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our-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2013년 6월 12일 수요일인 오늘, 우리들 ‘Book Tour’ 280회 모임에서 내가 그 독후감을 발표할 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와튼 스쿨(Wharton School)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가 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제목의 자기계발서입니다.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그녀와 내년 봄에 결혼 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인터넷 게임은 그만 하고 공부에 집중했으면 해요.”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고민과 갈등은,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항상 일어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세계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이 맞부딪쳐 스스로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거기에 대한 답을 주겠다면서 쓴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 한국 독자들을 위해서, 이렇게 인사말까지 책갈피에 끼어놓고 있었습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의 목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단계를 실천함으로써 여러분의 삶이 나날이 윤택해지는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든, 무슨 일을 하든, 여러분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와 함께 여러분의 행복을 바라며.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이 책에는 ‘13년 연속 와튼 스쿨 최고 인기 강의’라는 부제와 ‘왜 이 강의는 세계적 MBA에서 가장 비싼 강의가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설명문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으로 봐서, 사람들이 순조로운 협상을 얼마나 갈구 하는가를 넘겨 짚어볼 수가 있습니다.
국가 간의 중요한 현안이 생겼을 때, 그 현안을 두고 협상을 하겠다면서, 교차시킨 양국 국기를 테이블 중간에 두고 서로 건너서 악수를 나눈 뒤에 각자 자기 자리를 잡아 앉을 때까지는 그 모양새가 보기에 좋습니다.
그러나 곧 이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 속내를 숨기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다양한 전략과 기술을 동원해, 서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대치 국면을 우린 흔히 봅니다.
‘협상’이라고 하면, 바로 그와 같은 분위기의 우리 남북 고위급 회담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정상회담 등이 떠오릅니다.그러나 협상은 일상의 구석구석에도 숱하게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 부부 사이, 동료 사이에도, 이해를 다퉈야 할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또는 직접 간접으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어디를 먼저 갈까, 몇 시에 만날까, 무슨 선물을 할까 등등해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 문제들과 맞닥뜨렸을 때,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협상의 기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바로 그 ‘협상의 기술’을 이 책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저자의 이력은 이렇듯 화려합니다.
와튼 스쿨 MBA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할 당시, 인도 보팔에서 일어났던 독가스 유출 참사,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쓰리마일아일랜드 원전사고,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주로 굵직한 사건·사고를 취재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 시절 한국을 찾아 당시 한국의 부패한 정치를 파헤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언론과 문필 분야에서 뛰어난 대중적 공로와 업적을 지닌 사람에게 수여하는 퓰리처상(Pulitzer Prize)을 수상하는 등, 기자로서도 승승장구했지만, 곧 변호사와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협상 전문가로 더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JP모건 체이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100대 기업 중 절반이 그에게 컨설팅을 받았으며,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 UN 같은 국제기구도 그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입니다.
하버드, 컬럼비아, 옥스퍼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는 현재 모교인 와튼 스쿨에서 협상 코스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의 협상 코스는 와튼 스쿨에서 13년 연속의 최고 인기 강의로 선정되었으며, 학생들이 경쟁을 통해 들을 정도로 그 명성이 높다고 합니다.
바로 그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조금 더 많이 얻는 것’이라는 의미의 ‘겟팅 모어’(Getting More)로서,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합니다.
2011년 말에 출간한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누르고 경제경영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고백에 의하면, 기자생활도 어찌 보면 협상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숨기려는 쪽과 알리려는 쪽 사이에서, 협상을 통해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를 캐내야 하고, 이를 기사로 만들어 낼 때에는, 독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랜 기자생활도 그렇지만, 기자를 그만두고 입학한 하버드 로스쿨에서, 그는 본격적으로 협상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로스쿨 졸업 이후, 다양한 기업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협상에 대한 그의 노하우는 쌓여갔으며, 뉴욕 월가의 에너지 선물 중개회사 임원으로 일할 때에는 수백만 달러의 딜을 하면서 끊임없이 협상했고, 유명 법률회사인 설리번 앤 크롬웰이나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 등에서도 협상 기술을 단련했다고 합니다.
