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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국토종주 여행기
국내여행하면 대체로 명승지나 유명 관광지를 떠올리죠?
그러나 굳이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지방 여러 곳을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여유 있게 전국을 여행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보여행이든 자동차여행이든 쉽지는 않죠
4대강 강변에 자전거길이 금년 봄에 전국적으로 개통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전국여행을 자전거여행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2012년 가을 추석연휴 때 자전거길을 따라 서울 부산간 국토종주길에 나섰습니다
추워지기 전에 실행에 옮겨보자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다녀와서 경험담을 얘기하면 다들 놀라워합니다
나이60이면 적은 나이는 아니겠죠? 젊은 나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 더욱 놀라워하나 봅니다
특히 자전거 애호가라면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합니다
평소에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증거겠지요
워낙 먼 길이다 보니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졌을 것입니다
뭐든지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과감히 실행해 옮겨 보시라고 감히 말씀 드리며 추천합니다
이왕이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에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구간이 개통된 자전거도로는 강변, 농로, 국도, 도심한가운데, 터널, 철로, 과수원길, 전원마을, 댐, 목조다리, 등으로 이어지며 전체길이가 대략 600km 정도되며 환상적입니다
자전거 타는데 남녀노소 구분이 없습니다
10여명 동호회그룹, 여성동호인그룹, 두세 명의 작은 그룹, 등등 물론 혼자 다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장거리여행자는 길을 가다 차츰 뜻이 맞는 분들끼리 자연스레 뭉치기도 합니다
간간이 외국인들도 보이는데 좋다는 소문이 입소문을 타고 외국에도 알려졌나 봅니다
제가 그 먼 길을 다녀왔다니 이 글을 쓰는 저도 스스로 놀랍습니다
체험담을 가감 없이 정리해서 올리니 출발 전에 참고하셔서 즐거운 국토종주 즐기시기 바랍니다
◈ 목차
요약
배우고 느끼고 기억나는 것들
참고사항
비용과 숙소
만난 사람들
자전거 도로 안내
일자별 주행 및 상세
인증센터
버스탑승 요령
보완할 사항
◈ 요약
▶ 구간: 국토종주구간(분당구미동-서울잠실-낙동강하구둑)
기간: 10/2(화)~10/6/2012(토) 4박5일
▶ 여행목적:
체력 테스트
비만 복부 다이어트
침침한 눈 건강 회복
가을경치 구경
4대강 땜과 보 구경
▶ 준비물:
튼튼한 자전거(가볍고 기아변경이 질 되는 것), 배낭, 선글라스, 돗수 없는 안경, 썬 크림, 헬멧, 장갑, 상하2벌, 양말2켤레, 바람막이, 세면도구, 펌프, 전조등, 후미등, 속도계, 잠금장치, 예비튜브, 자전거정비도구, 카드+현금, 카메라, 배터리충전기, 물통, 수건, 비상식량, 구급약, 파스, 필기도구, 휴대폰, 지도,
▶ 불필요한 물건(예비타이어는 1개만, 다용도 칼, 불필요한 수리도구, 무거운 잠금장치, 불필요한 예비배터리, 스마트폰거치대등 휴대폰 외, 부피 큰 돗자리, 불필요한 후레쉬)
▶ 출발 전에 필요한 준비:
운동으로 체력단련
연습주행으로 엉덩이 굳은살 만들기
인증수첩구입, 지도, 난코스우회길 정보구비,
최상의 상태 자전거(브레이크조정 등)준비
자전거 정비연습(튜브교체, 바퀴 탈 부착, 펌프점검, 브레이크조정)
버스시간표 확인
◈ 배우고 느끼고 기억나는 것들
경험이 없으면서 준비를 소홀히 한 것 같다
▶ 배운점
- 4일째 만난 80노인은 10월 여행을 위해서 6월부터 4개월 동안 체력 단련했다고 한다
그 분처럼 엉덩이가 굳을 정도로 자전거타기 훈련을 많이 했었어야 했다
- 불필요한 물건을 너무 많이 휴대했다. 끝날 때까지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많았고 그 중엔 무거운 물건이 많았다. 짐을 간편하게 했으면 어깨가 그렇게 아프진 않았을 것이다
- 주행방향이 주로 남쪽방향이다 보니 얼굴이 햇빛에 타지 않도록 썬크림이나 햇빛가리개 마스크를 사용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게 제일 큰 실수였다
수염까지 흉하게 자라고 얼굴이 까맣게 타면서 거지꼴이 되어갔다
- 발목을 많이 사용해서 정강이 근육이 근육통을 일으키며 부어 올랐다
자전거슈즈를 사용한다면 페달에 고정되기 때문에 발목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게다가 발을 들어 올릴 때도 힘을 쓸 수 있어서 다리근육이 덜 피곤할 것 같다
- 하루에 대략 90km 정도로 주행하고 5박6일 정도로 일정을 잡으면 다소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 느낀점
- 먼 길 부산까지 갔다 왔으니 앞으로 아무리 먼 곳이라도 자전거로 갔다 올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다.
