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짧은 여행(123) 화성시 송산ㅡ야자수 카페 ㅡ궁평항
목필균
입동이 지나도 산국화 향기가 남아있는 11월 11일
사십 년 지기 친구 장 선생 고향 화성시 송산으로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장 선생은 고향 친구 홍 사장이란 분을 섭외해서 일정을 맡긴다고 했다.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나는 민폐가 될까(?) 조심스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홍 사장이란 분이 스스럼없이 대해주어서 참 다행이었다.
오래 본 사람처럼 대화를 하는데 편했다. 장 선생과 고향 초등학교 동창으로 허물없이 지내고 있었다고 하니 나하고 또래인 것이다
11시에 우리 집 앞에서 만나서 외곽으로 빠지더니 40여 분 지나니 화성시 송산읍으로 들어섰다. 송산 초입에 있는 맛집에 들러서 모둠 생선찜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서신면 궁평항 갯벌이 보이는 곳에 야자수 카페로 갔다.
입장료 5000원이 포함된 차와 빵을 간식으로 사서 야자수 카페로 들어섰다. 커다란 유리온실에 야자수들이 엄청난 키를 자랑하고. 소국과 대국이 늦가을 정취를 간직하고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앉았다. 오랜만에 한가롭게 차를 마셨다. 참 오랜만에 운치 있는 나들이다.
야자수 때문에 이국적인 맛도 나고, 여러 가지 색으로 꽃피운 많은 국화들이 줄지어 맞이하고 있어서 한국적인 정감도 함께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복잡하다고 한다.
궁평항 해변을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기도 하니. 어느새 화성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단다.
넓게 드러난 갯벌에 들어가서 조개를 캐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더 좋았다.
1시간 정도 쉰 후에 궁평항 수산시장으로 향하는데. 중간에 해송이 늘어선 산책길이 있었다. 1킬로미터 정도 이어진 흑송 나무 숲길을 걷는데 기러기들이 떼를 지어 날아갔다. V자 형 대열을 갖추어 날아가는 기러기.... 동토의 나라를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지내러 왔나 보디.
오리과라서 그런지 투박 목소리가 비교적 큰 몸에서 튀어나왔다.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해물들을 구경하고, 바지락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마지막 코스로 송산 사강서 가까운 홍 사장 집으로 갔다. 홍 사장이 고향 옛 집터에 새로 지은 별장 같은 곳으로 갔다. 넓은 잔디밭. 상추. 고추. 부추가 자라는 텃밭. 사과나무. 블루베리. 키위를 조금씩 조금씩 키우도록 일구어져 있었다. 널찍한 마당 주변은 각종 야생화로 꾸며진 집이 아름다웠다.
코 흘리던 시절. 여러 형제들과 궁핍했던 유년 시절을 딛고. 장손으로서 도시에서 몇십 년 고단한 사업을 해온 홍 사장이란 분의 노년의 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홍 사장은 마당에서 로즈메리. 다육이를 캐 주어서 기쁘게 가져왔다.
친구 덕분에 넉넉하게 대접받으며, 늦가을 농촌 마을. 해변을 잘 둘러보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첫댓글 오랫만에 환하게 웃고있는 목시인님과 친구인 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이번 여행기에 등장하는 지명 모두가 예전에 자주 찾던곳이어서 더욱 친밀하게 받아지는데 이제라도 달려가고 싶습니다
특히 겨울철 바닷가 기러기떼 V자 비상과 울음소리를 신작 시에서 보이듯이 만나보고싶네요..^^
텅빈 논에 내려앉은 많은 기러기를 그렇게 가까이 본 적이 없습니다. 목청도 탁성으로 엄청 크구요.
화성이 철새 도래지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오..동창님..모처럼의 나들이를
궁평항으로 다녀 오셨군요..
지인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신 것 같아
글로만 봐도 좋습니다...
사실 저도 엊그제 궁평항 다녀 왔습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고 추워서 바닷길 걷는 건
포기하고 수산시장 끝에 있는 노래하는 2층 카페에서 맛없는 커피만 마시고 얼른 돌아 왔답니다..^.^
몸이 좀 좋아진 요즘은 하루 하루가 아깝기만 합니다.
마음대로 나들이를 못하지만 마음은 늘 여행하고 싶습니다. 이런 갈증이 해소될 날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