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 . . . . . .
- 이해인 <친구야 너는 아니> 시 일부
엊그제 주말이 벚꽃 최절정기라고 벚꽃구경인파가 곳곳에 넘쳐나고
안양천엔 모까페 선남선녀들이
떨어지는 벚꽃잎을 한번 잡아보겠다고 이리저리 뛰댕기시는게 멀리서 보였습니다.ㅎ
주변을 돌아보면 집 주변에도, 동네 골목길에도, 출근길에도 고개만 돌리면 꽃 천지이고, 바람불면 날아오는 꽃비에 드라마주인공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어쨌거나 분위기 별로없는 우리 사무실 근처에도 노란 개나리와 해사한 벚꽃과 갓 피어난 연보라빛 라일락이 콜라보를 이뤄
없던 낭만도 만들어낼 기세입니다.
예전에 유명했던 영화 잡지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5센티미터>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영화의 제목, '초속 5센티미터'의 의미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를 의미합니다.
어릴 적 첫사랑에 관한 얘기라서 더 순수한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림조차 조금 환상적인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기에서 나온 대사 중에
'단지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슬픔이 쌓여간다'라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그래서 영화를 소개하던 기자가 이런 말을 했네요.
'기억은 늘 아름다운 벚꽃이 떨어지는 과거지만,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현실은 벚꽃처럼 눈이 내리는 겨울이다...'
제가 아무 것도 잘 모르던 십대시절에 일기장에 이런 구절을 써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하나씩 즐거움을 잃어가는 것이다' ..
지금 생각하니 조금은 맞는 말 같은데... 한편으론 우습기도 합니다.
그 때 대체 뭘 알았다고....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라는데....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속도는 대체 얼마일까요.
영화에서는 천 번이나 문자를 주고 받고도
마음은 1센티미터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고 했는데....
현실에서도 그런다면 너무 힘들거 같은데 말이에요.
화사하게 아름다웠던 관계들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흩어지는 것을 종종 겪으면서
봄은 아름다운만큼 잔인한 계절이 맞는 것도 같고
인간관계도 봄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니
아름다운 시간동안 뭐든 최선으로 만끽해야 하지않나 싶기도 하고요...뭐, 암튼요.^^
https://youtu.be/5MOoZFfwIec
첫댓글
공학일보 사회면
문화칼럼에 실릴만한
명필입니다
ㅋㅋ 공학일보 계속 미발간~~ㅋ
@아라연
창간호내고 폐간하다 입니꽈 ㅋ
@테란 펀드공모가 되면 혹시 모를까 ㅋㅋ
@아라연
그건 경제면 이고요
초속5cm ...
풍속이 빠졌을거에요.
동부지역으로 이동하는
고속도로 정체구간의
휘리릭 떨어지는 벚꽃의 속도는
솔란지 목련으로 싸다구 날리던
괴팍한 그녀의 휘갈기는 손목스냅처럼
광폭하게 떨어집니다.
끼어든 바람소리에
오늘도 휘청입니다
에~~또 바람은 잔잔한 하늬바람이 부는걸 기준으로 해주셔야 벚꽃낭만이 업될걸로 봅니다 ㅎ
봄은 여자의 계절이잖아요. 사렁하세요.
봄은 여자꺼 맞나요?정말이쥬?ㅎ
그럼 남학우들은 봄 지나갈동안 외출금지임당~ㅋ
@아라연 에고..봄은 여자의 계절이니 빨리 마음에 드는 남자를 꼬셔서 사랑하라는 말이잖아요. 가을에는 남자가 여자를 꼬시고..
@천산 ㅋ농담입니다~~
곱디 고운
아름다운 글입니다.
봄은 특히 4월은 잔인한 계절이 맞는것 같아요.
발코니 창 너머로 라일락도 손짓하구요.
겨우내 우중충했던 나무들이
유록빛 이파리로~
온갖 색으로 모습을 뽐내며
손짓하는 꽃들로
황홀한 지경입니다.
