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코 앞인데도 불구하고 동장군의 기세는 사그라들 줄 모릅니다.
남대문시장 상인분들도 추워서 그런지 다소 움츠러든 모습이네요.
제가 아는 파스타 전문점 사장님께서 와인을 사고 싶으면 남대문 시장의
지하 수입상가에 가보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어서 날을 잡고 와 보았습니다.
A동부터 D동까지 쭉 둘러보았는데 이건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웬만한 수입화장품들은 모두 있는가 하면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매우 힘든
향수까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그 가격에 매료되어 화장품과 추억의
향수 몇 가지를 구매하고 말았지만요^^;;
그러나 진짜 목적은 와인인 만큼 눈길은 와인들에 더욱 쏠렸습니다.
A동, B동은 모건 데이비드를 기본으로 식품취급점 마다 두어가지를 구비하고
있었으나 눈에 들지는 않았고 주류전문상에서 마음에 드는 몇 가지를 찾아냈습니다.
그 중 B동에서 뽀모롤 와인 하나를 구매하였으나 대박은 C동과 D동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인지도 높고 품질도 좋은 와인들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진열대를 바라보자니 잡히는 대로 다
사고 싶어지는 충동이란....그렇지만 재빨리 이성을 차리고 군데군데 다녀 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샤또 라뚜르와 지스쿠르였습니다.
그 외에 히딩크 감독님의 와인인 샤또 딸보(영화 '홍반장'을 보면 엄정화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는 장면에서 이 와인이 나옵니다.)와 모엣 샹동,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부르고뉴 피노누아 등
와인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아~ 그거말야?" 가 바로 나올 와인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아들과 말 몇마디를 나누다가 금방 친해져서 와인 보는 법을 잘 모른다기에
아는대로 가르쳐 주었더니 너무 고마워 하시더라고요. 그냥 몇 가지 가르쳐 주었을뿐인데...^^;;
D동까지 돌아다니며 구매한 와인 4병을 들고 매우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시장을 나섰습니다.
이 남대문 지하 수입상가로 오실 분들은 상가 안이 길이 좁고 복잡하니 주의하시고요.
곳곳에 숨겨진 명품이 있으니 한 군데만 보시진 마시기를 바랍니다.
게다가 얼마냐고 물으면 시중가의 절반 혹은 절반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는가 하면 흥정이 붙었을
경우 최고 5천원까지 에누리 해주는 후한 인심이라니ㅠ.ㅠb 역시 이래서 재래시장인가 봅니다.
첫댓글 남대문 수입상가의 추억은 30대 이상의 강북태생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만...모르는 분들도 많죠..예전에 터키 향초 파라핀초를 사러 다니던 추억이....^^ 거기서 보석같은 물품을 사고 들뜬마음으로 지상에서 매운떡볶이를 먹는 맛이 그야 말로 최고죠...거기에 오뎅국물을..캬....^^
한번 가보아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