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생님은 강의를 마치고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 발길을 잡아끄는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 보았다.
10미터 거리에 40대 초반의 중년부인이 멀찌감치 지켜 서 있었다
하얀 코트를 입은 생머리의 중년부인의 자태가 지하주차장 비상램프불빛에 반사되어, 박선생님은 마치 어렸을 적 전설의 고향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순간적으로 소스라쳤다
‘선생님, 시간 되시면 저랑 차나 한잔 하실래요’
어둠 속에서 나온 중년부인은 머뭇거리며 박선생님에게 말을 건넸다
네, 그러시죠.. 한 30분 정도는 괜찮습니다…
수줍은 미소를 띄며 박선생님은 중년부인과 함께 백화점 인근의 호텔커피숍으로 향했다
호텔 커피숍의 밝은 불빛에 비친 중년의 부인을 보니, 강의 중 항상 맨 앞자리에서 부지런히 무언가를 쉴새 없이 적으면서 청강하는 모습이 박선생님의 뇌리에 오버랩됐다
‘바쁘실텐데, 죄송합니다 .선생님
상담 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염치 불구하고 뵙자고 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남 부끄로워서 수업시간에 들어내놓고 질문할 내용도 아니고요
무슨 일이신데요.. 천천히 말씀 해 보시죠..
박 선생님은 사모님을 안정시키려는 듯 모카향 가득한 커피를 권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우리 얘 아빠 때문에 제 인생 망했어요..
네~ 얘 아빠라뇨
박 선생은 중년부인의 자책성 대답에 짐짓 당황했다.
사실, 4년전만 해도 분당에 번듯한 30평형대 집을 가지고 있었고, 조그만 더 노력하면 40평대도 갈수 있을 정도로 꿈을 가진 평범한 가정이였죠…
하지만 이 꿈도 오래가지 못했어요. 어느날인가 직장 잘 다니던 남편이 갑자기 사표를 내고 오더니 대뜸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회상) 4년 전 단란했던 한 때
수진엄마, 우리 이 집 팔고 대신 전세로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암만 생각해도 이번 정권 성격을 봤을 때 집값이 폭락할게 분명하거든…IMF 때보다 더 폭락할지도 몰라. 신문,방송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집값이 떨어질거라고 전문가들도 난린데…
이 집 팔고 대신 그 돈으로 주식에 직접 투자해 볼려고 해. 한마디로 난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로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거지…
그 동안 주식공부도 많이 했고 , 이번만은 자신 있거든. 무엇보다 이번 정권이 주식시장을 밀어줄꺼라고 확신해.
주식에 1억 넣어두면, 하루에 5% 만 올라도 내 두달 급여인 500만원이 떨어지는데..
전망도 없는 직장생활 계속 할 필요 있겠어.. …
결혼 후 10년만에 알뜰살뜰 아껴서 겨우 분당에 30평형대 아파트 마련하고 거주한지 얼마되지도 안았는데 …..
수진엄마는 초저녁에 수진 아빠가 했던 말을 상기하며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이 상의도 없이 직장을 그만둔 상태라, 수진 엄마는 집을 파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 수진엄마는 건설업체에 다니는 친정 오빠에게 집을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볼 요량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 큰 욕심 부리지 말고 현재 살고 있는 집 팔지 말아. 가급적 분당을 벗어나지 않는게 재테크야’
선견지명이 있었던지 친정오빠는 거듭 염려섞인 당부의 말을 하였다
친정오빠에게는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실업자가 된 사실을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친정오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의도대로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동네부동산에 아파트를 내놓자 마자 매수자가 달라붙었다. 3년도 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동안 올랐던 아파트 값의 대부분을 양도세로 내야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 집을 살 때 남편과 공동등기를 해놔서 양도세는 많이 절감할 수 있는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나중에 집을 팔아준 공인중개사의 말을 들으니 2년 남짓 보유한 주택의 시세 차익이 1억원 이면 남편 단독 소유로 돼 있으면 양도세가 2,400 여만원정도 납부해야만 했을 뻔 했다는 것이다
‘다행이 우리집은 부부 공동명의로 되어 있어 양도차익 5,000만원에 대해 900만원씩 총 1,800만원만 내면 된 셈이죠 기본공제도 각자 250만원씩 받아 무려 63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명의로 바꾸는데는 번거롭지 안으셨나요?
박 선생님은 풀이 죽은 사모님의 사기를 올려주려 일부러 과장섞인 재스처를 해가며 말을 거들었다
부동산에서 계약할 때 공동등기로 해 달라고 말하니까. 그쪽에서 소개한 법무사가 알아서 다 해주던걸요
“아,그래요,”
박선생님은 직접 몸으로 뛴 실전 세테크 절약 비법을 기대했으나 사모님의 예상보다 싱거운 대답에 약간 무안해졌다.
사모님, 마지막으로 나중에 집 사실때를 대비해서, 기존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한가지 팁(tip)을 드리겠습니다
박 선생님은 이제 자리를 뜰 시간이 되었다는 걸 중년부인에게 암시 하듯이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기존 단독명의 주택의 부부공동명의 변경은 일반적으로 증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때 등기 변경 절차는 증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와 동일합니다. 우선 관할구청 지적과에 부부가 작성한 증여계약서를 검인 받고 구청에서 토지대장,건축물관리대장을 발급 받은 후, 관할등기소에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를 납부하시면 됩니다
이 때, 명의변경은 증여에 의해 이뤄졌으므로 증여세를 고려해야 하죠. 증여세는 배우자 간 10년 동안 3억 원 내의 증여 시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명의 시 증여지분과 과거 10년 이내에 증여재산의 합계가 3억 원 미만인지 꼭 확인해봐야 합니다 .
또한 증여를 받는 사람 같은 경우는 취•등록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아, 그렇군요 .. 감사합니다 세밀하게 알려주셔서,….
박 선생님의 자상한 부동산 절세관련 설명에 , 수진 엄마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잊고 호텔커피숍 천정의 흔들리는 상제리에의 불빛의 분위기에 취해 박선생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자, 사모님 오늘은 그만 늦었으니 그 다음 얘기는 다음에 또 말씀해 주시죠…
처음 만남인데, 너무 많은 것을 서로 알게되면 재미없잖아요,
맺고 끈임이 확실한 박선생님은 끝까지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한 채 중년의 여인을 택시정류장까지 배웅했다
포인트
판교아파트 등기시 부부공동명의를 활용하라
부부공동 명의시 장/단점
장점
1. 양도세 부담이 적음
양도차액 이 2천만원일때
– 양도세율은 18%로 3백60만원가량 납부
-공동등기시 양도세는 각각 1천만 원씩(9%)로 1백80가량 납부
2. 배우자의 일방적인 재산 처분을 막을 수 있음
3. 상속세를 줄일 수 있음
- 남편이 죽으면 아내의 몫을 제외한 남편의 몫을 다시 아내와 자녀들이 나누게 됨 .
4. 독립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 각종 신용카드,대출시 유리)
단점
1. 의견이 다르면 재산 처분이 어렵다
- 한 명이 부도가 나서 재산 가압류,사망시, 나머지 한 명의 재산조차도 처분할 수 없게 됨
첫댓글 투기지역에서는 공동명의가 안된다고 하던데요.. 사실인가요 공동명의불가 이유는 ... 분양권 전매라고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전은 투기지역입니다. 집을 사면서 공동명의로 했는데 문제 없었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