의료서비스와 무선통신 부문의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고, 우크라이나 사상 최대 해외자금 조달에서 대주단 대표로 나서는가 하면, 뉴욕상품거래소 대표로 뉴욕상업거래소와 전자거래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으며, 신흥 국가들에 환경규제나 민영화,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해 컨설팅해주는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볼리비아 정글에 사는 문명과 동떨어진 3,000여 명의 원주민을 설득해서, 불법인 코카잎 재배를 그만두고, 바나나를 키워 아르헨티나에 수출하도록 한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이력만 봐도, 그가 얼마나 많은 현실적 협상 상황에 부딪쳐봤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협상을 이기고 지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 어떤 사람도 원하는 것을 늘 얻을 수만은 없는 법이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포기하고 양보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협상의 기술을 통해 원하는 것을 조금 더 얻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며, 그래서 책의 원제목을 ‘Getting More’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와튼 스쿨은, FT 선정 MBA 세계 1위에 빛나는 와튼스쿨은 워런 버핏, 도널드 트럼프, 이반카 트럼프, 안철수가 졸업한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와튼 스쿨의 글로벌 동문은 약 7만 5천여 명에 이르며, 국내의 비즈니스 리더 중에도 역시 와튼 스쿨 출신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경제전문지 포춘이 뽑은 ‘취업하기 가장 유리한 경영대학원 1위’로 선정 되었고, 졸업생 평균 연봉이 1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하며, 최근 미국의 최고 연봉자의 출신 학교도 하버드가 아닌 와튼 스쿨로 밝혀져 화제가 됐었다고 합니다.
와튼 스쿨에서 가장 비싼 강의는 바로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로,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비싸다는 말이 있습니다.
와튼 스쿨은 입학할 때에 학생들 모두에게 5,000포인트를 나눠주고 이 포인트로 수업을 경매하게 하는 독특한 방식을 자랑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평균 100~500포인트를 배팅하면 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데 반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화두로 진행하는 그의 강의만큼은 10,000포인트 정도를 지불해야 수강할 수 있는, 그래서 와튼 스쿨에서는 가장 비싼 강의여서, 그렇게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다’라는 평판이 있다는 겁니다.
저자는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을 헤아려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상대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또한 누군가를 이기는 전략이 아닌 모두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방법을 책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통념을 뒤엎는 원칙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Part 1에서는, 저자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협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칙적인 이론들을 제시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이라는 제목을 붙인 Part 2에서는, 풍부한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각 case에 적용할 만한, 사례를 통한 기술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Part 1에서 맨 첫 번째로 소개되는 원칙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협상은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다.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말이나 혹은 몸짓을 통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협상을 시도한다. 운전을 하거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 혹은 심부름을 할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항상 협상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현상을 잘 하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이다.」
Part 2에서 맨 첫 번째로 소개되는 사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조시 알로이는 일요일에 식당에 갔다. 그는 화요일에만 반값으로 파는 칠면조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세트를 먹고 싶었다. 그러나 식당에서는 반값에 팔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우선 종업원과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팁 박스에도 1달러를 넣었다. 이야기가 다 끝난 후 종업원은 가격을 절반으로 깎아주었다. 조시는 “인간적 소통을 하는 것이 비결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사례들이 395쪽의 이 책에 손꼽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기조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인간적인 소통, 표준과 프레이밍의 활용, 그리고 점진적인 접근법, 이 세 가지로 크게 압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Part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Part 1. ‘통념을 뒤엎는 원칙들’에서는, 제1강.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라’(열두 가지 핵심 전략 | 사람의 심리 | 상황과 타이밍 | 구체적인 목표와 유연한 힘 | 연습과 끈기 | 승리에 대한 오해) 제2강. ‘사람과의 관계’(감정의 중요성 | 상대방과 제3자 | 진심을 헤아리는 법 |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려면 |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면) 제3강. ‘진정한 의사소통이란?’(역지사지의 마음 |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려면 | 소통과 제안의 순서 | 뛰어난 협상가와 평범한 협상가의 차이점 | 이메일로도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까? | 상대의 말에서 힌트를 찾는 법 | 지혜로운 갈등 관리의 핵심) 제4강. ‘표준과 프레이밍에 대하여’(표준과 프레이밍의 막강한 힘 | 표준의 적절한 수준 |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 표준의 여러 가지 활용법) 제5강. ‘가치의 교환’(보이지 않는 가치의 발견 | 파이를 키우는 법 | 긍정의 힘이 만드는 시너지) 제6강. ‘감정의 새로운 정의’(감정과 공감의 차이점 | 감정 공유의 중요성 | 내 스타일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 윤리적 판단 시 주의할 점) 제7강. ‘문화적 차이’(다양성에 관한 숱한 오해들 | 고정관념의 뿌리 | 차이가 낳는 성공의 열쇠 | 편견을 역이용하는 법 | 상대와의 간극을 적극 활용하려면 |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열일곱 가지 법칙) 제8강.