- 주행 중에는 급커브 길을 조심해야 하고 만약 고속 주행할 경우에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나도 그렇고 마주 오는 상대가 실수 할 수도 있다. 좁은 길에서 깜빡 실수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자전거와 정면충돌할 뻔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 4대강사업으로 자연 환경이 훼손되고 멋과 정취가 많이 없어진 듯 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국토종주 자전거 길만큼은 길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주로 한적한 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장거리 자전거족들과는 순식간에 지나치지만 반갑고 비슷한 감정과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란 동질감이 느껴져서 그런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인사를 한다
-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지나갈 때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 도시 지방 불문하고 건강을 위해서 동트기 전에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 숙소를 찾느라고 신경 쓰는 시간이 의외로 많고 늦은 오후가 되면 숙소 정하느라 왠지 마음이 바빠진다.
- 계획과 다르게 여행을 여유롭게 즐기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 유난히 많이 기억나는 것들:
안개 자욱한 강변
끝도 없이 이어 지는 그림 같은 길
지평선까지 뻗어있는 코스모스길
황금빛으로 물든 논과 밭
강변 따라 줄지어선 전원주택단지
집안이 다 보이는 시골길
읍내에 조성된 구불구불하고 경사진 오르막길 내리막길
강변 자동차 오토캠핑장
힘이 너무 많이 들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많다
자전거족들이 만나서 하는 화제의 대부분은 힘들어 고생한 구간에 관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달성보 지나 합천창원보 사이 구간에 있는 MTB구간이고
그 다음으로는 합천창녕보 지나 창녕함안보로 가는 구간이다.
이 길은 힘들고 고생한 길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여행 후유증:
여행 후 일주일이 지났건만 오른발 정강이가 여전히 부어있고 아프다
눈도 좋아지기는커녕 퉁퉁 부어있고 시력이 더 안 좋아 진 듯 하다
탄광인부로 오인 받을 정도로 얼굴이 까맣게 그을려 있고 평소보다 곱절 많은 식습관으로 체중이 불었다
▶ 몸의 통증부위의 변화
첫째날: 양쪽어깨,
둘째 날: 우측어깨, 엉덩이뼈, 목, 오른손목
셋째날: 우측어깨, 엉덩이뼈, 왼발목아킬레스
넷째날: 우측어깨, 엉덩이뼈, 오른발정강이
마지막날: 우측어깨, 엉덩이뼈, 오른발정강이, 허리
▶ 분실물:
- 해질 무렵 선글라스를 자전거에 핸들바에 걸어두고 휴식을 취한 후 그대로 출발하다 잃어버렸다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이후에는 하루살이 등 벌레가 눈에 들어오는 통에 불편한 주행을 했다
- MTB코스에서 쿵쾅거리며 내려올 때 자전거에서 매달려 있던 물통이 떨어졌다
- 반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헬멧을 버스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찾느라고 애를 먹었다
배차실, 버스회사 사무실, 버스회사 직원 숙소를 찾아 직원의 도움으로 물건을 찾았다.
잠시 부주의한 탓에 물건 찾느라고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 참고사항
- 자전거에 내려서 쉴 때는 스트레칭해서 안 쓰는 근육을 풀어 줘야 한다
- 서울에서 부산을 향할 때는 해를 마주 보고 가기 때문에 얼굴이 탄다. 잘 대비하도록 하고 가능하면 부산에서 출발하는 것을 고려한다
- 급경사 내리막길이 많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부실하면 대형사고가 날수 있으니 출발 전에 브레이크를 점검해서 패드가 낡았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 워낙 에너지 소모가 많다 보니 식사를 거르면 안 된다. 대부분의 구간이 주로 강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고 그늘막이나 가로수도 없고 이용객도 없고 매점도 없다. 따라서 배낭에는 비상용으로 생수2병, 빵이나 고 열량 과자 등을 넣고 다녀야 한다
편의점이라도 나오면 무조건 들려서 먹고 다음 식사 때 먹을 도시락 같은 것도 미리 챙겨둔다
식당에 가면 혹시 식욕이 떨어졌어도 억지로라도 밥 한 공기를 더 시켜 먹도록 한다
-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과 동행하게 되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체력과 나이, 성격이 비슷하면 문제없지만 골초, 불평불만 가득, 자기의 일정주장, 엄청 수다 등등. 특히 체력의 차이가 많으면 일정의 차질이 생길 수 있다.
