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다녀오신 횐님들, 팔 다리 어깨 무릎 목 모두 성하신지요? ㅋㅋ
횐님들 덕분에 무사히 그리고 매우 즐겁게 산행한 것에 대해 감사말씀 먼저 올립니다...
제게는 이번 산행이 북한산에 이은 두번째 산행이었는데요,,, 저번 북한산보다 더 힘들기는 했지만,
바위타기의 짜릿함을 첨으로 맛본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벌써 담 산행이 기대됩니다. ㅋ
첨이 어려운거지 몇 번하면 수월한 것이 세상이치이듯, 등산방 민폐질도 여러 번 하니까 이젠 뭐 솔직히 할 만 합니다... ㅋㅋ
대장님도 초보자도 모두 데리고 간다고 미리 말씀하신게 있으니 발 빼시기 어려운 상태이신 것 같고 ㅋㅋㅋ
게다가 북한산행 때에는 총무님이, 불암산행에서는 보라님이 함께 후미질을 해주셔서 다음 산행에서는
또 어떤 분이 후미를 함께 장식해 주실지 기대도 되구요...ㅎㅎ
이미 제프리님, 보보님, 포에버님, 신짱님 등 횐님들이 생생한 사진과 멋진 설명을 곁들여 주신 관계로,
간단하게(될랑가는 몰겠습니다만) 후기 몇자 적어봅니다. 이번에도 사진기는 휴대하지 않아 사진은 없습니다.
제 몸 건사하며 올라가기 바쁜 관계로 당분간 촬영은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열시미 촬영하고 업로딩해 주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리면서, 후기 시작~
1. 불암산 = 바위
이번 산행의 핵심은 바위타기 맛보기, 또는 바위적응훈련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암산 사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불암산이 아니라 걍 ‘불암’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땅위로 불쑥하고 높아 솟아서는 산이라고 버티고 있는 것이지요.
오랜 시간속에 바람과 비의 침식작용으로 바위가 갈라지고 돌이 흙으로 변해 그 틈으로 나무와 풀들이 자라서
제법 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허옇고 맨질맨질한 도자기 피부를 갖고 있는 바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발을 뒤집어쓰고 위장한 산이다보니, 일반적인 등산코스로 가는 것 보다는 바위타기코스로 가야 불암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 대장님의 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체 저나 일부 횐님들은 그저 해발 508미터의
고만고만한 산이라 믿고 동네 마실가듯 가벼운 맘으로 따라나서지 않았나 싶습니다.
첨 얼마는 보통 등산로라 갈만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바위가 나오기 시작하데요... 바위 하나 타고 넘으면 다른 바위가
떠억하니, 계속해서,,, 그리고 정상까지... 바위에서 시작해서 바위에서 끝난 산행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걷기에서 오르기로 산행이 변환합니다. 운동의 궤적이 수평에서 수직으로 바뀝니다.
보이는 건 앞에 가는 분 발바닥 뿐입니다. 횐님들 줄 잡고 바위 타고 오르는 것 올려다보고 있자니 목이 빳빳해져 옵니다.
두손은 머리 위에서 더듬거리고 있고, 눈은 머리 위에 어디 잡을만한 틈새라도 없나 두리번거리게 되고, 발바닥의 대부분은
허공에 떠있고, 제 몸을 잡아당기는 중력이 손가락과 발가락 끝으로 부들부들 때로는 근질근질 느껴져 옵니다. 두손 두발이
모두 어디엔가 붙어는 있는데 맘 편히 딛고 서질 못합니다... 몸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산행은 가다 싫으면 뒤돌아가면 되지만, 바위타기는 내려가기가 더 무섭더군요... 흑흑...
제겐 바위가 크게 두 종류이더군요,,, 뭐라도 잡거나 딛고 오를 수 있는 바위와 맨질맨질해서 어케 가야 할지 모르겠는 바위...
그렇게 죽을똥살똥 네발로 맨질맨질 바위에 매달려 있으면, 신기하게도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옵니다...
ㅋㅋ 숙련된 횐님들이 위에서 줄을 내려주시고 옆에서 거들어주시고 밑에서 받혀주신 덕분에 무사히 그리고 정말 뒤도
안돌아보고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혼자서는 올라가기가 그렇게 어렵던데, 내려주신 줄 한번 잡으면 두려움도
한방에 날라가고,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것이,,, 아~ 그래서 어른들이 줄을 잘 잡아야 잘 산다고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바위를 하나 둘 씩 올라가긴 했는데, 정상 밑의 마지막 바위는 높기도 하고 경사도 심해서 올라갈 때 숨이 턱턱 막히고
다리는 후들후들하고 머리는 멍하니 아무 생각이 없게 되더군요, 미끄덩한 바위 중간에서 멈출 수는 없어서 정말 죽을 힘으로
올라오니, 기력이 모두 방전되고 긴장이 풀려서 서있을 힘도 없어지더라구요...
