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지바고의 25연시 중에서 15번째 '윈터 나이트' 골랐습니다.
이 시를 드려다보니 라라와 함께 바리키노 별장으로 숨어 들어간 지바고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사실 온 가족이 화물열차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를 탈출하여 이곳에서 토냐와 살 때는 별장에서는 못 살고 하인이 쓰던 오두막에서 살았었죠..
왜냐면 이 저택은 볼셰비키 혁명군에게 몰수당했기에...
그러나 이판사판... 라라와의 도피행각 도중에는 그딴 압류 딱지는 개의치않고 들어갑니다.
"Winter Night" 15/25
Snow on snow the blizzard blew,
All frontiers enswirling.
A candle on the table stood -
A tallow candle burning.
눈보라는 쌓인 눈 위로 또 몰려오니,
변방마다 요란하구나.
탁자 위에 세워진 초 -
촛농은 타들어가노라.
Like summer midges' swarming flight,
Towards the candle chasing,
The snowflakes eddied to the light,
Converging on the casement.
여름철 붕붕대는 나방들이
촛불따라 이리저리 군무를 추듯
눈송이들도 불빛 따라 소용돌이 치며
창틀위로 수북히 쌓여가누나
And on the pane the blizzard hewed
Its arrows, darts and circles.
A candle on the table stood -
A tallow candle burning.
눈보라는 화살처럼, 표창처럼
창틀이 휘어지도록 쌓여가고.
탁자 위에 세워진 초 -
촛농은 타들어가노라.
And shadows settled overhead
Upon the illumined ceiling,
Dim forms of crossing arms and legs,
Fate's shadows interlacing.
불밝힌 천장 위에는
커다란 그림자 이리저리 흔들거리고,
팔짱끼고 다리꼰 침침한 모양새는
운명의 그림자가 뒤바뀌는 듯
A pair of shoes slid to the floor
And raised a sudden clatter,
And on her gown the waxen flare
Shed tears that oozed and spattered.
신발 한 켤레가 바닥위를 스쳐가다말고
불쑥 울려퍼지는 흐느낌 소리
그녀의 가운 위로 떨어지는 촛농과 함께
촉촉하던 눈가엔 눈물만 뚝뚝
And all was lost in snowy murk,
A pallid, gray-white blurring.
The candle on the table stirred -
A tallow candle burning.
눈덮인 세상처럼 모든 것 잃어버리고
창백하고, 흿뿌연 이 곤궁함이라니.
탁자위의 촛불은 가물가물 -
촛농은 타들어가노라
A sudden draught breathed on the flame,
Seductive fires enkindling,
With arms outspread in cruciform
Like two wings of an angel.
불꽃처럼 몰려오는 애욕의 숨결을
홀연히 몰아쉬며 불길를 살려내노라,
두 팔을 십자가처럼 활짝 펴고
천사의 날개처럼
All February the blizzard raved,
Yet ever and anon, unchanging,
Candle and table still remained -
A candle ever flaming.
한겨울의 눈보라가 으르렁대는,
아직은, 조만간, 이도 아니면 영원히,
촛불과 탁자는 여전히 그대로 -
촛불은 하염없이 타오르기만 하는데.
(※ 시베리아는 4월까지 겨울이니까 2월 역시 한 겨울)
첫댓글 적군과 백군의 내전상황에서 사랑의 도피를 하는 사람들....그게 사랑이겠지요...
바람끼가 다분하죠잉~
그래야 스토리가 스토리답죠?
닥터지바고 영화를 거의 5섯번 정도 본거 같은데...
시 한편을 읽어도 몽땅 생각나네요.
아름다운 주인공 지바고와 라라의 모습이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네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근데 여자들은 닥터 지바고의 바람끼...
이거이거 꼬집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