-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삼각대를 구입해서 핸들에 부착한 다음 카메라의 타이머 기능을 이용하면
굳이 남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셀프 사진촬영이 가능하니 좋을 것이다
- 무거운 헬멧을 장시간 쓰다 보면 뒷목이 아프다. 핸들과 안장거리를 좁혀 허리와 목을 곧게 세우던가 아니면 좀 더 가벼운 헬멧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 자전거튜닝:
- 여행 도중에는 자전거샵이 없으니 점검완료 후 최상의 상태로 만든 후 출발한다
크랭크 유격이 크면 샵에 가서 조정 받도록 하고 오래된 타이어는 새것으로 교체한다
타이어 공기가 적으면 펑크 확률이 크니 적당한 공기압이 되도록 한다
- 주행하다 쉼터에서 쉴 때는 습관처럼 자전거 상태를 점검한다. 주로 휠과 브레이크가 닫아 바퀴의 회전에 방해되지 않는지 점검하고 조정한다
- 목, 어깨나 손목이 아프면 안장의 위치가 자신과 맞지 않아서 그럴 수 있으니 안장의 높낮이나 핸들과의 거리를 바꿔본다
- 사진은 자전거에 내려 쉴 때만 서너 장씩 찍기로 했다. 그러나 경치가 좋으면 무조건 정차하고 찍었어야 했는데 달리다 정차하는 게 어려웠나 보다. 아쉬운 부분이다 넷째 날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에 주행하다 보니 여러 시간 주행하고 기억에 남는 것도 많으나 피곤해서 그런지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다. 귀찮아도 사진을 많이 찍도록 하자
◈ 비용과 숙소
비용은 숙식비로 든 돈이 대부분으로 숙소를 어떻게 할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숙소 정하는 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며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욕심 내지 말고 해지기 전에 주행을 멈추고 숙소를 정하는 게 좋겠다
인증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이나 음식점에서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르고 정확하며
식사하거나 물건을 살 때 살짝 물어보는데 대체로 숙박시설에 대해서 잘 대답해 준다
일단은 2군데 정도 골라놓고 전화해 본 다음 정하도록 한다
컴퓨터나 세탁기 등이 있는지 물어보고 최종 선택한다
대체로 숙박요금이 고정 되어 있지 않고 그 때마다 정하는 듯 하고 말하기에 따라서는 5,000원 정도 깎아 주기도 한다
- 민박은 20,000 ~ 35,000 정도 되며 방에 세탁기가 있고 깔끔하면 35,000, 어떤 곳은 조식, 석식 포함 30,000원 하기도 한다
- 모텔은 30,000 ~ 35,000
- 강변에 있는 바이크텔을 대략 10,000
- 난방이 안 되는 민가의 경우 10,000원
- 찜질방은 7,000원으로 저렴하고 뜨거운 물로 싸우나를 즐길 수 있으나 세탁을 못한다
- 간혹 야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텐트, 침낭등 보온을 위한 준비물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도로변에 정자가 많으니 야영할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매일 밤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숙소에서 자전거를 보관할 때는 창고에 넣거나 방에 들여 놓으면 된다
사실 수많은 자전거 길에 대한 정보에 비하면 숙소에 대한 정보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숙박하며 자전거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까?
바이크텔건립 계획을 세웠다고는 하나 몇 군데 드문 드문 보일 뿐이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국토종주길에 나서기를 망설이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호화롭게 할 것 없이 빨래 정도 할 수 있게 저렴하게 운영한다면 대환영할 것이다
간혹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숙소에 관한 글을 보게 되면 참고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걱정을 안고 떠날 수 밖에 없다
부근 숙박업소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되어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인증센터 같은 곳에 비치하는 것은 좋을 것 같아 제안해 본다
◈ 만난 사람들
짧은 여행이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가진 것 같다
사람들이 친절했는데 방향을 잘못 알려줬다며 일부러 오토바이 타고 쫓아와서 길을 정정해 주는 사람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 여주와 함안 사이에서 마주치는 자전거족들은 대체로 장거리를 주행하는 자전거매니아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과 마주치면 손을 흔든다든지, 목례를 한다든지, 큰 소리로 인사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사를 한다.
- 농로를 따라 조성해진 자전거도로에서 이른 아침에 메뚜기를 잡고 있는 노인이 있기에 잠시 정차해서 관심을 보이니 아침부터 9시까지 잡은 것이라면서 큰 1리터 페트병에 하나 가득 잡은 메뚜기를 보여주며 자랑한다. 메뚜기 잡던 어릴 적 생각이 났다.
- 농촌주택 사이에 나있는 도로를 가다 잠시 정차하고 있는데 어느 할머니 왈 “더운데 왠 조끼를 입고 있냐? 더워 보이니 벗어라!” 한다
- 인증센터에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다가가 “사진 찍어줄까요?”라고 하니 그 말이 고맙다고 또 만났을 때 음식값을 대신 내 준 인천에서 부산까지 3박4일만에 주파한 청년
- 길을 잘못 들어 갈 때마다 뒤에서 누군가가 “그쪽 방향으로는 길이 없다”고 소리쳐서 알려준다.