그런데 나중에 정신차리고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자니 모든 긴장과 체력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짜릿짜릿함이
스물스물 채워주더니 한동안 저를 떠나지 않더라구요... 아, 바위타기의 맛이 이런 것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땅도 아니고 허공도 아닌 곳에서 두손과 두발로 아슬아슬 짜릿짜릿하게 맛보는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바위타기,
담력을 기르는데는 최고가 아닌가 싶더군요...
대장님의 코스선택과 숙련된 횐님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이런 재미를 어케 누릴 수 있겠는가 싶습니다. 글고 한편에서는
암벽타기를 대비하여 릿지화 하나 질러야 되겠다하는 욕심도 들고,, 산행올 때마다 구매해야 할 장비가 늘어 큰일났습니다.. ㅋㅋ
2. 정상에서의 오찬...
등산전 집결지로 찾아오신 리아님의 삶은 계란등을 비롯하여, 등산 중에 다 먹어버린 보보님의 수제식혜, 중간중간 산행길에
횐님들의 떨어진 혈당을 높여주던 마루님과 난설&포에버님의 과일들로 점심 먹기 전에도 이미 먹을거리가 넘쳐납니다.
그리고 저번 북한산 시산제처럼 이번에도 산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기억나는 것만 적어도 잡채, 홍어회무침, 두부조림과
두부구이, 족발, 회덮밥, 김치전, 두릅, 여러 야채들과 과일들, 그리고 여러 종류의 커피들로 풀코스를 섭렵하고 나니,
등산방 따라다니며 살 좀 어케 빼야겠다는 생각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소비한 에너지 이상으로 배를 마구마구 채워줍니다.
솔직히 집에서 먹는 것보다 산행와서 더 잘 먹는 것 같습니다. ㅋㅋ
불암산 정상 태극기 밑에서 베스트님이 쏘신 아이스께끼로 코스요리의 마지막을 장식하나 싶었는데,
막판에 참외폭탄까지 추가해 주시데요... 등산방인지 먹자방인지 정체성이 의심되기도 합니다... ㅋㅋㅋ
3. 마무리
많은 횐님들이 함께 하셨는데, 첨 뵙는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갠적으로는 후미를 빛내주신 보라님이 젤 반가웠습니다... ㅋㅋ
글고 준엽님이 못 오셔서 산행이 좀 심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혜성처럼 등장한 마징가님 덕분에 산행 내내 즐거웠습니다.
산행 내내 횐님들 건사하느라 애쓰신 대장님, 차돌님, 신짱님, 워너비님, 난설님, 있는듯이님께 감사드리며,
등산방을 항상 여유있게 지켜주시는 the베스트님, 등산방의 여전사 마루님, 활력소 포에버님, 팔방미인 보보님 고맙습니다.
검단산정복에 이어 불암산까지 정복나선 보아님, mtb방에서 활약하시다 등산방에 암행나오신 서태후님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 밤새 계란 삶아서 이른 아침에 배웅까지 해 주신 리아님, 홀홀단신 불암산으로
횐님들 찾아나선 총무님 훌륭하십니다. 마지막으로 방전되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산행을 마쳐준 수면중님께도 감사의 말씀...^^
첫댓글 어찌나 반갑던지요,,매너도 좋으시구,,(발 빌려주심,캄사캄사).후미 탈출을 위해 팔굽혀펴기(으샤 으샤) 반가웠습니다.수면중님도요
후미를 함께 해 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고마웠습니다... ㅋㅋ
대장님이 후미는 절대 버리고 가지 않겠다고 확약하신게 있으니까 저는 별로 후미탈출의 필요를 느끼지는 않지만, 신짱님처럼 암장에 도전할 맘으로 팔굽혀펴기 함 해볼깝쇼?!
한번이 힘든거지~ 두번 세번은... 갈만하고 그 다음부터는.. 중독인가요 ㅎㅎㅎ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저두 출석하겠습니다. 곧~
힘든거 생각하면 가기 싫은데요, 은근히 몸이 좀 땡겨요... ^^ 두번 산행 하고 중독이라면 좀 쑥스럽지만 암튼 좀 땡김이 옵니당 ㅋㅋ
조만간 산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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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건 산행 같이 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글고 누님들 수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
산행에서 편암함을 드려야 하는데, 민폐질 전문이라 선두분들께 좀 미안스럽습니다만, 반가워 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네요... ^^
이번에도 제가 도리어 민페였나바요 ㅎㅎㅎ 삼세번 입니당 ㅋㅋㅋ 설악산 가시지요.^^
다음에 대모산으로해서 구룡산 으로 아파트 뒷동네라는곳 함 모실께요.^^ 화이팅~ (후기는 이렇게 서야 제맛이지요)
대장님이요? ㅋ 설마요,,, 그런 뜻 아닌 것 아시지요... ^^
이번 불암산행 정말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쉬운 코스가 아니라서 15명이나 되는 식구들 인도하시느라 대장님이 수고가 너무 많으셨네요... 꾸벅~
장비 자꾸 지르고 싶으면 등산폐인 다 되셨네요ㅋ 세번째 네번째 또 새로운 경험을 하실꺼예요~ 잼있는 후기 잘봤습니다^^
장비는 갖추었는데, 몸이 안 따라가면 어케 하죵,,, 흑흑흑... 정말 폐인되는 건 아닐까요?
