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33B6D1A4C79A5E35C)
나는 사진 찍은 것에 포토샾을 더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자연그대로를 좋아 하는데 오늘은 약간의 손을 좀 대 보았다.
기분 전환용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B6D1A4C79A5E35D)
남편이 오늘은 멀리 운학이라는 곳에 풀을 베러 간다고 같이 가자고 하여 길을 나섰다.
혼자 일하기가 싫었나 보다.
그냥 일하는 옆에 가서 앉아 있어도 좋다고 해서 예초기를 싣고 따라 나섰는데 중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운학은 같은 영월군이지만 우리집에서 차로 약 한시간 30분정도가 걸리니 같은 영월군이라도 끝과 끝이라
마음을 먹지 않으면 잘 못가는 곳이다.
그 멀리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가 그래서 근처에 사시는 뜰님댁에 전화를 드렸더니
있는 것으로 점심해 줄터이니 들리라고 해서 가게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B6D1A4C79A5E35E)
뜰님은 인터넷 글쓰기로는 나에게 대선배시다.
귀농을 한 것은 나와 같은 연도이고.....
인터넷에 카페나 블러그 라는게 생기기 전부터 귀농일기를 쓰셨으니 퍽 오래 된 분이다.
그런데 돌연 2년전부터 블러그를 접어서 늘 아쉬워 하는 중에 있다.
시시콜콜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볼 수 없으니 아쉬울 수 밖에~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B6D1A4C79A5E45F)
막걸리를 좋아하시는 뜰님 옆지기님은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셨다.
치매인 시어른을 모시고 사시는데 오늘은 큰댁에 가셔서 두 분만 계셧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B6D1A4C79A5E460)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오래된 잣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카메라에 잡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B6D1A4C79A5E461)
산골에서 갑자기 손님이 오면 금방 무엇을 차려 내기가 쉽지 않은데 솜씨 좋은 뜰님이 뚝딱 차려준 밥상이다.
메인요리는 닭도리탕이다.
남편 아무렴이 며칠째 닭도리탕 타령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어 치우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93B6D1A4C79A5E562)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B6D1A4C79A5E563)
식후에 차를 마시며 비내리는 정원을 내다 보았다.
빗속의 해먹도 어쩐지 편안해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3B6D1A4C79A5E664)
비가 내려야 마음이 편한 내 탓일것이다.
모든것이 내가 마음먹기 따라서 사물의 모습도 그렇게 보일 터인데
누가 뭐라지도 않는데 비나 와야 마음이 편하고 낮잠도 자는 내 성격탓에 그것이 편해 보일것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B6D1A4C79A5E665)
먼산으로 안개가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비가 내릴 때는 퍼졌다가 잠시 그치면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B6D1A4C79A5E666)
베란다 탁자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어쩐지 평안해 보입니다.
마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처럼 경쾌 하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B6D1A4C79A5E768)
담을 기어 오르던 담쟁이는 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듯 싶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3B6D1A4C79A5E769)
진공관이 있는 뜰님네 턴테이블에서는 비발디의 사계가 흐르다가 다른 음악이 흐르다가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장사익의 대전부르스가 애절하게 흘러 나오고 있었는데 비오는 날 아주 잘 어울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B6D1A4C79A5E86A)
남자들은 카메라 이야기를 나누고 뜰님과 나는 처음 블러그나 카페활동을 하던 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모든것이 재미있고도 신기했었던 처음이었다.
카메라에 찍히는 모든것을 카페에 싣고, 농사하는 것들 하나 하나 순서에 맞추어 글을 쓰던 그 때의
재미 있었던 일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3B6D1A4C79A5E86B)
깻잎 하나 자라는 것 꽃 한송이 피고 지는 것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블러그에 올릴적에 그 희열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거기에 달리는 답글에 대한 신기함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의 교제~
나는 지금 그런 첫사랑을 잊어 버렸다.
사진을 찍어도 글을 써도 다 해 본일이라 좀 덜 재미있다.
콩을 심고 싹이 나고 자라고 떨고 집안에 들여 놓고 하던 그 모든일들이 지금은 다 사진 찍어 본 일이고
글로 써 본일이라 그만한 열정이 안 나오는 병패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B6D1A4C79A5E96C)
나는 그런병에 걸렸고, 뜰님은 어디에 가도 감동이 없어지고 시큰둥한 것이 병이라고 했다.