- 다음 쉼터까지는 얼마나 되는지 또는 식사할 만한 곳은 있는지 궁금해서 물으면 사람들은 자세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 식당에서 부근 찜질방 위치를 물으니 약도까지 그려가며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 아침에 식당에 들려 식사를 하는데 식은 반찬을 내 줘서 미안하다며 진짜 미안해 한다
- 체인에 오일도 쳐주고 자전거 점검해 주고 장거리 자전거여행시 유의사항 등 자전거관리요령을 알려주고 피곤하면 식사하고 나서 한숨 자고 가라 한다. 호박스프 별난 과일 등 이것 저것 푸짐히 서비스를 건네주는 후한 인심의 대궐같이 넓은 음식점의 청년 식당주인
- 친절하게 숙소 위치까지 안내 해주는 구미보인증센터 관리자
- 허리협착으로 허리수술까지 받은 몸으로 국토종주에 나선 부평거주 80대 노인
-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자주 만난 인사성 밝은 젊은 자전거 동아리 회원들
- 자전거길을 우회하며 헤맬 때 잠시나마 동행했던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한 자전거매니아
- 조금 비싸긴 했지만 김치하나 만큼은 푸짐히 내어준 인심 좋은 시골 매점 주인
- 점심때 라면에 막걸리 한잔 걸친 시골아저씨는 내가 식사하는 동안 내내 옆에서 사투리를 섞어가며 계속 말을 건다. 남자가 뭔 말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ㅋㅋ
- 왠지 의무적으로 동행해야 할 것 같고 구속 받을 것 같은 예감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과는 웬만하면 많은 대화를 자제했다
- 양평부근 국도에서 자전거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길 찾는 것을 도와준 할머니
- 새벽에 상주진입 전 동네어귀 정자에 앉아 쉴 때 걷기운동 중이시던 아들자랑이 대단하신 80노파 2분
- 밤11시 반포에서 버스선반에 두고 내린 헬멧을 찾는데 도와주신 여러분들 모두다 한결같이 어찌나 친절한지 모르겠다. 감동백점
- 새벽 강변에서 커다란 트럭자동차타이어를 끌게 하며 싸움 소를 훈련시키는 사람
- 달성보를 코앞에 두고 운동하는 노인에게 달성보 위치를 묻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진심으로 놀란 표정을 짓던 이 할아버지는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가라 인사까지 다했는데 한참 후에 또 마주쳤다. 연신 대단하다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 함안보로 향하는 길에 길을 잃고 헤매는 있는 2사람을 만나 합류했다.
멋쟁이 청년과 팔십 노인이었는데 이들도 도중에 만난 사이라고 한다. 나이가 오십 정도 되어 보이는 멋쟁이는 자전거와 복장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의 명품으로 치장했고 노인은 수수한 차림으로 동네 마실 갈 때나 쓸법한 생활자전거로 인천에서 출발했다 한다.
체력차이가 크다 보니 젊은이와는 헤어졌고 밤9시 숙소까지 같이 동행했던 노인과는 다음날 아침 헤어졌다.
◈ 자전거 도로 안내
국토종주 자전거 도로는 2012년4월 개통되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길이니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나라 정치하는 사람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들이 있어 국토계획을 세우고 더불어 이런 길도 세워진 것 아니겠는가?
종주 길에서 전용도로를 많이 만들었으나 여의치 않은 곳은 국도나 농로 또는 시골길을 이용하기도 한다
안내표지판이 일정한 간격으로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도로 표면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국토종주라는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다
혹시라도 자전거표지가 안 보인다 싶으면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가서 표지판을 찾아보면 된다
합천창녕보 전과 후에 MTB도로가 있는데 이 길 만큼은 산악자전거전문가용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이 길만큼은 우회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으로 우회 길을 잘 알아보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모두들 국토종주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생각 없이 다른 자전거족을 뒤쫓아가면 낭패 볼 수 있으니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국토종주 표지판을 잘 보고 가면 될 것이다
혹시 숙소나 음식점이 자전거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자전거도로 쪽으로 되돌아와서 자전거길로 다음 목적지를 가면 되겠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을 때는 “어디 가려면 어떻게 가느냐?”라고 묻지 말고
“어디를 가려 하는데 그곳으로 가는 자전거길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야 한다
아니면 가까운 국도를 가르쳐 줄 수 있고 그 길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도로를 구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교량 같은 곳을 지나 갈 때는 부득이 자동차와 같은 차선에서 주행할 수밖에 없는데 절대로 지그재그로 주행하지 말고 마음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조심해서 천천히 지나가야 한다
자동차가 알아서 피해 지나가니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긴장하지 않는 게 좋다.