매 산행마다 수고 많으셔요... 여러모로... ㅋㅋ
허거덕~~후기가 거의 논문 수준이네용...^^* 만나서 방가워쯤당...^^ 닮은꼴 남매같은 부부...ㅋㅋ부드러운 당신의 미소가 불암산 같아용.....ㅋㅋ
저보다 한살 많으시다는 거이 믿겨지지 않은 동안 외모에 놀랐습니다... ㅋㅋㅋ
뒤에서 쫓아오시느라 힘드셨을 터인데도 횐님들 즐겁게 해 주셔서 감사... 담에 친구분 태권브이도 산행에 초대하심은 어떠신지?
버미님의 후기 읽으니 설악산 공룡능선이 더 기대되네요^^
저도 이십대 초반에 공룡능선까지 가본 적이 있었는데요... 오래전일이라 기억이 거의 안나는데, 겨울이라 고생했었던 것만 가물가물 기억납니다...
이번에 설악산 신청하셨지요... 5월이라 날씨도 좋을 것 같고,,, 즐건 산행 되실겁니다... ㅋㅋㅋ 화이링~~~
산행 재밌죠?..점점하다보면 산의 매력에 빠질 것입니다..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이번 스키시즌 끝날 때는 겨울까지 어케 기다리나 상심했었는데,,, 등산방 따라다니는 즐거움으로 스키생각 모두 잊었습니다... ㅋㅋㅋ
신짱님과는 벌써 두번 산행 같이 했네요... 전문산악인의 포스, 너무 멋지십니다...
같이 해서 즐거웠습니다.. 담에도 뵐께요
산처럼 묵직하시고 조용하셔서,,, 산을 많이 닮으신 것 같습니다... ㅋㅋㅋ
담 산행 때에도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담엔 같이 하시자구요~~~~
회장님, 바쁘시겠지만 왕림하셔서 선거운동 좀 하셔야 되는 건 아닌가요... ^^
등산방 횐님들 막걸리 마니마니 좋아하시는디... 고무신 한짝이라두... ㅋㅋ
실감나는 후기 잘읽었습니다. 두분 행복한 모습 부러워요. 홧~팅 ^^
산행에서는 도움을 못 드리니 열시미 글질이라도 해야죵~~~ ^^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시고, 맛있는 음식 먹여주시니까, 등산방 따라 다니는 재미가 쑥쑥 커집니다요...
고딩때 상계동에 살아서 불암산을 수십번 올랐는데도 버미님의 데테일한 후기를 보니 새록하네요.....^^
그때는 펄펄 날라다니셨겠네요? 고문님이 그렇게 다니셔서 바위가 맨질맨질해진거군요... ㅋㅋ
추억을 살릴실겸해서 고문님이 인도하는 불암산행,,, 어떠신가요?
지난번 후기에 이어 이번 후기도 잘 봤어요~~~팔방미인으로 해 주셔서 감사감사~~ㅎㅎㅎ
담번 후기도 기대할께요~~^^*
보보님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는 한 백개는 될 듯한디유... 그걸 하나루 줄이면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해서리... 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미인이시기도 하공... 딸랑딸랑... ㅋㅋㅋ
후기를 훌룡히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못해서 많이 아쉽네요 다음엔꼭 같이하도록 노력할께요~~토욜은 빼구요^^*
토욜은 근무하셔야 하니깐요... ^^ 일욜 산행일정 때 화살님 뵈어야죠... ㅋㅋ
그래도 맘으로 신경써주시는 부대장님... 화이링~~~
두분 점점더 발전하시는 듯... 이젠 바위도 저보다 잘탈거 같은데요... 전 한동안 산에도 못가고 있는데... 따라잡으려면 건물 벽이라도 타야 할 거 같네요... ㅎㅎ
별말씀을요... ㅎㅎㅎ 슬슬 산가는 재미 맛들이고 있는 정도입니다... 올해는 일단 후미를 지키는 거에도 충분히 만족할 것 같습니다...
건물벽 타시는 거는 좋지만,,, 안정장비는 갖추셔야... ㅋㅋㅋ 보험도 드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