참후에 포기한 듯 되돌아 온다 이제는 정말 춥다 아마도 모두 정신력으로 버티는가보다 점점 몸이 얼어붙는 것 같다 안개는
거치지 않고 비는 계속 내리고 모두들 걱정스런 얼굴들이다
□ 15:30 다시 행로를 찾았다
일행들이 가지고있는 밧데리를 총 동원하여 시도하던중 밧데리 하나가 잠깐 작동한다 천신만고 끝에 지피에스로 다시 행로를 찾았다
모두들 아무 말이 없다 어느새 그쪽으로 발거름들을 내딛고 있다 하느님이 도와주신게 틀림없다 한참이나 내려왔을까 왼쪽
기슭에는 얼음장이 보인다 또 장백폭포도 보이고, 호텔도 보인다 모두들 아무 말 없이 그냥 내려간다
□ 17;00 온천구
거의 9시간만에 하산했다 무사히 산행을 끝낸 것이다 정말 다행이다 오늘 산행은 평생에 잊지못할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값진 경험을 했다 만약 날씨가 좋았으면??? 고생하신 대장님, 그리고 현지 가이드분께 감사드린다 글을 쓰다보니 새삼 생각이
나서 .....
2003.07.12 sungk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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