좁은 일차선 터널에서 자동차와 같이 지나가야 하는 곳도 있는데 이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오가는 자동차에 절대 주의하며 지나 가는 게 현명할 것이다.
도로가 잘 정비되었다고 하나 간간히 움푹 패인 곳이나 장애물이 있을 수 있으니 전방을 잘 주시하고 주행해야 하며 특히 비포장이나 야간 주행 시에는 너무 속도를 내지 않도록 주의한다
◈ 일자 별 주행거리 및 상세
첫째날(분당구미동~강천보후 강천리) 121Km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강천리 287-3 토담순두부 민박
둘째날(강천리~이화령후 문경읍) 103Km 경북 문경시 문경읍 진안리 203-1 이화장시골밥상 민박
셋째날(문경읍~구미보후 칠곡군) 116Km 경북 칠곡군 석적읍중리 101-3 유학산유원천 찜질방
네째날(칠곡군~창년함안보전 남지읍) 133Km 경남 창년군 남지읍 납지중앙1길 59-6 모텔
다섯째날(남지읍~낙동강하구둑) 94Km 부산 사하구 1202
귀경(반포고속버스터미널~분당구미동) 33Km
합계 600Km
▶ 첫째날 (분당구미동~강천보후 강천리 121Km)
설레는 마음과 한편 걱정반 기대반의 심정으로 아침 6시에 집을 나서다
평소 같으면 멀게만 느껴지던 잠실도 잠시 만에 도착했다
그림으로만 보던 능내역인증센터에서 감격스럽게도 처음으로 인증도장을 받다
이쪽은 유난히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대부분 자전거전용도로로서 자전거전용 한강다리도 있고 철길하며 터널하며 운치도 있다
양평방향으로는 자전거 타러 나온 가족들이 무척 많았다
1시간 정도만 조금 일찍 출발했었어도 체증은 면했을 것 같다
이포보 여주보를 통과하고 우회도로인 큰 고개도 걸어서 넘고 강변공원도 지나니
마침 해가 저무는데 길가에 순두부 집에 있어 식사하고 숙소를 정했다
음식점에 딸린 고급스런 민박이다
파리와 지네만 눈에 안 띠었다면 세탁기도 구비되어 있고 난방도 맘에든 멋진 첫날밤이었다
▶ 둘째날(강천리~이화령후 문경읍 103Km)
동트기 전 5:30 에 출발.
이후부터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지루할 정도로 끝도 없이 계속 이어진다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엉덩이가 아파 평탄한 길인데도 불구하고 자전거에 내려서 걸어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강변이라서 유난히 안개가 많다
언젠가 새벽에 라이트를 켠 골프장에서 9홀 도는 동안 내내 짙은 안개로 공이 잘 안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골프를 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지역 골프장이었다
강변에 멋진 집을 지어놓고 멋진 삶을 사는 운치 있는 동네앞길도 지나간다
탈진상태가 될 무렵 구멍가게를 발견하고 밥 한 공기와 라면을 배불리 먹으니 정신이 든다
탄금대를 지나면서 훌륭한 충주의 강변 시설을 만난다
칼국수 음식점 안내문이 자전거길에 나 있기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들렸다
너무 많은 음식이 나와 거의 반도 못 먹고 남기고 말았다.
6000원에 쇠고기 샤브샤브, 칼국수, 볶음밥, 과일, 호박스프등 맛있게 푸짐히 많이 먹었다
수안보를 향하는 길에서 잠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앞서 가는 자전거를 쫓아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간 것이다
국토 종주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 사람 뒤를 쫒아 간 것이다
소조령을 넘고 이화령을 넘다. 자전거를 밀고 올라가는데도 힘이 부친다.
이화령을 올라갈 때는 경치구경은커녕 땅만 보고 속으로 하나둘셋 구령까지 부쳐가며 올라갔다
이화령에 올라서니 6시경에 되었고 해가 막 서산을 넘어가기 일보직전이다
이후부터는 내리막길인데 올라온 길의 두어 서너 배 정도는 더 내려가는 듯 하다.
F1 머신처럼 엄청난 속도로 차도 한대 없는 4차선 자동차 도로를 전세 내어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 동안 달려 내려왔다
브레이크를 양손 모두 꽉 붙잡고 있다 보니 나중엔 손에 감각이 없이 마비가 될 정도였다
누구나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기면 그야말로 그날이 그 사람의 제삿날이란 생각이 들었다
평지에 도달하니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눈에 띄게 큰 이화장산장이란 네온사인이 음식점 위에 붙어있다
이것 저것 잴 것도 없이 그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딸린 민박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방에 들어서니 벌레 모양의 문양 때문에 순간적으로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TV 리모컨도 안되고 어제 민박과는 차이가 나도 너무 차이가 나게 부실하다
잠깐이지만 기절할 뻔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사연인즉, 짐을 놔두고 아래층 음식점에 갖다 온 사이 배낭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예전 이태리여행 갔을 때 로마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여행가방 잃어버린 기억이 떠올라 순간 혈압이 180이 되고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봤다.