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 모델’(언제 어디서나 유용한 협상 모델 사용법 | 가상 연습의 중요성) 제9강. ‘실전에서 유용한 협상 전략’(감정 상태 파악 | 시간과 장소 설정 | 상대에 대한 마음가짐 | 협상 주제와 시간 | 데드라인 설정 | 말투와 태도 | 정보 공개의 원칙 | 제안의 수준 | 실행의 순서 | 약속의 방식 | 마무리의 정석 | 실전에 활용한다면!) 등의 글이었고, Part 2.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에서는, 제10강.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비밀’(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비결 | 면접에서 효과적인 말 | 표준을 사용하는 방식 | 상상력의 힘 | 제3자 활용법 |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는 법 | 직장 생활의 지혜로운 협상) 제11강. ‘가격 흥정의 비밀’(상대의 표준을 이용하려면 | 인간적인 소통법 | 잠재 고객의 가치 | 중고차와 새 차를 살 때 기억해야 할 것 | 신용카드사 대처 방안 | 작은 것에 좌우되는 성패 | 가족 기업과의 거래) 제12강. ‘마음을 얻는 심리 활용의 비밀’(관계의 법칙 | 공공의 적 | 무형의 가치 | 어조와 태도 | 자료를 제시하는 방법 | 분위기 조성 | 제3자와 중재자의 역할 | 극단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13강. ‘자녀교육의 비밀’(더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 아이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법 | 아이의 인격 | 나쁜 버릇을 확실하게 고치려면 | 늦기 전에 아이와 친구가 돼라) 제14강. ‘원하는 서비스를 얻는 비밀’(원하는 서비스를 얻는 법 | 서비스 직원과의 대화법 | 프레이밍을 활용한 멋진 한 문장 | 표준의 목록 | 공무원을 설득하려면 | 안 되는 것은 없다 | 여행 계획 시 고려할 점) 제15강. ‘생활의 혜택을 얻는 비밀’(일상에서 알아야 할 원칙 | 집과 관련한 여러 가지 협상 | 생활 속 협상에서 표준을 활용하는 법 | 상대가 인정하는 가치 | 도움을 요청하라) 제16강.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비밀’(얼굴을 보고 직접 대화하라 | 친구를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진정한 방법 | 작은 성공이 어려운 위업보다 낫다 | 감정의 올바른 사용법 | 표준과 프레이밍을 활용하라) 등의 글이었습니다.
책의 맨 처음은 이렇게 저자의 들어가는 글로 시작됩니다.
「이 책은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단언컨대 누구든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든지, 책 속의 내용을 충실히 익힌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훌륭한 협상가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기본 줄거리인 협상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그 대강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협상법들은 합리적으로 설득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며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쓰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와 같은 방법들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다. 진짜 협상법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며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고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대처 방법을 말한다.」
다음은 이 책 첫 번째인 제 1강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제목의 글 그 첫 대목입니다.
「파리 행 비행기로 갈아탈 탑승구가 가까워질 무렵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다행히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구는 이미 닫혔고, 직원들은 말없이 탑승권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행기와 연결되는 통로도 닫힌 상태였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한 직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탑승이 다 끝났습니다.”」
일단 그렇게 상황 설명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 창문 너머의 기장과 말없는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그 뒤로 이어지고 있는데, 유리창을 통한 무언의 의사전달도 훌륭한 협상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깨우치게 하는, 와튼 스쿨 2001학번 레이옌 첸의 실제 경험담이라고 했습니다.
저자는 꽤나 자기자랑도 하고 있었습니다.
제 1강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글에 실린 대목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협상을 통해 벌게 됐거나 아낀 돈을 합산해본 적이 있다. 케이스별로 7달러에서 100만 달러까지 다양했는데, 전체 사례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합산했더니 무려 30억 달러가 넘는 액수가 나왔다.」
강의의 핵심은 책의 앞부분에 담겨 있었습니다.
역시 제 1강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라’에서,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라는 제목의 다음 글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상대가 생각하는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다시 말해 그들의 생각, 감성,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약속을 하는지, 상대방의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끼는지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들이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제 3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협상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강압적 수단을 쓰지 않고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O.J.심슨 사건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대답은 의외로 아주 단순하다. 배심원들이 대부분 LA 시내에 거주하는 소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인종적인 요소가 무조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형사의 인종차별적인 태도는 배심원들로 하여금 심슨에게 동정심을 갖게 만들었다. 배심원들은 딱딱한 느낌의 검사를 좋아하지 않았고 신뢰하지도 않았으며 결국 걸찰 측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장갑이 그의 손에 맞지 않으면 그를 풀어주어야 합니다.’라고 줄곧 주장해온 변호사의 승리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책 속에 담긴 주요 대목 몇 개를 특별히 뽑아봤습니다.
