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시작한 이후 28년간 ‘안방극장’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냈던 KBS 2TV '토요명화'가 11월 3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토요명화’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극단적인 채널 갈등을 안겨줬던 최강의 라이벌 MBC '주말의 명화'도 금요일 밤으로 옮긴지 오래다.
토요일이 되면 벽걸이 시계가 밤 10시를 가리키는 것을 무거운 눈꺼풀을 비벼가며 기다리던 기억이 있다. 마침내 TV 화면 속에서는 스르륵 풀려나가는 필름들과 함께 애잔하면서도 장중한 '아랑후에즈 협주곡'이 흐르면 오스카 트로피와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명화들의 몇몇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제야 잠이 달아나고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토요일 밤 10시가 되기 전에 잠이 들어버리는 토요일 밤이면 일요일 아침이 우울해 지기까지 했다. 한번은 유난히도 길었던 광고 중에 잠이 들어버린 적도 있다. 간혹은 엄격한 방송 심의 덕분에 잘려나가는 ‘야한’ 장면들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목소리가 똑같다는 이야길 하며 키득거리던 기억도 있다.(두 배우는 성우 이정구가 주로 담당했다.) 알파치노와 더스틴 호프만이 한 영화에 나오면 배한성은 누구 목소리를 연기해야 하는가를 놓고 토론아닌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제 그 모든 기억들이 추억이 돼버린다.
‘토요명화’는 2004년 말 이미 한차례 폐지 위기를 겪었다. ‘겨울연가’ 재방송을 비롯해 ‘드라마 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토요명화를 대신했던 것. 하지만 당시 시청자들의 청원과 성우협회의 반대로 ‘토요명화’는 간신히 폐지 위기를 넘겼다.
미디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케이블, 위성, DVD, 인터넷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졌다. 지상파 방송사가 영화를 보여주는 시대는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짧으면 2~3년이 지난 영화를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까지 기다릴 시청자도 없거니와 어느새 자막과 할리우드 배우의 원래 목소리에 익숙해진 탓에 ‘토요명화’속 성우 목소리가 어색하게 들리기도 하다.
KBS는 ‘토요명화’를 대신해‘KBS 프리미어’라는 영화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새로운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KBS는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4일부터 29일까지 ‘3회 프리미어 영화제’를 연계 개최할 예정이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엄선해 선보일 'KBS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토요명화’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추억을 대체하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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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명화 주제곡
Rodrigo - Concierto De Aranjuez
첫댓글 추억,,, ㅋㅋ
전원일기도 끝났는데요...뭐...
이런 히밤. 더빙영화 소장하고 싶어서 이번에 tv수신카드 장만했는데 ㅠ.ㅠ 어제 결제했는데 ...... 아놔.....
정말 안타깝군요. 그 처음에 시작할떄 나오던 그 웅장한 음악 좋았는데.
안타깝다....
빠바밤 빠바밤 빠라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 시그널 음악이 그리울 겁니다...![ㅜ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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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토요명화보시던 할머니가 잠자고있던 저를 깨우더니.. "외국사람들이 저렇게 한국말을 잘한다야~" 정말정말 실화..
네 저도 보고 깜짝놀랐다니까요. 한국말을 그리 잘할줄이야..
컴퓨터 보급전,, 그리고 ocn 이전의 dcn의 보급전에는 토요명화하기전에 꼭 방에 불끄고 누워서 준비햇는데....이것도 디즈니만화동산처럼 추억속으로 사라지는구만..
왜!!! 옛날에 성룡영화 나올때 매주 챙겨밨는데...
이런... 아쉬운 소식이로군요... 예전에 비해 너무 대형 블록버스터물이나 인기 영화들 위주의 편성도 불만이긴 했지만, 이렇게 종영소식을 듣고 나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군요...ㅠㅠ 그나마 주말의 명화는 금요일로 시간때를 옮겼던데...
아왜 ....아 왜~~~
아쉽네요... 암튼 좋은음악 감사 .
예전 어렸을때....토요명화 자체 다시보고싶은 영화 선정해서 쭉 보여줬는데...1위가 스타워즈 2위가 슈퍼맨 3위가 록키....암튼 매주 어린마음에 진짜 영화에 빠졌던게 기억남.....
제가 초등학생시절.. 아부지와 쇼파에 나란히 앉아 토요명화를 봤습죠..제목은 생각이 안나지만..중세시대 해적물이었는데... 여주인공에 적진에 잠입하는거였습죠.. 그런데 적의 두목을 만나러 가는 길에, 부하들에게 검사를 당하는데.. 검사한다는 핑계로 부하들이 여주인공의 가슴을 주물럭주물럭.. 급히 저의 눈을 가리는 아부지의 따뜻한 손길..저는 이미 여주인공의 하얀 허벅지까지 다 봤습죠.. 10년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그 슴가..저를 백마의 세계의 처음 빠져들게 만들었습죠..
컷스로트 아일랜드 ^^
토요명화는 영원히 안끝날줄 알았건만..ㅠㅠ
따다다단 따다다단 따다다단 따다다단 따라라~~~~ 따다다 다 다다다 (따다다단 따다다단)
국딩출신인 저로써는 가슴이 찡합니다...
아~끝나구나.흠.그때가 중1때인가요...이블덥어가면서 부모님몰래 볼때가 이제 7년이 지낫습니다..지금은 겜방이나 컴퓨터로 통해 보면되는데..무척이나 아쉽습니다.이럴줄알았음..좀더 보는건데.