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인해서, 컨디션이 불안정해서,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일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아무 이유도 없이 그저 힘이 나지 않을 때 우리는 ‘보양식’을 찾는다. 기력을 되찾기 위해서 많은 열량을 취할 수 있는 보양식을 먹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지금부터는 전 세계 각지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녹여낸 특이한 보양식들을 모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 - 장어젤리
영국에서는 보양식으로 장어 한 마리를 듬성듬성 썰어서 기본적인 양념만 한 육수에 푹 삶은 후에 식혀서 젤리처럼 굳힌 ‘장어젤리’를 주로 먹는다. 18세기 런던 동부 이스트 엔드 지역에서 유래된 향토 음식이다. 특이한 비주얼 때문에 영국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괴식으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현재는 몸에 좋은 건강식 영국 요리의 대표 주자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영국 런던의 젊은 세대는 잘 소비하지 않는 먹거리이기도 하다.
독일 - 함부르거 알주페
독일에서도 보양식으로 장어를 활용한 요리가 소비된다. 독일의 대표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에서는 ‘함부르거 알주페’라는 요리를 즐겨 먹는다. 장어에 채소, 허브, 건과일, 와인 등을 넣어서 푹 끓여서 만든다. 알주페는 장어를 뜻하는 ‘알’과 수프를 뜻하는 ‘주페’가 합쳐진 말이다. 요리법을 보면 알 수 있듯, 우리나라에서도 보양식으로 많은 이들이 먹는 장어탕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먹거리다.
베트남 - 쯩빗론
베트남 요리 중에는 보양식으로 볼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원기 회복을 위해 현지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먹거리로는 ‘쯩빗론’을 들 수 있다. 부화하기 전 태아 상태의 오리알을 찐 음식이다. 알 속에서 익혀진 오리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앞의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외국인이 먹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음식이지만, 베트남 현지에서는 어디에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요리다.
아랍 - 마클루바
아랍에서는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먹거리로 ‘마클루바’를 주로 먹는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양고기나 닭고기를 활용한 요리로, 고기에 쌀, 가지, 향신료 등을 넣어서 만든다. 아랍 지역의 사람들이 한여름이 되면 즐겨 먹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체력 회복에 탁월한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현지의 운동선수들이 원기 회복을 위해서 즐겨 먹는 보양식으로 전해진다.
중국 - 불도장
각종 산해진미에 소흥황주를 더해 육수로 오랫동안 푹 끓이는 중국 탕요리인 ‘불도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재료가 워낙 호화롭기에, 중국요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당에서는 가장 비싼 메뉴로 제공되기도 한다. 불도장이라는 이름은 ‘부처가 담을 넘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수행 중인 스님도 그 냄새에 이끌려 본분을 잊고 담장을 뛰어넘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청나라 시기에 푸젠성 혹은 광둥성에서 만들어진 요리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 포토푀
프랑스의 보양식으로는 ‘포토푀’를 들 수 있다. 소고기와 채소, 뼈 등을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서 요리하는 음식이다. 완성된 포토푀는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먹는다. 포토푀라는 이름은 ‘불 위에 큰 솥을 걸어놓고 오래 끓여서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국물에는 고기의 육즙과 채소의 영양분이 우러나 보양식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와인의 고장인 프랑스의 요리이기에, 와인을 넣어 조리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 바쿠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일종의 돼지갈비 요리인 ‘바쿠테’를 보양식으로 소비한다. 돼지갈비에 각종 약재와 허브를 넣어서 푹 고아 만드는 요리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로 이주한 중국 출신 이민자들이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먹던 요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사용되는 약재는 계피, 정향나무, 버섯, 당귀, 마늘 등이다. 이 모든 재료들이 원기 회복에 좋은 것으로 전해지기에, 조금만 먹어도 땀을 쫙 뺄 수 있다.
이집트 - 하맘 마슈위
이집트에서는 우리의 시선에서는 특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식재료를 보양식으로 활용한다. 바로 ‘비둘기’다. 비둘기 안에 쌀알을 넣고 구워서 만드는 ‘하맘 마슈위’가 바로 그 요리다. 아랍어로 ‘하맘’은 비둘기를 뜻하며, ‘마슈위’는 구웠다는 뜻이다. 비둘기 고기는 제대로 요리하지 않으면 누린내가 나는데, 각종 향신료와 함께 석쇠에 구워서 냄새를 제거한다. 비둘기 머리까지 통째로 굽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 돌마데스
최근 지중해식 식단이 화제다. 유네스코는 최초로 음식문화를 문화유산으로 채택한 바 있는데, 그것이 바로 지중해식 식단이었다. 그리스 음식은 지중해 식단을 이루는 큰 기둥인데, 여기에서 보양식으로 꼽을 만한 요리가 바로 ‘돌마데스’다. 쌀과 다진 고기, 각종 채소, 허브 등을 포도잎에 감싸서 찐 음식이다. 완성된 모습은 우리나라의 연잎밥과 유사하다. 파슬리나 딜, 오레가노 등의 향신료를 넣어서 다양한 풍미를 살리기도 한다.
인도 - 라씨
인도에서는 요거트를 기반으로 만든 전통 음료인 ‘라씨’를 여름철에 주로 먹는다.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는 음료로, 현지에서는 물소젖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는 요거트에 물을 타고, 설탕이나 소금을 넣어서 간을 맞춘 후 향신료를 넣어 만든다. 현지에서는 지역에 따라서 짜게 만들기도 하고 달게 조리하기도 한다. 향신료 대신 과일을 넣어서 밀크셰이크와 비슷하게 만든 라씨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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