「위협과 폭력 등을 통해 상대를 움직이는 강압적인 협상법의 주된 문제점은 효과가 있고 없음의 차원이 아니다. 힘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그 상황을 유지하는 일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강압적 협상법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법정 싸움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생각해보라.」
「뛰어난 협상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력은 연습에서 나온다.」
「요점은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많이 알수록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장애물로 보지 말고,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기회로 생각하라.」
「친구를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자신감 있으면 위기는 과정일 뿐」
저자는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이 어떤지 헤아리고 기분을 맞춰가면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이고, ‘협상은 상대가 특별한 행동과 판단, 특별한 인식과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며,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소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자는 ‘협상 상대가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 수 있도록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협상 목표에 집중하고,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협상전략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 모델을 위한 열두 가지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1. 목표에 집중하라.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3. 감정에 신경 써라.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8.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9.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11. 차이를 인정하라.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아주 쉽게 풀어서, ‘협상은 기본적으로 감정을 가진 동물인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일’로서, 협상에 앞서 ‘상대방과 인간적인 감정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흔히들 감정노동자라는 고객서비스 집단을 상대할 때,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것에 동정을 표하고, 인간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내놓았습니다.
이 역시 ‘인간적인 소통’을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기업과 같은 집단을 상대할 때는, 그 기업이 가진 고객서비스의 기준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표준’과 ‘프레이밍’(framing,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를 파인더의 테두리 안에 적절히 배치하여 화면을 구성하는 일)의 활용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통신사로부터 불합리한 요금을 청구 받았을 때, 그 기업이 가진 고객서비스의 표준을 내세워 불합리한 조치를 받았다는 것을 어필한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협상은 인내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서, 성급하게 초기 협상에서부터 원하는 것에 바로 접근하거나,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협상을 망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했습니다.
가급적이면 단계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원하는 것에 접근하는 태도가, 보다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프레이밍’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투명한 컵에 반쯤 물이 담겨 있다고 했을 때, 그 물 컵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로서,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는 반응과 ‘물이 반밖에 없네.’라는 반응인데, 우리는 처음 반응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후자의 반응에서는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바로 그 인식의 틀을 프레임(frame)이라고 하고 긍정적 틀에 담느냐 부정적 틀에 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동일한 사건이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떤 표현이나 방식을 제시함에 있어 그 선택과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ming effect)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그 어떤 경우에도 늘 긍정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강조되는 책이었습니다.
당장 작은 것 하나라도 이 책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실천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그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협상은 우리 생활 도처에 널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살 먹은 아이와의 자질구레한 말싸움에서부터, 세탁소 주인과 세탁물을 둘러 싼 갈등, 국가 중대사를 논하는 정상회담까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어디서라도 협상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병원, 식당, 세탁소, 학교, 회사 등, 삶의 각 영역에서 우리는 매일같이 현실적인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협상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협상은 어쩌면 우리의 본능인지도 모릅니다.
세 살, 네 살짜리 어린 아이도 부모와 협상을 하는 것이 그 증표입니다.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협상을 하고 죽을 때까지 협상의 테이블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협상의 상황에서 성공하여, 얻고 싶은 것을 얻는 것이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자의 모습이 아닐까싶습니다.
책에는 실전 사례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깎아 달라거나, 뭐 하나 끼워 달라거나 하는, 그런 아주 소박한 예시에서부터, 비행기가 결항되었을 때의 보상에 대한 실랑이들과 기업이나 국가 간의 외교 협상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경험담들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그와 같은 방법들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째로, 우리나라도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보상을 해 줄 여유가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고, 둘째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끝까지 편하게 받아줄 정도로 우리의 삶이 여유로운지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협상이 뭐 별 거냐 하는 생각으로, 그냥 주변 사람들과 원활하게 잘 지내오고 있다면, 그는 이미 훌륭한 협상가라는 것입니다.
홈런을 원하지 말고, 아홉 경기에서 안타 하나라도 더 치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시도를 많이 해보라는 뜻이었을 것일 테니 말입니다.
저자는 ‘협상의 기술’에 대하여 다음의 일곱 가지로 정리를 했습니다.
1. 협상의 목적을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라.(Define your goals and meet them.) 모든 대화는 협상이다. 친구와 잡담을 할 때,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심지어 말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당신은 협상 중이다. 여기서 누구든 자신의 목적을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협상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모른다. 내가 얻고 싶은 목표와 범위를 분명히 정해야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에게 말릴 가능성이 적다.
