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씨뿌리지 않으면 가을이 되어도 추수할 게 없다"
기독교 구약성서 '잠언'의 말이다.
"봄에 씨를 심는 마음으로 모든 어린이에게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행복한 꿈을 심는다"는 전북프뢰벨 가족의 대표
金順善.
2006년 3월 25일 호남정맥 성옥산 ~ 가는정이 에서 만난 분이다.
유치원의 창시자 프뢰벨(Friedrich Froebel 1782 ~ 1852)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은물(恩物)을 비롯한 유아교육 교재를
제작 보급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다.
2003년 호남정맥 종주때 가시덤불에 무척 많이 시달렸었다.
무더위를 무릅쓰고 긴 팔 옷으로 감쌌음에도 옷을 찟고 살을
할퀴었으며 덩굴에 걸려 넘어지곤 했다.
모든 정맥의 많은 구간이 그러하지만 호남정맥이 특히 심하다.
겨울이 막 지난 후라 아직은 덤불이 극성을 부리지 않아 다소
낫지만 여전히 헤치며 가야 했다.
올라오는 남녀가 우선 반가웠다.
톱과 낫을 든 그들도 그런 표정이었다.
그들이 각기 톱과 낫을 든 연유에 늙은 山나그네는 그만
감동 먹고 말았다.
전에 한 번 올라오다가 가시덤불에 애먹은 적이 있었단다.
그래서 등산객들의 편한 산행을 위해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는 중이라 했다.
이름처럼 온순하고 착한 인상이며 인상에 맞게 선행을 하고 있다.
말로나마 정중히 사례하고 그들이 정비한 길을 편안하게 걸을 때
문득 보성읍 구간이 떠올랐다.
보성읍사무소 산악회원들이 깔끔하게 다듬어 놓은 정맥을 타면서
소망했던 일이.
김순선 부부에게 맡길 게 아니라 헤일 수 없이 많은 산악회들이
자기 지역 등산로만이라도 다듬으면 어떨까.
이 부부처럼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 은물(kindergarten toys)은 집짓기나 진흙 세공 등 유치원의
유희와 공작용 놀잇감으로 쓰이는 기구로 프뢰벨이 최초로
창작했다.
첫댓글 메뉴 <더불어 사진 자료실>에 김순선 부부의 사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