방이 많은 민박집이라 다른 방을 착각했었던 것이다.
▶ 세쨋날(문경읍~구미보후 칠곡군 116Km)
컴컴한 새벽에 길을 나선 후 얼마 되지 않아 언덕 넘어 문경시내가 보인다
어제 밤 2km정도 더 왔었어도 온천이나 찜질방 같은 데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았는데
구불구불 읍내구간을 통과하니 넓은 평야가 나오고 새벽의 적막을 깨는 스피커소리가 들린다.
막바지 농작물관리에 신경 잘 쓰라는 동네이장의 당부의 말이었다
그 옛날 과거 보러 가던 사람들이 너무나 힘들어서 울고 넘었다는 문경새재를 기대하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데 주민께서 하시는 말씀 이미 그곳을 넘어 왔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넘은 이화령고개가 그 유명한 문경새재였었다니 이처럼 반가운 말이 어디 있을까?
혹시라도 오해할까 봐서 힘들어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았다
상주쪽 강변에는 조그만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어린애들이 많았는데 강변유원지에서 대여하는 곳을 보고 나서야 의문점이 풀렸다
구미보인증센터에 도착하니 직원이 근무하고 인증수첩도 판매한다. 겉모양이 여권과 완전 똑같다.
그 동안 인증수첩이 없어서 인증도장을 혹시나 해서 노트에 찍었었다
사실 인증수첩에 찍지 않은 도장은 효력이 없단다
인증수첩을 진작에 구입했었으면 이 수첩에 인증센터 도장을 찍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었다
수첩을 구입하면서 혹시 근처에 찜질방이 있느냐 물으니 뜻밖에 찜질방 명함을 내어준다
오후3시밖에 안된 이른 시각이지만 오늘 주행은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망설이다 더 가보자고 해서 고생을 자초했다
구미를 통과하는 이 구간은 허허벌판에 휴게소도 없고 그늘막도 하나 없는 땡볕에 마치 통닭구이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그런 기분이 드는 구간이다
현기증까지 오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는데 마지막 힘을 다해서 길고 긴 구미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자 편의점과 음식점이 나타났다
음식점에서 국밥에 공기밥을 추가해서 배불리 먹었다
종업원한테 찜질방 위치를 물으니 마침 알고 있는 찜질방을 가르쳐주는데 그곳이 그렇게 먼 곳인 줄 몰랐다
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으나 신통치 않아 답답하던 차에 자장면 배달하는 사람이 제일 잘 알 것 같아 오토바이를 타고 그릇 수거중인 사람을 기다렸다가 물으니 위아래를 훑어 보면서 친절히 자세히 가르쳐 준다
대략 30분은 걸어 간듯하다.
찜질방에서 자보긴 난생 처음인데 덥지도 춥지도 않고 나쁘지 않았다
▶ 네쨋날(칠곡군~창년함안보전 남지읍 133Km)
찜질방의 넓은 홀에서 혼자 앉아 밤9시 TV뉴스를 보고 나서 일찌감치 TV를 끄고 통나무 뒤에 자리잡고 누웠다.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대여섯 명이 통나무 옆에 매미처럼 붙어 자고 있었다
그 매미 중 하나가 이를 갈고 있는데 도로공사현장에서 전동공구로 도로를 뚫는 것처럼 요란하다
새벽3시 밖에 안됐지만 더 이상 잠도 안 오고 무조건 출발하기로 했다.
길을 나서기 전 안내데스크에 있는 분께 주변상황을 물어보니 묻지도 않은 것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공장지대라서 그런지 구미엔 밤새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단다
김밥365에서 배불리 먹고 점심때 먹을 김밥도 사고 출발
구미 시가지 주변을 둘러보니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뿌연 연기가 어둠 속에서 경쟁하듯 내 뿜는다
시원한 강바람에 잘 가꿔진 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천천히 계속 달렸다
대구에 있는 목적지 달성보에 12시도 안되어 도착하다
그 유명한 지옥의 구간 12Km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변이 절벽이라 도로를 못 내고 대신 산속으로 길을 낸 것인데
힘도 들거니와 정말 위험한 구간으로 산길 12Km가 그렇게 먼 거리인줄 미처 몰랐다
국도로 우회하는 도로가 있지만 표지판이 못보고 대다수 그 코스를 타게 되는데 이 험한 길은 전문산악자전거애호가나 좋아할 만한 MTB코스다
그러나 힘들어도 일단 한번 정도는 타 볼 것을 추천한다. 타봐야 얼마나 힘든지 알 테니까
2번은 못해도 한번은 꼭 지나가 볼 것을 제안한다
종교시설건립으로 구간 중 일부가 금년 말부터 통제된다고 하니 이왕이면 그 전에 시도해 보자.