2.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Focus on what the other party wants.) 내 목표를 알았다면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일 차례다. 여자를 짝 사랑하듯 밤낮으로 고민해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도 해보고, 주변 사람에게 수소문도 해봐라. 자신의 답에 확신이 없다면 상대에게 직접 물어라. 상대는 의외로 작은 것을 원할 수 있다.
3. 사람이 전부다. 감정이 사실보다 중요하다.(People are everything. Feeling matter more than facts.) 내가 2008년 할리우드 작가 파업타결을 도운 비법은 단순하다. 작가조합 대표에게 기본급이나 보너스 문제는 잠시 잊으라고 했다. 대신 제작사 대표에게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협상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은 뒤, 그 답을 들으라고 했다. 작가조합 대표가 이 말을 실천하는 데는 30분이 걸렸다. 그리고 그는 3주 만에 협상을 끝냈다. 사람은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 한다.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에 공감하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4. 당신 자신에게 충실해라.(Be yourself.)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마라. 많은 전문가가 어떤 타입의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이는 실전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대가 진짜 모습을 보일 때 그를 신뢰한다. 그리고 신뢰는 많은 협상을 성공시키는 열쇠다.
5. 만능의 협상 법칙이란 없다.(There is no one size fits all.) 지금까지 배운 규칙은 잊어라. 협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목표로 협상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활용해라.”는 말도 맞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의 사무실을 좋아한다면 당신이 그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상대가 기분이 좋아져 당신의 제안에 쉽게 동의할 수 있다.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지 마라.”는 조언도 마찬가지다. 양측이 타협 범위를 알고 있다면 먼저 카드를 내밀고 기선을 잡는 것도 좋다.
6. 서로 다른 가치를 교환하라.(Trade items of unequal value.) 서로의 목표를 알면 무엇을 교환할지 보인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다. 협상 파트너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의외로 내가 쉽게 양보할 수 있는 것일 수 있다. 누구든 고객을 더 소개해주고 물건 값을 할인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칭찬의 말 한마디, 추천사 명 마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가지를 갖는 경우도 많다.
7. 기술을 쓰지 않는 것이 기술이다.(Trick and tactics do not work) 많은 책이 속임수나 잔기술을 가르친다. 다른 사람을 헷갈리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흘려 주도권을 쥐라고 속삭인다. 없는 패를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속이라고 한다. 하지만 잔머리를 굴릴수록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날리게 된다. 진실이 밝혀지면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협상이 완전히 깨지는 일도 다반사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밝힌바가 있습니다.
「이 수업의 특징은 강의 내용을 실제로 활용하는 데 있다. 비싼 학비를 내고도 듣기 힘든 이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만약 책 내용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평범한 책들과 다를 바 없게 된다. 그러니 이 책만이 가진 노하우와 장점을 일과 생활에서 반드시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연습해야만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말하자면, 일상에서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오늘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발표하게 된 것은, 이 책의 존재를 미리 알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주 고등학교 동기동창 친구 몇과 부부동반으로 어울려 일본 나고야 ‘코코파리조트’(COCOPA RESORT) 학산빌리지 골프클럽에서 골프라운딩을 하는 과정에서 만난 한 여인과의 인연이, 그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계기로 우리들 인연을 더 깊게 이어갈 욕심에서, 그 책을 잠시 빌려 읽게 된 것이었습니다.
첫 만남의 인연이었지만, 그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 그 결과가, 오늘 이 독후감 발표로 이어진 것입니다.
내게 그 책을 빌려준 인연의 여인인 ‘코코파리조트’ 강윤경씨에게, 오늘 이 글을 빌려 내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렇듯, 문득 생각하고, 그 생각을 공개하고, 그리고 곧장 실행으로 옮겨 가는 것, 그리고 바로 그러한 삶속에 소중한 인연들이 맺어지고 그 인연들과 함께 진정한 행복을 구가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오늘 이 발표의 끝에 내가 남기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첫댓글 협상도 사람사이의 일이라, 우선은 소통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의 문제가 아닌, 조금 더 얻으려는 게 협상이라는 말도 인상깊었구요~^^ 또 하나, 좋은 것은 그냥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은 도전과 극복의 기회이기 때문에 그것 역시 '좋은' 것이라는 긍정의 메시지 얻고 돌아갑니다~!! 오늘 발표 감사합니닷~
참~~조은도서인것 같습니다....저도 구입해서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