아무리 멋진 곳을 가도 그저 그렇고 계절이 가고 다시 오는 것에도 역시 감동이 없으니 그것도 큰 병이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에 블러그를 가진 아는이의 이야기로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소주잔 하나 먹은 것 안 먹은것 시시콜콜 찍어 블러그에 올리는 것을 보면서 가끔 이렇게
시시콜콜한 것을 블러그에 올리나 하고 시시해 하다가도 그런것을 올리고도 재미있어 하는 그 첫사랑을 우리는
둘 다 부러워 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051194C79AA8135)
그런의미에서 처음처럼 사진을 찍어 보았다.
위 사진은 그냥 자동 모드에 놓고 아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찍은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B6D1A4C79A5E96D)
이 사진은 안을 좀 어둡게 처리하고 창 밖의 모습에 촛점을 맞추어 찍어 보았다.
어떤 것이 더 나은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123B6D1A4C79A5E96E)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마당가에 달린 도자기 물고기가 헤엄을 치는 것 같다.
거기에 잡힌 빗방울에 뜰님네 정원이 다 들어있다.
가득 차면 빗방울은 떨어져 내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B6D1A4C79A5EA6F)
뜰님네와는 작별을 하고 돌아오는길~
주천에 사는 수현당네 얼굴이나 보자고 들렸다.
비가 와서 그 댁도 집에서 쉬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0A8194C79A90A4E)
대청마루에 가득히 여물은 옥수수가 달려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50A8194C79A90B4F)
어쩌다 시간을 놓쳐서 모두 말리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0A8194C79A90B50)
겨울에 옥수수쌀로 방아 찧어서 팔면 되겠지만
가격은 풋옥수수로 파는 것 보다는 비교도 안되게 얼마 안된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온 탓일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0A8194C79A90C51)
그 속상한 마음을 같은 사진을 방향을 달리해서 찍어 보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0A8194C79A90C52)
진보라색 옥수수 알갱이들 하나하나에 어떤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나는 이 세장의 사진 중에서 제일 아래 약간 어둡게 나온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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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350A8194C79A90D54)
오랫만에 왔더니 시월이 새끼가 많이 커서 경계를 하며 왈왈 거리고 짖어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50A8194C79A90D55)
마루에 앉아 마음편하게 차를 마셨다.
수현당이 얼른 마무리가 되어야 할텐데 농사일이 많아 올해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9월달부터는 3개월과정으로 기쁨님이 한옥짓기 소목과정을 들어 간다고 하는데
내가 더 심란하다.
많은 농삿일을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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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우스농사로 시작한 고추가 방바닥에 하우스에서 말라가고 있었다.
태양초 하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그래도 300근 정도를 맞춘이가 있다니 다행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0A8194C79A90E57)
![](https://t1.daumcdn.net/cfile/cafe/1850A8194C79A90E58)
대청마루에 앉아 차를 마셨다.
구중구포한 뽕잎차라고 했다.
그 구수한 맛이 입 속을 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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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단골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0A8194C79A90F5B)
주천에 간 길에 저녁에 구어 먹으려고 한우를 한근 사 왔는데 깻잎을 싸 먹으려고 좀 땄다.
깻잎이 실하게 잘 자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0A8194C79A90F5C)
올해 심은 사과나무에 사과가 두개 달렸다.
남편이 하나 따서 맛을 보고 이것은 잘 익혀서 줄 사람이 있다.
약이 되는 사과를 만들려고 하는데 직접 와서 따 먹는 기쁨을 주려고 아껴 두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0A8194C79A90F5D)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 고양이는 내가 돌아온 줄도 모르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짜릿한 첫사랑의 맛은 잊어 버렸지만 그냥 그런 묵묵한 사랑도
괜찮은 삶이다.
긴장이 없어 편하니 말이다.
첫댓글 사진도 잘찍으시고 글도 잘쓰고 시골에가서 살면 감성이 풍부해지나여~~~저도 비오는날을 즐기는편인데....저도 대리만족했어요 감사해요*^^*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가끔 이렇게 쉬어 가실줄 아는 두분을 보면서 마음에 여유를 느껴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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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기 가득한 고운글 과 사진 ![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감하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완전히 선낙골 입니다
카메라로 아무렴님 머리 깍는듯 합니다,.
출출한 시간에 깔끔히 잘차려진 밥상을보니 쩝~~ 먹고 싶어 집니다.
아름다운 작품올려 주셔서 감사함니다
비오는날 비발디 사계를 들으며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맛은 아주 기가 막힐것같네요.
그리고..... 장사익님 대전부르스도,,, 장사익님팬이예요~~~ 장사익님노래는 깊은 고향맛이 난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