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골에는 군것질거리가 별로 없었다.유일한 게 하나있다면 옥수수와 쌀을 튀긴 '뻥투기'였다.한참 뛰놀 나이인 초등시절,삼시세끼만으로는 지친 허기를 달랠 수 없었다.이 때 영양가는 적으나 배를 불리는 효과가 있는 뻥투기가 가장 흔한 먹거리였다.
장날이 되면 부모님께서는 잘 말린 콩과 옥수수,쌀을 읍내의 뻥투기 장수에게 맏기고 뻥투기가 완성될 때까지의 시간을 활용해 시장을 보셨다.시골에 흔한 야채를 제외한 호미와 낫,플라스틱 바가지 등의 생활용품과 간고등어 등의 생선류,돼지고기 등의 고기를 사서 보따리로 쌌다.장을 다 본 다음 뻥투기 장수에게 가면 따끈따끈한 간식거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잠시 후 그는 기계의 압력계를 보고 다 됐다 싶었는지 그 아래에서 잠시 광솔불을 꺼낸 다음, 둥그런 손잡이의 반대쪽 주둥이에 통발모양의 쇠망을 씌우고 긴 쇳대로 무엇을 살짝 돌렸다.그러자 천둥같은 요란한 소리는 시장주변을 뒤흔들었고, 하얀 눈송이 같은 뻥투기는 순식간에 쇠망 속으로 들어갔으며,하얀 수증기와 함께 구수한 냄새는 콧속을 자극했다.
"자~~,귀들 막으소.뻥투기 터트릴 겁니다."하는
그의 말과 동시에
"뻥~~~~~~~!!!!."
지금도 뻥투기는 요긴한 간식거리이자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오느날 먹거리는 푸짐하다.그럼에도 뻥투기를 먹는 이유는 지난 날의 향수 때문이 아닐까 싶다.뻥튀기의 방언은 뻥투기다.초등시절 뿐 아니라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뻥튀기를 '뻥투기'또는 '뻥티기'라고 부르신다.
뻥투기란 말에서 유래한 식물이 있다.바로 '박태기나무'다.
박태기나무는 장미목 콩과 박태기나무속의 낙엽성의 키작은 나무로 원산지는 중국지구상에 약 6종이 분포하고 있다. 꽃은 자홍색으로 4월 하순, 가지의 마디에서 10여 개씩 모여 핀다. 초봄에 피는 많은 목본성 식물들처럼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온다.
박태기나무는 그 유래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박태기나무는 밥을 튀겨 놓은 ‘밥티기’를 닮았다고 해 '박태기나무'라고, 꽃봉오리가 구슬과 비슷해 북한에서는 ‘구슬꽃나무’라 고 부른다.또한 유다가 목을 매어 죽었다고 해 ‘유다나무’라고도 한단다.주의해야 할 사항은 꽃에는 독이 있다는 것이다.목재는 '소방목'이라고 해 약용으로 쓰인단다.
박태기나무의 꽃말은 우정이다.
우정이란 친구 사이의 정을 뜻한다.비슷한 말로 우의와 우애가 있는데,우의는 친구 사이의 가깝고 친한 정을,우애는 형제 사이의 정과 사랑을 의미한다.우정이든 우의든 우애든 모두 '정'을 기본으로 한다.정은 오랫동안 누군가와 함께 지내 옴으로써 생기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으로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우리는 내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 중 얼굴을 몇 번 보았거나 이름을 알고 있으면 그를 '지인'이라고 부른다.지인은 말 그대로 단순히 '알고 있는 사람'으로 '정'이란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그러나 지인 중 오랫동안 지내오면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한 마음이 생겨 '친구'사이로 변한다.곧 친구는 정으로 맺어진 관계다.
세상을 살면서 난감한 상황을 몆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동성의 친구 사이에는 우정이 있다고 표현하기가 쉽지만 이성 친구 간에 그말을 쓰기가 조금은 난감할 때가 있다.여전히 우리 사회는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동성의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 친구 사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이성의 경우에는 연인 사이 또는 부부 사이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동성이든 이성이든 친구로서 함께 걸어갈 수도 있고,산행도 같이 할 수 있으며,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실 수도 있는데,타인의 시선은 그 이상으로 본다.
아무튼 이성 간의 친구 사이가 친근함 쪽으로 기우느냐, 아니면 사랑 쪽으로 그러느냐에 따라 미묘한 감정이 생기는 게 사람이다.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물론 소와 개 등 동물도 어느 정도의 감정이 있다고 하는 학자도 있는데,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94년 학창 시절 즐겨불렀던 다음의 노래는 이성 간의 사랑과 우정의 미묘한 차이를 말해준다.
가수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노래다.좋아하고 즐겨불렀던 노래로 가사 전문을 옮겨본다.80~90년 대의 노래가사는 시적인 가사와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지금의 중년의 마음을 평온하게 함과 동시에 슬프도록 만들기도 했다.또한 가수들의 풍부한 성량과 발라드와 댄스.트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였던 시대도 이 때다.
머리를 쓸어 올리는 너의 모습
시간은 조금씩 우리를 갈라놓는데
어디서부턴지 무엇 때문인지
작은 너의 손을 잡기도 나는 두려워
어차피 헤어짐을 아는 나에겐
우리의 만남이 짧아도 미련은 없네
누구도 널 대신할 순 없지만 아닌 건 아닌 걸 미련일 뿐
멈추고 싶던 순간들 행복한 기억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던 너를
이젠 나의 눈물과 바꿔야 하나
숨겨온 너의 진심을 알게 됐으니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내 자신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널 아끼던 내가 미워지네
멈추고 싶던 순간들 행복한 기억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던 너를
이젠 나의 눈물과 바꿔야 하나
숨겨온 너의 진심을 알게 됐으니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우연보다도 짧았던 우리의 인연
그 안에서 나는 널 떠나네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내 자신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널 아끼던 내가 미워지네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ㅡ참고ㅡ
■인터넷 다음'박태기 나무','박태기나무의 꽃말','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 사이','우정','우의','우애'참조.
■박태기나무 사진은 서울시 경춘선숲길(태릉입구역~공릉역),2017 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첫댓글 봄꽃은 붉은 꽃이 많은겨 ??
그것두 한번 알어봐유 ㅋㅋ
노란색 계열과 붉은색계열
막상 막하 아닐까 싶네요
한 번 알아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