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청소년기의 발달에서 또래 집단, 즉 친구 관계는 독특하고 중요한 발달의 기제입니다.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친구와 놀기’는 아동기 및 청소년기에 습득해야할 실용적인 사회적, 인지적, 정서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기반을 만들어주며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친구들과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보고,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보고, 자신을 욕심과 충동을 조절해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우리 아동, 청소년들의 사회성의 발달을 위해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능력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이 우울 (depression)을 겪고 있다면 아동, 청소년기의 사회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어떤 모습을 통해 우울 증상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아동기 유치원, 초등학교, 놀이터, 운동장 등에서 친구들과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이를 참는다거나, 다른 친구에게 처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혹시 우리 아이가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주세요.
불안하고 우울한 증상을 가진 어린 아이들은 눈을 맞추고, 첫 대화의 물꼬를 여는 사회적 기술, 즉 사회성이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관찰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울한 아동, 청소년의 과묵한 특징들로 인해 친구들과의 교류에 대한 관심이 가려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마치 헬리콥터가 제자리 비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친구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경계에 서 있거나 다른 친구들이 어울리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울 증상이 더 심각한 아이들은 이미 또래 친구들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어 쌓이다 보면, 친구들과 연결되고 싶은 아동, 청소년들의 욕구가 좌절되고 우울의 증상들이 더욱 심하게 쌓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울로 인해 힘든 아이들은 그 친구 관계마저 제대로 유지 할 수 없는 것일까요?
Gazelle H, Ladd GW의 아동 발달 연구에 의하면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또래 친구들에게 배척당한 경험이 있는 아동들은 그로 인한 우울이나 불안이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그 증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또 하나 입증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우울과 불안이 있는 아동이었을지라도 아동기의 또래 관계에 성공적 경험을 하였다면 비슷한 수준의 우울의 증상을 호소하였더라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수록 우울의 증상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Laursen B, Bukowsko WM, Aunola K, Nurmi J-E의 연구에서는 한 명의 친한 친구와 교류하고 연결되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면 이는 아동, 청소년기의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연구들이 내재화 장애 (internalizing problems) 즉, 우울을 비롯한 여러 불안 장애들에 아동, 청소년기의 또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아동, 청소년들이 우울한 감정들을 보인다면, 부모님께서 아이들과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주말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 지와 같이 가벼운 주제들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좋겠지요.
하지만 만약 아이들의 불안한 감정과 그 우울의 정도가 깊다면 단순히 가정 안에서의 대화로 상태의 호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아동청소년심리상담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태내기, 어린 시절 경험, 양육사에 대한 상담과 다양한 심리 검사를 기반으로 심리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갈등이 일어났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학습을 통해 화해 해보고, 함께 어울려 놀고 서로를 이해하는 다양한 경험을 가져보는 것이 또래 관계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역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아동 청소년 상담 및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현재 심리 및 상황에 대한 전문적 이해와 아이 양육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참고자료>
Gazelle H, Ladd GW. Anxious solitude and peer exclusion: A diathesis-stress model of internalizing trajectories in childhood. Child Development 2003;74(1):257-278.
Laursen B, Bukowsko WM, Aunola K, Nurmi J-E. Friendship moderates prospective associations between social isolation and adjustment problems in young children.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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