어느 사춘기의 여학생 같은
아라연님의 글로
저역시 그시절 추억을 잠시
소환해봅니다.
형광연두빛 봄이라 그런지
마음도 말랑말랑해져서 기억 소환중인가 봅니다~
겨울엔 불멍
여름엔 별멍
가을엔 하늘멍
봄엔 꽃멍~!!!^^
요즘 제가 보기만 해도 미소띄게 되는거 세가지를 정해봤는데요.
아기, 강아지, 꽃이더라구요.
나이가 든다는게
즐거움을 잃어간다는 말이
참 슬프게 들립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생각이 단순하지 않아서이겠지요
단순한 삶.
생각도
주변도
관계도
마음도
단순하게 하고 싶습니다.
결국 운명이 아닌
삶은 만들어 가는 것이니
즐거움도 만들어 가야지요.
꽃비 맞으러 갑니다.
그냥 내리는 꽃비를 보면서
어린아이와 같이
미소지으렵니다.
그래야겠지요.
즐거움을 잃고 평온함을 얻고~?^^
제 경우엔 가끔 기억력 저하가 즐거움 상승에 도움을 주기도 하더라구요ㅎ
처음 본 듯
처음 안 듯
처음 먹어본 듯
눈 땡그래져서 초롱초롱~~ㅋ
꽃이 피고 지고
특히 벚꽃이 조금 빨리 지는것 같아요
화려한 만큼 쉬 잊혀져서 벚꽃사랑보다
한번 피면 오래갈수 있는 꽃들이 정감이 가긴해요
장미도 오래가는것중에는 화려한데
진달래 철쭉도 제법 오래가지요~
사랑은 언제든 해야하는거에 1표요.
나이들어가면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몸이 젊을때 보다
순환이 더뎌서 더 그런듯 해요.
아이들 보면 가만히 있질 않지요.
수시로 동동 거리며 통통 튀구요.
젊음이 그마만큼 좋으니 하루 하루 시간이 소중합니다.
이 시간을 잘 챙겨서 더 나이들기전에 누군가를 만나서 즐겁게 사는 방향으로다가 ~~~아라차차~
네~~
시크님 보다보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법안을 곧 발의하실거 같긴해요ㅋㅋ
저는 사랑의 제1법칙을
오래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네요.
지금은 그런 조목조목 생각은 저리 던져두고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만 대충 생각하고 사는구만요~^^
벚꽃눈 맞으며 출근했어요
비안오면 꽃구경 좀더 할수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바람에 꽃잎은 눈처럼 흩날리네요
그래도 며칠 눈꽃맞으며 지낼수있으니~~~
좋아요 이번주는 주4일제 ㅋㅋㅋ
오옹~~~~엊그제 바닷가에서 만난 그녀~~^^
달빛님 댓글에 갑자기 이은미의 '녹턴'이 떠오르네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헤어지기엔 아름답죠 그렇죠'
꽃비맞으며
4일의 행복을 잘 누려보기로 합시당~^^
https://youtu.be/7vNU1WLjZeo?si=6NyBSJ3jHBrhaxML
PLAY
그래요?
저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몰랐던 즐거움이 새로 발견되던데.
음~~~그니까여~
아마도 나이를 거꾸로 먹는거쥬~~ㅋ
쪼매 있음 저보다 연하가 되실거고
그럼 제가 마구마구 반말을 시전해 드리도록 하겠슴당~^^
십대때...
"내 인생은 나의것~~ "을 부르짖으신거 아녀라?? ㅋㅋ
조숙했구만유~~ ^^
ㅋㅋ내인생은 누구꺼냐~고 그것도 부르짖다가 목이 맛이 가면 어쩌다 한번씩 일기같은 걸 써 본적이 있구만유~~
조숙이랑은 안 친하고 폼생폼사 그런거랑 친했다닝께요~~ㅋ
한 순간의 화려한
벚꽃처럼
내 청춘도 그렇게 후다닥 지나갔군요.
지금의 봄날은 슬로우슬로우로 지나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