길을 내려와 합천보를 앞에 두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협의 중이다
12km 산길 자전거길과 위험한 5Km 국도 중에서 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만장일치로 국도로 가기로 한다
합천보에 도착하니 15:30분이다. 다소 이른 시각이지만 오늘도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욕심이 화를 불렀으니 다리를 퉁퉁 붓게 한 비극의 함안보길을 향해 갔다
앞선 지옥의 MTB코스 이상으로 험하다는 난코스인데 대부분 사람들이 앞에 있는 구간에서 너무 고생해서 이 구간만큼은 우회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회하는 국도가 너무 먼데다 표지판도 없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메기 십상이다
물어 물어 가다 보면 자전거길을 만나게 되는데 자동차 통행이 많은 길이라 위험하니 매우 조심 주행해야 하고 만에 하나 야간주행이라도 하게 되면 앞뒤 라이트를 밝게 밝혀야 할 것이다
밤 9시가 되서 겨우 함안보 10Km남겨두고 남지읍에 도착했다.
어깨와 정강이가 퉁퉁 부어있었다
계산상으로 보면 오늘 하루 18시간 동안 자전거를 탓으니 나 자신도 이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 다섯째날(남지읍~낙동강하구둑 94Km)
창고 문을 열어 둘 테니 깨우지 말라는 말을 잊고 초인종을 눌러 주인을 깨우다
잠겨있는 다른 문을 창고 문으로 잘못 알고 주인을 깨운 것인데 새벽이라 엄청 미안했다
어제 밤에 우연히 만나서 한동안 동행했던 어르신께 메모를 남기고 출발
난코스는 다 지났으니 안내표지판만 보면서 어르신 페이스에 맞춰 안전 주행하시라고 하고.
숙소를 나와 제일 먼저 자전거길을 찾았어야 했다
어쩌다 보니 강 건너편에 나 있는 안전한 자전거길을 놔 두고 위험한 국도로 가게 되었다
창년함안보를 지나자 평탄한 길의 연속이다
정말로 세상에 이 길처럼 평탄한 자전거 길이 어디 또 있을까 모르겠다
강변 따라 조성되어 있는 길이 끝도 없이 이어져 오히려 지루하고 힘이 더 드는 것 같다.
지난번 태풍 때 자전거길이 무너졌는지 군데군데 우회 길에 대한 안내문이 나붙어있었지만 이미 보수공사를 끝낸 것 같다
도중에 사진 찍어준 게 고맙다며 음식값을 대신 내준 청년과 잠깐이지만 자전거여행에 대해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눴고 자전거를 버스에 싣는 요령, 마스크가 필요한 이유, 타이어관리요령 등등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산에 점점 가까울수록 사람도 많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아 왕복 2차선 자전거길이 교통정체가 생길 정도다
길이 좋아서 그런지 동호회도 많고 가족단위로 놀러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이 구간에서는 서로 인사하지 않는다
누가 장거리 오가는 사람인지 구분이 안 가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가까울수록 힘이 더 드는 것 같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 갈 때는 오른 발 정강이쪽의 통증이 너무 심하다
목적지인 낙동강하구둑인증센터를 들리고 나서 부산서부터미널로 되돌아 오는 길에 우박과 함께 폭우가 쏟아진다. 목표달성을 축하하는 축하 세리머니 같았다
배낭을 방수천으로 가리고 비 속을 뚫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시간표를 사전에 알았었다면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시간 맞춰 갔을 텐데
버스를 못 타면 하루를 더 묶어야겠기에 할 수 없이 힘을 내서 비를 맞으며 터미널에 도착하니
16:30 차가 막 출발하였다. 19:10 출발하는 다음 고속버스표를 샀다
터미널 주위를 구경하다 시간이 되서 자전거를 싣고 버스에 타니 버스기사 왈 승객은 8명뿐이니
좌석에 구애 받지 말고 아무데나 편한 자리에 앉으라 한다
고속버스요금은 32,600원으로 좌석등받이를 뒤로 제키니 침대처럼 젖혀져 누울 수가 있다
신발도 벗고 편하게 잠을 청하는데 냄새가 너무 난다.
땀 냄새에 발 냄새에 당사자인 나도 싫다
▶ 귀경(반포고속버스터미널~분당구미동 33Km)
밤11시에 버스에 놓고 내린 헬멧을 찾느라 지체하다
반포아파트 안쪽에 있는 토끼굴로 들어가 한강자전거도로로 진입하니 시각이 밤12시.
그 시각 한강변엔 인산인해 무슨 축제가 있었나 보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여의도 방면에서 불꽃축제를 했다 한다
여기서 국토종주의 마지막 주행이 시작된다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게 되면 깔끔하게 국토종주가 마무리된다
분당구미동까지 33km정도라 2시간정도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다.
배터리가 다된 라이트에 아픈 다리로는 시속 15km도 무리여서 3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집에 도착했다.
한밤중인데 간간이 자전거 타는 사람도 보였고 애완견 산책시키는 사람, 데이트 즐기는 연인 등, 특히 학생들이 무리 지어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기도 한다
한여름 한밤중에 가로등 줄줄이 불 밝게 비추는 탄천 자전거길 주행은 낭만이 있다
깊게 패인 주름살과 지저분한 수염, 검게 탄 얼굴을 보자마자 식구들이 놀라는듯하다
혹시나 했는데 다행히 강아지 리치도 얼굴을 알아보곤 꼬리를 치며 알아본다
제일 먼저 고무 풍선처럼 퉁퉁 부어있는 오른 발 정강이에 연신 파스를 뿌려댔다
◈ 인증센터
아라서해갑문에서 낙동강하구둑까지 26개 인증센터가 있다
인증센터는 전화박스모양으로 자전길에 있으며 먼 곳에서도 또렷이 잘 보이도록 빨간색이다
인증센터 도달할 무렵부터 인증센터까지 남은 거리에 대한 안내표지판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인증센터는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는데 인증수첩에 한군데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찍으면 정부기관에서 축하의 종주인증스티커를 붙혀 준다고 한다.
▶ 인증센터간 거리
지역 출발 도착 거리
1 한강 분당 구미동 잠실선착장 25
3 잠실선착장 광나루인증센터 5
4 광나루인증센터 팔당대교 18
5 팔당대교 내역인증센터 6
6 능내역인증센터 양평군립미술관인증센터 24
7 남한강 양평군립미술관센터 이포보인증센터 16
8 이포보인증센터 여주보인증센터 14
9 여주보인증센터 강천보인증센터 10
10 강천보인증센터 탄금대인증센터 62
11 새재길 탄금대인증센터 수안보인증센터 28
12 수안보인증센터 이화령인증센터 19
13 이화령인증센터 문경불정역인증센터 22
14 문경불정역인증센터 상주상풍교인증센터 31
15 상주상풍교인증센터 상주보인증센터 11
16 낙동강 상주보인증센터 낙단보인증센터 17
17 낙단보인증센터 구미보인증센터 19
18 구미보인증센터 칠곡보인증센터 35
19 칠곡보인증센터 강정고령보인증센터 36
20 강정고령보인증센터 달성보인증센터 23
21 달성보인증센터 합천창녕보인증센터 38
22 합천창녕보인증센터 창녕함안보인증센터 55
23 창녕함안보인증센터 양산물문화회관인증센터 55
24 양산물문화회관센터 낙동강하구둑 35
◈ 버스탑승 요령
고속버스 에는 좌석 아래쪽에 짐칸이 있는데 버스크기만큼이나 크다
버스손님들은 거의 큰 짐이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자전거를 싣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분해할 필요도 없이 옆으로 뉘어 놓으면 된다
옆으로 뉘어 놓을 때 클릭 페달이 아니면 자전거 페달이 툭 튀어 나와 있어 바닥에 고정이 안 될 수 있는데 바닥 방향 페달 하나만 분해해 주면 좋을듯하다
운전기사에게 “자전거 싣겠습니다” 라고 하고 맨 뒤편의 짐칸 문을 위로 들어 올려 열고 넣으면 된다
국토종주의 종착역은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인데 부산서부터미널에서 대략 7Km 정도되며
터미널은 자전거길에서 1Km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고 접근이 쉽다
버스출발시간을 미리 알아두거나 예약해 두면 한결 여유 있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행 고속버스 막차는 19:10출발인데 2시간 지나 고속도로휴게소에 15분 정도 한번 들리고는 23시경에 반포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 보완할 사항
부산에서 서울로 출발
클릭 자전거 슈즈 착용
햇빛가리개용 마스크 사용
2개의 물통 거치대 설치
짐받이 설치
최소한의 물건만 휴대
썬크림, 파스, 소형면도크림,
가벼운 헬멧으로 교체
엉덩이 덧댄 자전거용 바지, 비옷, 기능성 옷
임목도로용 타이어
비상용텐트와 침낭
자전거 도로 전구간 지도
2012.10.14 - 12월이면 만60되는 신상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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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입이 딱 벌어지는 느낌 이랄까 ! 대단하십니다.! 할 말은 많은것 같은데....
두고 두고 얘기꺼리로 놔두고 재미있게 들어보도록 하렵니다. ^^
멋진 자전거 여행 부럽습니다. 푹 쉬시고 건강 회복하세요. ^^
세밀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꼭 가보고 싶은 자전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